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제가 처음 극장에서 본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영화는 참 이쁘고 좋은 영화였지만, 동시에 저에게 꽤 어려운 영화로 받아들여진 이유일 것 같습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듯, 과거에 대한 영화이고, 과거의 어떤 순간에 대해 몰입시켰다가 갑자기 그 세계 밖으로 쫓아내듯 내보냄으로써 어떤 향수의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영화니까요.
제가 책 <웨스 앤더슨 컬렉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고른 이유는 영화가 굉장히 아름다운 영화로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종의 아트북과 비슷한 개념으로 책을 고른 셈이었고, 약간은 빗나간 기대를, 대신 '슈테판 츠바이크'라는 이름과 약간의 슬픔을 가진 채로 책을 덮게 되었습니다.
책은 공교롭게도 읽으면서 웨스 앤더슨의 최신작이었던 <프렌치 디스패치>가 떠올랐습니다. 3개의 부분으로 크게 나눠진 책은 한 장마다 웨스 앤더슨의 인터뷰가 첫 머리에 실려있고, 배우, 미술감독, 촬영감독 그리고 평론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건, 웨스 앤더슨의 작업 방식에 있었습니다. 보통, 완벽하게 조율된 화면과 구조를 선호하는 감독 성향 상 꽉 짜인 틀을 좋아하는 방식일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보면 공통적으로 입을 모아 '어느 정도는 짜여져 있지만, 그 안에서 자율권을 준다'라고 표현을 하더라구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세계는 아름답고, 유쾌하며, 약간은 음울한 세계입니다. 어쩌면 짧게 언급되는 2014년과 소설가의 노년을 제외하면, (그나마도 모티브가 된 소설가 '슈테판 츠바이크'의 생애를 참조하면 그 조차 불안하긴 합니다만.) 음울한 세계들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모두들 여유로워 보이고 행복해보이지만 전쟁을 걱정하는 그 좋았던 옛날의 끄트머리와, 이미 쇠락해버릴 대로 쇠락해 곧 닫을 일만을 기다리고 있는 냉전 시대. 그리고 결국은 그 모든 것들을 파고 들어가는 상실이라는 주제까지.
어쩌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뛰어난 영화였던 이유는 달기만 하지 않은, 뒷맛은 씁쓸한 그런 영화였기 때문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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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영화는 잘모릅니다
하지만 제일 좋았던 영화중 세손가락 안에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을 꼽아요
단지 색감의 아름다움과 음악때문입니다.
내용은 개인적으론 세련되지도, 새롭지도 않았지만 영상미만으로 제게는 크게 다가왔습니다.
이런 영화가 책으로는 어떨지 또 궁금하네요
영화의 영상미가 빠진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은 어떨지..
저는 솔직히 말해서 위에도 썼지만, 아트북 같은 느낌으로 고른 책이었습니다만, 생각과는 내용이 좀 다르더라구요. 대신 웨스 앤더슨이라는 창작자의 세계를 엿보고 그 세계를 현실화 하는 단계에서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볼만한 책이었다고 생각해요.
작곡가인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인터뷰도 있으니 한번 서점에 들릴 수 있으시다면 보고 고르셔도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