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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2/23 01:22
오 브런치에 연재하시네요. 좋은 글들을 써주는 분들이 많아 그동안 몇몇 분들 즐겨찾기 해두고 즐겁게 글을 읽었었는데...
심리학 관심 많은 사람으로서 전공자분께서 좋은 글을 꾸준히 써주시니 좋네요. 응원합니다!
16/02/23 02:27
글을 읽으며 서론에서 제가 하고 있던 고민이 그대로 적혀 있어서 놀랐습니다.
외국에서 심리학을 졸업하고, 군문제로 한국에 들어온 학..아니 이제 백수입니다. Gre를 볼까, 장사를 할까... 제가 비록 학부를 나왔지만 교수님 밑 연구실에서 2년반 어시스트를 한것이 있어서 주변에서 많이 걱정을 해주더군요. 또 이상하게 군대가 밀려 잉여로운 삶이 앞으로 10개월은 더 펼쳐질거 같지만 지금은 일을 조금씩 배우고 있습니다. 사회심리학 쪽으로 연구를해서 그런지 갑자기 제 이야기를 이렇게 써놓게 되군요. 블로그는 관리하기가 참 힘든거 같던데 20만명이라니 부럽습니다.
16/02/23 10:21
사회심리학을 공부하셨군요
심리학이라는게 오묘해서 당장 취업전선에 나서면 어디에 써야하나 싶긴 한데 분명 살아가다보면 유용하게 활용될 날이 온다고 저는 믿습니다:)
16/02/23 10:42
저도 뭐 하나 보태자면 지금 인공지능의 대세인 딥러닝 (요즘 바둑으로 유명한 알파고가 기반으로 하고있는)이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알고리즘인 Backpropagation algorithm 이라는것이 있습니다. 그것을 처음 고안해낸 사람이 Rumelhart라는 심리학자입니다. 신경망 모형으로 인간의 인지를 모형화 해보겠다는 의도로 시작하다가 만든건데 대박이났죠. 그런데 사실 지금의 인공지능은 컴퓨터과학 쪽에서 주도하고 있습니다. 상자하나 님이 말씀하신것처럼 전세계적 공돌이 갈아넣기를 학계 뿐아니라 구글같은 기업에서 주도하여 엄청난 발전이 있었습니다. 다만 심리학과 입장에서 인지모형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딥러닝과 같은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인간의 인지과정을 나타내는 것과는 좀 상관이 없어져 버려서 방향이 좀 안맞게 되어버렸다고 보입니다. 물론 심리학과, 인지과학 쪽에서도 인공지능 관련해서 연구는 되고 있습니다. 다만 방향이 좀 다르죠 심리학, 인지과학 쪽에서는 어떻게 인지과정이 생겨먹었냐에 관심이 있다면 컴퓨터과학은 어떻게 하면 인간이랑 비슷하거나 더 잘할꺼냐에 더 관심이 있으니까요.
16/02/23 10:12
프로그래밍 비슷한걸 하는 사람이 부분적이나마 첫번째 질문에 답하겠습니다. 인공지능 혹은 에이아이는 과거에는 미친듯이 부정확했고, 정확도를 아주 약간 올리기 위해서는 미친듯한 연산을 했었습니다. 그 동안 꾸준한 발전이 있어서 지금은 속터지도록 부정확하고, 적어도 이번 생애에는 연산이 끝나겠구나 싶은 마음이 드는 알고리즘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작동하는 알고리즘을 짜는 것도 힘들지만, 얼마나 효율적으로 자원을 써서 연산을 끝내느냐의 그 디테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실제 제가 했던 8년전 쯤에 했던 프로젝트였는데, 기존의 알고리즘이 약 100초가 걸렸습니다. 저희 랩에 의뢰가 왔고, 기적의 공돌이 갈아넣기를 5~6개월 시전해서 1초로 줄였습니다 (대략적인 수치입니다.) 그래서 자 우리의 신기술을 보고 경배하라! 라고 말했는데, 그 은행에서 그럼 25초로 해달라고 합니다. 너 바보냐? 라고 거의 말할뻔했는데, 그 분이 말씀하시길, 그 전에 작업했던 사람들의 담당자가 지금 회사의 실세라서 1/100로 줄이면 그사람이 무능해보여서 안된다고 합니다. 속으로 이 뭐 거지같은 심리는 뭐지 했는데, 그 프로젝트를 한번 더 지원해준답니다. 그때 1초로 줄이면 돈을 또 준답니다. 자본주의 앞에 굴복하고 4개월 후에 10초로 줄여주고 또 4개월후에 1초로 줄여줬습니다.
이렇듯 인간의 심리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사실 반대의 경우도 허다합니다. 솔찍히 10퍼센트 정확도 올려주면 진짜 많이 올려준건데, 만족을 못하고 잔금을 안줍니다. 서류에는 내가 하루에 8시간씩 일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거의 14시간씩 했는데 그걸 떼먹으려고 하다니... 그렇게 우리들은 치킨집을 생각하게 되죠.
16/02/23 10:32
클라이언트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제가 일한건 일한게 아닌게 됩니다. 반쯤 농담으로 쓴거긴 한데..
실제 질문의 의도한 바대로 답변도 해드릴께요. ㅠㅠ (뭔가 죄송스럽네요.) 과거의 인공지능은 인간의 심리 이런걸 넣을 여유가 전혀 없었습니다. 너무 많은 인풋을 넣으면 너무 느리거나 정확도가 떨어집니다. 더군다나 심리가 무엇입니까. 형용사들의 향연 아니겠습니까? 이걸 먼저 수치화를 시켜야만 조합을 해서 결과를 도출하는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심리적으로 불안합니다. 그럼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인 저는 얼마나 불안합니까? 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그럼 좀 많이 불안합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오고, 그럼 "좀" 과 "많이" 가 의미하는게 도대체 무엇입니까? 라는 서로 짜증나고 답이 없는 질문들만 오가게 됩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심리학을 인공지능에 넣는게 과거에는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요새는 안그렇습니다. 당연한 소리겠지만 미래의 어떤 현상을 예측하는데는 데이터는 많으면 많을 수록 좋습니다. 이상한건 버리면 그만이거든요. 더군다나 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가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이제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 그 쪽이 일반 연구자들에게 돈이 풍족히 나오는 시장이 아닙니다. 돈 되는 시장들 순서대로 사람들이 쭉 몰릴꺼고, 시간이 지나서 연구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다 발전할거라고 믿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16/02/23 10:43
저도 심리학이 인공지능 개발에 굉장이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심리학자들과 통계학 분석방법 페이퍼를 두 개 썼는데 새로운 생각을 들을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16/02/23 10:47
인간은 지능은 매우 좋지만 하드웨어가 약하기 때문에..
만약 지능도 충분히 좋은 (그리고 하드웨어적으로 당연히 강한) 기계를 만들 수 있다면, 무인자동차, 무인비행기, .. 등등 앞으로 기술발전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거라고 봅니다. 다만 기술의 발전이 곧 인류의 발전이 될 거냐? 는 100% 장담할 수는 없지만요.(일자리 감소라든지..) 하지만 계속 전진해가야겠죠.
16/02/23 10:31
두 번째 질문에 답해보자면,
그럴싸하게 만드는게 무척 쉬워서 개인이 심심풀이로 만들어 공유해도 이상할 것이 없어 보입니다 혹시 전문적으로 만들어 배포하는 공급자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덧붙이면 보통 심리테스트들을 보면 자격이 미달되는 것도 많지만 간혹 실제 심리학 연구에서 활용되는 성격척도들도 눈에 띄더군요 예를 들어 love attitude scale 이라고, 사랑 유형을 측정하는 건데 인터넷에서 종종 보았던 척도입니다
16/02/23 10:33
감사합니다. 솔직히 그런 거 만들어서 배포하는 것, 심리학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강화한다고 보기 때문에 좋지 않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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