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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7/06/10 17:57:35 |
Name |
The xian |
Subject |
All for one, One for All - 두 ACE의 이야기 |
*이 이야기는 팩션(Faction)입니다. 따라서 사실이 아닌 부분이 삽입되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6월 10일 15:50분 즈음. 용산.
"요환."
"일병 임요환!!"
"밖에서는 관등성명 그렇게 크게 대지 말라고 했잖아. 여기 싸제인들 많은데. 누가 들으면 구타라도 하는 줄 알겠다."
공군 ACE의 최고참 강도경 상병의 목소리는 굳어 있었다. 방금 끝난 경기의 결과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선기가 패했다. 결국 마지막 승부까지 오게 됐군."
"......"
"면목 없습니다."
"됐어. 최선을 다 했으면 그걸로 된 거야. 하지만 다음에 못 이기면 알지?"
입가는 장난스러웠지만, 눈은 웃지 않고 주먹을 씩 내 보인 강도경 상병의 표정에 그는 마우스와 키보드를 챙겨 넣었다.
"오늘. 정 중위님과의 마지막 무대다. 질 수는 없어. 남은 건 마지막 한 세트고, 믿을 건 요환. 너밖에 없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말야."
".......??"
강도경 상병의 눈에 웃음기가 감돌았다.
"형이 여기에서 해 줘야지~~!! 형이 안 해주면 누가 해 줘? 난 요환이 형을 믿는다? 지면 오늘 뽀글이 없다?"
"나도 마찬가지야. 안 그러냐, 야들아?"
"우리도 요환 일병님이 이겨 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조용히 해!! 어디서 내 앞에서 '일병님'이야!!"
장난스럽게 최인규 상병이 소리쳤다. 하지만 예의 그 살인미소는, 분위기를 가라앉게 한 게 아니라 모두를 웃게 했다.
상대 팀에게 턱 밑까지 추격당해 숨막힐 듯 무거웠던 분위기가 좀 가라앉은 듯했다.
임요환 선수. 아니, 임요환 일병은 상대 팀 몰래 대기석 아래에서 마우스와 키보드를 만지작거렸다. 그는 이미 전투태세로 접어들었다.
팬들의 믿음. 그리고 선임병, 후임병의 믿음. 그리고...... 이 길을 끝까지 개척하겠다는 나의 믿음.
그래. 나는 나의 길을 간다. 상대가 누구이든 상관 없다. 내가 반드시. 이겨 주겠다.
나 임요환. 내가 바로 공군의 ACE다. 나를 위하여. 모두를 위하여. 승리하겠다.
6월 10일 16:05분 즈음. 삼성동
"이겼다!!"
"됐어, 다시 동점!!"
오랜만에 출격한 박영훈 선수가 상대 팀 김준영 선수를 이기고 돌아온 EX의 벤치는 다시 생기가 감돌았다.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손에, 그리고 눈빛에, 그리고 표정에 희망의 빛이 보이는 듯 했다.
"자. 에이스 결정전 준비 해야지."
양 팀 모두 대기실로 들어갔다. 자신의 승리로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낸 박영훈 선수는 의기양양해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이겨서 얼마나 기쁘냐?"
"눈물 날 만큼 기쁘다!! 거봐, 내가 준영이만큼은 잡을 수 있다고 했잖아."
"음... 그런데 너 뉴스 사이트에 '대인배 킬러'라는 말 떴던데 불안하지 않았냐?"
"응... 실은 조금."
"크크크크"
모두들 웃었다. 팀 성적도, 분위기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고, 스폰도 끊겼다. 그리고 많이 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SG패밀리 때부터 고락을 함께 해 온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어 버린 동료들이 있었다.
이윤열. 그는 모두들 웃는 와중에도 담담하게 마우스와 키보드를 매만졌다.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말은 두 가지.
결자해지(結者解之). 그리고 복수(復讐)
이제 에이스 결정전의 엔트리 발표를 앞둔 상황.
"한빛에선 누가 나올 것 같아?"
"글쎄. 내 생각에는 준영이가 다시 나올 것 같은데. 뭐래도 걔는 한빛의 에이스니까."
"윤열이 형. 지난 번에 진 거 복수했으면 하는 생각인 거야?"
"그런 것도 있고..."
머리 속을 흔들며 애써 지워 보지만, 잊었을 리가 있나. 그 때도 파이썬이었다. 처음에 이긴 게 완전히 묻혔다.
내가 열었던 문을 내가 닫지 못했다. 내 패배는 팀의 패배로 이어졌다.
"그런데 난 똑같은 드라마 재방송하지는 않을 거야. 내가 이기는 드라마라면 모를까."
"오오~~ 윤열이 오늘 분위기 좀 사는데?? 좋아!! 잘해 보라고."
'어차피 진검 승부야. 누가 나오든 상관 없어.'
이윤열. 그가 대기석 아래에 있는 애장병기와 다름없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꼭 움켜쥐었다. 이미 그의 눈은 웃음을 멈췄다.
나만을 바라보고 있는 이들이 많이 있다. 팬들. 팀 동료, 그리고 이 팀, EX. 그리고 내 어머니. 내 가족. 내 여자.
그들을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싸운다. 상대가 누구이든. 나만큼 싸워 본 자는 없다. 내가 반드시. 이겨 주겠다.
나 이윤열. 내가 바로 EX의 ACE다. 나를 위하여. 모두를 위하여. 승리하겠다.
-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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