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06/19 13:36:40
Name 통풍라이프
Link #1 http://news.donga.com/BestClick/3/all/20180613/90550975/1
Subject [일반] 임진왜란에 참전한 원숭이 부대 (수정됨)
얼마전 동아일보에서는 다음과 같은 기사를 내보낸 적이 있습니다.

[단독]“임진왜란때 왜적 혼 빼놓은 ‘원숭이 기병대’ 실제 있었다”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BestClick/3/all/20180613/90550975/1

짧게 줄여서 내용을 요약하면 임진 왜란 때 그림 및 야사로 전해져 내려오던 '원병', 즉 '원숭이 병사' 에 대한 사료가 발견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사료의 발견자는 성균관대 한문학과 안대회 교수인데, 이 교수는 "서구의 반지의 제왕같은 판타지 소설보다 더 극적이고, 드라마틱한 전투가 임진왜란 당시 한반도에서 펼쳐졌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영화, 게임 등 다양한 문화 컨텐츠에서 원숭이 부대의 활약을 활용했으면 좋겠다" 라고 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앞에 제 모교인 성균관대라는 단어를 똑 떼어내버리고 싶은 기사였습니다. 기사를 봐도 소위 이 '원숭이 군대'에 대한 사료가 아예 없었던 것도 아니고, '그런 게 있었다는데 걔네 정말로 있었나? 있었다면 누굴까?' 정도가 학계에서 논해볼만한 주제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안대회 교수가 발견한 사료는 '그런 게 있었다' 에 대한 또 다른 사료입니다.

그들의 존재 여부를 더 명확히 했다는 데에서는 나름 가치있는 발견이지만, '그들이 누군가?' 에 대해서는 추론해 볼만한 이야기는 안대회 교수가 발견한 사료에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안대회 교수는 그들이 문자 그대로 '원숭이였다' 라고 단정짓고는 '내가 발견한 이 판타지한 사료를 봐라. 임진왜란 때 명나라 군대가 끌고 온 원숭이들이 말을 몰고 창을 들고 사람들을 찔러 죽였대!' 라고 광고를 합니다.

뭐 교수 본인도 진짜로 저런 주장을 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홍보가 부족한 학문이다보니 좀 홍보를 쎄게 하려고 저렇게 말을 한 거고 새로 발견한 저 사료를 바탕으로 작성할 거라는 실제 논문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를 이야기를 하겠죠. 다만 그런 값싼 홍보 놀음에 썩어도 준치라고 조중동의 말석이 엉덩이를 들썩들썩하는 게 더 웃기긴 하네요. 뭐 그러니까 조중동이겠지만...

그런데 보다보니 좀 궁금해지긴 했습니다. 저 원병이라는 건 어디의 어떤 부대일까요?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명나라의 위장복 특수 부대, 러시아 부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더군요. 러시아 부대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위장복 부대는 제일 현실적이면서도 오히려 제일 아닌 것 같습니다. 명 직속의 부대였다면 그림에서처럼 따로 깃발을 들고 있지도, 의사소통이 안 되어서 조선 사람들이 '원숭이들이네' 하는 일도 없었을 것 같거든요.

여기에 대해서 좀 과감하면서도 재미있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https://brunch.co.kr/@wootaiyoung/83

이 블로거는 해당 병사들이 시암 병사들일거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뭐 사실 사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주제다보니 이 주장도 썩 철저한 분석이 있진 않습니다. 그냥 '뭔 원숭이야 원숭이는...시암 애들 아닐까?' 정도죠. 실제로 시암국 황제 나레수안이 명나라에 임란 참전 및 파병 의사를 밝힌 적도 있고, 히데요시가 친서로 광역 어그로를 끈 집단에 시암국도 포함이 되다보니 썩 말이 안 되는 주장같진 않습니다.

제 생각은 조선 사람들이 한 눈에 '원숭이' 라고 생각할 만한, 그리고 그림에서처럼 체모가 많은 인종이 누굴까를 고려하면 저 병사들은 러시아나 네덜란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히데요시가 어그로를 끈 집단에 네덜란드 령도 있다고 알고 있어서 네덜란드 쪽에 좀 더 무게를 실어보고 싶은데, 그러자니 그 쪽 사료가 없다는 게 좀 걸리긴 합니다.

사실 이 글의 진짜 목적은 자유게시판 글을 가장한 질문글입니다 헤헤. 별 거 아닌 의문이긴 한데 얼마 전 백수가 되다보니 시간이 많아져서 이 작은 의문에 대한 그럴듯한 해설이나 답이 매우 궁금해지네요. 그래서 피지알의 역사 및 사료에 고견이 있는 분들에게 감히 도전장을 던져봅니다.

과연 이들은 어디 병사들이었을까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소린이
18/06/19 13:39
수정 아이콘
안대회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
손기양 신녕 현감 (...) 입니다.
그림을 보니 흥미롭긴 하네요.
통풍라이프
18/06/19 13:44
수정 아이콘
수정했습니다. 제가 감히 현감님 이름을 잘못 쓰다니 ㅜㅜ
홍승식
18/06/19 13:39
수정 아이콘
알고보니 진짜 원숭이였다면???
통풍라이프
18/06/19 13:45
수정 아이콘
그런 짓은 하지말아야 했는데...
인간흑인대머리남캐
18/06/19 13:43
수정 아이콘
피지알에서 보면 움찔하는 단어 중 하나 원숭이
통풍라이프
18/06/19 13:45
수정 아이콘
어엌 크크크
연필깍이
18/06/19 13:48
수정 아이콘
이것만 하면 원숭이도 임진왜란은 참전한다
최초의인간
18/06/19 13:52
수정 아이콘
활약이 암만 알토란같아도 호칭이 저래서야 무슨 소용입니까
18/06/21 14:16
수정 아이콘
피지알의 레전드 3
똥, 원숭이, 고급레스토랑
18/06/19 13:47
수정 아이콘
전쟁당시 사진이나 원숭이가 먹던 바나나라던가, 드루이드용 스태프라도 발견된 줄 알았더니!
통풍라이프
18/06/19 13:48
수정 아이콘
한반도는 예로부터 드루킹의 국가였던...
18/06/19 13:47
수정 아이콘
내용이 알토란같은 걸 보니 그 원숭이는 진짜 원숭이가 분명합니다!
질문하신 부분에 대한 의견은, 아무 근거도 없음을 미리 강조하고 말씀드리자면 털옷을 입은 러시아 용병일 것 같습니다.
통풍라이프
18/06/19 13:53
수정 아이콘
크 글곰님 고견을 보니 새삼 '역시 러시아야.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라고 생각하게 되는 효과가...
개발괴발
18/06/19 13:51
수정 아이콘
기사에서 원숭이를 일컬을 때 猴(중간 원숭이)나 猩(큰 원숭이/고릴라)가 아니라 猿(작은 원숭이)를 썼다는 점을 보면...
네덜란드인이나 러시아인일거 같지는 않습니다.
- 아무래도 그 시대라면 조선인보다 네덜란드/러시아인의 키가 훨씬 컸을거라...

게다가 명나라 장군 양호가 지휘하는 것으로 보건대 유럽 이민족일 가능성은 꽤 낮을 것 같습니다.
시암국 병력일 가능성도 꽤 낮을 것 같고요. - 시암국 지원병이었다면 300명만 보냈을 것 같지않고, 별도의 시암국 지휘관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우리가 삼국지에서 봤던 산월기병에 가깝지 않을까 싶어요.
초(楚)가 원래 남만을 가리키는 통칭이기도 하고...
통풍라이프
18/06/19 13:56
수정 아이콘
오 굉장히 그럴듯한 의견이십니다. 중국이 옛날부터 다민족 국가라는 걸 왜 이리 쉽게 잊어먹지...
Lord Be Goja
18/06/19 13:56
수정 아이콘
저는 또 국적차별적인 유머인줄...
통풍라이프
18/06/19 14:12
수정 아이콘
어그로인 줄 아셨습니까? 쟌넨! 문자 그대로였습니다!
다빈치
18/06/20 14:57
수정 아이콘
문자 그대로인게 더 충격이야....
메가트롤
18/06/19 14:36
수정 아이콘
혹성탈출 - 왜란의 시작
통풍라이프
18/06/19 15:19
수정 아이콘
아무리 봐도 저 교수님 주장은 좀...
잡동산이
18/06/19 14:36
수정 아이콘
저 블로거의 주장은 마치 이우혁의 치우천왕기에 나오는 도깨비가 생각나네요. 도깨비인줄 알았는데 사실은 인도,유럽,아프리카에서 온 다국적 용병이더라 처럼요.
통풍라이프
18/06/19 15:18
수정 아이콘
뭐 아주 근거없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봅니다. 근거가 명확하지도 않지만...지금까지는 개발괴발님 고견이 가장 정답이지 않을까 싶네요.
미친고양이
18/06/19 14:54
수정 아이콘
이미 http://luckcrow.egloos.com/2509952 이런 블로그도 있었습니다. 2014년에요.
통풍라이프
18/06/19 15:17
수정 아이콘
낭병이라고 되어 있어서 놓쳤던 것 같네요. 낭병과 원병의 차이라 같은 이야기일 수도 아닐수도 있을 것 같은...좋은 자료 감사드립니다.
미친고양이
18/06/19 17:04
수정 아이콘
트랙백되어 있는 다른 블로그들을 보시면 원병이라 되어 있는 걸 흐릿한 이미지 때문에 낭병이라고 읽었다고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대충 초 지역(혹은 그 남쪽 지역) 소수민족 병사들로 정리되는 느낌이죠.
통풍라이프
18/06/19 19:20
수정 아이콘
그럼 더더욱 저 교수님은 뭘 하신 걸까요...ㅡㅡ;
미친고양이
18/06/19 20:31
수정 아이콘
자신의 연구에 대한 언론의 관심을 유도하고 싶었던 거 아닐까요?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아니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가 되듯이
18/06/19 19:23
수정 아이콘
시암 즉 타이 사람들도 원래는 중국남부에서 비교적 근세에 지금의 영토에 이주했으니... 조선측 병사들은 보고서 야 남만인들인가보구나 했을 수도 있겠네요.
갑자기 영화 천군이 생각나서 보고 싶어졌습니다. 이 소재로 영화 한번 더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크크크크.
꺄르르뭥미
18/06/20 05:50
수정 아이콘
저는 제목보고 도요토미 히데요시(원숭이)의 군대를 말하는 줄 알았네요. 정말 재밌는 기록이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7346 [일반] 눈의 여왕과 악몽의 세계 [7] Farce7335 18/06/20 7335 8
77345 [일반] (음식사진주의) 살안빠지면 예수부처알라한테 쌍욕해도 되는 2018년 상반기 다이어트 일기.JPG [25] 살인자들의섬11589 18/06/20 11589 21
77344 [일반] 교통공학 이야기 - 2. 수요예측 이론편 [11] 루트에리노8726 18/06/20 8726 8
77343 [일반] 해외출장수당 [87] 글곰15729 18/06/20 15729 61
77342 [일반] 오늘 하루 미국 한인 사이트을 뒤흔든 한장의 사진 [35] 곰주19859 18/06/20 19859 25
77341 [일반] 남자 출입을 제한하는 수유실 [232] 성동구19941 18/06/20 19941 6
77340 [일반] 가난한 노총각의 냥줍 순례의 길 [21] Dukefleed10649 18/06/19 10649 25
77339 [일반] 일진일퇴의 승부, 이성계 vs 나하추의 대결 [23] 신불해13695 18/06/19 13695 94
77338 [일반] Daily song - 새벽 가로수길 of 백지영&송유빈 [3] 틈새시장3906 18/06/19 3906 0
77337 [일반] 오래된 그네 냄새 [19] 파츠6184 18/06/19 6184 10
77336 [일반] 자료 백업은 잘 하고 계십니까. [36] Finding Joe9590 18/06/19 9590 2
77335 [일반] 직소 퍼즐을 해보았습니다 [17] 광개토태왕5838 18/06/19 5838 1
77334 [일반] 트랜스젠더 "WHO 국제질병분류" 에서 삭제 [19] 쌀이없어요10691 18/06/19 10691 20
77333 [일반] 세계에서 농경지가 가장 넓은 나라는 어디일까? [50] 홍승식24322 18/06/19 24322 5
77332 [일반] 기다리다 [15] 글곰5853 18/06/19 5853 16
77331 [일반] 제주도 예멘 난민 문제가 점차 공론화되는듯 합니다. [427] 피카츄백만볼트23750 18/06/19 23750 6
77330 [일반] 임진왜란에 참전한 원숭이 부대 [29] 통풍라이프9910 18/06/19 9910 0
77329 [일반] 내 친구는 연애 고수였다. <2> [41] aura7982 18/06/19 7982 14
77322 [일반] 신태용의 준비한 트릭은 4-3-3??? [73] Hsu12994 18/06/19 12994 8
77321 [일반] 탄피는 뜨겁다 [14] 삭제됨6812 18/06/19 6812 2
77320 [일반] 패미니스트가 너무 밉다. [159] 삭제됨18242 18/06/18 18242 77
77319 [일반] 다스뵈이다 23회 이제야 대선이 끝났다 [17] 히야시13244 18/06/18 13244 13
77318 [일반] 내 친구는 연애 고수였다. [63] aura11808 18/06/18 11808 2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