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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7/07/04 15:31:15 |
Name |
The xian |
Subject |
2007년 하반기. 오션스 13? 오션스 12? 오션스 11? |
※ 평어로 쓰는 점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 이 내용은 제목에서 든 영화의 재미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전반기 프로리그가 종반을 향해 치닫는 지금 갑자기 흘러나온 해군 게임단의 창단과 관련된 뉴스로 인해 많은 반향이 일고 있다. 물론 예상했듯이 사람들의 반응에는 '군대를 게임판으로 만들 작정이냐'라는 식의 헛웃음 나는 소리들이 적잖게 깔려 있기는 하지만 프로게이머를 직업이나 특성으로 인정하지 않는 그런 소리들은 가뿐하게 무시해 버리고, 후기 프로리그가 과연 어떠한 팀 구도로(여기에서 말하는 팀 구도는 실력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팀 개수와 관련된 부분이다. 왜 오션스 13과 오션스 12 같은 말을 썼는지에 대해 감을 잡으신 분이라면 눈치채셨을 것이라 생각한다) 치러질지, 그리고 해군 게임단 및 내가 더 이상 좋아하지는 않는 팀이지만 애정이 가는 선수가 있기에 관심을 안 가질래야 안 가질 수 없는 'EX'팀과 관련된 이야기를 곁들여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해군 게임단 창단. 하반기 개인리그 and 후기 프로리그 참가 가능여부
조선일보 보도 등의 언론 보도에 의하면 해군은 하반기에 열리는 개인전부터 해군 마크를 달고 개인전에 참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 수 있을지는 매우 의문이다. 그들이 출전을 해서 예선을 통과하느냐 마느냐 하는 실력을 갖추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게이머를 특기로 병사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으려면 입대, 기본 군사훈련 및 자대 편성 이후 최소한 3개월이 걸린다는 점 때문이다.
강도경, 조형근, 최인규 선수가 공군 전산특기병으로 선발된 것이 작년 5월 17일,
조형근, 최인규 선수가 공군 팀으로서 첫 예선 참가한 것이 작년 11월 14일,
임요환 선수의 입대가 작년 10월 9일,
슈퍼파이트로 공식전에 준하는 경기를 임요환 선수가 처음 치렀을 때가 올해 1월 27일.
(물론 그 전에 이윤열 선수와 벌인 게임음악회 경기가 있지만 이것은 정상적인 게임단 형태 출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 점을 생각한다면 해군 게임단 창단이 발표되었다 해도, 대상 선수에 대해 협상을 하고 입대 명령을 내리는 시간까지 생각해 보자면 - 더욱이 아직 해군에 언제 입대하겠다고 한 선수는 한 명도 없으므로 - 지금 해군이라는 곳에서 수급한 선수는 '0'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당장 이번 달에 선수 수급을 한다 해도 하반기에 개인전 참가는 리그의 일정 등을 따져 봤을 때 시간적 여유가 매우 빠듯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나는 개인적으로 그런 빠듯한 시간 속에서 번갯불에 콩 구워먹기식의 이름만 건 출전은 좋지 않다고 본다. 또한, 이런 상황이니 해군 게임단의 후기 프로리그 참가는 더더욱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혹, 그들이 말하는 '하반기 출전'이 군 대항 이벤트전이라면 가능성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건 너무 가혹하다. 어쨌든 이번 하반기에 오션스 13의 상영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축 선수는 누가 될 것인가?
공군 ACE 게임단이 이슈가 된 것은 게임단이라는 이슈 자체라기보다 '임요환'이라는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들 중 가장 높은 인지도의 선수를 잡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더욱이 임요환 선수의 행보에는 '황제'라는 것과 더불어 프로게임계에서 '개척자'라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요소들이 있는 관계로(공군 입대도 '개척'의 하나라고 본다) 팬들 및 관계자들은 공군 게임단을 군 입대 이후에도 프로게이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희망의 등불'처럼 인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공군 게임단이 그런 이슈를 몰고 인기를 얻는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해군 게임단 역시 그에 걸맞은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이것은 시쳇말로 'MUST HAVE'이다.) 벌써부터 홍진호 선수 및 박정석 선수 등의 영입이 고려된다는 추측성 이야기가 들리는데 그들의 스타성, 아직 녹슬지 않은 실력, 두 선수의 나이(홍진호 선수 26세, 박정석 선수 25세) 등을 고려해 보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이야기이고 임요환 선수의 원 소속팀인 SKT와 KTF간의 라이벌 구도가 공군과 해군의 구도에 적절히 매치되는 것 때문에 개연성도 충분하기 때문에 들리는 이야기들 중 그나마 가장 공감을 얻고 있다.(물론 군대에 가는 것을 현역 선수생명의 끝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예외인 듯 하다) 물론 내가 이 이야기를 공감한다고 표현한 것은, 홍진호 선수나 박정석 선수에게 실제 이런 제의가 오고, 그에 그 선수들이 동의했을 때를 가정한 서술이다.
그리고 약간 뜻밖의 지적도 있는데, 이윤열 선수가 해군에 가는 게 아닐까 하는 추측성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 왜인지는 다음 단락에서 설명하도록 하자.
일부에서 나오는 이윤열 선수의 해군팀 영입설. 나는 '절대' 달갑지 않다.
사실 홍진호, 박정석 선수보다 어리고 학교 재학중인 관계로 마음만 먹으면 대학원 입학 등으로라도 더 선수생활을 연장할 수 있는 이윤열 선수의 해군 영입에 대한 낭설이 - 비록 극히 일부 팬들에게서 들리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 들리는 이유는 이윤열 선수의 기량 문제라기보다 팬택이라는 모기업이 버려 놓고 간 팀, 'EX'의 존속이 불투명하다는 것 때문이라고 보는 편이 적합하고, 실제 이윤열 선수 팬카페 등에 이 이야기를 적은 이들의 생각 역시 그러하다.
이미 과거의 경험으로 무스폰이라는 것이 그들 자신에게는 물론, 보는 팬들에게 고통이라는 것 때문에 일부 팬들은 '무스폰으로 활동하는 것보다, 프로게이머 생활을 계속하려면 차라리 이윤열 선수가 해군으로 가서 해군 팀의 개척자가 되는 것은 어떻겠느냐'하는 말을 하고 있다. 하긴, 이윤열 선수의 나이도 우리 나이로 24세이니(만으로는 생일이 지나도 23세) 아주 적지는 않긴 하다.
그러나 이윤열 선수의 해군 입대설에 대해 나는 기분이 좋지 않다. 일단 '무스폰이 고통이니 차라리 군대를 가라'라는 소리가, 더구나 팬들에게서 나왔다는 게 그다지 달갑지 않다. 이윤열 선수는 충분히 아직 현역으로 뛸 수 있는 기간이 남아 있고,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무언가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아무리 선수를 생각해 주는 말이라 해도 그 선수의 이루고 싶은 꿈이 있을 것이고 그 시간도 충분히 남아 있는 선수에게 해군에 가서 개척자가 되라는 식의 말은 군대 문제 해결여부를 떠나 선수의 꿈과 상반된다면 매우 가혹할 수 있는 말이다. 팬들이,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가 등 따습고 배부른 것을 바라는 건 인지상정이나 그렇다고 군대를 가는 게 낫다는 이야기는 팬으로서 하는 이야기인지 아니면 무슨 생각에서 하는 이야기인지 모를 일이다. 과연 3년 뒤를 내다볼 수 있는가?
그리고 두 번째는 EX라는 팀은 - 최악의 경우 이윤열 선수가 있든 없든 - 스폰서쉽을 잡아 존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 팀의 선수들은 성적에 있어서는 우승도 겪어봤던 팀이고, 처우에 있어서도 SG 패밀리 시절과 같은 무스폰의 기간도 겪으며, '부요함도 가난함도 함께 하며' 동고동락한 이들이다. 그런 끈끈함이 있는 게임단을 해체하기는 손바닥 뒤집듯 쉬운 일이지만, 다시 만들기는 해체하기보다 몇 배 어려울 것은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 EX라는 팀의 존속에 이윤열 선수가 없다면 스폰서의 구매력은 물론이고 팀 전력이 엄청나게 떨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물론 난 이윤열 선수의 선택이 어느 쪽일지는 모르겠고, 이윤열 선수는 EX와 함께 하든 아니든 좀 그의 명성과 실력에 걸맞은 대우를 받고 선수 생활을 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지만, EX 역시 무너지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뭐 내가 이윤열 선수의 해군 입대설을 절대 달가워하지 않는 세 번째 이유가 있긴 하다. 가뜩이나 과거에 임요환 선수의 팬들을 비롯한 팬을 빙자한 이들에게 '반왕'격으로 싸잡힘을 당해 '공공의 적'이 되어, 오늘날까지 역대 최고의 커리어를 쌓고도 아주 공공연히 폄하되는 게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이윤열 선수가 만일 해군으로 갔다고 치자. 그렇다면 또 다시 '황제의 적'이 될 텐데 그렇게 되었을 경우 다시 그 힘을 더하게 될 '이유없는 박해'를 어찌 감당하라는 말인가? 지금 받는 푸대접도 내 눈에는 정말이지 어처구니없기만 한데 그런 상황을 본다면 내 목숨이 온전하지 않을 것 같다. 나는 솔직히 나중에 이윤열 선수가 군대에 가서 프로게이머 생활을 연장한다 해도 해군에는 가지 않기를 바란다.
후기리그. 오션스 11의 재상영만 아니길 바란다.
결론적으로 나는 해군 게임단은 - 만약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 EX 팀의 대안이 되지 못할뿐더러, EX 팀의 대안이 되어서도 안 된다고 본다. 해군 게임단은 해군 게임단대로 창단되어야 하고, EX는 EX대로 살아야 한다. 그리고 이윤열 선수는 EX팀에 남아있든 아니든 제발 마음 편하게 게임을 할 수 있는 길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해군 게임단은 지금부터 선수를 잘 수급하고 안정된 품으로 내년 봄을 노리고, EX는 하루빨리 좋은 스폰서를 만나서 먹고 살고 노력의 최소한의 대가를 받는 데에 지장이 없었으면 한다.
모든 일이 잘 되어 해군 게임단이 '진수식'을 끝내고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하는 2008년에는 오션스 13이라는 따끈따끈한 구도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괜히 아직 찍지도 않은 영화를 틀어줄 필요는 없고, 올해까지는 그저 오션스 12만 틀어 줘도 바랄 것이 없겠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무책임과 무능력으로 한 축을 무너뜨려, 개봉한 지 엄청나게 지난 오션스 11을 하반기에 '초뒷북 상영'으로 틀어주는 일만 없기를 바랄 뿐이다.
아울러 스타를, 그리고 선수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프로스포츠는 선수도 팬들도 떠나가게 된다는 점을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런 점에서 EX 팀의 존속 여부는, 존속되더라도 그 형태가 어찌 되는지의 여부는 앞으로의 협회의 능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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