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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14 14:29
정치학적으로 해석이 들어가서 그런지는 몰라도, 글에서는 오로지 연주회가 진행되는 동안의 지휘자의 역할만에 초점을 맞춘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지휘자의 진짜 영향력은 연주회 동안만이 아닙니다. 실제 오케스트라의 연습기간에 그 진가가 드러나죠. 연습기간동안 지휘자는 각각의 파트들의 강약과 템포, 연주방법 등에 대해서 조율하고, 근대에 와서는 레코딩에까지 관여합니다. 실제 연주회장에서는 사전에 약속한대로 수행해가는 것이고요. 그렇기에 같은 멤버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라도 지휘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역량이 달라집니다. 거기다가 지휘자는 곡 자체의 성격조차도 바꿉니다. 거장이라 불리우는 지휘자들은 단순히 해당 곡을 완벽하게 연주하는 것을 넘어서서, 자신만의 해석을 통해 자신만의 곡으로 만들죠. 말로 설명하기 어려우니, 유튜브 등을 통해서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카라얀과 번스타인이 지휘한 버전으로 각각 들어보세요. 도입부부터 그 차이를 알게 될겁니다. 어쨌거나 글 전체에서 강조하고 있는 지휘자(지도자)의 중요성 및 영향력에 대한 부분은 크게 공감합니다. 중간에 지휘자들 조차도 그걸 알지 못했을거라 했는데, 나치에 충성했던 카라얀은 아마 본문의 내용 이상의 것을 이해했을 거라 봅니다. 그로 인해 독일국민들의 애국심과 자부심을 고취시키는데 한몫을 했죠.
21/03/14 14:55
실제 오케스트라의 연습기간에 그 진가가 드러나죠. 연습기간동안 지휘자는 각각의 파트들의 강약과 템포, 연주방법 등에 대해서 조율하고, 근대에 와서는 레코딩에까지 관여합니다.
-- 공연 중의 지휘자의 권한과 행태가 제가 인용한 두 글에서 기술된 바대로라면 공연을 위한 연습과 레코딩 작업에서 지휘자의 권한과 행태가 말씀하신 바와 같으리라는 것은 아주 쉽게 추정될 수 있습니다. 카네티와 스트라빈스키가 그 점을 모를만한 인물들도 아니구요. 다만 위대한 작곡가와 더불어 거장 지휘자가 중심에 있는 것으로서의 클래시컬 음악 세계를 하나의 문화로 재생산하는 역할을 하는 것들 중 최종적인 것은 오케스트라라는 공장 구성원들 자신들끼리의 연습이 끝난 후 공장 외부의 청중 앞에서 펼쳐지는, 그 [청중을 압도하는 스펙터클로서의 공연]입니다. 그래서 클래시컬 음악 '문화'에 특유한 지휘자의 역할을 사회(현상)학적으로 가장 충분하게/정확하게 기술하려면 실제 공연에 초점을 맞추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21/03/14 14:57
부록
1. 위대한 작곡가와 지휘자 중심의 클래시컬 음악문화 비판 위대한 작곡가와 거장 지휘자가 중심에 있는 자본주의적 공장같은 오케스트라를 가장 육중한 두 기둥으로 하는 클래시컬 음악 문화에 대한 비판으로는 크리스토퍼 스몰, 뮤지킹 음악하기 (효형 출판, 2004 - 원저는 1998) 를 참고들 하세요. 제가 읽은, 음악에 관한 책들 중 최고에요(다 합쳐 보았자 네 권도 안 되긴 하지만..) 번역도 원서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전혀 안 들 정도로 훌륭해요. * 위 책에서도 다뤄지고 있는, 클래시컬 음악에서 즉흥연주 전통의 소멸 17-8세기 동안 저음부의 화음들을 연주자가 붙여야하는 통주 저음(basso continuo)이 광범하게 행해졌고 이탈리아 바로크 음악에서는 숫자로 저음부 화음만 제시되어 있는 상태에서 저음 선율 또는 모든 성부를 즉흥연주하는 파르티멘토(partimento)가 행해지기도 했습니다. 19세기 중반까지는 테마의 자유로운 변주나 즉흥 창작연주는 훌륭한 건반 악기 연주자에게 당연하게 기대되는 것이었습니다. 다들 아시는 모차르트, 바흐 등의 유명한 일화들이 있죠. 피아노 리사이틀에서도 정해져 있는 곡목들의 연주를 시작하기 전이나 곡목들 사이에 즉흥연주를 하는 것이 거의 관행이었는데, 리스트 등 대가들의 오직 한번밖에 들을 수 없는 곡을 듣기 위해 청중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능력이 없는 피아니스트들을 위해 즉흥연주 교본과 미리 만들어진 즉흥곡 악보집이 출판될 정도였지요. 환상곡의 일부 형태나 즉흥곡같은 장르들은 아마 이런 즉흥연주 전통에서 나온 것일 듯합니다. 19세기까지는 지휘자의 곡 해석도 무척 자유로워서 유명 교향곡들을 편곡까지 해서 연주할 정도였습니다. 로시니가 활동하던 시기까지 오페라에서도 작곡가들이 어떻게 부르라고 세세하게 지시를 해놓은 경우에서조차도 성악가들이 그대로 따라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습니다. 자기들 나름대로 장식음을 넣어 불렀습니다. 19세기 후반이 지나고 20세기로 접어들 무렵에는 이러한 즉흥연주 전통은 희미해지고 마는데, 이 시기는 바로 살롱이 콘서트홀로 대체되고 유럽 예술음악 문화의 주인공, 적어도 물주가 귀족층에서 '듣기만 하는 수준' 이상으로 음악하기에 참여할 수 없었던 부르주아지로 대체된 시기, 그리고 연주자와 감상자의 즐거움을 위해 감히 자유로운 해석이나 변형의 터치를 가해서는 안되는, '위대한 음악가들의 위대한 ‘작품들'이라는 '신화'가 형성되는 시기입니다. 19세기 중반 이후 출현하기 시작한, 프로들로만 구성된, 결국 산업혁명 이후의 공장 시스템의 닮은꼴이 되어버린 교향악단은 이렇게 연주가 예술에서 기술로 소외되는 과정의 종착지라고 할 수 있지요. 2. 지휘자 없는 (챔버) 오케스트라 https://www.kaleidoscopeorchestra.co.uk/ 평상복을 입고 연주하고 클래시컬 악기들로 다른 음악을 혁신적인 방식으로 연주. 최근 연주들은 조회수가 몇천 내외이고 가장 많은 것도 2년전 것 70만회던데, 많이들 들어주셔요. 조회수가 높은 편인 연주들 Tribute to Avicii Creamfields 2018 https://youtu.be/y9JBH1C77dQ Major Lazer Orchestra Suite https://youtu.be/8kKWRPgM-1c Avicii 와 Major Lazer 가 누군지 몰라 검색해 보니 상세한 편인 나무위키 기사들이 있어요. 아주 유명한 대중음악가들이네요. 저를 포함해 대다수의 '대중'은 대중음악이라고 해도 어쩌다가 좋아하게 된것들만 듣고 사니 알 수 없기 십상이겠죠. 그 외 지휘자 없는 (챔버) 오케스트라 https://www.sejongsoloists.or.kr/sejong-soloists https://orpheusnyc.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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