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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9/09 20:08:13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칠종칠금(7) 그들의 이유 ①
두편 이내로 끝장내려는 칠종칠금이 오히려 분량이 늘어나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네요....그들의 이유 편은 아무래도 2부로 나누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손권은 유장과 유천을 익주자사로 삼아 교지로 전진배치하면서 옹개의 반촉 활동을 배후지원함은 물론, 아직까지 남아있는 유언, 유장 부자의 유신들이 유비를 배반하고 유장과 유천에게 붙어 촉 정권이 내부 붕괴하여 오로 병합, 최소한은 내부에서 잦은 반란을 일으켜 촉 내부를 혼란시켜 주기를 바랬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이었습니다. 유비에게 항복한 유장의 유신들은 오히려 유비에게 더욱 충성을 다했습니다. 거기다 익주 호족들 역시 반란을 일으키지 않았고, 오히려 유장과 유천이 교지로 온 것을 보고 더더욱 유비 밑으로 뭉쳤을 겁니다.

유언과 유장 부자는 익주목으로 있을 때, 익주 관내 호족들을 모두 죽이려 했고, 촉의 일반 백성들 역시 유장 일가의 가신들과 사병들에게 재산을 약탈당하고 심한 경우 가족들이 그들에 의해 죽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유장을 거부했을 겁니다.

촉 주민 : 유장이 유비님을 쫓아내고 오면 우릴 모두 죽일거야! 그리고 따라들어온 동주병들 역시 우릴 노비로 삼을 거라고!

하지만 유장이나 손권이나 예상을 빗나갔던 건, 익주 호족들과 그간 반목하던 유장의 핵심측근 세력이었던 자들이 유장을 따르지도, 유비를 배반하지도 않고 오히려 유비에게 더더욱 충성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오의와 방희, 황권이 그런 경우였습니다. 오의의 경우 자신의 여동생인 오씨를 유비에게 시집보내 외척이 되었고, 동주병의 지휘관이었던 방희는 유비에 항복한 이후 좌장군 사마로서 유비의 측근이 되었으며, 유장이 그렇게도 총애했던 황권은 아예 법정과 함께 촉의 군사 참모진의 중요인물이 되어있었습니다. 거기다 능력 있었어도 유장에게 미움을 받거나 또는 배척당해 크게 등용되지 않거나 재야에 머물러 있던 사람들 역시 유비에 의해 그 능력에 따라 촉 정권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오죽하면 유비를 피해 도망다니기만 했던 유파까지도 상서령을 지내면서 중요 문서를 작성하거나 처리하는 중요 임무를 하고 있었을 정도였으니까요.
(유비의 이러한 인재보는 안력에 대해서는 따로 올려볼까 생각 중이긴 합니다 ^^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요 ^^)

물론 유장의 유신들이 중용된다면 익주의 호족들이 불안감을 느낄 수도 있었지만, 유비는 이까지도 감안한 방식을 쓰게 됩니다. 바로 촉의 정권 내에 익주 토착호족들이나 능력있는 자식들을 등용해서 고루 배치한 겁니다. 이러한 유비의 익주 호족들의 촉 정부로의 흡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바로 마초였습니다. 연의에서 유비는 관우, 장비, 조운, 황충, 마초를 오호장군으로 임명했는데, 관우는 같이 임명 받은 사람이 황충과 마초가 함께 있다고 하자 우리의 관존심님, 빡칩니다.

관우 : 장비는 내 의형제고, 조운은 내 형님을 따라서 고생을 많이 한 사람인데다가, 의형제나 다름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 서량의 애송이와 늙다리랑 동위에 서라고?!

황충과 마초에 대해서 폄하한 건데... 정사의 기록은 이와 다릅니다. 유비가 한중왕이 된 이후에 관우를 전장군, 황충을 후장군, 마초를 좌장군, 장비를 우장군으로 임명합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제갈량 : 황 장군의 명성은 관우 마초와 동등하지 않았는데 그 둘과 동렬에 두려 하시는데, 마초와 장비는 황 장군의 군공을 봤으니 이해 할지 모르지만 관우는 이에 불만을 품을겁니다. (황충전)
관우 : 내가 황충하고 동급이라고? 그 늙다리랑? 나 관직 안받아!
비시 : 관우님, 유비님은 황 장군의 일시적 군공에 의지하여 높이 쓴거에요. 근데 수십년 간 유비님을 수행한 관우님하고 황충님하고 동류로 평가하겠음? 그리고 관우님은 유비님을 섬긴게 관호의 높낮음이나 작위와 봉록 때문임? 뭐 나야 유비님 명령을 시행하는 건데 이 일을 유비님이 들으면 애석해 할거임요! (비시전)

유비는 마초가 그에게 귀부하자 평서장군 임저현독으로 임명했다가 한중왕에 오른 이후에는 좌장군 가절월 직을, 그리고 황제로 올리자 표기장군에 양주목 태향후에 임명합니다. 양주는 마초가 그 조상때부터 대대로 살던 지역으로 그 이후 촉이 중원을 평정했을 경우 그곳의  행정관으로 임명한다는 의미이기도 했습니다. 군공이 유비의 주요 장수들 중에서 약하디 약한, 아니 오히려 위연보다 못한 마초임에도 그는 익주와 옹, 양주의 영향력 만으로 표기장군이 된겁니다. 단순히 제 추측이긴 하지만, 유비는 이러한 방식으로 익주와 촉 관내의 호족들을 중앙 정부로 흡수했을 겁니다. 유언, 유장 부자의 통치기간 쉴새 없이 반란을 일으켰던 익주 호족들이 유비가 익주의 통치자가 되자 반란이 전혀 없고, 유비가 이릉에서 대패하고 왔음에도 여전히 유비에게 충성을 다했으며 오히려 반란을 일으킨 이들에 대해서는 중앙군에 전적으로 동참해 반란군을 패퇴시켰습니다.

손권은 손권 대로 촉과 동맹을 맺은 이후 유천을 교지에 머무르게 했지만 익주자사 직은 거둬버립니다. 그러다가 남중이 제갈량에게 평정된 이후 상서령으로 임명하여 다시 조정으로 소환합니다. 오 입장에서는 동맹관계를 맺은 이상 옹개를 통해 촉을 자극할 이유가 없었죠.-제갈량과 등지가 손제리를 참 잘 가지고 놀았죠. Master of Puppets~, 오늘부터 손제리 별명 하나 더 추가요~-

하지만 이런 의문이 드실겁니다.

“그간 왜 촉의 통치에 민감하게 반응하던 남중의 중립성향의 대성, 이수들이 이릉 대전 이후 촉이 대패했음에도 옹개에게 붙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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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문사과
12/09/09 20:47
수정 아이콘
유비의 인재보는 안력하니 마속이 1순위로 떠오르는군요.
....역시 '마'씨가 문제...
12/09/09 20:56
수정 아이콘
잘 보고 있습니다~
여전히 재미있네요 ^^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드는 생각이
익주 토착 호족들은 단순히 인물이 없었던게 아닐까 합니다.

그 군기 안 잡힌 동주병한테도 눌려서 제대로 된 반발을 못 해본 익주 토착세력들이
역전의 용사들이 집결한 유비 세력에 반발할 엄두도 안 났던 것 같아요.

유일한 길이라고는
유비 직속 세력이 아닌 흡수 세력들(형주 호족들, 동주병)과 협력해서
대항하는 방법 뿐인데
형주 호족들은 딱히 익주에 안 들어온 것 같고
동주병들은 워낙에 원래부터 사이가 안 좋았던지라
결국 그냥 고개 숙이고 산 건 아닐까 생각되네요.

어쨌거나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다음 편 기대하고 있을게요 ^^
12/09/09 21:06
수정 아이콘
감질맛 나는군요 흐흐. 잘 읽었습니다.
탈로아둔
12/09/09 21:46
수정 아이콘
삼국지를 좋아하고 촉빠이다 보니 잼나게 보고 있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게 연의에서보면 관우랑 황충이랑 호각으로 싸웠는데
오호대장군될때는 그늙은이는 뭐하는 놈이기에 나랑동급이냐 라고 까죠.
지금보니 창작이랑 정사랑합칠려다보니 오류가 난거 같네요.
Je ne sais quoi
12/09/10 09:22
수정 아이콘
잘 읽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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