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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15 22:03
평소에 막연하게 생각하고있는게 정리되네요.
한국 사회의 원동력은 '놈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공포심' 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공포심을 양분삼아 빠른 속도로 시간을 압축해서 성장할 수 있었고요. 내가 실패하면? 놈이라도 다음세대에서 님을 향해 두드리면 되, 이런 믿음이 있었구요. 하지만 사회가 고착화되고, 더이상 나눠줄 파이가 늘어나지 않는다는걸 깨닫기 시작했고, 어쨌거나 누군가는 놈으로 계속 살아가야한다는것, 그리고 놈의 자식은 놈일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는걸 직간접적으로 체감하면서...이제는 이 '공포심 마케팅'이 통하지 않게된거죠. '놈같은 삶을 살지 않도록 노력해' 라는 사회기조에, '응 안낳아서 놈같은 삶 물려주지않을래' 라고 답변하는 사회가 되버린겁니다.
21/11/15 22:05
새로운 관점 잘봤습니다. 신파는 가족 위주로만 생각했거든요.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102220300115 신파 관련된 경향신문 비평인데 재밌습니다. 아마 승리호 개봉했을 즈음일거에요.
21/11/15 22:27
좋은 글 감사합니다. 얼마전 유게에선가 의대나 영재교/과학고도 서열 나누는 글 보고 한국인들의 뿌리깊은 계급나누기/수직계열화 본능을 체감했습니다.
21/11/15 22:29
저같은 경우는 울기 위한 구실이 필요해서 신파영화가 흥행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우리나라가 표현에 각박한 나라라서 평소에 참다가 영화를 구실로 터뜨린다는 애기였는데 본문의 내용도 흥미롭네요.찬찬히 다시 봐야겠습니다. 저 유튜버는 내용 자극적이지 않아서 종종 봤는데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네요.
21/11/15 22:40
우리는 이를 바꿔야할까요? 바꿔야한다면 어느정도까지 바꿔야할까요?
bts 오징어게임의 눈부신 흥행과 미래없는 출산률의 대조를 보며 복잡한 생각이 듭니다.
21/11/15 22:53
와!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아시는군요! 흐흐 재미있는 책이었죠.
말씀해주신 기성세대 요즘세대 차이에 공감합니다. 덧붙이자면 저는 유교문화가 훈육을 위해서 어려서부터 죄책감과 부채감을 활용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아요. 그게 다른 나라의 가족애에는 없고 동아시아의 [효]에만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 희망 없는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자신을 해치는 비율이 훨씬 큰 이유인 것 같기도 합니다. (방금 나르코스를 정주행하고 와서 …)
21/11/15 23:12
..그 기성세대가 주입한 서열의식, 경쟁최적화, 자기관리 강조가 출산률 0.6명대로 되돌왔습니다. 세상을 수직적 관점으로 재단한다면 합리적 선택이지만 허무한 결말입니다. 2차대전 열강들처럼 파국을 맞은 다음에야 재구성이 가능한 것일까요.
21/11/15 23:47
일제시대와 625를 거치고 혼란기에 토지개혁을 통해 강제적으로 부의 재분배가 일어나면서 개천용의 신화가 가능했다는게 우리나라만의 특징중 하나인것 같습니다. 2차대전 승전국의 식민지였던 나라들은 그게 안돼서 국가발전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도 많거든요. 아이티같은 꿈도 희망도 없는 경우도 있었고요.
개도국을 벗어나 선진국이 되어가면서 이제 토지 자산의 양극화가 고착화된 세상에선 예전같는 개천용이 나오길 바라는건 힘들어져버렸죠. 다같이 못살던 시절에는 그나마 한마지기 땅이라도 분할받은 소농민들이 소 한마리 값으로 자녀의 대학 교육비를 댈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러지 못하거든요. 예전 반포자이 아파트 놀이터 외부인 출입금지라던지, 최근에 관리소장이 옆 아파트 아이들을 감금한 사건등을 보면서, 이제 우리나라도 계급고착이 일어나기 시작했구나 싶어서 꽤 씁쓸했습니다.
21/11/16 09:36
고도성장기가 끝나고 나름 계급고착화가 진행되니 출발선이 중요해졌고, 그에 따라 젊은 층에서 '공정'에 민감해진게 아닌가 싶습니다.
대다수가 노베이스에서 시작하던 시기에서 벗어나 부모가 길을 꽤 닦아준 세대들이니까요.
21/11/16 10:47
위에 안군님 리플에 공감하면서.. 좀더 말해보자면 우리나라의 계급고착은 일어나기 시작한게 아니라 이미 일어나서 고착화되었죠
저는 그 분기점을 타워펠리스로 봅니다 이 아파트가 생기면서 계급이 생긴게 아니라, 계급의 고착화를 눈으로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자 신호탄 이라고 봐요 과거 한국은 그야말로 개천에서 용나는것이 가능했던 나라였죠 그게 가능했던게 교육이었습니다 학교에서 공부를 잘하면 대기업에 가서 높은연봉을 받고 중산층 (자가주택을 가지고, 여유자금으로 작게나마 투자가 가능한 계층) 이 되는게 눈으로 보이던 시절이 있었죠 문제는 그렇게 중산층이 된 사람들의 자녀들 시대부터입니다 대략 90년생부터라고 생각되는데요 이시기에 이미 교육으로 인해 중산층이 되는길은 막혔습니다 자본축척으로 인해 계급이 생기고, 계급으로 인해 고급주택지가 생기는 사태가 이미 와버렸어요 본인의 노력보다 축척자본이 훨씬 더 큰 수익을 낳는시대가 된거죠 그런데 사람의 인식은 그리 쉽게 바뀌는게 아니니까, 여전히 공부로 중산층이 될수있다는 관념은 살아있습니다. 현실도 아직은 그런사례를 보여주고있고요. 그럼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가? 힐링으로 갔다가, 이제는 과거 회귀를 하는거죠. 과거에는 공평한형식을 택했다. 그러니까 지금도 공정해져보자. 그럼 뭐 어떻게든 되겠지 지금 젊은 층들이 말하는 공정이라는거 결국은 줄세워서 뽑자 이거거든요 좋다 나쁘다를 논하는걸 떠나서, 과거의 방식대로하면 과거같은 사회가 올거라는 일종의 환상이 만들어낸 판타지라고 봅니다
21/11/16 11:13
다 공감합니다만 마지막 문장은 공감이 안됩니다. 과거 같은 사회가 올거라는 생각을 하는 젊은 층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과거의 방식이 안 통하다는건 젊은 층이 기성세대보다 더 잘 느끼고 있을겁니다 젊은 세대가 과거 같은 방식(공정한 시험)을 바라는 이유는 본인의 경쟁력이 시험을 치르는 것에 있기 때문입니다. 어릴 때부터 학교 친구들과 경쟁하며 갈고 닦은 역량이 그런 것인데 갑자기 학연, 지연, 인맥, 조국(...) 등등이 끼어들면 본인의 역량은 휴지조각이 되니까 그딴거 인정못한다고 하는 것 뿐입니다.
21/11/16 11:54
저는 그부분이 조금 생각이 다른게, 지금의 젊은 세대가 자신들이 생각하는것만큼 시대를 초월하게 똑똑하다는 생각은 안들거든요
결국 인간은 사회가 흘러가는 큰 흐름에 맞춰서 사고할수밖에없고. 공정을 말하는것도 일종의 헛된 몸부림이라고 봐요 과연 지금의 젊은 세대가 자신들이 원하는 공정이 이루어진다면 다들 납득할까요? 또다른 분출구를 찾을뿐일겁니다 뭐 어느의미로는 유럽이라던가 일본처럼 바로 수긍해버리지않고 폭발적으로 날뛰는(...) 젊은세대를 보면 한국사회가 아직 활력이 있구나 싶어서 긍정적이긴 한데.. 솔직히 바보같다는 생각은 지울수가 없네요 뭐 젊은층 논쟁을 하자는건 아니고 아무튼 아까 리플에 조금더 추가를 하자면 교육으로 신분상승을 하겠다는 이 신화가 없어져야 뭐가 되도 될거라고 보는데 그래서 한때는 서울대를 지방으로 보내버리자, 뭐 이런논의도 있었구요. 하여튼 어떠한 시도라도 해보려고 해도 이건 한국사회가 가진 dna같은거라서 안바뀌겠죠 과거에 장점이 되던게 지금은 단점이 되는 덕에 망하게 된다라는거 정말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답이 없어요
21/11/16 13:46
아래 절반은 공감합니다만 위 절반은 또 이해가 어렵네요. 어떤 점이냐면
젊은 층이 시대를 초월하게 똑똑하다고 생각한다? 유럽이라던가 일본처럼 바로 수긍해버리지않고 폭발적으로 날뛰는(...) 젊은세대? 전 젊은 층이 본인들이 그 정도까지 똑똑하다고 생각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성세대에 비해 공교육 시스템이 완성되고 사교육이 활성화된 시절에 학생시절을 보냈으니 평균적으로 똑똑하겠죠. 다만 그 평균의 상승은 천재가 증가했다기보단 바보가 줄어들었기 떄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젊은 층이 시대를 초월할 정도로 똑똑하다...? 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를 포함한 지인들 중에서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는데요.... 폭발적으로 날뛰는게 어떤걸 말씀하신건가요? 어른들이 만든 시스템대로 얌전히 공무원 준비하고 취업준비하는게 요즘 젊은층인데. 모교 교수님은 요즘 애들은 너무 말을 잘듣고 얌전해서 문제라고 하시던데...(그 교수님은 학생운동세대입니다.) 이건 그냥 궁금해서 질문드리는겁니다.
21/11/16 13:55
현 젊은세대, 자칭 2030세대에 대한 제감상이 그렇다는거니까요
왜, 흔히들 하는거잖습니까 4050은 위선적이다- 라던가 원래 인상비평(?)이라는게 그런거잖아요 아 그런데 다른건 다 그렇다치는데, 지금의 2030에 대해서 이건 자신있게 말할수있습니다 30보다는 20이긴한데 이친구들은 스스로를 '사용자'로 놓는거에 너무 익숙해져있달까요? 본인들을 그외의 포지션에 놓는건 상상조차 못하는애들아닌가.. 그건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를 똑똑하다고여긴다 <- 라는 느낌은 이부분에 기반한다고 생각해주세요
21/11/16 13:59
학생운동하던 세대든, 지금세대든 한국인들은 '말을 잘듣고 얌전' 하긴합니다
이건 세대를 떠나서 기본적으로 그런거구요 학생운동을 하던시기는 그럴수밖에없는 외부환경이었으니깐 그랬던거고 지금세대도 그시절로 돌아가면 비슷한 빈도로 학생운동할거라고 봐요 즉, 학생운동과 인터넷상에서의 날뜀(?)에 대해서 같은 저울로 생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2030이 남자만 있는건 아니잖습니까 크크
21/11/17 00:14
제 친구가 옷만드는 일을 하는데, 술먹으면서 얘기하다가 한국인들 정도면 옷잘입는거 아니냐고 했는데...
그게 아니라고. 한국인들이 옷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건 잘 입기 위해서가 아니라 못 입는걸 피하기 위해서라고 하더군요. 한국 패션은 한 단어로 요약하면 '도망' 이라고요. 저 님 나 놈을보니 이 생각이나네요. 한국인들은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성공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실패로부터 도망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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