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붉은 구름이 무락모락 피어나던 여름날, 공부방을 가기위해 책가방을 꾸리고 있었다. 어제 저녁 나는 자랑스러웠다. 심부름으로 2km 거리에 있는 소형마트에서 아이스크림 10개를 사왔기 때문이다. 나는 스스로에게 뿌듯함을 즐기려고 '비비빅'을 그자리에서 2개나 먹어버렸다. 잠을 자기전 허전한 느낌에 몰래 하나 더 꺼내 먹으며 '역시 팥이 최고야, 그런게 팥죽은 왜 그렇게 맛이 없을까?'라고 생각했다.
집 밖을 나서면서 아스팔트가 습기와 만나 풍기는 시큼한 자연의 향기가 느껴졌다. 동시에 우산을 챙길 수 있어 다행이 었지만, 공부방까지 가는 도중에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특유의 비냄새가 한층 두꺼워지다 다시 가벼워질 쯤, 내 척수는 단호하게 응급 방귀를 내보냈다. 허나 나는 미처 깨닫지 못했다. 그놈은 설사방귀(일반적인 방귀를 빙자한 물폭탄형 설사)였고, 걷는 동안 팬티와 엉덩이 사이의 마찰이 매우 불쾌했다. 하지만 대책없이 공부방을 가야만 했다.
다른 친구들을 기다리면서 설사방귀의 불쾌함이 공기중으로 퍼지고 있었음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어느 초등학생이 '내가 똥쌈'이라고 자수하겠는가? 나는 머리를 굴려야만 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한명이 온몸이 거의 다 젖을 정도로 비를 쫄딱 맞고 온 것이다. 선생님께서 수건을 내어주시고 조금 닦고 수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그녀석이 나의 설사방귀를 포착하고 말았다. '나이스데이야 어디서 시큼한 냄새 나지않아?' 순간 나는 당황했지만 '아 그거 너가 비 맞아서 그래, 비냄새야'라고 둘러대며, 친구에게 다가가 냄새를 맡으며 아닌척을 했다. 아무렇지 않게 수긍을 해버린 그놈 때문에 나는 안심하고 수업 도중에 두번이나 더 척수반사를 할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초등학생이었던 내게 108번뇌를 시험하게 했다. 이미 지릴대로 지려버렸던 탓에 팬티와 엉덩이 골을 지나 허벅지까지 흘러버린 설사를 감당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직장과 항문은 '니가 비비빅 3개나 먹었으니까 마땅한거야'라며 대략 20걸음마다 상향된 설사방귀로 나를 꾸짖었다. 300미터 쯤 남은 길목에서 어느새 건더기가 팬티를 뚫고 바지로 흡착되고 있었다. 오르막길이 남은 초등학생은 안간힘으로 버텨보지만, 그저 빗소리에 똥싸는 소리가 묻히기를 바라며 척수의 뜻을 따랐다.
집으로 돌아온 어린 아이는 갈아입을 팬티조차 무시하고 빨래를 해야만 했다. 지려버린 바지를 벗는 것도, 더욱이 팬티의 묵직함을 견디는 것도 나의 몫이었다. 샤워기로 팬티에 물을 뿌렸지만, 손으로 건더기를 훔쳐야만 했다. 급한 불을 끄고나서, 내 엉덩이를 보살펴줄 차례였다. 그 순간 나는 매우 흠칫하고 말았다. 초등학생 수준에서는 팬티에 똥을 지리면 건더기가 모두 팬티에 묻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에, 내 엉덩이에는 건더기가 없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다시 한번 묵직함을 느껴야 했고, 그렇게까지 항문을 쓰다듬어 본 적은 없었다.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이었지만, 나는 그날 저녁 허전함을 느끼며 다시 비비비빅을 먹고 잠들었다.
p.s 안타깝지만 저는 성인이 되고 난 뒤에도 똥을 지려본 적이 많습니다. 특히나 설사방귀의 형태가 빈번했습니다.
한번은 약속에 늦을 까봐 마려워도 참고 준비를 했습니다. 그러다 신발을 신기위해 잠깐 허리를 숙이는 순간 척수반사가 일어났습니다. 저는 결국 약속을 미뤄야했고, 그 이유를 '똥을 지려서'라고 말하고 상당기간 놀림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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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씩 방구 심하게 뀐 날 샤워할때 팬티 벗어보면 약간 누리끼리한게 팬티에 묻어 있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그래서 내린 결론이 방구는 완전무결한 가스형태가 아니라 가스+분말 형태로 분출 되는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원래 옷 벗어놓으면 세탁바구니에 휙 집어넣지만
이런 경우에는 마누라 보기에 부끄러우니까 얼른 세탁기에 집에 넣곤 하지요
다행히 아직까지는 안걸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