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은 복분자도 유명하지만 풍천 장어도 유명하져!! 여자 둘이 온 여행에서 복분자주 묵고~ 장어묵어서 뭐하긋노~ 밤에 지니어스 보면서 열이나 내긋지~ 뭐 어때요 뭐. 맛있는 거 먹는데 이유가 뭐 있어! 그냥 먹는거지!!
부산에서도 사실 장어는 많이 먹어봤는데 여기 장어는 맛이 더 담백하니 기름기가 덜하더라구요. 소금구이로 일단 입을 정화하고...
장어는 뭐니뭐니해도 양념이져 사실. 데헷. 양념을 한 입 입에 넣는 순간. 동생이랑 둘이 눈이 마주쳤는데 둘 다 이거 뭐야..? 아니 이거 뭐길래 맛이..? 이건... 이건... 놀라운 맛이다..!!! 기미작가의 동공을 빌려오고 싶은 맛이었습니다. 아 양념 진짜 맛있었어요.
단점은 양이 작아요. 전주에서 그만큼 처묵처묵하고 왔는데도 배가 안 차 ㅠㅠ 그래도 가격이 가격이니만큼 (1인분에 3만원 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기서 멈출 수 밖에 없었습니다. 흑흑흑 ㅠㅠㅠㅠㅠ 내가 부자가 되면 풍천 양념 장어 100인분 시켜놓고 한 입만 씹은 담에 다 뱉어낼꺼야 ㅠㅠㅠㅠ
저 날 로또추첨했는데 걸리지도 않고. 지니어스에서 콩은 탈락하고. 여러모로 울적했는데 거기에 풍천장어 1인분을 더 시키지 못한 한까지... 옆에서 동생은 오세득의 아재개그를 보면서 빵터지는데 어휴.... 그래도 흥궈신의 "호보연자"를 보고 깔깔 웃으면서 선운사의 밤이 깊어갑니다.
다음날 아침! 아침은 패스했습니다. 점심때 굴비정식을 푸짐하게 먹어야 하기 때문이져. 캬캬캬캬캬캬. 제일 처음 간 곳은 학원농장 청보리밭-이지만 지금은 시즌이 아니라 메밀꽃밭이더라구요. 와 전 그렇게 큰 메밀꽃밭은 처음 봤습니다.
파노라마샷 보시져. 어디선가 학원농장 사장님이 나오셔서 "쩌어기부터 쩌어기까지 내 땅이여~" 할 비쥬얼이네요. 진짜진짜 지인짜 넓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 넓음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다음날 깨닫게 됩니다)
메밀꽃 필 무렵 소설에서 보면 막 이 사이에 남녀가 쓰러져서 이케이케 잎사귀 흔들리고 그러는 거 아니야? 하고 동생에게 느끼한 눈빛을 보냈다가 개소리천재 박수를 드려요^^ 소리만 들었습니다. 그럴만했다고 인정합니다.
차타고 농장 빠져나오는데 옆에 샛길이 있길래 뭐지? 하고 호기심에 들어가본 곳. 연꽃밭과 정자가 있더라구요. 분위기가 참 좋았는데 거기서 부부 모임을 하시는지 중년 서너 커플이 박미경의 이유같이 않은 이유를 틀어놓고 낮술을 하고 계시더군요. 비지엠 참 좋다~ 하고 연꽃밭을 둘러봤습니다. (하지만 굳이 여기에 오지 않아도 됐을 뻔 했다는 사실을 다음날 깨닫게 됩니다.)
오오. 저 이거 처음 봤어요. 소세지풀. 막 만화나 다큐 사진으로만 보다가 실물로 보니까 진짜 신기했습니다. 저 갈색부분이 포실포실한 암술같은 건데 몇십만개?? 몇만개? 여튼 어엄청 많은 수의 포자들이 모여있는 거라고 하더라구요. 아 되게 신기하지 않습니까? 35년만에 소세지풀 실물보고 조금 흥분했네여.
3박 4일 여행하면서 제일 맛있게 먹었던 영광 굴비 한정식. 들어가서 주문하면 반찬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모님들이 제일 끝 구석부터 접시를 깔아주십니다. 그 때부터 심상치 않더라구요. 아니 뭐 얼마나 주시려고 저기서부터 접시를 깔아...? 다 채우고야 마는 남도 한정식의 위용!!
근데 굴비와 생선들이 나오면서부터 사진에서 오른쪽에 있는 반찬들은 입에도 안 가져가게 됩니다. 영광굴비 너무 맛있어요 ㅠㅠㅠ 말려서 찐것도 맛있고 양념한것도 맛있고 굴비 사촌이라는 생선도 맛있고...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고. 제일 맛있었던 건 그냥 굴비구이였습니다. 사실 전 나오자마자 젓가락으로 파헤쳐서 와구와구 뜯어먹었는데 동생은 저렇게 정갈하게... 살코기만 발라내서 이거봐라~ 하고 제 앞에 흔들더니 입으로 쏙 집어넣더라구요. 침넘어갔지만 부러우면 지는 거니까 입으로 들어가면 다 똑같지! 하고 씁쓸하게 웃어줬습니다... 저렇게 생선 살코기 바르는 여자 좋아하시는 분들은 쪽지주세여.
아 굴비 한정식은 진짜 다시 먹고 싶네요. 나중에 남친 데리고 한 번 가보려구요. 저게 1인분에 3만원 좀 넘었는데 전혀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셔럽 앤 텍마머니!! 싶은 가격이었어요.
다음 목적지는 백수 해안도로! 한국의 아름다운 길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다고 해서 굳이 이 길로 갔습니다 크크크 중간에 내려서 한번 슥- 봤던 거 외에는 전 계속 운전을 해서... 기억에 남지는 않네여.
개인적으로는 경주쪽 33번 국도인가? 35번 국도인가? 그 쪽이 더 예쁜 것 같기도 합니다. 그 땐 운전을 제가 하지 않았으니까요. 앞만보고 달려갑니다 저는.
신안에 도착! 태평염전을 구경하였습니다. 전 염전하면 그냥 이케 바닷가에서 소금물 끌어와서 맨땅위에 작업하는 줄 알았는데 요즘은 다 고무판 위에서 작업을 하더라구요. 토염이라고 해서 옛날방식으로 소금을 만드는 곳도 있는데 그렇게 하면 비용이 올라가고... 그럼 팔리지 않고... 해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하네요.
염전이 굉장히 넓어서 그 풍경에 압도된 것도 잠시. 신안 염전 노예가 여기에 있어...!! 하는 생각이 드는 나. 비정상인가요? 막 일하시는 분들 보는데 마침 경찰차가 와서 인부들에게 말을 걸길래 동생이랑 수군수군이수근거렸습니다.
펜션 바베큐 메뉴! 고추장불고기, 소금구이 등갈비, 오는 길에 만원어치 샀던 생새우, 그리고 부산에서 공수해온 시원 자몽... 동생이 담아온 엑소 다큐였나? 리얼리티 방송? 여튼 그걸 보면서 먹었습니다. 내 안의 엑소지수가 포화상태가 되고 있어...!! 이러다 엑소 팬이 되버렷...!! 불안요소 7. 모님의 덬질.
사실 저 메뉴들 모두 직화로 먹어야 맛있는데 동생이 저 배려한다고 펜션 너무 좋은 방을 잡아줘서 불판에 먹었어요. 그래도 마시쪙! 특히 등갈비는 뭉근~하게 오래오래 익혀서 10년 숙성시킨 신안 소금에 찍어먹으면 진짜 맛있습니다. 술안주로 딱 좋았는데 불안요소 8. 술취한 비싼치킨 불안요소 9. 술취해서 앵기는 비싼치킨. 불안요소 10. 비싼치킨의 숙취였기 때문에... 자제하느라 다 못 먹은 게 아쉽네요.
다음날 아침은 짱뚱어탕! 블로그 후기에서 추어탕이랑 비슷한 말이라는 소리를 듣고 갔는데. 어휴 무슨 소리야. 추어탕보다 더 맛있습니다. 맛이 훨씬 찐~하고 얼큰한 것이 진짜 숙취가 쫙 풀려요.
솔직히 증도가 볼 건 짱뚱어해변밖에 없는데.. 그거 없어도 짱뚱어탕 하나만으로도 올 가치가 있는 섬이 됩니다. 못 믿으시겠다구요? 하. 영상으로 보세여들.
이래도 못믿어? 아 진짜 맛있어요. 오죽 맛있었으면 제가 완밥 인증샷을 못 남기고 일하시는 분께 진짜 잘 먹었다고 절하면서 나왔습니다. 짱뚱어탕 완전 강추드립니다.
짱뚱어 해변입니다. 사실 순천만을 몇 번 가봐서 별다른 감흥은 없었어요.
여행 계획 세울 때 저희를 설레게 했던 사진 크크크크크 되게 제주도같지 않어? 야 증도 가보자 증도 했는데 사진이 다였어... 저녁에 간식거리 사러 7시엔가 농협 하나로마트를 갔는데 문을 닫는 곳이 증도입니다 여러분. 그 당황스러움은 당해본 사람만 압니다. 그래도 짱뚱어탕이 맛있었으니 증도에 온 보람이 있었습니다. 사랑한다 짱뚱어들아. 오래오래 살아라.
여수 가기 전에 무슨 동양 최대의 연꽃단지가 있다길래 가봤습니다. 아니 뭐 얼마나 크길래 동양 최대라는 수식어가 붙어? 가준다 가준다. 가보자. 하고 갔는데...
???????????????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넓습니다. 진짜 되게 쓸데없이 넓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넓습니다. 아니 왜 이렇게 큰 연꽃밭을 만든거지? 대한민국 연근 여기서 다 나오나??? 하고 어이없을 정도로 넓습니다. 둘이 그 규모에 놀라서 낄낄대다가 더우니까 사진만 찍고 나가자- 해서 나왔어요.
네발 전기 자전거같은 걸 같이 운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니 저 넓은 곳을 어떻게 끝까지 보러가요. 아 진짜 넓었어요 하튼. 연꽃 원없이 구경하고 왔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날 정도로 넓습니다.
부산으로 오는 길에 들렀던 여수 경도회관. 하모회는 어머니가 워낙 좋아하셔서 자주 먹는데 샤브샤브로는 처음 먹어봤습니다.
이렇게 부추랑 같이 하모를 말아서 먹으면 됩니다. 부드럽고 호오~ 이런 먹거리가 있구나~ 싶더라구요. 된장에 찍어먹을때랑 간장에 찍어먹을때랑 맛이 다른 것이 좋기도 하구요. 아 되게 당연한 소리네..
근데 이거 먹고 나면 저 갯장어 뼈를 우려낸 육수로 죽을 만들건지, 라면을 말아먹을건지 선택하라고 하거든요? 전 당연히 라면이라고 생각했는데 동생이 이래서 라면충들이란... 하고 죽을 시켜버리는 거예요!! 맘이 퐈악 상해부럿스... 대국민투표를 실시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죽 밍밍한 거 뭐더러 먹어. 저 국물에 라면을 말아먹음 얼마나 개운하고 맛있겠어!! 하는 저와 이 좋은 국에 라면 먹고 싶냐?? 하는 동생의 팽팽한 다툼!! 식성으로 쌓인 우정 식성으로 망한다더니... 다시는 쟤랑 하모유비끼 먹으러 안 갈랍니다.
불안요소 11. 100개중 안 맞는 식성 하나.
이렇게 저희의 여행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어째 마무리가 라면 vs 죽으로 끝난 기분이군요. 사실 여행전에 우리 여행갔다 와서 막 인터넷에 "냔들아. 절대 친구랑 여행가지마.." 이런 글 올리는 거 아니야? 하면서 웃고 그랬는데. 다행히 지금 피지알에 후기를 올리고 있네요 크크크
고창에서 3년간 있었던 경험에 의하면 제일 맛있었던건
고창읍에있는 장모님순대?인가에서 파는 피순대였습니다
정말 맛있어요...그냥 소금장에 찍어 먹는게 아니라 겉절이와 함께 내주는데 별미입니다 크크크
문제는 할머님께서 운영하시는데 피순대시키면 약간은 귀찮아하시고, 카드결제를 싫어하십니다?
저번에 여쭈어보니 얼굴보고 카드긁을것 같이 생겼으면 피순대 안내준다고....크크크
그리고 무장면의 진무루에서 파는 짬짜장(짬짜면 아닙니다)도 맛있구요
심원면에 하늘땅물바람에 있는 돈까스도 맛있습니다
장어는 만돌이 그나마 나은것같아요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