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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07 23:17
이 경우는 빤쓰가 어울리는것 같네요.
내가 니 팬티까지 빨아주랴? 내가 니 빤쓰까지 빨아주랴? 후자가 더 혐오스러운 감정이 드러나지 않나요? 크크
16/11/07 22:22
제 인생에서 좋은경험 했다싶은게 저는 군대보다 고시원이었습니다.
저는 거기서 사람이 이런 공간에서 살수도 있구나, 그 사람을 켜켜이 닭장같은 공간속에 쌓아둔 틈바구니에서 숨죽여 생활하는 비애랄까, 그런걸 정말 많이 느꼈던것 같아요. 군대보다 더 강렬한 기억이에요. 창살없는 감옥, 누구도 시키지 않지만 나 스스로 자유와 인권을 강탈당한 느낌. 근데 남녀 같이쓰는 고시원에서는 생각보다 좀 그런일들이 생기나봐요. 당장 저만해도 고시원에 방이 거의 가득차서 여자들만 쓰는 층도 써봤고... 그러다보니 같은층 여학생 컴퓨터 같은거도 고쳐줘봤고...
16/11/07 22:52
원래 여백이 상상력을 자극하긴 하지만 걍 셀프팩트폭행 해버리면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ㅠ 걍 성실한 컴퓨터 수리공이었던거로.
물론 속으로 무척 야릇하긴 했죠... 당연히 방문을 열어놓을수는 없었으니 그 숨막히게 좁은공간에 젊은남녀가 문닫고 단둘이 있었으니... 근데 당시 저는 쓸데없이 착해빠져서, 솔직히 말하면 그 상황자체에 좀 쫄보처럼 겁먹은 것도 있어서 아무일 없었고 자연스레 그 이후에도 마주쳐도 걍 남남 되더라고요...
16/11/08 09:28
저는 가로세로 2.5X3미터정도 되면서 한쪽 벽이 창문으로 된 방에서 1.5년 살아봤는데 물론 창문 덕이 크지만서도 나름 좋았습니다. 손만 뻗으면 방이 청소되고 화장실청소나 부엌정리도 안해도 되니 미니멀한 삶이 되면서 좋더라구요. 평생 살으라면 힘들겠지만..
16/11/07 22:35
오늘도 공부에 열중하는 그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고 싶지만 도무지 핑계가 생각이 안난다. 어떻게 하면 그 사람에게 말을 걸어볼까 한참 고민을 했다. 방 온도가 약하다고 해볼까. 아니야 거짓말인거 들통나면 더 민망해질거야. 어머님이 보내준 과일을 좀 가져다 줘 볼까? 그건 너무 속보이잖아.
답답한 마음에 목이 타들어 갔다. 물을 마시러 주방으로 가는길에 세탁실 문이 열려 있는 걸 보았다. 열려 있는 문을 닫으려다 문득 그에게 말을 걸 핑계가 생각이 났다. 총무실 문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다 문을 두들겼다. '똑똑똑' 열린문 사이로 보이는 그 사람의 얼굴이 오늘따라 반가운 이유는 뭘까... "총무님. 정말 죄송한데요. 제가 지금 세탁기를 돌리고 있는데, 저 세탁기 쓰는 사람 많을까요?" 약간 바보같은 질문이지만 이렇게라도 말을 붙일수 있다는 게 나름 나쁘지 않다. "별로 밀리는 일은 없어요. 그런데 이미 돌리고 있다고..." "아. 그게. 지금 세탁이 15분 정도 남았는데 제가 나가봐야 하거든요." "그런 경우가 있을까 봐 제가 세탁기 옆에 빨래 바구니 두 개 마련해놨어요. 빨래가 다 되면 거기에 꺼내놓고 돌리라고 전해 놨습니다. 바구니 깨끗이 닦아놨으니깐 걱정하지 마세요." "아... 네..." 싱긋 웃으며 대답하는 그 사람의 미소가 햇살같다. 엉뚱하게 생각하면 어쩌나 걱정도 들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길게 이야기를 나눈건 입실 첫날 안내받던 날 이후 처음이라 가슴이 두근거린다. "됐나요?" "네... 수고하세요." 역시 그는 친절하다. 그리고 너무나 따뜻하다. 아쉽긴 하지만 이정도 그 사람과 얼굴 마주 보는 게 어딘가 하는 마음이 들면서도 계속 아쉬운건 어쩔 수 없다. 돌리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닫힌 문앞에서 한참을 고민했다. '똑똑똑' "총무님 저엉말 죄송한데요." 조금이라도 그 사람 얼굴을 한번 더 보고픈 마음에 다시 그 사람 방문을 두드렸지만 뭐라 해야할지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어떡하지.... "저기 그... 세탁기에서 빨래 꺼내는 사람들 손이 깨끗할까요?" 아... 이런 바보 같은 질문이라니.. 분명 날 이상하게 생각할거야. 그럴거야..... 너무 바보 같아. "어... 그래도 여기는 여자만 쓰시니깐. 빨래 꺼내시는 분들도 다 여자분이실 텐데. 저보다는 깨끗하지 않을까요?" 다행이다. 이상한 여자로 생각하지는 않는구나... 하지만 왠지 모를 눈물이 나올것만 같다. 일부러 고개를 올리고 눈을 돌리며 억지 웃음을 지었다. "네. 알겠습니다."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답을 하고 그 사람의 방문을 닫았다. 문앞에서 돌아서자 참았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그냥 솔직하게 고백 못하는 용기가 없는 내 자신이 너무나 싫어지는 하루다. 혹시 누가 볼까 눈물을 숨기고 도망치듯 내방으로 달려갔다.
16/11/07 22:37
그럴 리 없습니다. 여자가 저에게 잘 해주는 경우에는 반드시 뭔가를 바랐을 때 밖에 없었어요. 저는 그렇게 현명해졌습니다... ㅠ.ㅠ
16/11/07 23:02
제 마음 깊은 곳에서....고시원 사장님은 안나경 같이 생긴 분일거야 라고 상상을 하고 있습니다..
제발 충달님께 그런 인연이 있기를 바랍니다...제 기분좋은 상상을 꺠주시기 말기를...
16/11/07 23:44
어쩌다 고시원에 잠시 살아봤는데, 참 의아했던 건 4~60대 남성분들이 엄청 많았다는 점이네요. 사실 방값 좀 아껴보려고 살았다가, 아 이런 곳은 사람 사는 곳이 아니구나 싶긴 했습니다만 또 수많은 사람들이 그 좁은 곳에서 살고 있겠죠.
16/11/08 09:45
본문은 여성 전용 세탁기인 것 같아서 그다지 상관 없겠지만 공용 세탁기의 경우 엄청난 민폐입니다.
제가 한 때 한 달 40만원짜리 원룸텔에서 1년 여를 살아봤는데 같은 층 세탁기에 각종 현란한 ... 읍읍을 돌려놓고 가져가지 않는 여성분들 때문에 고생 많이 했거든요. 꺼내서 바구니에 옮겨놓자니 갑자기 뒤에서 빨래 주인이나 다른 누군가가 들이닥쳐 제가 변태가 되는 일이 발생할 것 같고, 그렇다고 나중에 오자니 저도 스케줄이 있어서 미루기 애매한 상황.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변태가 되는 것보다는 일단 나중을 기약하며 스케줄을 조정하는 경우가 많았죠. 재밌는(?) 건... 대충 1, 2시간 후에 다시 가서 세탁기 뚜껑을 열어보면, 뒤엉킨 각종... 읍읍들의 위치가 미묘하게 달라져 있다? 판사님, 저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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