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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24 21:14
아메리칸 스나이퍼를 볼때 느꼈던 건데 묘하게 이스트우드 옹은 확실한 결론이 있는(혹은 확실히 결론을 스스로 낸) 이야기를 의뭉스럽게 그려내는 거 같아요. 나쁘게 말하면 과정이나 시점을 묘하게 뭉그러뜨리는 느낌이기도 하지만... 크크
리뷰 잘 읽었습니다.
16/11/24 21:18
대신 자신의 관점을 철저하게 옹호하지요. 극적 재미도 놓치지 않고요.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그런 왜곡/편집이 특히 심했던 것 같아요.
16/11/28 01:03
CGV에서 요새 무슨 이벤트로 올해 개봉 영화 중 몇편을 다시 틀더라고요. 방금 보고 와서 뒤늦게 간단히 댓글을 달자면..
설리가 본인의 선택에 대해 고뇌하는데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이런 설정을 진지하게 받아 들이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설리는 본인의 선택에 대해 고뇌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영화의 논조는 기장이 옳았음을 묘하게 옹호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굳이 결말까지 가지 않더라도요. 그리고 영화가 결국은 성실함과 책임감 같은 소시민적 영웅을 다루는 느낌이 좀 들더라고요. 관제사, 기장과 부기장, 출근 페리의 선원들과 해양 경비대들 그리고 쓰신 대로 어쩌면 항공사고 조사국 인원들 까지 전부 각자 할일을 한다는 말이 어울릴 거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솔직히 말해서 눈꼴 시려울 수도 있는 칭찬 일색에 묘하게 국뽕을 빤 영화지만 부럽고 씁쓸하더라고요. 첫째는 그 찬양을 묘하게 중립적으로 흩뜨려놓는 교묘한 (혹은 영리한) 연출에 있고 둘째는 그 성실함과 책임감에 대해서 우리는 그렇지 못했던 사건을 최근에 봤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어찌되었건 미국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눈꼴시러움(?)을 줄이고 묘하게 부러움을 불러 일으키는건+그리고 극적 재미를 잡는건 확실히 거장이라고 불릴만한 솜씨가 아닌가 싶기도 해요. 크크
16/11/24 21:14
영화도 봤는데, 해당 사건에 대한 묘사 자체는 역시 항공사고수사대 다큐가 더 낫더군요. 물론 다큐가 아니라 영화니까 극적인 재미를 위해 각색도 필요하긴 하겠지만(가령 아르고 라든가...) 극우적 행태를 보이는 이스트우드의 근래 행보나 전작 아메리칸 스나이퍼에서 느꼈던 불편함 때문인지 영화 보다보면 너무 작위적이고 도식적인 영웅만들기 구도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네요.
16/11/24 21:24
그 자체로도 충분히 영웅인데, 아예 고전 신화적인 영웅으로 만들더군요. 물론 이를 아주 자연스럽고 담담히 그려내는 게 역시 거장답긴 합니다.
16/11/24 21:22
남의 나라 국뽕영화이지만 공교롭게도 우리나라가 정반대 상황이라 오히려 감정이입이 되는.. 영화 내내 뽕이 불편하다기보다는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게 부러워서 속이 쓰린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16/11/24 21:23
우리 국민에게는 세월호 참사라는 트라우마가 존재하기에 아마 이 영화를 보고 약간의 치유는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면 '이게 국가고, 이게 시스템이지!' 이런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참 좋은 영화였어요... 영화적 재미를 위해 교통안전위원회가 약간의 악역이 된 부분은 눈치채긴 했지만 그래도 참 좋은 영화였습니다.
16/11/25 10:10
마치 스타크래프트 배틀넷에서 허무하게 지고나서 그냥 자면 기분이 안풀려서 분풀이로 컴퓨터 커스텀 플레이 1:1로 학살하는 기분 정도랄까.... 물론 저도 이것을 힐링이라고 정의해야하는지 애매합니다만 약간의 해소는 되더라구요. 순실공화국인걸 알고나서 베테랑 보면서 비슷한 느낌도 받았습니다 하하
16/11/24 21:49
올해 처음으로 극장에서 쿠키영상을 보고.. 쿠키 영상이 있다는게 예상외였지만요. 스탭롤까지 다 올라가고 나서 극장을 나온 영화였습니다.
끝까지 있던 저를 보고 극장안내원이 무전기 들고 기다려주더군요. 세월호때문인거 같더군요....
16/11/24 21:50
맨 마지막에 쿠키영상으로 실제 기장이랑 승객들이 만나는 장면이 있는데 보셨는지 궁금하네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후 몇 분 동안은 미국에 대한 패배감때문에 착잡했습니다.2번째 재연장면에서 기장의 태도는 그런 느낌을 가장 세게 받은 순간이었고요.기장의 떨림이 저를 더 힘들게 했습니다.. 강하게 밀어붙이는 조사위원의 모습을 보면서 영화라 너무 날이 섰다고 생각했는데 충달님 의견을 들으니 또 새롭게 느껴지네요.감독이 보수적 성향을 지녔다고 하는데 그런거빼고 그냥 영화 자체로 훌륭한 영화였습니다.배우들의 열연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였고요.극장에서 보길 잘했어요. p.s. 주로 짤평으로 접해서 잊고 있었는데 글 정말 잘 쓰십니다.제 글은 언제쯤 이렇게 깔끔해질지...
16/11/24 21:51
전 다운 받아봤습니다. 10,900원이나 하더라고요 ㅠ,ㅠ 비쌈 ㅠ,ㅠ 쿠키 영상은 봤습니다. 설리는 영웅의 여유랄까 그런 게 느껴질 정도였어요.
ps. 칭찬 고마워요 흐흐
16/11/24 22:00
미국이라고 항상 완벽하겠습니까! 좋은 면을 보여줄땐 한없이 좋아 보이지만, 가끔은 무려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뽑는 희대의 돌아이짓도 하는 놈들이니 그런걸로 패배감을 극복하고 위안을 삼읍시.. 어?? 현직 대통령의 상태가..
16/11/24 22:04
예전에 자게에 올라왔던 글에 나름 길게 달았던 댓글이 생각나서 옮겨봐요. 조사위원회와 관련해서 그런 팩트가 있었단 건 처음 알았네요...
오늘 보고 왔습니다.. 실화를 다루는 최근 미국 영화들의 기조를 그대로 따르고 있어요. 호들갑떨지 않으려는, 영웅 감성 팔이하지 않으려는 감독의 의지가 느껴졌지만 그 이상은 잘 모르겠더라구요.. 이 영화가 자랑하는 건조함은 약간만 높은 경지에서 보면, 기본이니까요. 워낙 재미없는 영화가 많다보니까 이 영화 정도면 그래도 볼만은 하다고 볼 수도..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는 행위"에 대한 기대치가 많이 낮아진 지금의 시점에서도 저는 아직 영화에 대해 이 영화 이상의 것을 원하나 봅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짧은 러닝타임인 것 같아요. 아무리 재미없어도 극장을 박차고 나오지는 않는 저에게 재미없는 영화가 길기까지 하면 그것보다 곤욕은 없거든요. 그래도 침착함만은 유지하던 감독의 의지가 좌절된 건 마지막 공청회 장면을 위시한 조사관들과 설리의 대립구도라고 생각해요. 건조한 극에 긴장감을 부여하기 위해 일방을 지나치게 이상한 무리로 만듦으로써 결과적으로 극 자체가 힘을 잃었다고 봐요. 애초에 부당한 조사관들의 무리한 플레이와 그를 깨부수는 설리의 노력 구도로 솔직하게 가던가, 그렇게 할 거 아니면 초심대로 설리를 띄우기 위한 무리한 악역 만들기를 하지 않았어야 되지 않을까요. 물론 이 영화가 실화 바탕이기 때문에 이러한 지적이 부당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실화 바탕이라고 해도 그 실화를 어떤 방식으로 파악한다는 감독의 일관된 비전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이 영화는 좀 이도저도 아닌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 이도저도 아닌 결과물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할리우드 우리나라를 막론하고 이런 식의 작품들이 양산되는 이유는 결국 예술에 대한 오해, 대중성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해요. 정치인의 정치공학적인 행태에 짜증이 나듯이 소위 예술가라는 사람들이 짱구 굴리는 느낌을 받게 되면 뭔가 그 결과물이 안 좋은 것 같습니다. "음.. 이 소재는 뭔가 다뤄보고 싶군.. 좋은 소재야.. 돈 냄새가 나는군..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대놓고 국뽕 마시면 사람들이 댓글에 주모 드립 치겠지? 좀 쿨하게 가야겠군.. 아냐아냐 이거 너무 쿨하게 가면 또 좀 그런데.. 부당한 억압과 극복 서사 한 스푼 정도는 넣어도 되지 않을까..투하! " 이런 식의 짱구 굴리는 영화, 대중을 우습게 보고 대중을 "맞춰주는" 대상으로 여기는 영화가 너무나 많습니다. 정말 이 사건에서 어떤 감동을 받아서 그걸 영화로 표현하고 싶었다면 소위 국뽕 영화를 만들어도 "잘" 만들면 되는 겁니다. 결국엔 execution의 문제라고 봐요. 그리고 그러한 execution의 퀄리티를 좌우하는 것은 저런 알량한 계산이 아니라 무언가를 느끼고 그 느낌을 어떤 식으로, 때로는 세밀하게 때로는 거칠게 전달하느냐 하는 "정도"의 "예술" 아닐까요.
16/11/24 22:12
현실에서 영웅은 설리고 감독이 말하는 영웅은 조사위원들로 표현하는 미국 시스템 이구나 싶더군요.
감독의 시선이 아니꼽지만 어쩌겠어요, 실화 인걸요. 선장도, 국가 시스템도 없는 생생함을 목격한 목격자로서 부럽고 부끄럽고 부들거리고 그랬어요.
16/11/24 22:13
두 번째 재현이 나온 이후로 이 영화를 침착하게 바라볼 수가 없었습니다.
근데 확실히 조사위원회를 부정적으로 본 게 아닌 것 같아요. 아무리 생각해도. 진짜 걔들이 바로 인정하고 나오는 거 보니 겁나 멋져 보이던데...
16/11/24 22:41
세월호같은 주제로 우리나라에서 이런 영화 만들면... 아마 1000만명이 뒷목잡고 쓰러지는 영화 나오겠네요. 하나부터 열까지 시스템은 붕괴되어있고 마지막 씬에서 주사맞는 대통령까지 나오면! 캬! 소주한잔 없이는 집에 들어갈수가 없겠네요.
16/11/24 23:19
재밌는 글 잘 읽었습니다. 설리 주변에서 칭찬 많이하던 작품이었는데 신비한 동물사전 같은걸 볼 여유를 저때 쓸걸...
개인적으로 동물사전은 함정 같아요. 눈은 꽤 즐거웠지만 닥터 스트레인지를 두번이나 본 친구가 옆에서 쓰러져 자더군요
16/11/25 04:53
저는 영화를 잘 모르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라는 감독은 인간의 슬픈 감정을 정말 잘 끄집어내는것 같아요. 내면이든, 외면이든 말이죠. 승객들 씬은 제가 감정이입이 된것마냥 벅차오르고 슬프고 그렇더라고요. 정말 좋은 영화입니다.
16/11/25 05:48
감독의 미국 시스템이나 조사위원회에 대한 선입견이라는 생각은 안들었는데 의외로 이스트우드의 정치관을 예기하는 분들이 많네요. 애초에 너무나 결과가 명확한 사건이라 극적 긴장감을 위해 조사위원들을 악역으로 만든거 아닌가요? 아르고에서 영국과 뉴질랜드 대사관이 협조를 거부한 것으로 묘사한 것처럼 감독 개인의 사견이 반영 된 것 같진 않습니다. 조사위원회 보다도 셜리 기장에게 사고의 책임을 물어 연봉 삭감해버린 항공사를 악역으로 만들었으면 더 좋았을거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만...
16/11/25 22:12
연봉삭감은 없었습니다. 다만 저 조사위원회에서 2004년에 항공업계 위기로 연금이 없어지고 그 이후로 연봉이 줄어들었다 였는데 언론에서 사건때문에 연봉이 준거처럼 해놨죠.
16/11/25 10:04
모두가 자기 할 일을 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기적.. 뭐 이런 한줄평을 썼던 걸로 기억하는데 좋은 만큼 우리에겐 아픈 영화기도 하죠. 결국 클린트 이스트옹은 여기서 미국은 나쁜 시스템은 없고 시스템보단 그걸 이용하는 사람의 문제라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 말은 충분히 위기에 처하더라도 자생할 수 있다는 뜻이니 현재의 미국에 비추더라도 할 수 있는 믿음과 말이겠죠.
16/11/25 10:12
미국을 돌리는 건 국민 개개인의 책임감이 아니라
명확한 책임소재 파악, 그리고 그 책임을 묻는데 있습니다. 주인공한테 감정이입하고 있는 우리에게 위원회는 악역이겠지만, 설령 모두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매뉴얼대로 기장이 판단하게 하는 사회가 한 뛰어난 개인의 자의적 판단을 용납하는 사회보다 훨씬 좋은 사회거든요. 만일 이론적으로 회항이 가능한 상황에서 기장이 독단적으로 비행기를 돌려 내 가족이 죽었다면 납득하시겠습니까? 세월호를 겪고도 정권 탓만 하고, 이런 영화를 봐도 어떤 본질적인 차이로 인해 미국과 한국의 위기대처가 다른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사람들이 원망스럽습니다. 미국은 반대로 얘기하면 항상 긴장상태가 유지되는 거에요. 나는 다른 디자이너와 마찬가지로 커피잔을 디자인 했을 뿐인데, 누군가가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화상을 입었다면, 어느날 갑자기 컵에 경고문이 써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내가 책임을 지는 그런 사회라는거죠. 책임감, 또는 소신 등으로 사회를 돌리기엔 (원시적 사회죠) 사람은 입장에 따라서 자신에게 관대하고 남탓을 크게 보기 때문에 그 불일치가 너무 커, 행위자는 어떻게든 자신의 책임을 축소시키려 하고 피해자는 어떻게든 상대방한테 책임을 물으려 하겠죠. 이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 세상의 모든 일을 돈으로 치환해서, 내가 저 사람이 싫더라도, 내가 승진하고 싶더라도 내 발언이, 내 행동이 더 큰 책임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태세전환을 시키게 하는 사회 별 게 아니라 잘못한 사람을 찾아서 조지는게 시작이라는 점을 많이 느끼게 해준 영화네요. 시스템 탓 그만하고, 원칙적인 생각 좀 해봅시다. 남이 매뉴얼대로 따라서 내가 죽는 게, 남이 자의적으로 판단해서 나를 살리는 것보다 더 낫다는 것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만 다음 단계의 사회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16/11/25 12:07
메뉴얼을 따라서 죽는게, 자의적 판단을 따라서 사는 것보다 낫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을 탓하는 건데요?? 자의적 판단을 따르는 게 나으면 뭐하러 시스템을 탓하나요, 사람을 탓해야지.
16/11/26 01:55
후반부에 감동 실화 드라마를 보여주기 위해
탑승객 서너명 배경스토리 담아 비중 줘서 나중에 활약시키고 사고 장면은 스케일 크고 실감나고 긴박하게 뽑아 기장이 여러 난관을 뚫고 환상적인 컨트롤로 강에 착수시키는 영화 예상하고 들어갔다가 뭥미???했던 기억이 나네요;; 개인적으로는 경찰이었나 친구였나 한테 탑승객 [전원] 무사하다는 소식 전해듣는 장면이랑 음성기록 듣고 밖에 나와서 부기장한테 자네가 존경?자랑?스럽다고 했던가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기장님이 직접 꼬리까지 남은 사람 확인하고 나서야 탈출하는 장면은 뭐.. 이 영화가 2년 반보다 이전에 상영되어 1000만을 찍었다면 우리나라 현재 모습이 조금은 달랐을텐데.. 헛생각 해봅니다 흥행은 못한 걸로 아는데 2016 cgv 관객평가 1위 했고 (골든에그 평가 좋아요/별로예요 찍는 건데 순위가 전체적으로 좀...) 다시 보고 싶은 영화 1~5위 스타트렉.주토피아.동주.스포트라이트.설리는 지금 6000원에 재상영하고 있어요 2편 이상은 편당 5000원에 볼 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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