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2/23 01:08:15
Name 그래요
Subject [일반] 그 날 홍대입구역에서(3)
그 사람을 오랜만에 만난다는 생각에
그저 들뜬 마음으로
한강 한가운데에 있는,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저녁을 먹자고 제안했다.
여자친구는 괜찮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7시에 우리는 그 카페에서 만났고,
아무 일도 일어난 적 없었던 것처럼
저녁을 맛있게 먹으며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었다.
무척 기분이 좋았고
어제의 일은 잊어도 되는 일인 듯 했다.

그렇지만 밥을 다 먹고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난 뒤에
갑자기 그 사람은
- 있잖아. 어제 일과 오늘 OO씨와의 전화로 곰곰이 생각해봤었어.
라는 운을 띄웠다.

이렇게 갑작스레 띄운 운에 뒤이은 말들은
좋은 의미가 담겨 있은 적이 없었다.
다음 말을 기다리며
순간적으로 마음을 잡기 시작했고,
슬퍼지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 어? 우리 그 얘기 해결된 게 아니었어?

짐짓 그 일은 끝난 척 했지만

- 어제 있잖아. 나도 홍대입구역에 갔었어.
   휴대전화를 잃어버리고선 나도 얼마나 당황했었는지 몰라.
   OO씨에게 어떻게 연락해야 하나. 친구 번호도 못 외우고 있는데.
   OO씨가 홍대입구역에 나올까? 난 나올거라 생각했어. OO씨이니깐.
   내가 그 클럽에 자주 간다고 말했었지?
   클럽 사장님과 아는 사이여서 노래를 부르러 가거나
   밴드 공연을 보러 갈 때가 있다고 말이야.
- 응, 그랬었지. 근데 그게 왜?
- 차를 가져가면 주차하기 쉽지 않고 주차비도 많이 나오고.
   게다가 OO씨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으니까
   차는 회사에 두고 지하철 타고 홍대입구역으로 갔어.
   과연 우리가 만날 수 있을까 나 되게 기대하기도 했어.
   휴대전화로 연락하지 않았어도 만난다면
   우리 정말 신기하겠다. 인연이겠다. 이런 생각도 했어.
   10분 정도 늦게 도착했는데,
   어느 출구에서 만나기로 한 건 정하지 않았으니까
   홍대로 나가는 출구인 9번 출구로 먼저 나갔어.

전화통화로는 전혀 하지 않았던 얘기여서 놀랐다.

- 정말? 나도 9번 출구에 있었는데?
- 9번 출구에서 기다렸는데 없는 거야.
  그래도 오겠지 하고 추운 날씨지만 기다렸어.
  그런데 안 오니까 어떻게 해야하나 싶었어.
  분명 왔을텐데. 안 왔을 리 없을텐데 싶었어.

그 사람은 어떻게 했을까...

- 출구를 정하지 않은 거니까 다른 출구에 있나 싶어서 다른 출구들을 돌아다녔어.
   OO씨는 꼭 왔을테니까.
   홍대입구역을 내가 잘 알고 있으니까 돌아다니며 OO씨가 없나 찾아봤어.
   그래도 없었어.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나는 역무원이 근무하고 있는 센터로 들어갔어.

나는 그러지 못했다.

- 역무원에게 죄송하지만 약속한 사람을 못 만났고 핸드폰을 잃어버렸는데
   혹시 방송 같은 걸 할 수 있냐고 물었어. 안 된대.
   아니면 카톡 좀 해볼 수 있게 폰 빌릴 수 있냐고 물었어. 안 된대.
   방법이 없었어. 홍대입구역을 내가 잘 알고 있는데 OO씨는 보이지도 않고.
   OO씨는 안 나온 걸까. 내가 카톡을 보내지 않아서 홍대입구역에 나오지 않은 걸까.
   나왔을 텐데. 나 다시 9번 출구로 갔어.
   30분 더 기다리다가 나오지 않았나보다 하고 집으로 돌아왔어.
   날씨가 추웠는데 내가 되게 처량하게 느껴진 거야.
   OO씨가 약속을 안 지킬 사람이 아닌데. 내가 연락 안 했어도 나왔을 텐데.
   안 나온 걸까. 왜 안 나왔을까. 난 OO씨가 반드시 올 거라고 믿고 온 건데.
   너무 슬퍼졌어. 잠도 잘 못 잤어.

그러니까 서로 엇갈렸다.

내가 9번 출구 밖에서 추워서 뒤뚱거리며 주변을 배회할 때
그 사람은 출구 밖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내가 출구 아래로 내려갈 때
9번 출구를 오가는 사람이 워낙 많아서
그 사람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여러 출구를 돌아다니며
나를 찾으러 다닐 때
나는 앉아서 휴대전화만 뚫어져라 보며
연락만 기다리고 있었다.

영화에서 남녀 주인공이 같은 장소에서
다른 곳을 보며 이동하느라
서로를 발견하지 못한 장면을 보면
유치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 유치하다고 생각한 일이
실제로 나에게 일어났던 것이다.
기가 차면서도 안타까웠다.

그리고 무언가에 한대 맞은 것처럼 머리가 멍해졌고
마음이 아려왔다.

- 정말 역무원에게까지 갔었어?
- OO씨가 왔을 거라고 확신했으니까
  역내에 뭔가 할 수 있는게 없을까 싶어서 들어갔지.
  그랬는데 OO씨 전화가 회사로 온 거야.
  사실 나 OO씨가 근무하는 회사 이름이 기억 안 나서 회사로 전화하지도 못했어.
  난 반가우면서도 전화하기 두려웠어. 이 사람이 뭐라고 말할까 싶어서.
  그랬는데 OO씨 목소리가 밝은 거야.
  난 그렇게 추운 날 고생해서 역에서 기다렸었는데.
  이 사람은 어떻게 이렇게 목소리가 밝을 수가 있을까.
  그런데 OO씨가 홍대입구역에 왔었단 얘기를 듣고 기뻤어.
  나와의 약속을 믿고 나온 거니까.
  근데 내가 홍대입구역을 잘 알고 있어서 돌아다녔는데
  OO씨를 보지 못했었단 말이야.
  어디에 있었을까 생각하는 찰나에
  나한테 쏘아붙이는 거야.
  나는... 나는... 얼마나 OO씨를 생각했었는데...
  따뜻한 위로의 말과 다정한 목소리를 바랐는데....

그녀가 울기 시작했다.
나도 울컥했다.

- 그건.. 내가 그런 사실을 몰랐었던 거잖아. 알았다면 절대 그렇게 말 안했지.
  내가 쏘아붙이듯이 얘기한 것 정말 미안해.
  날 찾으러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을 줄은 몰랐었어.
- 난.. OO씨를 믿고 있었는데.. OO씨는 나를 믿지 못했던 거였어..
- 아니야. 전화로 얘기했던 것처럼 나도 OO씨를 얼마나 걱정했었는데.
   미안해 정말 미안해. 미안해 OO씨.

그리고 잠깐 침묵이 이어졌고.

- OO씨. 그래서 내가 OO씨와 통화한 뒤 슬프지만 곰곰이 생각했어.
  아, 이 사람. 나를 좋아한다고 하지만, 나를 완전히 믿고 있는 사람은 아니구나.
  내가 이 사람과 계속 만날 수 있을까. 만나더라도 이 일이 계속 생각나지 않을까.
  계속 고민해봤는데. OO씨를 마음 편하게 만날 자신이 없다는 결론이 나더라.
  OO씨.. 미안한데.. 우리 잠깐 시간 좀 갖자.

시간을 가지자는 건,
짧은 내 경험상으론
헤어지기 전 완충할 수 있는 시간을 두자는 거다.
그녀가 너무 좋았으므로
나는 매달렸다.

- OO씨. 나는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었다구.
   핸드폰을 잃어버린 걸까. 아니면 혹시 사고라도 난 걸까.
   그래도 계속 기다렸었다고. 어떻게든 연락이 오지 않을까.
   주선자와 친구를 통해서 연락이 오지 않을까.
   이 사람은 어떻게든지 연락이라도 할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야.
- ..그럼 OO씨 어디에 있었던 거야?
- 나는 역벤치에 앉아서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어.
  계속 휴대전화만 바라보면서 연락을 기다렸어.
- 벤치에 앉은 사람들도 봤었는데 OO씨는 보이지도 않았어.

내가 고개를 숙이고 자세를 움츠려서 휴대전화로 인터넷 했던 게 떠올랐다.
홍대입구 역내도 잘 아는 그녀라면 벤치 위치도 다 알고 있었겠지.
그렇지만 고개 숙인 뒷모습의 나를 발견하진 못했었던 것 같다.

- 그렇다 할지라도 OO씨, 아니야.
   우리가 소개팅 처음 만났을 때 내가 말했듯이
   난 불편한 사람과는 같이 있지를 못해.
   나 OO씨가 불편해졌어.
   아무래도 우리 시간 좀 갖자.

앞으로 그녀를 보지 못한다 생각하니
울음이 나왔다.
더 매달렸다.

- 미안해... 내가 좀 더 OO씨를 믿고 생각하고 행동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어. 미안해.
  시간 갖지는 말자. 내가 앞으로 더 잘할게.
- OO씨 미안해. 안되겠어. 우리 시간을 좀 가져야 할 것 같아.
  연락도 좀 불편할 것 같아. 생각이 정리되면 내가 먼저 연락할게.

그렇게 말하고 그 사람은 밖으로 나갔다.
그 뒷모습이 내가 볼 수 있었던 그 사람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연락은 오지 않았고, 내 카톡에도 더 이상 대답이 없었다.

나는 왜. 그 사람을 더 믿지 못했을까.
그 사람이 왔을 거라고 믿고
좀 더 적극적으로 찾으러 돌아다녔다면
헤어지는 상황까지 오지 않았을텐데
지난번 연애에서 여자가 나를 속이고 다른 남자를 만났던 게 대체 뭐라고.
지금의 연애만 생각하면 됐는데. 그 사람은 전 여자친구가 아닌데.

완전히 믿고 배신 당하는 것과
적당히 믿다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것 중
후자가 더욱 슬프고 후회되는 일임을 겪어서
그 사람 덕분에
이제는 만나는 사람이 누구든
무슨 일이 있어도 상대방을 믿기로 했다.

다시 이런 느낌의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처음 만났을 때 들었던
그 사람의 목소리는
귓가에서 여전히 맴돌아서
잊혀지지가 않는다.

연애의 아픔은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하지만
아물지 않는 상처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여전히 상처가 남아 있어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쓰라렵기만 하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갈매기
16/02/23 02:04
수정 아이콘
전에 상처때문에 버림받을까봐 두려웠을뿐
당신을 믿지 못한 것이 아니다..라고 자신의 상처를 솔직히
내보이셨다면 어땠을까요..

연애는 정말 어렵네요ㅡ
그래요
16/02/23 02:20
수정 아이콘
그 말을 하진 못했었는데 했었어도
단호하게 시간 갖자 말했던 모습을 생각해보면
마음을 돌리지 못했을 것 같아요
MoveCrowd
16/02/23 02:06
수정 아이콘
애초에 100프로의 믿음 같은게 있을까요?
아니, 완벽한 믿음이라는건 어떤거죠?
개인적으로는 여성분의
'나를 완전히 믿고 있는 사람은 아니구나'
이 부분이 너무 비호감이네요.

저는 반대로 생각해 봅니다.
그런 말을 해주지 않았다고 해서 그 사람에 대해 서운해진다는 것은 당사자 역시 그 사람을 믿지 못하는겁니다.
가끔 우리는 본심과 말이 다를 때, 더 과장될 때도 있잖아요. 그 사람이 설령 나를 아프게 하는 말을 하더라도 진심은 아닐꺼라는 믿음.

소개팅 상대방이 너무 예민하고 오히려 믿음이 부족한거죠.
애초에 본인이 핸드폰도 잃어버리고 연락할 곳도 하나도 모르는 상황을 자초한건데.
믿음을 주기 힘든 상황에 몰아넣고 넌 완벽히 믿지않아, 평가하는 사람. 제 기준에서는 만나기 싫습니다.


남의 믿음을 평가하다보면 다 아닌 것 처럼 보입니다.
남을 보기 전에, '나는 믿는가'를 먼저 보는게 순리라고 생각해요.

사랑 이전에, 사람대 사람 사이에서 '너는 xx해야해'라는 말만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정작 자신은 돌아보지 못하구요.

너무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글 속에서는 글 쓰신 분이 더 좋은 사람이라고봐요.
그래요
16/02/23 02:22
수정 아이콘
Movecrowd님과 같은 관점에서는 생각하지 못했었네요
긴 위로 글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제가 그 사람을 믿지 못한 것도 사실이니까
이 부분이 아쉽고 안타깝더라구요
제가 이 부분에 대해선 그 사람에게 할 말도 없구요
레몬사탕
16/02/23 02:13
수정 아이콘
https://youtu.be/e-ijD7kdTs4
짙은 - 잘지내자 , 우리

문득 이노래가 생각나네요.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그래요
16/02/23 02:26
수정 아이콘
인디노래 좋아해서 여러 노래 듣다가
짙은 이 노래를 우연히 접했었어요.
가사가 넘 와닿아서
듣기 버겁더군요 ^^;;
16/02/23 07:58
수정 아이콘
아쉽네요..

사람들은 강자에게 관대하고 약자에게 엄격합니다.
글쓴님이 상대방을 믿었다고 걱정했던 것이라고 얘기한 순간 글쓴님이 상대방에게 맞추려 한다는 의도가 무의식 속에서 전해지고.. 상대는 그럴 경우 엄격하게 글쓴님의 행동과 말 사이에 일치되지 않는 부분을 파고들어 자기의 감정을 정당화했을 겁니다.

오히려 내가 널 어떻게 믿냐. 내가 그렇게 사람을 쉽게 믿는 사람이었다면 믿는 사람이 엄청 많을 것이다. 넌 내가 믿는 수많은 사람 중 하나가 되고싶은지, 아니면 완전히 믿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시간을 공유하면서 남들보다는 더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지 말해라.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을 통해 내가 너를 더 믿을 수 있게 너가 날 바꿔라. 이런 식으로 스스로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방식으로 말씀하셨다면 상대방은 글쓴님에게 관대한 논리를 짜 자기가 잘못한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끔 됐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잘못하신 것도 없고 너무 당연하게 행동했을 뿐인데 아쉬운 결과가 생기고 그 아쉬움이 글에도 담겨있어서.. 저도 아쉬운 마음에 댓글남겨 봅니다.
기네스북
16/02/23 08:06
수정 아이콘
댓글을 추천하고 싶네요.

글쓴이님/캇카님 감사합니다.
순해져라순두유
16/02/23 08:11
수정 아이콘
어휴 차라리 잘된거같은데요?
함께 오랜시간을 보내면서 쌓아가는것이 믿음인데요 무슨 사이비종교도 아니고 말이죠
게다가 너무 본인 신념이 확고해서 서로 맞춰갈 여지도 별로 없을것 같네요
글쓴분 잘못하신거 없어요 금방 털어버리시고 더 좋은 분 만나실수 있을거에요
유리한
16/02/23 08:36
수정 아이콘
그 분, 홍대입구역에 오셨던건 사실인가요?
왠지 찝찝함이 남는데..
그곳에 있지 않았거나 자기 합리화를 하고있거나.. 둘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forangel
16/02/23 09:13
수정 아이콘
여자분 대체 뭐라는건지?
자신의 실수(핸드폰 분실)로 인해 벌어진 일들에 대해
자신의 잘못이 아님을 정당화 시키는 합리화가 망상수준까지
뻗히네요.

자신이 핸드폰을 잃어버린것이 첫번째 잘못이고,연인의 전화번호 하나 외우지 못한
자신의 문제는 생각지 않고 믿음과는 하등상관없는 엇갈림을 무슨 인연이니 믿음이니
뭐니 하면서 헤어지자니.
애초에 자신은 연인의 전화번호조차 모를 정도면서 믿음이 어쩌고 저쩌고...
남탓도 적당히 해야죠...
리니시아
16/02/23 09:14
수정 아이콘
음.. 전 이런상황 굉장히 싫어합니다.
'너가 날 사랑하면 이래야 한다' '너가 날 믿으면 이래야 한다'
다 주관적인 생각일 뿐이죠.
상대방을 못믿어서 따뜻한 말을 못한게 아니라 2시간 넘게 기다린거 자체가 힘들기 때문에 따뜻하게 이야기 할 수 없는거잖아요.
'난 널 믿지만 너는 날 제대로 못믿는거 같다'
걍 생각만 해도 어지럽네요.
흐르는 물
16/02/23 09:44
수정 아이콘
?????
니콜라스 케이지 사진을 올리고 싶은 심정이네요.
여자분이 뭐라고 해도 납득이 안가네요
포핀스
16/02/23 10:45
수정 아이콘
전 여자분 이해되는데요.. 글쓴분 마음에도 물론 엄청 공감하고요.
휴대폰 분실하고 연락 못해준 건 참 미안한 일이지만 그걸 약속을 안 지킨 거라고 말할 수 있나요? 약속시간에 약속장소에 갔고, 상대방을 찾기 위해 충분히 노력을 했는데요. 딱히 여자분이 글쓴분을 탓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니가 감히 나를 탓하고 화를 내? 너 못만나겠어! 이런 느낌은 아닌 것 같아요. 딴말이지만 저도 얼마전에 휴대폰이 고장났는데 혼자 살아서 누구에게 연락할 방법도 없고 앞이 깜깜하더라구요.
이 일 자체는 사소할 지 몰라도.. 아주 사소한 것이 한 사람에 대한 인상과 느낌을 확 바꿔버리기도 해요.
그래도 그래요님이 잘못한 건 하나도 없어요... 그냥 어떤 타이밍이 안 맞았다고 생각해요. 기운내시고, 또 이 경험 때문에 다음 사람을 무조건적으로 믿어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전남친 전여친 트라우마' 이거 연애에 있어서 굉장히 안 좋은 것 같아요..
존 맥러플린
16/02/23 14:10
수정 아이콘
이런 일을 사소하게 생각하는 것 부터가 이해가 안됩니다
포핀스
16/02/23 16:50
수정 아이콘
저는 남자 입장에서 사소한 문제라고 쓴 거에요. 한 쪽 잘못으로 약속이 엇갈렸고 다른 한 쪽이 화를 낸다는 건 사실 흔한 일이니까요.
누구도날막지모텔
16/02/23 10:50
수정 아이콘
아침부터 암걸리겠네요. 본인의 패를 숨겨놓고 저울질하는 저런 행동 정말 싫습니다.
그래놓고서는 패를 먼저 꺼내보인 상대에게 일방적인 이해를 바래놓고서는 저게 무슨..
해피팡팡
16/02/23 11:14
수정 아이콘
아침부터 암걸리겠네요 222
남자분이 지극히 정상인 범주인것 같고 여자분이 좀 특이하신것 같네요 안좋은 쪽으로..
16/02/23 11:40
수정 아이콘
개인적 기준으로는 해피엔딩이네요.
이상해요 그 사람.
근성러너
16/02/23 12:38
수정 아이콘
와.. 이런반전이
존 맥러플린
16/02/23 13:04
수정 아이콘
1. 일단 10분 늦었다.
2. 핸드폰 잃어버려놓고 연락도 없다.
3. 같은 장소에 있었는데 약속장소에서 30분동안을 가만히 있다가 집에 갔다.
4. 그 후로 먼저 연락한게 아니고 회사까지 연락을 해서 알았다.(일단 이게 제일 크네요)
5. 그래놓고 자기한테 뭐라해서 슬프다고 한다. 왜 못 믿냐니.

내가 반대 입장이었으면 그 담부터 데이트 한 5번은 얼굴도 못 들고 밥샀을텐데 픽션이 아니라는 가정 하에 정말 강적을 만나셨네요.
못 믿었다니, 오히려 욕을 안한게 보살 인증입니다.
그 여자가 그렇게 한 이유는 더 만나기 싫으니까 약속 한번 파토내고 걍 흐지부지 시켜서 쫑내자 말고는 모르겠네요
그래요
16/02/23 14:24
수정 아이콘
연인간의 갑을관계가 형성되었던 것도 크지 않았나 생각해요.
제가 더 좋아했던 거죠.
그리고 그 사람은 저를 그렇게 좋아한 건 아니었었구요.
일일이 답변을 못드려서 죄송하지만 ^^;
격려와 위로의 말씀들 모두 감사합니다 ^^
-안군-
16/02/23 14:32
수정 아이콘
아하하.. 눈물이 납니다.. ㅠㅠ
제 생각을 얘기하자면, 저 여자분이 그래요님을 멀리한 이유는, 자기 입으로 말한 그 이유가 아닐겁니다.
그럴듯한 핑계를 만들어 냈을 뿐이죠. 어차피 말로 설득할 수 있는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래요님은 아무 잘못이 없어요.
그래요
16/02/23 14:37
수정 아이콘
더이상 만나기 싫어서 그랬던 걸까요?
안군님 말대로 제가 무슨 말을 하든 말로 설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느꼈었어요.
존 맥러플린
16/02/23 14:48
수정 아이콘
떨굴라는데 안떨어지니까 더 나쁜 사람 되긴 싫었던 겁니다. 담엔 예의있는 사람 만나시길 바랍니다
글자밥청춘
16/02/23 14:35
수정 아이콘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합니다.
믿음을 저런식으로 정의하는 사람은 정신적으로 좀 미성숙하다고 생각해요.
방귀쟁이뿡뿡
16/02/23 15:41
수정 아이콘
저의 어머니가 하신 말씀중에 "인연이면 떼놔도 붙고 인연이 아니라면 갔다 붙여놔도 떨어진다"

보통 첫사랑이 가장 기억에 남는 헤어짐 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도 그렇구요. 않되더군요 그렇게 붙잡고 노력하고 애원했는데도.
다음에 만난 사람은 소개팅 이었습니다. 처음 만나는 자리에 30분을 늦더군요. 와서 한다는 말이 우산을 놓고와서....
정말 그땐 5분만 더 기다리다 않오면 자리를 박차고 나가야지. 했는데 2분을 남겨놓고 왔더랬죠....

그게 벌써 2년이 넘어 결혼까지도 생각하는 여자가 될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하아...

그저 인연이 아니었구나 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만남에 가슴뛰시길 바래 봅니다.흐흐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4480 [일반] 세상은 사실 여러 면에서 좋아지고 있습니다. [100] santacroce14473 16/04/05 14473 36
64478 [일반] 헐리웃 6대 배급사별 10억 달러 흥행 돌파 영화.TXT [23] 비타에듀7985 16/04/05 7985 1
64477 [일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77] The Special One10263 16/04/05 10263 0
64476 [일반] 2NE1..아무래도 해체쪽으로 가는거 같군요.. [128] 다크슈나이더18534 16/04/05 18534 3
64475 [일반] OECD내 중견/대기업 고용 비중 순위 [22] 달과별8378 16/04/05 8378 0
64474 [일반] 출사 : 삼국지 촉서 제갈량전 36 (외전 : 공근) [36] 글곰4418 16/04/05 4418 44
64473 [일반] 1 [85] 삭제됨12160 16/04/05 12160 0
64472 [일반] 새벽, 아침의 문 [3] Demicat3273 16/04/05 3273 9
64471 [일반] [짤평] <주토피아> - 꼭 보여주고 싶은 애니메이션 [59] 마스터충달8004 16/04/05 8004 17
64470 [일반] 스포) 배트맨 V 슈퍼맨 보고 왔습니다. [26] 王天君8254 16/04/05 8254 18
64469 [일반] 스포) 스틸 플라워 보고 왔습니다. 王天君3079 16/04/04 3079 0
64468 [일반] 라스트홈 GV: 박중훈 [7] 王天君4743 16/04/04 4743 8
64467 [일반] [해외축구] 첼시, 콩테 감독 선임 발표...3년 계약(오피셜) [17] OHyes5932 16/04/04 5932 2
64466 [일반] 시작부터 삐그덕거리기시작하는 IOI (아이오아이) [55] naruto0519252 16/04/04 9252 1
64465 [일반] [4.4] 김치찌개의 오늘의 메이저리그(오승환 1이닝 2K 0실점 MLB 데뷔전) [2] 김치찌개3803 16/04/04 3803 0
64464 [일반] 청순소녀 라이벌 '여자친구'VS'러블리즈' [142] wlsak9503 16/04/04 9503 0
64463 [일반]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소중한 조연 [19] 스타슈터4730 16/04/04 4730 15
64462 [일반] '골육종 투병' 쇼트트랙 노진규, 끝내 하늘나라로 [16] 피아니시모5108 16/04/04 5108 0
64461 [일반] [의학] 호흡의 축복과 저주. [11] 토니토니쵸파7220 16/04/04 7220 19
64460 [일반] 인류역사상 최고의 [초천재] 존 폰 노이만 [66] Rated14876 16/04/04 14876 3
64459 [일반] 서울 사람의 대구 라이온즈파크 관람기 [12] 어리버리6491 16/04/04 6491 5
64458 [일반] [프로듀스101] PICK ME 무대 정리 [11] Leeka6294 16/04/04 6294 0
64457 [일반] 인공신경망과 알파고 - 알파고는 사고(思考)하는가? [10] 65C028608 16/04/04 8608 19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