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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17 05:30
노래가 어디서 많이들었다 했더니 선샤인의 The Surface of the Sun 이네요...한창 때 꽂혀서 많이 듣고 다녔는데...다시 들어도 좋네요
12/12/17 06:26
이 글을 얼마나 많은 사람이 볼 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지금까지의 홍보영상의 글들 처럼 많은 사람들이 보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이렇게 덧 글을 남깁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전 pgr에서 글을 썼었고, 거기에서 인기를 얻어 꿈에 그리던 e스포츠 판에서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시쳇말로 관계가자 되었던 것이죠. 그 와중에 많은 일을 했었고, 겪었습니다. 그 일을 하면서 수많은 오해가 있었고, 부침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수도했고, 잘못도 했습니다. 해서는 안 될 일도 했으며, 후회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제대로 된 사과 한번 못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혹여 제가 그 관계자로 일하는 동안 상처 받으신 분이 있으시거나 화나신 분이 계시다면 죄송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pgr에 글을 썼던 것은 사람들이 읽는 글을 써보고 싶어서 였습니다. 사람이 그리웠고 외로웠기 때문입니다. 그걸 극복하고자 글을 쓴거죠. 그런데 그 글로 인해서 흔히 말하는 제도권이라는 데에 들어가자 변하더군요. 더 이상 소통을 위한 글이 아닌 무언가 목적을 위한 글을 쓰게 되더군요. 특히나 그 목적이 상당부분 '이익'이었습니다. 그래서 참으로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마음에 상처가 되었는지 삶을 제대로 이어 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것은 문제가 되게 마련이거든요. 그래서 커다란 해어짐도 있었고, 큰 병도 얻었습니다. 처음엔 4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고, 다음 해엔 응급실에 실려갔다가 다시 7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고, 그 다음해엔 다시 8시간의 수술을 받았습니다. 어느 순간 기도원을 전전하게 되었었죠. 그러면서 마음의 벽을 닫아 버렸던 거 같습니다. 누구와도 함께 할 수 없었고, 저의 세상은 그대로 닫아져 버렸습니다. 그 좌절의 순간에 한 사람을 만납니다. 그 사람은 이야기하더군요.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어차피 모든게 그렇게 어렵고 힘들다면 다 끌어안고 괴로워하지 말고 그냥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정말 커다란 좌절이 무엇이었냐면 말이죠. 전 제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몰랐단 겁니다. 바보 같죠. 무한 동력이란 만화가 있습니다. 거기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죽기전에 못이룬 꿈이 생각나겠어, 못먹은 밥이 생각나겠어?' 그런데 전...밥은 고사하고 제 꿈이 뭔지도 모르고 있었던 겁니다. 막상 그 것은 다가오는 데 말입니다. 얼마나 울었는지 눈가에서 피가 나더군요. 너무 억울했습니다. 난 꿈도 없이 살았구나. 자기가 엄청 잘난 줄 알면서 그렇게 살아왔으면서 그러면서 꿈도 없었구나. 그때가 34살인가 35살인가 였습니다. 35살의 남자가 어두운 방구석에 앉아서 허공을 보면서 피눈물을 흘렸습니다. 꿈을 찾기 위해서 미친듯이 노력을 했던 거 같습니다. 계속해서 찾아 해맸던 거 같습니다. 미친 듯이 그렇게요. 그러다가 그러다가 마음의 구석 아주 조그만 곳에서 버려져 있던 작은 것을 발견합니다. 작가. 글을 쓰는 사람. 마음을 나누는 사람. 너무 귀해서 그래서 저와는 관계가 아예 없을 거 같던 그걸 거기서 찾습니다. 그걸 들고서,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제것이 아닌 거 같았거든요. 처음부터 제가 가지기엔 거무 고귀한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찾았지만 조용히 내려 놓았습니다. 그건 제가 가질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느겼습니다. 다시 좌절합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죠. 아무리 저 같은 놈이라도, 그렇게 좌절하고 포기하기엔 너무 절박했습니다. 적어도 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았다고 하고 싶었단 겁니다. 그래야 억울하지 않을 거 같았습니다. 그래서 죄송스럽게도 그걸 다시 들었습니다. 여전히 길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단 급한대로 대학에 갑니다. 문예 창작학과에 들어갑니다. 34살에요. 제 정신이 아니었던 거 같았습니다. 그리고 2010년 졸업합니다. 그렇게 공부를 했는데 아는게 없었습니다. 여전히 모르겠었습니다. 2011년 1월 1일, 집을 나옵니다. 모든 사람이 말립니다. 부모님, 친구, 선배, 후배, 가족, 모두 말립니다. 제게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보라고 했던 사람 말고는 다 말립니다. 몸이 정상이 아니었으니까요. 작은 고시원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여전히 모르겠지만, 글을 씁니다. 2011년 5월 동화 공모전에서 상을 탑니다. 뭔가 있는 거 같습니다. 뭐랄까 제가 엄청 잘 쓰는 거 같습니다. 8월에는 소설 공모전에서 본심에 올라 관리 작가가 됩니다. 9월 경에는 아예 편집자가 붙어서 작품을 만들어보자고 합니다. 글을 연재하는 블로그에도 출판 제의가 들어옵니다. 잠깐 작가가 된 듯 착각에 빠집니다. 예. 다시 건방져집니다. 위에 그렇게 좌절해 놓고 말이죠. 전 여전히 교만한 인간이었던 거죠. 꿈을 이뤘다는 착각에 빠진 겁니다. 그래서 그걸 우습게 봤습니다. 2011년 12월, 모든 신춘문예에서 다 떨어집니다. 3월에 있었던 동화제에도 떨어집니다. 4월에 있었던 소설 공모전도 떨어집니다. 한 심사위원께선 '쓰레기'라는 말도 해주셨습니다. 정말 죽고 싶었습니다. 극단적인 생각이 나더군요. 그때 선배와 후배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더군요. 다시 바닥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글을 씁니다. 잘난 글이 아닌 후회하지 않은 글을 쓰려고 합니다. 물론 어렵습니다. 지금도 쓰려고 노력하지만 많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글을 그렇게 쓰고 있습니다. 이유는 별거 없습니다. 저는 글을 쓰는 것이 운명이라고 생각해서는 아닙니다.(이 말을 해주신 안동원 작가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지금 어디 계신지 모르지만 정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때 그렇게 이야기 안해주셨으면 지금 견뎌 낼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글을 잘쓰지 못하고, 성격이 급해서 완벽한 글을 쓰는 것이 힘든 사람이지만, 그 선택을 하는 것이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2013년 1월 1일에 발표하는 신춘문예에 전 작품을 내놨습니다. 겨우겨우 힘들게 써서 냈습니다. 고백하자면 그 작품이 등단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진 않습니다. 작년엔 몰랐지만 올해엔 알 수 있거든요. 제가 아직 많이 모자랍니다. 만약 만에 하나 당선 된다면 그건 제가 잘나서가 아니라 제가 더 잘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심사위원이 기회를 주신 것일 뿐입니다.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작품을 출품한 건 말이죠. 거기에 미래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문재인을 지지합니다. 그가 대선에서 이길 거라고 보이지 않던 시점부터 그를 지지 했습니다. 그가 이길 거라고 생각해서 지지했던 게 아닙니다. 거기에 미래가 있기 때문입니다. 내일이 올까요? 저는 지금 자고 일어나서 내일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내일이 아예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내일을 위해서 글을 씁니다. 지금도 쓰고 있습니다. 완결되지 못할 글을 쓰고 있단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꿈이 있다면 말이죠. 어떤 내일이 오는 것은 상관없지 않습니까? 지금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제가 있는 고시원에서 제가 투표를 하려면 버스로 30분, 지하철로 1시간을 가야 합니다. 당일 아침 가려고 합니다. 그건 제가 글을 쓰는 것과 비슷합니다. 어쩌면 감히 될 수없는 미래의 꿈이지만, 포기하면 아예 가질 수가 없으니까요. 꿈이 있다면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꿈이 없다면, 그 꿈을 찾아보지 않으시겠습니까? from kimera 사족: 혹여 제 건강을 걱정해주시는 분이 계시다면, 3번의 수술을 받았고, 케모를 비롯한 방사선 치료까지 받았지만 지금은 제법 건강합니다. 예전의 저를 알던 분이 보시면 쬐금 놀랄정도로 살이 빠져 있긴 하지만 그래도 건강합니다. 글을 쓰고 잘 살고 있습니다.
12/12/17 07:55
익숙한 닉네임을 오랜만에 뵈니 반갑습니다. 그동안 많은 힘든 일들을 겪으셨나보네요.
제가 kimera님의 글을 PGR에서 읽은것은 분명 꽤나 오래전의 일이었겠지만, 여전히 님의 닉네임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기억에 남을만한 글을 쓰셨다는 의미일겁니다. 언젠가 좋은 글로 화려하게 비상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
12/12/17 09:28
눈팅만 했었지만... 이런 사연이 있었군요...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저의 꿈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겠네요.. 신춘문예 잘되시면 pgr인증 부탁드립니다..
12/12/17 15:07
아 괜찮긴한데 02년 마지막 광고보단 많이 약하네요 제가 그광고를 접했을때가 노무현 대통령을 한창 싫어했을때 였음에도 그걸 보면서 울컥했었거든요 그정도의 임팩트를 만든다는게 쉬운건 아니지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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