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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12/06 01:27:22
Name 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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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수정됨)



"아파트, 아파트"
우연히 유튜브 쇼츠를 보다가 30개월 된 아기가 로제의 "아파트" 사비를 따라 부르는 귀여운 영상을 봤다. 너무 귀여워서 웃었는데, 공교롭게도 그날 5살 처조카가 "아파트 아파트~ 이마트 이마트~" 하며 노는 영상이 가족 단톡방에 올라왔다. 뭐야, 귀엽네. 하며 생각하다, 문득 두 돌 된 아들에게도 시켜보니 멜로디가 재밌는지 깔깔대며 흥얼댄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멜로디는 중독성이 있다고 하더니, 그래서 이 노래가 그렇게 글로벌 히트를 친 건가 싶었다.


"무주택자의 서러움"
아파트 아파트. 노래는 재밌지만 우연히 들은 몇글자 단어만으로도 괜한 근심이 선다. 결혼 5년 차, 아들 하나 딸린 가장인데 아직 내 이름으로 된 집 한 채 없다. 2019년 결혼 당시 아내와 나는 "집값 너무 비싸니 대출 없이 전세로 시작하자"며 여유롭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때는 집값 폭등의 시작이었고, 지금까지도 여전히 오른 집값 앞에서 무주택자로 남아 있다. 결혼할 당시 3.25억에 전세 살던 집은 매매가가 5억이었는데, 2022년 이사 갈 즈음엔 매매가 9억, 전세가도 5억까지 올랐다. 한순간의 선택이 내 삶에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 줄은 몰랐다. 그 후 조바심에 집을 알아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귀찮음을 못 이기고 임장도 성실히 하지 않았다. 가끔씩 날을 잡아 관심 있는 단지를 둘러보곤 했는데, 얼마 전 아내가 내게 정곡을 찌르는 한마디를 했다.

"너는 똥촉이야."


"내가 똥촉이라니?"
돌이켜 보면, 본격적으로 집을 알아본 시기가 딱 두 번 있었다. 한 번은 2022년 중순, 또 한 번은 2024년 중순. 공교롭게도 두 시기 모두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던 시점이었다. TV에서 "집값이 오를 것 같다"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집을 보러 다녔던 나는 그저 휘둘리는 평범한 사람 중 하나였다. 내가 부동산을 방문할 때마다 매물 호가는 몇 달 전보다 1~2억씩 뛰어 있었다. 번번이 좌절했고, 슬퍼하며 돌아왔다.


"이젠 더 미룰 수 없다"
시간이 지나며 점점 현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아이가 크고 있고, 더 먼 미래를 준비해야 할 시점인데, 집 문제가 내 모든 계획을 막고 있었다. 연금저축도, IRP도 손대지 못한 채 지금까지 왔다. 그만큼 집 한 채의 무게가 내 삶에 크다. 결국 결심했다. 언제까지 전세살이만 할 수는 없으니 아파트를 사야겠다고. 목표를 정했다.

- 기한: 내년 말까지
- 위치: 본가 근처 (맞벌이 환경에서 부모님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본가 단지는 오래된 아파트지만 나름 세대수가 많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살펴보니 내가 알던 그 가격이 아니다. 20년 사이 가격은 10배 가까이 뛰었고, 나는 10배를 주고 그 집을 살까 고민 중이다.


"아파트 가격은 비트코인 그래프?"
아파트 매물을 보면서도 혼란스럽다. 거래된 가격이 천차만별이고, '저렴하다' 싶은 매물은 대부분 1층이라 기대감이 꺾인다. 도저히 감이 안 잡혀서 네이버 실거래가를 긁어다가 표로 정리하고 그래프를 그려봤다. 응? 이거 어디서 본 그래프 같은데? 예전에 유머 게시판에서 비트코인 얘기할 때 늘 나오던 그래프와 비슷하다. "뭐야, 그럼 아파트도 저렇게 폭락하는 건가?" 하는 마음에 구글링을 한다. "하이먼 민스키 부동산" 을 검색하니, 1~2년 전에도 아파트 가격은 곧 폭락한다는 글이 많다. 하지만 현실은 그 폭락이 오지 않았고,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높다.


"부동산, 도대체 누구 말을 믿어야 하나?"
출근길, 유튜브를 켠다. 요즘 부쩍 부동산 관련 영상이 눈에 들어온다. 무주택자인 내 관심사가 반영된 결과겠지. 몇 달 새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접했다. 어떤 사람은 부동산은 싸이클이라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상고하저(上高下低)나 상저하고(上低下高)를 이야기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가 제한될 거라며 하락을 점치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다시 오른다는 사람도 있다. 놀라운 건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스펙트럼이다. 애널리스트, 서울대 교수, 공인중개사, 감정평가사, 심지어 개그맨까지. 사회 각계각층이 한마디씩 던지는데, 정작 의견은 제각각이다. "도대체 누구 말을 믿어야 하나?" 싶을 만큼 혼란스럽다. 무주택자인 내 마음은 자연스레 폭락론에 끌린다. 그래도 가능한 객관적으로 보려고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답답하다. 생각은 많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혼란이다. 오늘도 유튜브를 켜며 머리를 쥐어 뜯는다


"하…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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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06 01:57
수정 아이콘
주거안정을 위해서라면 개인의 선택에 맡기는건데,
투자 목적이라면...
특별히 저평가된(되었다고 스스로 판단한) 곳을 사는거면 모를까 그거 아니면 안살거 같아요 저는.

뭐 어려운 이유는 아니고 대출 이자도 만만치 않고, 집값 올랐다고 팔건지, 팔면 또 어디가서 살건지...
이런거 다 생각하고 나서 결정해야 할텐데.. 전 이런저런 유형무형의 비용 따지면 딱히 이득이 없을거 같아요.
Chandler
24/12/06 08:01
수정 아이콘
비슷한 고민중입니다..

투자관점에선 현시점에서 서울이파트라는 자산이 향후 20년 30년을 보았을때 미국 지수보다 더 매력적인 투자처인가?라고 생각하먼 잘 모르겠습니다..차라리 월세살고 월세내면서 집살돈은 에센피 나스닥 반반 넣는게 낫지 않을까란 생각도 자주합니다

그러나 주거안정성 무주택자 탈피라는 것도 필요한 부분이다 보니..

그래서 집한채는 있어야지 라고 생각하며 집을 알아보다 보면 최근 부동산 시장 흐름 상 상급지 신축을 살 수록 추후 투자수익률에도 좋을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던데..결국 살 수 있는 제일 좋은 아파트 똘똘한 한채를 사야할텐데…

문제는 그러면 너무 자산비중이 원화자산인 서울아파트 한채에 지나치게 몰빵된다는겁니다 ㅠ 참어려워요…
Far Niente
24/12/06 10:28
수정 아이콘
본인이 원하는 주거지의 마지노선이 명확하고 어느 정도의 돈과 대출여력이 있어서 그걸 감당할 수 있는 분들은 사는 건데,
원하는 것에 비해 가지고 있는 것이 턱없이 적은 상황이라면 집을 꼭 사야한다는 대전제부터 다시 검토해보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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