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각했다.
"안 먹는다고 하면 다른밥을 주는것인가? 아니면 안준다는 것인가?"
"아 작업에 집중해야 한다!!!! 그런것따위 생각할 시간이 없단 말이야."
그리고 나는 그냥 대답한다.
"네~!"
난 프리랜서 프로그래머다.
최근에 내 아이들은 모두 독감에 걸려서 타미플루를 먹어야 했다.
덕분에 나는 출근을 하지 못하고 집에서 일을 많이 했다.
아이들은 40도의 고열에 시달렸다.
게다가 막내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가래를 토하기 바뻤었고 덕분에 엄마아빠는 1주일간을 제대로 잠자기 힘들었다.
최근 나에겐 좋은 일이 거의 없다.
작년 말에 홈서버(NAS)의 하드가 망가져서 복구의뢰를 요청했지만 대답은 "불가능"이었다.
덕분에 10년된 자료가 모두 사라졌다.
구정전에 넣었던 견적서의 대답은 아직도 오지 않는다.
아마도 불발일 것이다.
또 다른 작업건, 이달 11일부터 온다던 디자인도 아직 오지 않았다.
어째든 나는 미리 작업을 해야 한다.
오늘이 토요일이지만......
그렇게 마음을 다지고 다시 작업을 이어가고 있을때였다.
갑자기 홈서버(NAS)에서 팬소리가 거슬리기 시작한다.
"어! 이상한데......"
"하지만 가끔식은 팬이 소리를 내기도 하니까!" 라고 생각하며 일을 계속하려고 했다.
첫째가 작업방에 문을 열고 들어와서 자신의 그림카드를 자랑하기 시작했다.
아이들 덕분에 집에서는 일이 힘들다.
그런데 여전히 팬소리가 거슬린다.
"샥~!샥~!샥~!"
그리고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어!어! 안되. 작업물이 날라간다. 안되~! 일단 꺼야 하나"
"소리가 점점 커진다. 팬소리가!! "
마치 압력밥솥의 꼭지에서 나는 압력에 의한 소리와 같이 점점 커진다.
홈서버를 만져보았다.
"어 따뜻하지도 않는데 왜 ~!"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지금 끌까?! 아니. 끄면 다시 안 켜질수도 있어! 일단 백업부터 해볼까..."
압력밥솥소리가 날 혼란에 빠트린다.
첫째는 와서 카드자랑을 하느라 정신이 없고 나는 대답을 해주면서도 멘붕상태를 벗어나야 했다.
아니 벗어나야 한다.
만약 서버안에 또 하드가 망가지면......
서버는 망가져도 하드가 망가지만 안되는 상황이다.
지난번에 하드가 망가지면서 10년동안의 자료가 사라졌고 그 여파로 1주일을 넘게 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어디서 김빠지는 소리가 들린다.
"어 그래! 압력밥솥에서 김빠지는 소리!!!"
"머라고!!! 압력밥솥 김빠지는 소리라고!!!"
서버는 멀쩡하다.
처음부터 아무 이상 없었다.
그리고 밥은 거의 된 모양이다.
이제 소리가 나지 않는다.
뜸을 들이는 중이겠지.
이제 곧 엄마는 말할것이다
"아빠~! 밥먹어요~!"
"그래! 밥먹어야지."
긴장을 했더니 배가 고프다.
첫째는 아직 그림카드를 자랑중이다.
"자랑하는 그 카드를 보는 척이라도 해야겠다."
이후 들려오는 소리
"아빠~! 밥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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