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라이의 딸 (Die Tochter des Samurai), 1937년작
독일감독 아놀드 판크(Arnold Fanck)와 일본감독 이타미 만사쿠(尹丹萬作)의 공동작품입니다.
당시 독일 유명배우와 일본의 유명배우들이 출연하였고, 주로 일본에서 촬영되었다는군요.
독일과 일본에서 같이 상영되고, 흥행도 나쁘지 않았다고 합니다.
줄거리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야마토 테루오는 독일에서 6년간의 유학을 마치고 일본에 돌아오는데, 약혼이 되어 있던 여인과 결혼하기를 거부하고 귀국길에서 만난 독일여성과 결혼하고 싶다는 엄포를 내놓습니다. 이에 가족은 뒤집어지고, 어떻게 외국여자랑 결혼하냐는 둥의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정작 독일여성 게르다 슈톰은 야마토에게 그가 일본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전통을 지켜야 한다면서 가족의 말을 들으라고 설득합니다. (아니...그럼 야마토는 무슨 깡으로 여자가 맘에도 없는 결혼 엄포를...)
그리하여 야마토는 결국 약혼자 미츠코와 화해를 하고 결혼에도 성공해서 신천지 만주에 가서 잘 먹고 잘 살았다는 이야기로 끝납니다.
이 영화의 정치적 목적은 노골적이고 분명합니다.
독일관객에게는 일본인의 인종적 순수성, 문화적 순수성을 본받으라고 선전하는 영화이고
일본관객에게는 만주 신천지를 찾아 떠나라고 선전하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일본판 제목 자체가 그 의도를 보여주고 있죠.
(일본어로는 新しき土라는 제목으로 개봉했습니다....)
그나저나 이 당시, 독일과 일본 사이에 이 정도의 민간교류가 있었다는 게 흥미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