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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3/10 06:41:10
Name 절름발이이리
Subject [일반] K팝스타2를 보며
개인적으로 국내 최고의 오디션 프로그램이라 생각하는 K팝스타2의 애청자로써, 3주간에 걸쳐 펼쳐졌단 TOP10 경연은 아쉬움이 많았다.
참가자들의 수준이나, 음향에 대한 아쉬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으나, 그 보다 더 컸던 것은 방식에 대한 아쉬움 이었다.

지난 3주간 K팝스타2의 생방 경연방식은 다음과 같았다.

- 2팀씩 라이벌 경연을 펼친다.
- 심사위원 3인의 다수결로 2팀중 1팀을 합격시킨다.
- 합격하지 못한 팀 중, 시청자 투표 상위권의 팀이 합격된다.

이 룰이 뜻 하는 바는 명백하다.

1. 심사위원이 인정한 무대를 펼친 참가자는 반드시 붙이겠다.
2. 무대에 집중도를 높이겠다.

1번은, 사실 K팝스타1 때도 어느 정도 시사되었던 부분이다.
60%라는, 다른 오디션에 비하면 가공할만한 비중이 심사위원 점수로 부여되었었기 때문이다.

물론 결과적으로 참가자들의 획득 점수의 변폭이 미미했던 관계로, 생각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K팝스타의 본질을 가장 잘 설명한 부분이기도 했다.
결국 이 무대는 YG, JYP, SM이라는 3대 기획사의 작품이며, (일정 포션 이상은) 그들의 비즈니스를 엔터테인먼트로 풀어낸 리얼버라이어티라는 것이다.
K팝스타를 SBS에 건의했고 사실상 만들어낸 YG는, K팝스타 이전에 프로듀서로써 그의 최고 히트작이라 할 수 있는 빅뱅의 멤버 구성과정을 방송화했던 바 있다.
슈스케2를 필두로 오디션 열풍이 뒤흔든 가요계에서, YG는 SWOT분석을 했건 본능적 감으로 행동했건 일류 기획사가 해야할 적절한 대처를 하였다.

나는 이러한 일련의 의도에 아무런 거부감이 없으며, 오히려 그 것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완전히 가다듬어지지 않은, 그러나 찬란한 원석을 최고의 기획자들이 발견하고 다듬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기존 오디션과는 분명히 다른 맛이다.
가타부타한 설명을 빼더라도, 결과적으로 2012년 최고의 신인 이하이가 탄생하지 않았나.
같은 맥락에서, 신지훈이나 방예담도 기대하고 있다.

비록 좀 더 강화되었다고는 해도, 나는 1번의 의도 자체에는 큰 불만이 없다.

2번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중요한 포인트이다.
무대에 집중도를 높이는 것은, 무대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필연적이다.
설령 대단한 가창이 아니더라도, 감동할 준비를 하고 몰입하여 음악을 들을 때 청자는 좀 더 쉬이 감동할 수 있다.
아마추어들을 데리고 무대를 꾸려야 하는 입장이니, 몰입을 구성하는 것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재미를 구성하는 것과도 같다.
통상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경쟁이라는 형태를 띈 구성이 그 몰입을 구성해왔다.

K팝스타2는 그것을 라이벌전이라는 더 독한 경쟁 구도로 풀어나가고자 한 것 같다.
두 무대를 비교해, 붙는 팀과 떨어지는 팀이가 갈리는 방식이니 집중하여 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슈스케등을 돌이켜 보아도, 라이벌 미션 때 명무대들이 쏟아졌던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분명 그들이 잘했고, 보정도 빵빵히 해주었지만은, 그 이상으로 우리는 곡을 들을 자세가 되어있었다.
한명은 붙고, 한명은 떨어진다는 그 절박함 때문에 말이다. (물론 슈스케는 이래놓고 다시 붙이는 짓을 하도 반복해, 점차 긴장감이 사라졌다)

그래서 K팝스타2의 무대는 좀 더 몰입이 가능하게 되었다.
좋은 의도와, 좋은 의도가 만났으니 그 결과는 참으로 좋지 아니한가.

좋지 아니했다. 내가 보기엔 그렇다.

우선은 라이벌 전 자체는 긴장감이 맴돌았는데, 평가가 긴장감이 없어졌다.
3명이 순서대로 선택을 하는 와중에 앞선 두명이 1팀을 택하면, 볼 것도 없어진다.
그것 까진 괜찮은데, 심사평을 통해 어느 정도 누구를 택할지 감이 잡히게 되어버리는 문제가 더 크다.
하물며 박진영은 표정으로 모든 걸 말하기 때문에, 사실상 한표는 확정이다.
결론적으로 최종 발표가 정말로 궁금한 상황이 나오지 않는다. 그 루즈함이 프로그램의 맥을 흩어 버린다.
다수결이 과연 옳은 것인가 하는 문제도 있다.
물론 투표도 다수결이긴 한데, 3명이란 소수의 인원이 하기엔 너무나도 위험한 방식이다. 아무리 그들이 프로페셔널이더라도 말이다.
물론 예선에서도 그랬다. 하지만 그 때는 상의를 했다. 각자의 의견을 주고 받고, 상대의 의견에 대해 논박도 했다.
하지만 결선은 그게 불가능하다. 박진영 같이 특정한 부분에 꽂히기 십상인 사람을 견제할 장치가 부족하다. 다른 심사위원도 그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냥 점수제로 하는 게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박진영이 "a와 b중 승자는 a입니다"라고 말하는 것 보다, "a는 90점, b는 85점입니다"고 말하는게 훨씬 덜 위험하다.

더 큰 문제는 투표의 잉여화 확률 증가이다.
슈스케식 오디션은 내 투표가 곧 승자를 뽑는데 몹시 높게 관여한다. 와일드 카드나 슈퍼 패스 같은 장치가 있더라도 말이다.
반면 이번 K팝스타2의 방식에서 투표는, 내가 투표한 경연자가 라이벌전에서 패배해야만 의미가 있었다.
라이벌중 1팀에게만 투표해도 사표가 발생할 확률이 5할인데, 복수에게 투표했다면 매우 높은 확률로 잉여화를 경험하게 된다.
이것이 긍정적인 경험일까?
거기에 내 투표가 성공할 확율이 낮다는 것도 문제다.
탑10중 탈락하는 2팀 안에 들지 않도록 하게하는 투표와, 패자조 5명중 2명안에 들도록 하는 투표는 그 확률 차가 현저하다.

이러한 경험과 그로인한 느낌이 투표자들에게 전해지지 않을리 없다고 본다.

결론은 다음과 같다.
아무리 1번의 의도를 가져가더라도, '공정'하다는 느낌을 버릴 순 없다. 그 것을 잃는 시점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은 그들만의 잔치가 되어 버린다.
라이벌제에서 심사위원의 다수결식 판단은 심사위원의 선택에 과도한 무게를 주었다.
문자 투표에 대한 지나친 제약으로, 심사위원과 다른 의도를 지닌 대중은 무력감을 느끼기 십상이다.

이러한 흐름은, 위험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어떤 사람을 뽑겠다는 1번과, 어떤 무대를 구성하겠다는 2를 섣부르게 모두 가져가려다보니 발생한 문제가 아닐까?

라이벌전이건, 심사위원 선택이건, 여러모로 보이스코리아를 벤치마킹한 것 같은 K팝스타2이다.
한편 보이스 코리아의, 아마도 K팝스타2를 겨냥 했다고 생각하는 키즈로의 변주를 보며, 나는 이 두 프로그램이 한국 가요 오디션 프로그램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다만 유감스럽게도 보이스코리아는 아직 스타를 만들어내지 못했는데, K팝스타는 이하이라는 스타를 만들어 냈다.
그것이 결국 K팝스타의 최고의 강점이고,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
(미안한 표현이지만) 어중이 떠중이가 떨어지는 것에 안달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남는 건 한두명이니까.

이하이의 다음을 만들어낼 K팝스타2를 기대해 본다.
오늘 방송 부터 룰이 이제 바뀐다니, 쓸 기회가 지금 밖에 없을 것 같아 끄적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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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오
13/03/10 07:20
수정 아이콘
방청권 응모를 하려고 SBS 홈페이지 가입도 하고 마이피플도 설치하였는데 응답이 없네요...
저 또한 기존 문자투표에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하였는데, 바뀐다고 하니 기대되네요.
신지훈, 악동뮤지션의 결승을 기대합니다!
13/03/10 07:40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제 개인적은 생각으로는 이러한 방식을 초반에 둔것은 나쁘지 않았다고 봅니다.
심사위원이 판단했을때 실력은 있지만 팬층이 형성되지 않아 조기에 떨어지는 사람을 막을 수 있고
패자조에서 문자투표로 시청자들의 참여도 유도할수 있으니깐요.
지난 슈스케같은경우 심사위원의 비중자체가 거의 없다시피해서 좋은 무대를 꾸미고도 조기탈락해버린 볼륨/이지혜같은 케이스를 없애자는 의도겠죠
기존 오디션 방식으로 했다면 이번 케이팝스타는 방예담군이 조기탈락할수도 있었겠죠
절름발이이리
13/03/10 13:02
수정 아이콘
다만 사이트투표결과를 보면, 아마도 방예담은 기존 방식으로도 두번 무대 모두 안정권이었습니다. 심사위원 점수도 좋았을 테구요.
The HUSE
13/03/10 09:18
수정 아이콘
매주 보고는 있는데...
솔직히 프로그램 재미는 있지만,
실력? 혹은 튀는 참가자가 안보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악동도 예선때의 신선함을 느낄 수 없으니...
tannenbaum
13/03/10 09:37
수정 아이콘
임팩트 있는 참가자가 한명도 없다는게 문제죠
혹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너무 익숙해졌거나
헬리제의우울
13/03/10 09:53
수정 아이콘
본문의 주 내용에는 공감하는데
이하이가 이정도로 언급되고 평가받을만한지는 의문이 드네요
2012년 최고의 신인은 에일리라고 생각되고...
13/03/10 10:52
수정 아이콘
이하이는 원투쓰리포로 이정도로 언급되고 평가받을만큼 가치가 상승된건 맞죠...
음원차트에서 어느정도 상위권도 유지했고 1등도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13/03/10 12:58
수정 아이콘
작년 음원순위에 상도 데뷔하자미지 받을만큼 받았고 뭐 충분히 평가받을만 합니다
절름발이이리
13/03/10 13:03
수정 아이콘
능력상으론 단연 에일리겠지만, 성적은 1,2,3,4가 압도적이었습니다.
샨티엔아메이
13/03/10 13:11
수정 아이콘
2012 가온결산 9위 에일리- heaven , 23위 이하이 - 1,2,3,4
사람들이 에일리 heaven 음원으로 엄청뜬건 잘 모르시더라고요.

1,2,3,4 가 늦게나왔다고하면 같은시기에 나온 에일리의 '보여줄게'가 현재 더 높은순위입니다.
13/03/10 14:36
수정 아이콘
에일리는 이하이보다도 나은 이점이 있었죠.
불후의명곡에 나와서 지속적으로 TV에 얼굴을 비치는 것 만으로도 음원 판매량에는 꽤 영향이 갑니다.
이런 부분이 확 뜨지는 못했더라도, 스테디 셀러가 될 수 있는 원인은 충분히 제공했다고 보여지네요.
샨티엔아메이
13/03/10 15:23
수정 아이콘
뭐 그런식으로 따지면 한도끝도 없습니다.
이하이도 오디션프로 출연으로 이미 주목받는상황에서 나온 앨범인데다 소속사빨도 소속사빨인지라
13/03/10 13:59
수정 아이콘
절름님 답지 않은 리플이군요.
작년 이라는 표현을 쓰셨으니 2012년 성적으로 봐야하고 성적상으로 에일리가 월등합니다.
절름발이이리
13/03/10 14:19
수정 아이콘
에일리의 헤븐이나 보여줄래가 스테디 셀러의 성격이 강하다면, 1,2,3,4는 완벽한 해당시기 최고의 곡이었습니다. 신인을 평가함에 있어서 저는 이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다만 저도 에일리의 팬이기도 하고, 에일리가 최고라는 평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은 안들긴 하네요.
13/03/10 14:21
수정 아이콘
이부분은 저도 동감하네요..

1,2,3,4는 2012년 가온차트 수상곡이지만

에일리는 수상곡이 없습니다.
대신 차트에 오랜기간 머물렀죠.. 스터디 샐러처럼..

대신 1,2,3,4는 폭발적으로 한달을 싹 먹었고요..
샨티엔아메이
13/03/10 13:05
수정 아이콘
2012 최고의신인은 에일리에 공감합니다.
이하이에대한 평가는 박지민이 소리소문없이 묻힌거보면 바로 비교되죠.
Manchester United
13/03/10 13:38
수정 아이콘
에일리가 맞다고봅니다.
써니티파니
13/03/10 11:05
수정 아이콘
우승자는 분명 박지민인데!!
이하이가 훨씬 떠버린 이런~
13/03/10 14:00
수정 아이콘
박진영이 이하이를 데려갔다면? 이라고 생각 해보면...
지금의 이하이를 만든건 와이지의 공이 7이상이라고 봅니다.
13/03/10 14:33
수정 아이콘
에일리가 신인이었나요?
작년에 불후의명곡에 나와서 노래부르는거 보고 경력있는 중고신인 정도로 생각했는데...
루키즈
13/03/10 22:58
수정 아이콘
2월 데뷔네요 이제 1년 좀 넘었습니다.
태진아의 기적...인가..?
Smirnoff
13/03/11 10:20
수정 아이콘
은혜갚은 휘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크크
달리자달리자
13/03/11 01:52
수정 아이콘
저는 2012년 신인에 버스커버스커를 꼽습니다. 2집좀 내줘라 범준아.
절름발이이리
13/03/11 09:36
수정 아이콘
벜벜은 2011로 쳐서 말이죠. 만일 2012로 친다면 단연 벜벜이 최고죠.
13/03/11 12:40
수정 아이콘
전 시스템 만족합니다.
3사연습생뽑아가는거니 시청자투표보다는 3사입맛에 맞추는게 당연한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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