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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6/10 22:49:55
Name 몽키.D.루피
Subject 임요환의 아스트랄함
임요환을 흔히 임이최마 본좌라인의 첫번째로 둔다. 하지만 현재 임요환은 이최마 라인에 비해 본좌 포스라는 게 없다. 그래도 임요한을 본좌로 꼽는 이유는 한빛배 때의 임요환의 압도적 승률과 최초 온겜임넷 2연패 달성및 기욤을 비롯한 당대 최강 고수들의 잇따른 격파등으로 지금과 비교해서는 분명 수준차가 있지만 당시에는 지금의 마재윤과 버금가는 포스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를 꼽자면 임요환이 이스포츠에 기여한 공로도 큰 작용을 했을 것이다. 누가 뭐래도 임요환은 이스포츠 최고 아이콘이니까.

하지만 지금의 임요환의 스타일을 한마디로 꼽으라면 아스트랄함이다. 이 단어가 정말 묘한 것이 어느 누가 아슬아슬한 경기를 해도 임요환의 아스트랄함은 못따라간다는 것이다. 임요환은 상대편의 gg가 나오기 전까지 아무리 유리한 상황이라도 안심할 수가 없다. 반대로 임요환의 gg가 나오기 전까지 아무리 암울한 상황이라도 채널을 돌릴 수가 없다. 왜 그럴까? 왜 임요환 경기에는 숨도 멈추고 지켜 볼수 밖에 없는 아스트랄함이 있을까.

이 아스트랄함은 한두 경기만에 형성된 것이 아니다. 역전승과 턱걸이 진출, 큰 무대의 좌절과 멋진 설욕등을 밥 먹듯이 반복해야 겨우 임요환스러운 아스트랄함이 나는 것이다.

몇 년전으로 거슬러 올라 가보자.

내 기억에 처음으로 남아있는 임요환의 역전승은 한빛배 16강인지 8강인지 기억나진 않지만 장진남선수와의 경기 였다. 그때 임요환은 저그전 최강포스 였지만 장진남 선수는 거의 이길뻔 했다. 내 기억에는 임요환의 커맨드는 본진 확장 포함해서 3~4번 정도 파괴되었다. 마지막 카드로 장진남 선수는 그당시에 생소했던 디파일러를 선택했으나 히드라가 들어가야할 다크스웜에 마린 메딕이 들어가면서 경기가 끝나는 걸로 기억하고 있다. 아마 그경기 이후로 임요환 선수의 팬이 된것 같다. 하지만 그이후 임요환 선수는 박용욱 선수에게 준결승에서 1번 진 것 빼고는 결승마저도 3:0으로 이기면서 본좌 포스의 정점을 찍었다. 그 역전승은 그 당시에는 아스트랄함의 시초가 아니라 본좌 포스의 반증이었다.
코크배때 임요환은 16강전에서 거의 떨어질뻔 했지만 애매한 규정으로 겨우 8강에 오른다. 첫 턱걸이 진출이다. 이 당시에도 아직까진 아스트랄하지 않다. 단지 그러한 사실이 있었을 뿐이다.
홍진호와의 결승은 임요환식 결승의 아스트랄함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 결국 우승은 했지만 아마 아스트랄함의 신호탄이 아니었을까. 그 이유는 바로 다음 시즌인 스카이배 결승이 증명해 준다.

김동수 선수와의 결승은 임요환의 좌절의 역사의 서막에 불과했다. 임요환은 번번히 결승 문턱에서 좌절한다. 박정석, 최연성, 오영종등 임요환이 좌절할때 팬들도 같이 좌절했다. 중요한 것은 거기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게나 가을의 전설의 희생양이 되었음에도 또 결승에 오르고 또 좌절하고 또 결승가고 이러한 과정이 조금 심하게 반복된다. 그리고 마침 개막한 프로리그에서의 오리온과 t1의 감격적인 우승또한 개인리그에서 임요환의 좌절의 극복이라는 효과를 보면서 점점 더 아스트랄함의 이미지가 굳어간다.

또한 결정적으로 기여한 몇 경기가 있다.

바로 정말 잊을 수 없는 도진광 선수와의 경기와 이재훈 선수와의 경기이다. 결승이나 준결승같은 큰 경기는 아니었지만 진출이 달린 중요한 고비에서 최강의 이재훈이라는 당시 테란전 최강 포스의 프로토스를 만난 임요환이었고, 임요환의 프로토스전에 회의적이던 많은 사람들은 이재훈 선수의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기습적인 바카닉으로 일부는 시즈모드~ 일부는 퉁퉁퉁퉁 이라는 백만년 짜리 소스를 만들어 내며 경기를 지켜보던 임팬들은 전율케 했던 것이다.

또 한 패러독스라는 말도 안되는 맵에서 말도 안되는 역전을 한 도진광 선수와의 경기도 잊을 수가 없다. 과연 이정도의 역전승이 스타 역사상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벙커링, 치즈러쉬, 바카닉, 고스트 락다운 등등 사람 간 떨리게 하는 전략 전술이라면 뭐든지 구사하며 임요환의 아스트랄함이라는 독특한 경기 스타일이 형성된다. 이건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임요환에게만 풍기는 색다른 포스다. 아마 이 맛에 임팬들이 사는 것이 아닐까.

역전승, 좌절, 턱걸이 진출, 모두의 예상을 빗나간 승리, 어이없는 패배, 멋진 설욕전을 반복하면서 오늘 이영호 선수와의 경기까지 왔다. 이제 아무도 임요환이 이길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다. 단지, 아무도 질 것이라고도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아무도 임요환이 지더라도 다음번에 또 지리라고 생각지도 않는다. 임요환의 경기는 그렇게 이상한 마력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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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서생
07/06/10 22:53
수정 아이콘
저와같군요 레가시오브차경기 그경기부터 임팬이 되었는데
레지엔
07/06/10 22:54
수정 아이콘
임요환 선수를 보면 시속 140짜리 직구와 체인지업만 가지고 던지는 투수를 보는 느낌입니다.
Canivalentine
07/06/10 22:55
수정 아이콘
진짜 아스트랄....포스보다 더한 매력
07/06/10 23:03
수정 아이콘
임요환이 이길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다. 단지, 아무도 질 것이라고도 생각하지도 않는다. 이 구절 정말 공감가네요.
하히호히
07/06/10 23:10
수정 아이콘
온겜에서 금방 재방하는 걸 보고 왔는데 ...
이길꺼라는 걸 알지만. 11 시 멀티 깨지고 . 드랍쉽이 갈 길을 몰라 방황할때는.. 떨리더군요 ..

모두가 포기할때 쯤 역전의 불씨를 살리고 . 아. 이제 은퇴해야하는거 아닌가 싶을떄는 결승에 올라가주고. 임요환선수 팬분들이 그 매력에서 빠져나오지 못 하는 이유를 오늘에서야 제대로 배웠네요 .
팀플유저
07/06/10 23:29
수정 아이콘
임요환선수는 누구랑 해도 항상 5:5라는 말이 오늘 꼭 들어맞는것 같네요..
07/06/10 23:37
수정 아이콘
저 역시 가끔씩은 그 아스트랄이 좋다고 여겨요. 이젠 매료되기까지;;;

지더라도... 정말 처참하게 지더라도... 다시 극복 불가능한 데미지를입었다고 여겨도..그는 또 올라와요.

끝내는 이기려고 하고 또 이겨냅니다.^^;

언젠가 그가 다시 개인전 우승을 할거라고 예상은 팬인 저도 못하겠지만,

또 언젠가 그렇듯...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며 한 번은 더 결승전에 오를것 같아요....

설사 그게 또 좌절이 된다 해도...또 올라오고...또 좌절하고...또 올라오고.

그를 이토록 오랜 세월 메이저에서 활동하게 하는 데는,
어쩌면 그토록 싫어했던 그 아스트랄의 힘일지도....
낭만토스
07/06/10 23:40
수정 아이콘
이재훈선수와 도진광선수와의 경기는 경기내용도 경기내용이었지만 경기외적 요인도 아스트랄에 한 몫 더 해줬죠. 또 하나 잊혀지지 않는 것은 최연성선수와의 결승 4경기 레퀴엠....후아~~
07/06/10 23:42
수정 아이콘
아마 프로리그도 마침 5승 5패일겁니다 ^^. 5승이 김원기, 마재윤, 김택용, 강민, 이영호.......
삼삼한Stay
07/06/10 23:58
수정 아이콘
그반면에 5패의 네임벨류는 머...........
07/06/11 00:19
수정 아이콘
참 ;; 임요환 선수 정말 아스트랄하죠 ㅋ
노란당근
07/06/11 00:35
수정 아이콘
저는 아스트랄이라는 말을 임요환선수때문에 배웠다니까요..^^;;
07/06/11 00:40
수정 아이콘
삼삼한Stay님// 글쎄요. 5패를 안겨준 선수들의 네임벨류가 떨어지나요?
남승현 선수를 제외하곤 전상욱, 고인규, 윤용태, 강민 선수입니다.
forgotteness
07/06/11 00:45
수정 아이콘
아스트랄이 임요환 선수의 최고의 매력이죠...
보는 사람 심장 터지게 만드는거...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경기 하나지만 그렇게까지 기대한다는거...

솔직히 저 아스트랄함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가 힘들어지죠...
homilpang
07/06/11 00:57
수정 아이콘
정말 매력이 철철 넘치는 선수죠^^ 덕분에 더운 여름에도 철모를 항상 쓰고 삽니다~ 이맛에 임빠합니다
Reaction
07/06/11 01:16
수정 아이콘
homilpang님 정말 동감동감!! 너무도 매력적인 선수여서 몇년째 하고
있는 이 임빠짓을 그만둘수가 없습니다. 덕분에 철모와 방패는 필수
휴대품목이 되었지만요. 아~ 오늘 잠도 안오네요^^ 여기저기서 기쁨
을 발산하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흥분이 가라앉질 않아요~ 오늘 밤엔
어디 가서 춤이라도 춰야지만 지쳐서 잠이 올듯^^
맛있는빵
07/06/11 06:58
수정 아이콘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
sway with me
07/06/11 15:02
수정 아이콘
'비공식전까지 6:0이거든요. 가만히 있을 선수가 아닙니다, 임요환 선수가'
결국 그 경기를 마재윤 선수에게 이겼지요.

그의 아스트랄함의 원천은, 끝을 알 수 없는 그의 승부욕일 겁니다.
당대 최고일지라도, 그의 앞에서는 긴장을 늦출 수 없지요.
07/06/11 19:47
수정 아이콘
임요환이 이길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다. 단지, 아무도 질 것이라고도 생각하지도 않는다. 완전 공감입니다
07/06/12 01:19
수정 아이콘
흠...임요환선수...전성기 시절에 어린 제 눈에는 무조건 이기고 우승하는 사람인줄 알았을 정도로 포스가 엄청났었는데...
요즘은 말그대로 아스트랄....뭐 이것도 나름 괜찮다고 느낍니다
이기는 한경기 한경기가 모두 드라마가 되니까요..
있는혼
07/06/12 11:46
수정 아이콘
저는 진심으로 임요환을 존경합니다
박지성과 더불어 제게 용기를 주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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