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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9/18 00:15:38
Name 모모스2013
Subject [일반] 엔돌핀 vs 모르핀
엔돌핀 (Endorphin) 은 내인성 모르핀 (Endogenous Morphine) 이란 뜻으로 실제 뮤수용체 (μ-opioid receptor) 비롯한 다수의 Endorphin receptor 들은 모르핀 (Morphin) 이 아닌 엔돌핀 (Endorphin) 을 위해서 존재하는 receptor 들입니다. 엔돌핀 (Endorphin)과 3D 입체구조적으로 비슷한 짝퉁인 모르핀 (morphine) 이 엔돌핀 대신 우리 몸에 작용하여 진통 효과를 나타내는 것 뿐이고 모르핀이 먼저 발견되어서 엔돌핀이 저런 이름을 받게 된 것 뿐이지 오리지널은 엔돌핀입니다. 오리지널답게 엔돌핀이 모르핀에 비해 수백 배 더 Endorphin receptor (μ-opioid receptor 를 비롯한 다양한 opioid receptor) 들과 잘 결합하여 효과를 나타내므로 효과로만 본다면  엔돌핀은 짝퉁 대체물질인 모르핀과 1대1로 비교 자체가 안됩니다. 다만 엔돌핀은 펩타이드라 체내 반감기가 짧아 금방 분해되고 모르핀은 Small molecule 이라서 엔돌핀보다는 반감기가 더 길어서 효과가 오래갑니다.



엔돌핀은 종류에 따라 다양하긴 한데 보통 십여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펩타이드 (분자량 1100~ 3400) 로서 Endorphin receptor 결합하여 강력한 진통 효과 등을 나타냅니다. 인간이 감당하기 힘든 극한 상황 (죽기 직전인 고통) 에서 신체 일부분에서 발생하는 크고 지속적인 고통으로 몸이 전체가 쇼크로 위험 질 수도 있는데 엔돌핀 시스템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총괄통증조절시스템으로 여겨집니다. 엔돌핀이라는 내인성 마약으로 모든 통증전달시스템을 일시적으로 셧다운 시키는 일종의 백도어 시스템인 거죠.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러너스하이 (Runner's High) 을 일으키는 물질도 바로 엔돌핀입니다. 오래 뛰어서 숨이 가쁘고 우리 몸에 무릎과 관절이 파괴될 정도로 급박한 상황임에도 그 고통으로 몸 전체에 쇼크가 오는 걸 피하기 위해 잠시 동안 통증을 느끼지 못하도록 내인성 마약인 엔돌핀이 합성 분비되는 것이 바로 "러너스 하이" 입니다.  자살 할 때 가장 많이 분비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자살 전에 극도의 두려움과 고통이 밀려오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웃을 때도 조금씩 엔돌핀이 생성된다고 하네요. 웃어서 엔돌핀이 나오는지 엔돌핀이 나와서 웃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엔돌핀이 과도하게 나온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니에요. 많이 나오는 것 자체도 문제지만 엔돌핀이 사라진 후 보통의 마약과 마찬가지로 금단현상이 일어나 그 후 뒷감당이 힘듭니다. 한 번 "러너스 하이" 를 겪은 사람은 그 쾌감을 또 느끼고 싶어서 무릎이 부서져도 달리게 되죠. 전형적인 마약중독과 같은 현상입니다.

우리 몸엔 이렇게 단백질이나 펩타이드 또는 내인성 물질이 신호전달물질이나 신호체계로 쓰이는데  뜬금 없는 외부에서 들어온 Small molecule이 그 신호체계에 끼어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들이 바로 우리가 먹는 수많은 약물들입니다. 우리 몸의 신호 전달체계에서 수많은 특정 3D 구조의 단백질로 이루어진  Receptor, Enzyme 이 존재하고  Neurotransmitter 등이 이 신호전달시스템이 의해 영향을 받는데 특히 단백질로 이루어진 이들이 특정 3D 구조의 물질을 인식하거나 인식 받아 그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자물쇠와 열쇠처럼) 그런데 외부에서 투여한 수많은 약물들이 원래의 신호물질과 3D 입체적인 유사함을 가져서 그 신호물질 대신 신호 전달체계에 끼어들어가서 생리활성 작용을 나타냅니다. Agonist, Antagonist, Enhancer, Inhibitor, Blocker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그 신호체계에 끼어들고 일부 단백질들이나 신호체계는 엔돌핀처럼 백도어 시스템도 존재하는데 심지어 모르핀처럼 거기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물질들도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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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아
16/09/18 01:14
수정 아이콘
엔돌핀이 죽기직전에 분비된다는 이야기는 많이 듣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쇼크사가 존재하고 죽을때 큰 고통을 느끼며 죽는건 엔돌핀이 무조건 조건반사적으로 죽음의 순간에 분비되는건 아닌 건가요?
모모스2013
16/09/20 14:54
수정 아이콘
지속적인 통증시그널이 계속 발생해야 엔돌핀 나오겠지만 이쪽도 개인별로 차이가 클겁니다. 역시 뇌에 작용하는 통증전달시스템에 대한 작용기전이 모두 밝혀지지 않았고 역시 일부는 불분명한 경우도 아직 많아서 모두 설명하기는 힘들 것 같아요.
오렌지나무
16/09/18 08:56
수정 아이콘
마라톤을 취미로 하는 사람으로써 공감이 가네요!
우선 저같은 경우는 러너스하이가 오는 시점이
출발후 5키로중반 1분에서 5분정도 그리고 골인전인거 같네요
런너스하이는 긴거리나 무릎관절 같은 손상보다
호흡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점에 보통 오는것
같네요 그때 호흡도 편해지면서 기분이 좋아지는거
그게 러너스하이겠죠

그리고 개인적인 차이지만 전 보통 10키로 이내에 온다고 말하고 싶네요
긴거리는 후반 체력저하로 느끼기 힘들어요
런너스하이를 느끼려면 몸이 최고조 상태가 되야 하는데 힘들죠 그래서 후반에는 보통 골인 직전에나 느끼는 편입니다 그때는 진짜 빨리 달리거든요
이상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모모스2013
16/09/20 14:51
수정 아이콘
아마 호흡이 힘들어지는 고통이 엔돌핀 생성에 가장 중요한 인자 같아요. 글을 다시 쓰면 이쪽으로 초점을 맞쳐 쓰고 싶네요. 생생한 경험담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간접적으로나마 러너스하이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시게 될 것 같아요.
16/09/18 09:17
수정 아이콘
항상 생각하던것이 엔돌핀은 쾌감을 얻게 하고 몸이 스스로 내뿜는 마약이라면 분명 뭔가 나쁜 효과를 일으키는 고통을 무마시키기 위해 내뿜는 것일테고, 그렇다면 엔돌핀이 나오는 상황은 몸이 안좋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었는데 글을 보고 확신을 얻게 되네요. 글 잘 봤습니다.
모모스2013
16/09/20 14:49
수정 아이콘
또 재미있는 내용 생각나는대로 글을 써볼게요. 요즘 갑자기 글이 써보고 싶더라구요. 그러다가 또 귀차니즘은 한동안 잠수 탈 수도 있는데...지금은 좀 의욕이 넘치는 편입니다.
16/09/18 11:55
수정 아이콘
엔돌핀은 코티솔처럼 전형적인 스트레스호르몬이죠.
예전에 이상구 박사라는 양반이 웃으면 엔돌핀이 왕창왕창 나온다고 아침마당에서 강의를 해서, 전국민에게 엔돌핀(웃음) 전도사가 된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한 적이 있었죠.
모모스2013
16/09/20 14:46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이상구박사 알면 아재 인증... 저도 잘 아는 것 보니 아재
렌 브라이트
16/09/18 17:40
수정 아이콘
그나마 엔돌핀은 분자량이 크고 거-대해서 혈액으로는 전달이 안되는게 다행이라고....

합성을 할 수 있게 되더라도 직접 머리에 꽂고 집어넣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크크크.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될지;;
모모스2013
16/09/20 14:48
수정 아이콘
물론 분자량 수천수만의 단백질에 비하면 작은 물지이지만 BBB를 통과하기 힘든 분자량 1000이 넘는 펩타이드들이죠. 뇌에서 생성되고 사라지는 물질입니다. 그런 면에서 모르핀이 대단한 거죠. 헤로인은 더 대단하고 요즘 나오는 합성마약인 펜타닐은 정말 무서운 마약입니다.
연필깎이
16/09/18 19:28
수정 아이콘
코르티솔에 대한 이야기도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모모스2013
16/09/20 14:46
수정 아이콘
이쪽은 다시 공부를 많이 해야 쓸 수 있는 광범위한 내용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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