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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9/07 20:53:27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칠종칠금(6) 형주의 불꽃은 남중으로
제갈량이 중국인임에도 불구하고 한중일 삼국에 끼친 영향은 지대한가 봅니다. 제갈량 글에 덧글이 300건이 넘게 붙는거 보면...상당히 대단한 인물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칠종칠금 편은 아마도 2편 이내로 남중의 상황과 이에 대한 촉의 대응, 그리고 남중 반란이 진압된 후의 촉의 남중 경영과 당시의 인물들로 끝을 맺게 될 거 같습니다.

다음편은 생각해 놓은게 몇가지 있긴 한데....아무래도 사마의 쪽이 끌리긴 하네요 ^^

이미 형주 문제는 주유가 조인을 격파하고 남군을 점령한 이후에 장강 남쪽 유강구를 갈라 유비에게 줍니다. 그리고 유비는 이곳 유강구를 공안으로 고쳐 부르고 형주 남부 4군 그러니까 영릉,장사,계양,무릉을 점령하게 됩니다. 이것은 주유의 큰 실책이었습니다. 남군 강릉을 함락함으로 북으로는 양양의 조인, 악진을 맞서게 되면 장기간의 충돌은 불가피 해 져 버린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유비는 공안을 기반으로 형남 4군을 점령함으로서, 북쪽의 주유군이 조조군의 남하를 막아주는 동안 이곳을 위무하고 인재들을 불러들여 세력을 키울수 있게 된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후에도 손권에게 몇 개 군을 빌렸다고는 하지만 강릉과 공안 인근의 몇 개 군이었을 겁니다. 따라서 강릉 반납의 문제는 문제가 아니였거니와, 형남 4군은 엄연한 유비의 땅이었기 때문에 이것은 손제리님이 억지를 부린 것이었지요.

결국 이러한 문제가 발단으로 유비와 손권은 동맹관계이나 상호간에 불신과 적대감은 심하게 팽배하게 됩니다. 유비가 조조와 한중을 두고 싸울 즈음, 관우 역시 유비를 지원하기 위해 바로 번성 공격에 나섭니다. 뭐, 다들 아시다 시피 이후 손권의 뒤치기로 관우가 죽게 되고 형주 일대는 손권에게 넘어가 유비와 손권은 이제 불구대천의 원수가 되어버립니다.

하지만 촉과 오의 이릉대전이 단순히 형주 점유문제에서만 출발한 것은 아닙니다. 형주가 이후 촉의 전략에 중요한 지역이긴 했고, 유비가 형주 탈환을 목표로 할 정도라면, 관우 문제는 관우를 배반한 미방, 부사인, 반준을 송환하라고 요구해서 잡아다 죽여버리면 될 일이기도 했습니다. 유비가 아무리 격노했다고 한들, 가장 큰 적인 위가 아직 있다는 것을 망각할 인물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한중 전투가 한창 진행되던 상황에서의 손권의 행동은 유비가 오를 완전히 멸망시켜야만 한다는 인식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건은 남중에서 벌어지게 됩니다.

남만이라고 불리는 남중은 유비 이전에도 유언이 이들을 직접 통치,관리 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기존 익주군 관내의 호족들이 비교적 찍어누르기 쉬웠던 반면, 이곳의 호족들은 그리 쉬운 상대가 아니었습니다.

남중인 : 우리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이상한 게 섞여있다면 그건 환영입니다. 네 환영이에요. 레드썬!

유언은 이 지역에 익주 남부, 장가군, 월수군, 영창군에 관리를 파견하지만 이들은 그다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유비도 이 지역에 내항도독 겸 주제태수로 등방을 보내려 하지만 남중의 호족들 때문에 임지로 들어가지도 못했습니다. 이곳의 권력가들은 두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진한 시대에 이쪽으로 들어왔던 한인들의 후예가 지방세력으로 성장한 대성(大姓)과 남중 토착민들의 귀족세력으로 볼수 있는 이수(夷帥)들이었습니다. 대성과 이수들은 각 지방에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고, 이들은 각 지역에서 큰 영향권을 행사하며 서로 나뉘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유언이나 유비의 관리들이 이들을 통제하려 하자 당연히 큰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었죠. 특히 이 중 대성인 맹획과 옹개, 주포와 월수군 이수 고정은 각기 익주 남부, 장가군, 월수군에서 큰 세력권을 형성하고 있었습니다.(맹획을 남만족으로 보기엔 힘듭니다. 맹획은 익주군 대성 출신이고 그 이전부터 옹개의 세력권 하에 있던 대성이었습니다.) 특히 옹개는 유비가 등방과 장예등을 보내서 이곳을 직접 통치하려 드는것에 큰 불만이 있었습니다.

옹개 : 천하가 서로 갈라져 대립하는데 이런 곳에 사는 우리가 어디에 머릴 숙여야 할지 모르겠다.

이엄이 옹개를 달래기 위해 보낸 편지에 답장을 보낸 겁니다. 손권은 이러한 남중에서의 반 유비적 대성, 이수들에게 손을 뻗칩니다. 먼저 사섭을 통해 옹개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뜻을 알렸고, 옹개 역시 이러한 손권의 의도에 충실하게 반응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오-옹개 간 연락책을 맡은 것은 사섭과 그 아래의 교지 지역이었습니다. 옹개는 촉-오간 관계가 완전히 결렬되버리자 바로 행동을 개시합니다. 먼저 익주군 태수 정앙을 죽이고 유비가 파견한 후임 태수인 장예를 잡아다가 손권에게 보내버립니다. 손권 또한 옹개를 영창태수로 임명하여 옹개를 통해 남중 전체를 통제, 유비를 양쪽으로 압박하려 했습니다.
유비는 유비대로 이들에 대해 대응을 합니다. 먼저 유장 휘하에서 항복해온 이회를 등방 대신에 내항도독으로 임명하여 파견했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이회를 교지자사에 임명합니다. 오의 세력권 안에 있는 교지를 공격하겠다는 의지였습니다.
손권 역시 이에지지 않고 의외의 인물을 교지로 파견합니다. 바로 유장이었습니다.

유장은 유비에게 익주를 넘긴 이후 형주로 가 있었는데, 형주가 손권에 떨어지면서 같이 갔던 그 가족들과 함께 오로 오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손권은 유장을 통해 그 지역의 유장의 유신들을 포섭하려 했던 것이죠. 그리고 유장에게 익주자사로 임명하게 됩니다. 하지만 유장이 얼마 안가 죽자 유장의 아들인 유천을 익주자사로 삼아 교지로 보냅니다. 이제 직접적으로 유비의 익주 통치를 인정하지 않고 익주마저도 오가 점령하겠다는 일종의 선전포고 였습니다.

유비는 이러한 선전포고에 격노하게 됩니다. 관우와 형주건도 있는데 이제는 오가 아예 촉 정권 자체를 결딴내버리겠다는 방향을 띠게 되자, 유비 역시 오 정권 자체를 붕괴시켜버리겠다는 의지였습니다. 그리고 이에 군사를 일으켜 이릉에서 양 군은 결전을 치르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이릉대전입니다.

이릉대전에서 유비는 극심한 피해를 입고 후퇴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릉대전에서 촉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이후 2세대를 책임질 인물들, 마량, 왕보, 부동 등 많은 인재가 이 전투에서 사망하게 된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오 역시 유비와의 전쟁에서 극심한 피해를 입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오군 최고사령관 육손은 유비가 영안으로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듣자 추격을 중지하고 형주로 귀환합니다. 바로 희대의 싸이코패스 조비 때문이었습니다.
조비는 촉과 오가 서로 죽을때까지 물고 뜯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오부터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유수구와 형주 강릉 지방을 공격하기 시작했지만 형주는 신속히 물러나 방어체제를 미리 굳힌 육손에 의해 조인이 강릉을 공격했다가 일체의 이득을 얻지 못해 후퇴하고, 조진과 자신이 이끄는 유수구 공격군은 주환과 서성에 의해 완전히 격파당해 후퇴하게 됩니다. 육손은 전임자인 여몽과 달리 유비를 제거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촉-오 동맹이 이루어져야 위와 대항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유비가 이릉에서 대패하고 오자, 한가태수 황원이 반란을 일으켰고, 성도로 진군하기 시작했다가 촉이 보낸 진홀에 의해 임공현에서 대패하고 붙잡혀 목이 베어집니다.

촉 관내에서의 반란이 황원에서 끝난 반면, 이릉대전에서 유비가 대패한 것을 안 친오파 옹개와 반란군인 고정, 주포는 더욱더 기세를 올립니다. 그리고 손권에게 받은 영창태수 직을 내세워 영창군으로 진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옹개는 유비가 이릉대전에서 패하고 이후 사망하자 남중의 모든 대성, 이수들이 자신을 지지하고 자신의 밑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누구가 보더라도 남중에서의 촉의 영향력이 약화 될 것이라고 본 것이지요.

하지만, 친촉파 대성, 이수들 뿐만 아니라 중립적으로 있던 대성, 이수들은 옹개 밑으로 모여들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그와 적대하거나 오히려 친촉파로 돌아서거나 당시 내항 도독으로 있던 이회나 촉이 임명한 장가태수 마충에게 적극적으로 협력하기 시작합니다.

거기다 동시에 반란을 일으킨 고정과 주포와의 관계 역시 악화되기 시작합니다. 추가로 유천과 교지, 그리고 사섭을 통해 직간접적 지원을 보내던 손권 역시 옹개와의 관계를 끊어버리고 유천은 다시 오로 소환됩니다.

옹개 : 뭐야? 대성, 이수들은 촉에 붙고 오나라 역시 왜 지원을 끊어버리고 유천도 왜 건업으로 돌아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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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란시느
12/09/07 20:59
수정 아이콘
아무리 이릉에서 대패했다지만 그 먼 남중까지 유비의 지배력이 약해질거라 생각한건 옹개의 큰 착각이었군요....
사티레브
12/09/07 21:05
수정 아이콘
핵심선수 이탈했다고 바르셀로나 상대로 라인올리면 삐이이됩니다
Je ne sais quoi
12/09/07 21:10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12/09/07 21:30
수정 아이콘
근데 결국 교통이 어렵고 지역 토착세력이 강하다보니
촉(엄밀히 말하면 제갈량)도 어쩔수 없이 남중을 제후국으로 남겨두게 되는군요.
오나라의 특수성(더 정확히 말하면 주유) 때문에 오나라가 호족의 연합체 비스므래 하게 됐다고 생각했었는데..

결국 지형이 험해서 교통이 불편하면 중앙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건
촉이나 오나 다를바가 없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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