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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8/26 23:41:23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일요일, 9시의 무거운 달빛 아래서의 후추통
예전에 언급한적이 있지만 저는 천주교 신자...이긴 합니다.

입교는 2년 조금 넘었죠. 사실 집안사람들이 병이나 사고로 우수수 병원신세를 질때, 적어도 무너지지 않는 한쪽 벽에 기대는 거 같아서...좋긴 했습니다. 성당 사람들 역시 많은 조언과 관심으로 어느정도 극복해나갔습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 집안 문제때문에 좀 그렇습니다.(친척간들의 다툼..이라고만 해두겠습니다.) 그리고 최근들어서 저는 이런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지금 내가 신을 '믿고'있는 것인가? 아니면 2년간의 습관으로 인해 다니는게 습관처럼 고착화 된 것인가..라고 말입니다.

지금 올리고 있는 칠종칠금은 사실 저의 졸업논문 중 하나였습니다. 그것도 3학년때 쓰던...(정확히 말해선 촉의 남중경영의 허와 실..이라는 제목이었지만...)3학년때, 집안..문제는 아니더라도 좋아하는 여자에게 이용당하고 사냥이 끝난 사냥개처럼 삶아지길 기다리는 것같은 상황이라는 건 알게된 순간...저는 반쯤 미쳐버렸습니다. 술로 잊어보라는 친구도 있었지만...정말 술먹으면 돌아버릴거 같아서, 그리고 그 가증스러운 여자를 발라버릴거 같아서...술은 마시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미친듯이 떠오르는 고통의 기억에 뭐라도 해야 할거 같아서 쓴게 칠종칠금의 원문이 된 촉의 남중경영의 허와 실이라는 논문이었습니다만 이후 논문 지도기간에 폐기를 했습니다.

고통을 잊는 법을 몰라서 뭐라도 하고, 신에게 매달리기도 해봤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한때 매달린 신에 대한 의문때문에 또 반쯤 미쳐가는 인생을 살아갈까 겁납니다. 성직자가 아님에도, 최근 몇년간 벌어진 고통에 무언의 고함을 십자가 앞에서 질러보기도 했습니다.
'내가 당신에게 무슨 죄를 지어서 내 부모,동생,친척,친구에게 이런 고통을 주는 겁니까?'

물론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습니다. 저는 순환주의사관을 주장하는 사람입니다. 역사라는 것은 어떠한 인과관계 없이 생겨나는 산물이 아니다..라고 말입니다. 하지만...전 지금 받아든 결과를 보고 원인을 찾아보려고 하지만... 원인은 쉽게 나오지 않는 군요.

일요일이 끝나가는 이 밤에, 자신의 한심스러운 상황을 한탄하는 멍청이가 하나 있습니다.

어느 누구는 말할 겁니다. 과거에 묶여 사는 멍청이가 어찌 미래를 알겠냐고요.

네. 저는 과거에 속박되어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전 과거에 속박되었지만 미래를 포기하진 않을겁니다.

지금 저를 묶고있는 과거의 사슬이 다시 저를 붙잡을 지 모르지만, 저는 그 사슬을 다시금 끊어내려 할겁니다.

'백척간두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한발 앞으로 나가는 것이다.'
'생즉필사, 사즉필생'

2012년 8월 26일이 끝나지만 27일이 찾아옵니다.

피지알러 여러분, 오늘에 절망하지 마십시오.

뱀발1. 태풍이 북상중이라고 합니다...조심하시고 대비를 잘 세우셔서 큰 피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뱀발2. 우리의 XX님때문에 칠종칠금 본편보다 성격파탄자들이 오래걸리네요. 다음편은 XX님의 솔로무대!...가 될겁니다. 하지만 그 다음편엔 예상도 못했던 사람이 나올겁니다.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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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8/26 23:47
수정 아이콘
오늘 자면

월요일이 옵니다.

무섭죠..

(뻘플이라 죄송합니다 '';;
그냥..
힘들 땐 잠깐 딴 생각에 팔려보는 것도 좋습니다!
머리를 월요일로 가득 채우시라고
한마디 적고 갑니다~)
12/08/27 10:42
수정 아이콘
회사가 바빠서 야간업무 하고 집에 오니 월요일이라는 군요 ,, 하하 곧 태풍도 온다죠? 하하하...
사티레브
12/08/26 23:54
수정 아이콘
튈!이 끝나가는순간 음
본인의 신념에 따라 올곧게 살아가시길 :)
몽키.D.루피
12/08/27 00:14
수정 아이콘
뭔가 잘못되고 뒤틀린 현실에 대한 핑곗거리를 찾을 때 보통 신을 많이 찾게 되더라구요...
담배피는씨
12/08/27 01:37
수정 아이콘
시련이 왔을때..
누군가는 헤쳐나가기 위해서 스스로에게 자문 자답을 하거나..
누군가는 다른 어떤것의 도움을 빌릴려고 하고..
또 어떤 누군가는 자포자기해서 현실을 외면하려 하죠..
개인적으로 3가지 행동 모두 다 정답 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떨때는 외면하고 뒤로 미루고 딴짓을 하다보면 해답을 찾을 때도 있고..
또 어떤때는 다른 이에게 도움을 청해야 해답이 나올때도 있더라고요..
그리고 긴 시간 혼자 하나 하나 정리 하면 답을 찾아 가는 경우도 있는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신이라는 존재도 인간을 돕기 위해 존재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로인해서 마음이 편해진다면야..
그러니 어여 신을 팔아서 라도 칠종칠금 내놓으세요!!! 현기증 난단 말 입니다... 쿨럭.. 농담으로 받아주세요..
Absinthe
12/08/27 10:38
수정 아이콘
신에 대한 고민을 많이 가지고 있는 저로써는 여러 가지 이유로 공감이 많이 되는 글입니다.
제 글 솜씨는 허접하지만 언젠가 글을 써서 피지알 분들의 조언을 받아볼까 생각 중이기도 하고요.
12/08/27 10:46
수정 아이콘
전 무교이지만 신앙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안좋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독나 천주교에서 하는 '기도' 라는것이 스스로 자문자답하게 해준다고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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