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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9/10 14:51:25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가족간 사이가 먼치킨 가족, 진문공
뭐 어디에서나 먼치킨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가족 전체가 귀감이 될 만한 먼치킨이 또 한분 계신데... 바로 춘추오패의 두번째 패자이자 대기만성의 완성인 진문공(晉文公)이 그런 경우입니다.

이름은 중이고 성은 희씨 입니다. 자신을 죽이려는 계모와 이복동생의 마수를 피해 십수년간 외국을 전전했고, 본국 진으로 돌아와서 진을 패자국으로 올려 그의 사후에도 진의 영향력이 전국을 쟁쟁하게 울리게 만들었죠. 이 사람은 형 신생을 죽인 계모 여희와 이후 여희의 아들인 해제 등을 죽이고 군위에 오른 이복 동생 진혜공 이오와 그 아들인 진회공을 항상 피해다녔습니다.

진문공은 부인을 셋 맞이했습니다.

핍길

이사람은 진문공의 후계자인 진양공과 딸 백희의 어머니입니다. 문공이 여희의 암살자를 피해 백적 부락으로 피신했던 시절 사망했습니다.

숙외

백적 부락에 있었을 당시, 백적 부락의 족장은 장구여라는 부족과 전쟁 중이었는데, 이때 장구여를 격파하고 그 족장의 두 딸인 계외와 숙외를 붙잡아 옵니다. 이때 문공의 측근인 구범 호언은 이 여자들을 백적 족장과 내기를 해 데려와 동생인 숙외는 문공에게, 언니인 계외는 당시 상처한 문공의 측근인 조쇠에게 시집을 보냅니다. 이후 진혜공 이오가 백적 부락까지 자객을 보내 형인 문공을 죽이려 하자 이를 피하기 위해 백적을 떠나던 중 15년이 지나서도 자신이 사람을 보내 찾지 않으면 재가하라 고 합니다.

제강

이사람 참 어찌보면 정말 대단한 여걸이 아닐까 합니다. 제강(薺姜)은 이름에서도 보듯 제나라 공실 여자입니다. 당시 제의 군주는 제환공으로, 마침 관중이 죽은 후였습니다. 제환공은 천하의 인의지사이자 효자로 이름난 문공에게 제 공실의 여자인 제강을 시집보내고 큰 저택과 수레, 많은 노비들을 하사하면서 제나라에서 살게 합니다. 이러한 문공에 대한 대우는 환공의 자식들이 후계 다툼와중임에도 여전했습니다. 이러한 문공이 향락에 젖어 진으로 돌아가 군위를 회복시킨다는 목적의식마저 약화되자, 문공의 측근인 호언, 조쇠, 선진 등은 문공을 납치해 제나라 바깥으로 도망갈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이때 제강의 시녀가 뽕잎을 따다가 이 말을 듣게 됩니다. 이 시녀는 바로 주인인 제강에게 달려가 이 사실을 고하고 제강은 이 시녀를 바로 죽여버립니다. 그리고 호언,조쇠,선진 등에게 그 계획을 전적으로 돕겠다는 뜻을 전달하고, 그날 밤 문공에게 술을 많이 먹여 인사불성으로 만들고 출발준비를 마친 가신단들에게 넘겨줍니다.

기록에 따르면 멀어지는 수레를 보고 제강은 끊임없이 울었다고 합니다.

회영(문영)

진(秦)의 군주 목공의 딸로 원래 이 사람은 인질로서 와있던 진회공과 결혼했습니다. 한마디로 감시역이었죠. 진혜공이 죽으려 하자 회공은 몰래 진 공실에서 도망쳐 군위를 차지하고 진 목공은 아무리 그래도 딸을 버려두고 도망친 회공에게 분노해 복수하리라고 생각합니다.-그 이전에도 그 아버지 진혜공은 목공에게 도움을 받아 군위를 차지했는데 많은 지원을 했음에도 혜공은 진나라가 흉년에 처하자 군사를 끌고 목공을 공격하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습니다.-그리고 목공은 회영을 문공에게 시집보내고 그를 진나라 군위로 올리는데 적극적으로 행동합니다.

진문공이 군위에 오른 후에, 이러한 부인들 간에 순위를 세우는 데 있어서 매우 난감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숙외야 백적 부락 포로 출신이니 상관 없더라도 제강과 문영의 위치를 세우는데 곤란해진 것이죠. 제강이 가장 위난한 순간에 그녀의 결단이 있었지만, 실제로 군위를 세우는데 큰 도움을 준 목공의 딸인 문영이 있으니 정말 난감해 진겁니다.

이 소식을 들은 문영, 정말 장난 아닌 말을 합니다.

문영 : 제강께서 군후를 위해 한 일은 저에 비하면 별 거 아니며, 숙외는 외롭고 힘들때 군후를 모셨으니 저보다 위에 섬이 마땅합니다.

결국, 부인들 간의 위계서열은 1부인이 제강, 2부인이 숙외, 3부인이 문영으로 이루어 졌고, 이 부인들은 서로 투기함도 없이 오히려 친 자매보다 더 정다웠다고 합니다.

진 문공은 숙외를 데려오면서 숙외 아래서 자라던 백희를 데려와 제1 공신인 조쇠에게 시집보냅니다. 물론 당시엔 본부인인 계외와 그 아들 조순이 살아있었기고, 조쇠 역시 이들을 데려오려 했지만 백희를 맞아들인 이상 계외와 조순을 포기하려합니다. 하지만 백희-조희-이사람도 문영 못지 않았습니다.

조희 : 적땅에 있는 본부인인 계외와 아들 조순을 데려와야 합니다.

조쇠는 그냥 하는 말인줄 알고 그 말을 듣지 않는데 우리의 조희씨는 아버지인 진 문공에게 가서 말합니다.

조희 : 내 남편이 본부인하고 장남을 안데려오는데 내가 덕이 없고 투기가 때문에 그러는 것이라고 소문날까 겁나요. 아버지가 데려와 주세요.

그리고 계외와 조순을 데려오자 조희 이분 또 폭탄선언을 합니다.

조희 : 부인들 간에 순위를 정해야 하니 안방은 계외가 쓰고 저는 뒷방에 기거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다음 후계자는 조순 확정이요.

당연히 조쇠, 계외, 조순은 기겁을 하게되죠. 백희는 진 문공의 딸. 계외는 후처로 물러나도 끽소리도 못하는게 당연했죠. 계외의 출신이 양가의 규수도 아니고 적족의 포로 출신인데요. 이 말을 포기하려 하지 않는 조희때문에 조쇠는 문공에게 조희를 말려달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 중이씨..

문공 : 내가 어찌 아황과 여영의 부덕을 부러워 할 것인가. 내 딸인 조희가 있음에야! 조쇠는 내 딸의 말을 따르도록 하라.

계외와 조희의 사이 역시 좋았고, 조희는 많은 아들을 낳았지만 조희는 후계자인 조순의 위치를 절대 위협하지 않고 그 아들들에게 이복 형 조순을 존경하고 따르도록 교육했다고 합니다.

뱀발1. 칠종칠금 다음편이 좀 늦을거 같네요;; 제가 좀 일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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뚫훓쀓꿿삟낅
12/09/10 15:01
수정 아이콘
그냥 외국에서 망명하면서 결혼도 하고 술마시고 놀면서 아 이게 바로 상팔자지! 후후 하다가 이거에 속터진 외삼촌이 진문공이 골아떨어진틈에 수레를 끌고 진나라로 향했다는(..)
12/09/10 15:07
수정 아이콘
뚫훓쀓꿿삟낅 님//
그 뒤에 진문공이 칼 뽑아들고 그 외삼촌 쳐죽이려 했었죠 아마... --;
사티레브
12/09/10 15:10
수정 아이콘
이게 언제적 인물이야 크흐
허저비
12/09/10 15:27
수정 아이콘
이분은 누가 봐도 포기하는게 맞았는데 나이 일흔 다되서...
후란시느
12/09/10 17:40
수정 아이콘
그래도 후계자인 환(진양공)에게 회영을 어머니로 모시게 했다고 하니 결국 실질적인 힘은 회영이 가장 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진(秦)과의 관계도 있었겠고요……. (물론 춘추전국답게 진양공 시기에 바로 전쟁크리;;)
뺑덕어멈
12/09/10 19:56
수정 아이콘
진문공은 정말 '인생 끝까지 살아봐야 안다'의 대표주자죠.
Love&Hate
12/09/10 22:39
수정 아이콘
진문공이 본인이 공자들의 다툼에 휘말려서 일생이 불편했기에
공실의 힘을 약화시키는데..
그 덕에 자신의 19년 망명생활을 지켜주던 신하들의 후손들에 의해....

이런거 보면 뭘해도 문제가 생길 곳은 생긴다는.
12/09/10 23:01
수정 아이콘
제강께서 군후를 위해 한 일은 저에 비하면 별 거 아니며 <- 이거 잘못된듯해요 내용상..
문맥으로는 제강의 공이 나에비해 훨씬 크다가 되어야 할텐데.. ^^;

어렸을때는 중국역사를 굉장히 좋아했었는데..
크고나서는 시들해진데다가 문공 혜공 회공 양공등 이름이 머릿속에서 막 섞여서 뒤죽박죽이 되어버리네요.
그래서 내용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리는군요. 머리가 굳은듯.. -0-
12/09/10 23:39
수정 아이콘
근데 춘추오패 여러분들은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네이버 지식사전에 찾아보면
<순자>에서는 춘추오패를
제환공, 진문공, 초장왕, 오왕 합려, 월왕 구천
의 다섯명으로 기록했다고 하는데

그 외에 오왕 합려와 월왕 구천을 제외하고
송양공과 진목공을 넣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근데 제가 보기에는 합려는 최후에 구천에게 패한 관계로 제외해야 할 것 같거든요..

개인적으로 춘추오패는
제환공, 진목공, 진문공, 초장왕, 월왕 구천이 되야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Cherry Blossom
12/09/11 01:00
수정 아이콘
과연 수신제가후 치국평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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