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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0/07 22:24:15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핏줄의 전쟁(1)시작
중국의 인구 구성에서 한족은 무려 90%를 넘어가는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민족입니다. 한족, 한문으로 풀어쓰면 漢族, 한나라 민족이라는 의미죠. 즉 이렇게 보면 한족은 전~후한으로 내려오는 단일민족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후추통이 누굽니까. 여러분의 청정한 역사관념을 더럽히...응?

그렇다면 일단 한족이라는 개념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왔을까요?

사실 위진남북조 시대사에서의 한족이라는 개념은 없습니다. 사실 호한체제, 이민족들과 한족들간의 체제라고는 하지만 여기에서 한족은 북방이민족들이 남하하기 전부터 화북 중원에 살던 선주민들을 말하는 개념이지, 현재의 한족의 개념으로 보시면 좀 곤란한 점이 많습니다.

춘추전국시대, 상호간의 각축장이 벌어진 이 시기 외부의 이민족을 끌어들여 싸우기보다는 오히려 중원 바깥의 민족들을 정복해 자신들의 세력권 하로 넣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서주 멸망의 직접적인 원인인 견융은 이후 진(秦)에 의해 정벌, 흡수당하면서 점차 진의 백성이 되어갔고, 그 전부터 진은 견융과 투쟁하고 밀접한 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견융의 풍속이 진에 침투하기도 했습니다.(견융의 풍습 중 하나가 지체높은 이가 손님으로 올 경우, 씨족 중 가장 지위가 높은-부인은 빼고-여성을 손님에게 침수를 들게 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풍습은 다른 이민족들에게도 종종 있었던 풍습이었죠.)

진(晉)의 경우 이민족들과 관계된 여인들이 공실에 들어가기도 했는데, 여희 같은 경우 여융 출신 여성으로서 문공의 아버지 헌공의 첩으로 들어가서 신생과 문공을 죽이려했을 정도고, 문공의 친모는 적적의 출신 여성이었습니다. 그리고 문공이 처음 망명한 곳 역시 백적이라고 하는 온건한 적족이었죠. 적적의 경우 주나라에 지원요청을 받아 정나라를 치고, 그 대가로 주왕실은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적외를 왕비로 삼았다가 시동생과 눈맞아서 난리가 났을 정도니, 백적, 적적, 융족들과의 관계는 거의 대등한 관계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특히 백적의 경우 진(晉)에 나라가 망한 이후, 진이 내부 공족들의 반발로 약화되자 중산국이라고 하는 나라를 세운 것을 보아, 나름대로 세력권을 형성하다가 이후 삼진 중 하나인 위나라에게 멸망하게 됩니다. 이후 전국시대로 접어들면서, 이러한 군소 이민족들은 점차 각 국가에 흡수되기 시작합니다.

초나라와 오나라, 월나라는 현 화북의 중원인들에게 야만족 취급을 받았습니다. 특히 초나라는 춘추시대의 경우 각 제후국의 공공의 적으로서, 진(晉)과의 장기간의 분쟁을 통해 점차 국가로 인정을 받았지만, 이 이전에도 형만(形蠻),또는 형적(形賊)이라고 불렸죠.

오나라의 경우는 초의 패권을 저지하기 위해 진이 이곳에 초 출신의 망명객 굴신과 그 아들 굴호용을 파견해 초를 견제하도록 했죠. 월나라 역시 오나라와의 전쟁을 통해 성장했지만, 이들은 화북의 국가들에게 평소에는 만족에 야만인이라고 무시받기 일쑤였습니다.

시간이 흐르고...진의 중국통일과 분열, 그리고 전한의 성립은 북방의 이민족들에게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그리고 이들은 서로 뭉치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근대까지 이어진 혈통의 전쟁이 시작됩니다.

절대로 민족간의 전쟁은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만족이라고 깎아내린 이민족, 위선의 민족이라고 부르는 한족. 그들은 똑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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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kSide
12/10/07 22:43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한족" 이라는 개념 자체가
중국이 자국민과 주위 이민족을 정신적으로 통합시키려는 목적을 내포하는 단일화 사상을 주입시키기 위한 개념 같아 보여요 ...

이건 최근 들어서 그 경향이 좀 더 심해지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


특히 최근 "동북 공정 프로젝트" 로 "중국 정부" 가 "고구려 역사" 를 "중국의 역사" 로 "편입" 시키려는 행태를 보면 더더욱 ....

만주 지방 쪽은 이미 고구려 유물이 중국 유물로 "동북 공정화" 가 완성되었다더군요 .... 그 소식을 듣고 참 씁쓸했습니다 ....
12/10/07 22:59
수정 아이콘
저는 한족(漢族)과 중화민족(中華民族)의 구분을 명확히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한족은 전한의 중국 통일 시점을 기점으로 하는 개념이고
중화민족은 중국 공산당이 최근에 미는 새로운 개념이라고 봅니다(그렇지만 웃긴 건 중화민족은 중국 공산당이 중국을 통일한 시점이 아니라 청나라 최대 영토의 성립을 기점으로 하는 개념이라는 점 ; 100% 맞지는 않지만 대충 이쯤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중화민족이라는 용어를 고래로부터 써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중국 공산당이 미는 중화민족이라는 용어와
한족의 개념은 상당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족의 개념으로 보면 중국에 동화돼 사라져버린 만주족은 이민족이지만
중화민족의 개념으로 보면 만주족은 중화민족에 속하죠.
12/10/07 23:06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한나라의 성립을 통해 형성된 한족, 좀 더 나아가자면 당나라 때까지는 단일민족 정도로 봐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7c 후반에야 통일 된 고구려백제신라가 단일민족이라고 주장하면서 발해사까지 역사에 끼워넣으려고 하니까요.
일본 역시 7c 경이면 한창 백제계와 원래 있었던 일본인들이 박터지게 싸울때고...

대충 수당시대-삼한통일-소가노 씨의 몰락이 동아시아 삼국의 민족형성기가 아닌가 생각되네요.
나이트해머
12/10/08 00:39
수정 아이콘
오호십륙국시기를 기점으로 '혈통으로써의 한족' 은 소멸했죠. 뭐. 괜히 침투왕조, 호한융합이라는 말이 나오겠습니까.
중세 문벌귀족 중에 진한시기에 형성된 한족의 피가 가장 짙은 세력인 산동사성집단도 혈통으로 따지면 이민족 피가 섞였고, 관롱집단, 산서집단은 출발점을 놓고 보면 선비족이 다수입니다. 강남집단이야 소수 피란민에 다수 현지인 융합이고.
피가 섞이고 어쩌고 하면서 이건 한족이 아니네 뭐네 하는건 솔직히 별 의미가 없어보입니다. 중국의 '한족' 은 혈통 영역의 집단이 아니죠. 문화적 동질성을 따지는 집단이지. 그렇기 때문에 기껏 들어간 이민족들은 죄다 한족으로 흡수되어 버리는 거고.

이건 우리도 마찬가집니다. 혈통적으로 따지면 다민족집단이죠. 우리도. 그런데 문화적으로는 이보다 더 단일할 수가 없을 정도로 일치되어 있고, 그렇기에 단일민족이라 불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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