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소식이 끊긴 친구의 결혼 소식을 들었다. 그 친구는 신분증 나이와 육체적으로는 성인지만 정신적으로는 아직 성인과 고등학생의 중간 어디쯤에 있을 스무살에 만나게 된 친구다.
학교 졸업후에 숙식되는 회사를 알아볼 시기에 당장 오갈곳이 없어 신세를 질곳이 필요 했었다. 수소문중에 중 고등학교때 친구중 한명이 자신의 친구의 고시원에서 신세를 지고 있다고 하며, 괜찮으니 나도 오라고 했다.
얼굴도 생판 모르는 녀석에 신세를 지는게 지금 생각하면 미안하고 염치없기가 그지 없지만 그때는 당연히 친구의 친구면 나도 친구가 될 수 있겠지 하는 아니한 생각과 급한대로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약간의 무대뽀 정신으로 무장한 채 그 고시원으로 들어갔다.
어색하게 인사후 사정을 얘기하고 어영부영 밥 한끼 사며, 기숙사가 있는 회사에 취직할때 까지만 신세를 지기로 약속을 했다. 그 친구는 고맙게도 그때 까지 지내는걸 승락을 했다. 그때 부터 동거는 시작되고, 좁은 고시원 방안에 사내놈 세명이 붙어 사니 온갖 홀아비 냄새가 진동을 했다.
그러던 어느날 친구들의 아지트가 된 그 방에 사내놈 여럿이 모여 놀고 있는 사이 그 친구가 다니던 회사누나가 찾아 온다는 것이였다. 그 좁은 고시원 방에 뭐 볼게 있다고 찾아오는지 조금 의아 했지만 이성이 찾아온다는 건 꽤나 설레이는 기분이였다. 고맙게도 양손에 햄버거 세트를 들고 찾아온 그 누님은 햄버거를 먹으라며 건내주고 그 친구와 이것저것 얘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고 있는 사이 누나와 친구의 분위기는 사내들 끼리의 느낌과는 다르게 꽁냥꽁냥 해지는 것을 느꼈다. 눈치밥만 십년 넘게 먹은 나로서는 지금 자리를 비켜주지 않는 다면 취직 할 때까지는 커녕 당장에 쫒겨 날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다른 친구들은 그런걸 모르는채 신나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이래선 안될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가 쏠테니 우리 pc방이나 가자"
그렇게 나머지 친구들을 설득해서 방주인 친구와 그 누님만을 남겨 둔채 우리들은 pc방으로 향했다. 한참 열심히 게임을 하고 어느덧 두 시간이 지났다. 이제 그만 하면 되겠지 생각하며 계산을 하고 방으로 돌아갔다.
이미 그 누님은 돌아가고 친구만 덩그라니 남아 어색한 미소로 맞아주었다. 뭔가 이질적이고 어색한 느낌이 들었지만 애써 외면하고 방에 드러누워 티비를 보고 있었다. 남아있던 친구는 샤워를 하러 간다며 샤워를 하러 가고 잠시후에 돌아온 친구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샤워 하려고 팬티를 벗는데 팬티가 돌아가 있더라"
이제 결혼까지 해버려서 평생 직접 물을수는 없지만 여기서라도 한번 묻고 싶다.
"친구야! 그때 팬티는 왜 돌아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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