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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1/06 14:48:04
Name 눈시BBbr
Subject [일반] 불굴 - 2. 라운드업 작전, 중공군 4차 공세
서부전선에서 반격이 개시됐지만, 중부전선은 아직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후방에 침투한 적을 상대해야 했으니까요. 2사단이 이걸 전담했지만 다른 부대의 참가도 필요했습니다. 이를 맡은 건 3군단, 군단장 유재흥은 3사단과 7사단을 동원해 24일까지 작전을 종료합니다. 여기에 미군이 지휘한 300여명의 국군 특공대도 곳곳에서 적을 상대했고, 채명신의 백골병단 등도 태백산맥에 투입됐죠.

빨치산이 약화되면서 중부전선에서도 반격 준비가 시작됩니다. 리지웨이는 물러날 생각이 없었습니다. 워커 때와는 달리 맥아더에게 전권을 받았고, 후퇴작전을 짠 참모를 짤라버렸던 그였죠.

1월 29일, 울프하운드 작전과 같은 위력수색작전이 시작됩니다. 미 2사단과 24사단의 합동정찰대였죠. 이들은 여주-원주로 진출한 후 지평리까지 정찰을 시도했고, 적의 보급품이 비축된 것으로 판단되는 쌍터널로 진출합니다. 하지만 이 곳은 서부와는 달랐죠. 팽덕회는 주력을 중부에 집중하고 있었거든요.

여기 투입된 중공군 125사단은 정찰대의 퇴로를 차단하고 공격을 가합니다. 미 23연대 3대대와 프랑스 대대가 이들를 구출했지만 많은 피해를 입었죠. 적은 2개 연대를 더 투입해 공격하지만 아군의 폭격에 물러납니다.

이 결과를 토대로 2월 5일, 라운드업 작전이 시작됩니다. '몰이', 즉 포위한다는 것이었죠. 서부의 썬더볼트와는 많은 점에서 달랐습니다. 중부전선은 산이 많았고, 각 부대가 연결돼서 진격하기 힘들었습니다. 작전의 목적도 홍천을 포위해 적을 섬멸한다는 것이었구요.

주공은 국군 3군단이었습니다. 미 2사단은 지평리-횡성 일대의 방어를, 횡성 남독쪽에는 187 공수여단, 평창 남서쪽에는 미 7사단을 배치했고 국군 8, 5사단을 각기 좌우로 투입해 홍천을 포위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돕기 위해 미 2사단과 7사단에서 야포와 차량화보병대를 지원했죠. 동쪽에서는 국군 7, 9사단이 평창, 정선에서 공격하기로 했고 수도사단 역시 강릉까지 진격하라는 명령을 받았죠. 한편 이미 위력수색을 펼친 지평리에 미 23연대를 투입합니다.

8사단장 최영희 준장은 사단이 맡은 정면이 넓고 산세가 험하다는 것을 감안, 예비대를 두지 않고 3개 연대를 모두 투입합니다.

2월 5일 08시, 작전은 개시됩니다.

첫날은 순조로웠습니다. 장병들의 긴장이 풀릴 정도로 적의 저항이 없었기 때문이었죠. 둘째, 셋째 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홍천의 관문인 대삼마치와 감제고지인 오음산을 공격하면서 적의 강력한 방어에 부닥치게 되었죠. 10일까지 공격을 계속했지만 고지 점령에 실패합니다.

더 큰 문제는 우측의 5사단이었습니다. 이들은 첫날부터 북한군의 강력한 방어에 부닥칩니다. 우회 공격을 시도해봤지만 오히려 역습에 밀려났죠. 4일째에야 겨우 적을 격파했고, 계속 진격해 갔습니다. 한편 국군 7사단과 9사단은 평창 북쪽 창동리에서 하진부리까지 진격에 성공했죠. 수도사단도 강릉까지 진격했구요.

이 때 국군이 주공이었던 것은 3차 공세 때 고생한 미군과 임무를 교대한 것으로 보입니다. 거기다 산악지대라 미군의 기동력을 발휘하기 힘들었고 지형에 익숙한 국군이 낫다고 생각한 거겠죠. 문제는 진격이 막힌 상황에서 병력 증원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미군은 이미 방어임무를 맡거나 대대, 연대를 빼서 국군을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횡성에서 방어하고 있던 187공수연대는 다른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빠질 예정이라 새로운 임무를 맡길 수 없었죠. 답은 국군이었습니다.

10군단장 알몬드는 국군 3군단 예비인 3사단을 요청합니다. 3사단은 곧 투입됐고 5사단을 대신해 북한군을 상대, 5사단은 다시 홍천으로 진격했죠.

8일부터 11일까지, 사단장 최영희는 중공군의 강력한 방어와 적이 밀집해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됩니다. 10일이 되면서 8사단은 물론 우측의 3, 5사단도 방어로 전환하기 시작했죠.

그 때 군단장 알몬드는 진격을 독촉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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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전선에서의 반격, 라운드업 작전은 초반엔 성공적으로 진행됐습니다. 많게는 30km까지 진격해 들어갔죠. 이 때까지는 썬더볼트처럼 성공적으로 끝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건 공산군의 유인작전이었습니다. 팽덕회는 중부전선에 13병단의 주력을 집결시켰고, 재편된 9병단을 최대한 빨리 춘천으로 남하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9병단의 상처는 컸고, 일부 부대만 18일에 철원에 도착해 예비대가 될 수 있었죠.

그리고 UN군 사령부는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10일, 미군은 미 8군 정보참모 퍼거슨은 중부전선에 집결하는 중공군을 11만명 정도로 추산합니다. 이들의 목표는 원주에서 충주로 판단했고, 공격개시일은 9병단이 도착하는 15일 정도로 추측했죠.

리지웨이는 이 사실을 알고 미 2사단에 진격 중지를 명령합니다. 문제는... 주공이었던 국군 8사단에는 그런 명령이 없었다는 것이죠. 10군단장 알몬드는 더 나아가 진격을 독촉합니다.

이런 점으로 인해 횡성 전투를 미군이 꾸민 것이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이른바 V 작전이죠. 중공군의 유인전술처럼 국군을 미끼로 던져 중공군에게 돌파당하게 한 후 포위해 큰 타격을 주게 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나중에 나오는 현리 전투에서도 나오는 얘기입니다. 실제 차기 공세가 예상되는데도 알몬드는 계속 압박만 줬죠. 서부전선에서는 중공군의 우회전술에 대비해 돌출을 최대한 막으려 했지만, 이 때 8사단은 너무 돌출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 이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봅니다. 일단 "국군만" 미끼로 줬다고 보기 힘든 것이 당시 진격하던 국군에는 미군 지원부대가 포함돼 있었고, 오히려 국군보다 더 진격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거기다 후방에는 네덜란드 대대가 있었죠. 돌출된 건 8사단만이 아니기도 했죠. 지평리에 있던 미 23연대는 프랑스대대를 증원받긴 했지만 병력이 더 적었고, 역시 돌출돼 있었습니다.

UN군이 "미군에게만" 방어를 준비했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중공군 차기공세를 예측한 게 10일이었고 미 2사단의 진격을 정지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제대로 방어준비를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중공군의 공세는 이 바로 다음날 시작됐습니다. 이런 점에서 아직 제대로 방어할 생각을 안 했고, 결정이 되는대로 8사단에게도 따로 명령이 내려졌을거라 봅니다. 팽덕회는 실제로 그것을 걱정했고 그 하루이틀 정도의 틈을 노렸죠. 실제 8사단은 물론 우측의 국군도 10일에 방어로 전환했습니다. 너무 늦긴 했지만요.

그리고 그럴 계획이었다면 바로 반응을 해야되는데 그런 움직임은 보이지 않습니다. 알몬드가 병력을 물려 방어하려 했지만 딱히 계획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당황에 가까운 것으로 보이거든요. 횡성 전투 이후 중공군을 막은 건 23연대와 국군 3사단이었습니다. 그 계획이 맞았다면 이들 역시 격파되거나 후퇴해야 했죠. 이 '미끼'라는 게 패주하는 게 아닌 적의 대공세를 막는 것이었다면, 오히려 이들은 국군을 너무 믿었다는 얘기가 되구요. 실제 리지웨이는 지평리의 23연대가 중공군의 대공세를 흡수해주길 원했습니다. 이건 V작전과는 다른 얘기죠.

여기서는 당시 알몬드의 상황을 봐야 될 겁니다.

라운드업 작전 당시까지 UN군은 중공군은 서부에 집중돼 있을 거라 생각했고, 동부전선은 3차공세에서 그랬듯 북한군만 맡고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실제 초반 진격이 잘 되면서 더 그런 생각이 들었겠죠. 이런 상황에서 알몬드는 전공을 원할수밖에 없었습니다. 맥아더의 최측근으로 워커와도 대등하게 행동했던 그는 크리스마스 공세 때를 만회할 게 필요했으니까요. 당시 서부전선에서는 한강변에 도달한 상태였고, 동부전선에서도 괄목할만한 승리가 필요했습니다. 여기에 그가 진격을 독촉하다가 아군 전체가 위험할 뻔한 적도 있었죠. 2차 공세 때 해병대요. 그 때는 국군도 아닌 미군에게 그렇게 했습니다. 해병대는 그래도 명령을 무시하는 수준까지 할 수 있었지만 국군에게 그 정도의 힘은 없었습니다. 사단장 최영희는 다부동 전투에서 15연대장으로 전투를 잘 이끌었지만, 여기서는 이제 막 사단장이 됐을 뿐이었죠.

여기에 당시 미군이 국군을 얼마나 무시했는지도 볼 수 있을 겁니다. 국군의 말은 낙동강에서도 계속 무시됐고, 순서도 미군이 먼저였습니다. 특히 리지웨이는 국군을 무시하며 국군에 지원하는 물자도 아까워했죠.

이런 점을 종합해본다면 당시 8사단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찌됐든, 8사단은 적의 올가미에 완벽히 걸려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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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군은 UN군이 모르게 주력을 중부로 옮기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어디를 어떻게 공격하는지가 문제였죠.


"3차 공세는 약간의 억지성이 있었지만, 이번 4차 공세는 억지성이 더욱 많다."

제대로 된 공세는 여전히 봄이 돼야 가능했습니다. 4차 공세는 그걸 위한 시간을 버는 것이었죠. 단기간에 최대한의 타격을 줘서 UN군이 반격할 엄두를 못 내게 한 후 중국에서 오는 주력을 기다리는 것이었습니다.

팽덕회가 고민한 건 시간이었습니다. 그것도 하루 단위였죠. 11일 하루 사이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지 못 한다면 미 2, 7사단이 모두 증원될 것이고 횡성 이북의 국군 5, 8사단도 서로 협력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었죠. 빠르면서도 치명적인 공격이 필요했습니다. 서부전선의 병력을 최소화 하면서 11만이나 되는 병력을 집결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어디를 먼저 공격하느냐가 문제였죠.

중부전선에서 돌출된 곳은 미 23연대가 있던 지평리와 국군 8사단이 진격하던 횡성 일대였습니다. 둘 다 공격할 정도의 상황은 못 됐습니다.

적은 병력으로 서부전선을 근근이 막고 있던 한선초는 지평리를 먼저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로서는 지평리 공격을 통한 서부전선의 압박이 줄어들기를 바란 것이죠. 반면 동부전선의 등화는 횡성 공격을 주장합니다. 국군이 수는 많아도 전력은 약하기 때문이었죠.

팽덕회의 고민은 그가 내린 명령으로 나타납니다. 8일 오후에 지평리를 먼저 공격하기로 했다가 밤이 되면서 다시 횡성으로 바꾸었죠. 그러자 9일 저녁 한선초가 지평리 공격을 다시 주장했고, 팽덕회도 거기로 다시 넘어갑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등화가 횡성 공격을 다시 주장합니다. 덕분에 혼선이 생겨 일부 부대가 공격에 제대로 참가 못 하기도 했죠.

마침내 팽덕회가 선택한 곳은 횡성이었습니다. 지평리는 수는 적지만 UN군이고, 횡성은 수는 많아도 한국군이라는 거였죠.

첫 목표는 8사단이었습니다. 결정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작전이 시작되는 순간 중공군은 그 무서운 기동력을 보여주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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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횡성 전투와 지평리 전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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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가루인형형
12/11/06 15:00
수정 아이콘
읽기도 바쁜데 언제 쓰시는건가요..OTL 감사합니다.
Je ne sais quoi
12/11/06 15:23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드라고나
12/11/06 21:33
수정 아이콘
이 상황에서의 미23연대 상황은 콜디스트 윈터에 잘 나오죠. 프리맨 대령이 알몬드에 대한 욕을 입에 달고 다니는 모습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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