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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05 13:05
크흡 감동이네요 진짜 팬이여야만 쓸 수 있는 글인것 같아요
왕좌 씬은 정말 대박이네요. 그때 페이커가 그라가스를 리븐으로 3렙 솔킬 따던 장면은 아직도 생생하고... 2016 롤드컵 4강전은 정말 영원히 못 잊을 것 같긴 합니다. ROX를 응원했지만 두 팀 모두 기세가 엄청났고 숨겨둔 조커 카드까지 꺼내며 합을 맞댄 그 순간을....
18/04/05 13:23
그 미포터 맞죠? 저도 락스팬이라 공감가네요.
작성자분 글도 정성 가득이네요. 추천합니다. 저역시 쉽게 페이커가 꺽이지 않을거 같습니다. 응원팀의 라이벌이라고 항상 생각해서 말이죠. 좀 더 큰 무대에서 2016 롤드컵 4강 같은 날을 다시 기대해 보겠습니다.
18/04/05 13:12
늘 얘기하지만, 뱅이 부활했던 것처럼 페이커도 부활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이대로 계속 저점으로 남지는 않을거예요. 프로의식이 뛰어난 선수이기 때문에.. 답을 찾을 것입니다. 늘 그래왔듯이. 믿음의 영역을 제외한다면.. 롤이라는게 고착화 된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어디선가 반등 할 타이밍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내려놓지 않는 이상은 말이죠.
18/04/05 13:22
사실 슼과 페이커는 언제나 이슈의 한가운데에 있던 느낌이라 피로가 상당했을 겁니다.
팬은 팬대로 안티는 안티대로 모두 쳐다보고 있으니... 개인적인 느낌이긴 하지만 성격도 이런 관심을 즐기기 보다는 프로의식으로 감내한다에 가까운거 같아서... 모두가 페이커의 프로의식을 칭찬하지만 오히려 이런 프로의식 때문에 가볍게 비워내는게 어려운거 같아 아이러니한거 같습니다. 어쨌건 페이커는 페이커죠. 휴식과 재충전후 서머에서 다시 멋진 모습 기대합니다.
18/04/05 13:22
그분 골마없....읍읍.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작년 롤드컵 결승 이후에 올해는 그냥 쉬어가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하필 롤드컵을 한국에서 하게 되니까 마음이 복잡해지네요. 왜 하필 올해....
18/04/05 13:38
좋은글 감사합니다. 페이커는 반드시 다시 돌아오죠.
그런데 다음 시즌에는 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SKT 전체가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새롭게 출발해야 되는데 참 어려운 일이죠. 페이커 혼자 휴식하고 반성하고 재충전 해서 될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금 상태에서 검증된 선수들이 여름시즘에 SKT에 오고 싶어 할까요? 독이 든 성배를 누가 마시려고 하겠습니까. 결국은 지금 있는 선수들 혹은 신인들로 롤드컵을 준비해야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여담으로 기인 vs 스멥 + 쿠로 vs 유칼 의 경기가 너무 기대가 됩니다. 세대교체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순간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18/04/05 13:52
검증된 선수들이 가장 올만한팀 아닌가요? 어차피 구멍이라고 확실하게 나와있는 라인은 한개 정도인데
skt가 4위이긴해도 그래도 그 줄에있는 팀중에는 가장 확률이 높은팀이죠.
18/04/05 14:30
돈만 어느정도 맞춰준다면야 롤드컵 노리는 탑정글 선수 입장에서는 가장 갈만한 팀이긴 하죠. 그 위 팀들은 기존 멤버들 자리가 너무 확고해서..바로 아래 ksv도 멤버 확고한건 마찬가지고.
18/04/05 14:31
탑, 정글에서 영입이 있으면 좋겠지만 설령 영입이 없더라도 트할-블랭크로 가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블랭크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회의적인 생각을 하시고 계시지만 전 블랭크-블라썸 2B 정글 체제로 계속 경기력 다듬어 나가면서 피드백하면 희망이 있다고 생각해요 16 시즌 블랭크의 부진과 지금 블랭크의 부진은 분명 맥락이 달라도 많이 다르다고 봐서요.
18/04/05 18:10
다른팀에 탑정글 선수라면 갈데도 없지않나요? 롤드컵 포인트 벌어놓은팀중 패권을 도전할곳 skt말곤 없어보입니다만.. 무슨 팬 이런거 무서워서 선수생활 못하면 블랭크는 예전에 은퇴했겠죠. 하루라도 커뮤니티 안하고 못 사는사람이 아니면 저라면 skt가고 말겠내요
18/04/05 13:39
정성이 담긴 글이네요
팬이 아닌데도 울컥합니다 사람이 어떻게 상승세만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클라스는 영원하다고 다시 올라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18/04/05 13:53
스1 때부터 롤까지 SKT에게 당한 게 워낙 많아서 이 팀을 동정하거나 조금이라도 인간적으로 안타까운 마음은 안들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올해 슼이 5연패를 하며 부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고소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이렇게 무너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들더군요. 올시즌은 그래도 kt가 skt에게 우세를 점하고 있는 시즌이라서 여러모로 안심도 되고 여유도 생겨서 일까요. 이러다가도 언제 또 살아나서 kt 천적 노릇을 할지 모르니 지금을 즐기도록 하겠습니다.
페이커 선수는 라이벌팀이지만 리스펙트할 수 밖에 없는 위대한 선수입니다... 사실 skt의 다른 선수들(현재 뿐만 아니라 지나간 선수들까지)과는 다르게 이 선수는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벌써 빛을 잃고 무너지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
18/04/05 13:56
고작 이 정도로 페이커 시대의 2막이 끝났다고 생각치 않습니다. 서머도 남아있고 그 이후의 성적에 따라 롤드컵도 있으니까요.
전 슼팬도 아니고 페이커팬도 아니라 이대로 끝없이 몰락하든말든 크게 관심없지만, 페이커가 진짜 위대한 선수라면 반드시 반등할겁니다. 어느 종목이든 역사에 남을만한 선수는 커리어 끝까지 자기 존재감을 발산하더라고요.
18/04/05 13:57
저도 페이커의 부진은 번아웃이라고 생각합니다. 휴식+새로운 자극+동기부여 가되면 살아날꺼에요.
막말로 만약 제가 페이커의 게임실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페이커의 부담감을 똑같이 격었다면 전 훨씬 먼저 지쳐 떨어졌을꺼에요. 누구라도 그랬겠지요. 존경스러운 선수입니다.
18/04/05 14:19
제가 좀 체 눈물을 잘안흘리는 편인데 페이커가 울때도 허탈감만 있었거든요.
근데 페이커가 우는거랑 저 팬아트가 동시에 올라온걸 봤을때는 그냥 눈물이 나더라구요.
18/04/05 14:11
팬심이 뚝뚝 묻어납니다. 이런글을 좋아라하는 편입니다.
아래 페이커 시대의 종말...이란 타이틀로 붙은 글에 꽤나 설전이 오고갔지요. 그리고 그 단어가 약간(?) 과할수는 있겠으나 저 역시 동의했구요. 하지만, 그것 역시 찬사이기에 대단한 선수에게만 붙일 수 있는 [페이커의 시대]라는 말이 제겐 더 와닿았다는거죠. LOL판에 있어서 페이커라는 선수를 빼고 어떻게 얘기를 할 수 있겠습니까? 그는 리스펙트 되어야 하는...아니 리스펙트 되고 있지요. 그렇기에 이제는 독보적인 언터쳐블 No.1의 페이커가 아닌 상황이기에 다들 안타까워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소위 영웅이란 존재가 그렇게 저물어가는 것에 대한 씁쓸함이 묻어난다는거죠. 한국 예능의 판도를 바꾼 [무한도전]이 재미가 없다고 대차게 까일때에도 누군가는 다시금 날아오를 것이라고 기대했었고, 중간중간 반등의 기회를 잡긴 했지만 얼마전 완전한 종영을 했을때 이제 다시는 볼 수 없음에 안타까워 하는것처럼 말이죠. 너무 오랫동안 달려왔습니다. 그 절대무적의 상징이던 선수가요. 예전에 한풀 꺾였다고는 했지만, 다시금 정상의 자리에 오른 것처럼. 그를 좋아하고 존경하는 많은 팬들은 조금 쉬어가려고 하는가보다...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요? 와신상담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정점을 찍던 선수나 가수가 은퇴 후 복귀해서 예전의 화려함은 없지만 오히려 여유를 가지고 제2의 제3의 전성기를 찍은것처럼, 이제는 페이커 혹은 skt가 우리 미드는 절대 무적이야! 무조건 라인전부터 찍어누를 수 있어! 우리팀은 미드 중심으로 간다! 등에서 탈피해서 다른 컬러를 입혀보는 건 어떨까...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다. I'm back!! 을 다시금 보여주는 서머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그를 칭송하는 게시글과 각종 기사가 넘친다면 그 또한 멋진일이 될 것 같긴 하네요.
18/04/05 14:32
저게 16 롤드컵 테마 MV인데, 저 장면은 왕좌에 위치한 페이커를 향한 수많은 도전(검은 손들)을 물리치고 브로콜리 씹고 굴러서 도전자들을 제압했다 뭐 그정도 늬앙스 크크..
18/04/05 16:25
실제로 15 롤드컵 우승하고 브로콜리 생으로 된걸 씹어먹는 세레머니도 했죠. 보면서 저거 안씻은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뭐 지금까지 별 탈 없던 걸 보면 괜찮겠죠 크크
18/04/05 14:27
나진- 구락스 - KT,킹존 테크로 팬질을하던 제게 페이커는 저승사자 그 이상이었습니다. 딱 미드차이로 졌다고 생각한 경기가 수도 없었어요.
페이커가 이대로 끝날리가없죠. 좀 쉬고 재충전하면 뱅처럼 돌아올겁니다. 이선수 돌아오기전에 응원팀들 우승좀 해먹게요.
18/04/05 14:40
좋은 글 + 정성 가득한 글 잘 읽었습니다.
뭐 저도 이번 준플옵 페이커 못한거 가지고 오지게 깠던 사람이라 미안한 기분도 있긴 한데...흠흠;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듭니다. 다들 [페이커는 다시 살아날 것이다] 라고요. 물론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이 선수의 부진이 길 거라고 생각도 안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앞에 그랬던 것처럼 언제 그랬냐는듯 잘 할거라고 생각하는게 사실 너무 말도 안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거죠. 정점을 찍고, 부진에 빠지고, 다시 살아나는 - 아니 심지어 살아나다 못해 정점을 다시 찍는 - 것 자체가 지극히 드문 일이죠. 롤판 뿐 아니라 e스포츠 역사 전체를 봐도 정말 거의 몇 건 되지 않는 일입니다. 그걸 저 선수는 이미 두 번이나 해냈어요. 두번 한거 세번 못하겠냐는 생각도 물론 듭니다만 (여기서도 까이는 콩...) 너무 말도 안 되는 걸 보여줬다고 앞으로도 또 말도 안 되는걸 보여줘야 할 리가 없잖아요. 만약 못 살아나고 이대로 부진이 길어진다고 해도 경기 한 판 한 판 내적으로 보이는 부분에서의 비판은 나올지 몰라도... 앞으로도 저만한 선수는 이스포츠판 전체를 통틀어 나오기 상당히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이번 시즌 내내 달린 SKT 팀, 페이커선수, 팬분들 수고하셨습니다.
18/04/05 15:02
페이커는 반드시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굉장히 강경한 무신론자인 제가 이런 종교적인 말을 하게 될 지는 몰랐는데, 이 선수가 그 동안 쌓아온 그 커리어가 바로 바이블입니다. 다시 돌아올 거에요 페이커는. 그리고 돌아와서 그 망할 안티들 입 좀 닥치게 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18/04/05 15:07
돌아와 봤자 언젠가 다시 위기를 겪는 날이 올 거고, 안티들은 그때 또 활개치겠죠.
저는 페이커 팬이 절대 아니지만, 페이커 팬분들이 "돌아와야 한다" 는 식으로 말씀하실 때마다 굉장히 부담스럽습니다. 저는 페이커가 역대 최고 선수로 불리기 위해서 "더 해낼"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해요. 돌아와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면 좋지만, 그렇지 못해도 이미 최고의 선수입니다. 마이클 조던이 60살, 70살까지 뛰어야 합니까?
18/04/05 15:44
제가 돌아올 거라는 예기는 다시 최고의 자리에 올라설 거란 예긴 아닙니다. 폼이 돌아올 거란 예기죠. 그 동안의 명성과 비교해서 급격히 무너지지 않을거란 예깁니다. 마이클 조던처럼 완만한 하향세를 타면서 지속가능한 선수생활을 했으면 해요. 안티들 활개치는거야 원래 그런 작자들이니까 할 수 없고... 한 순간만이라도 그냥 그 입 다무는 거 보고싶어서 그래요.
18/04/05 15:07
페이커 인터뷰 중에 not anymore은 뭘 의미하는건가요?
페이커 인터뷰는 웬만하면 다 본거같은데 기억이 안나네요 글 잘읽었습니다.
18/04/05 15:09
https://www.theplayerstribune.com/en-us/articles/faker-league-of-legends-worlds-unkillable
==== For a while there it felt like my intuition was off, and I didn’t know if I could recover. But right now I feel like I can play forever. At the start of the year, I’d have fears that I was falling from the top and that maybe people were right when they said other players were eclipsing me. Not anymore. 마지막 문단입니다. Not anymore의 의미를 보는 데에는 이 정도를 가져오는 것으로 충분해서 가져왔습니다. 인터뷰는 2016년 10월 28일자입니다.
18/04/05 15:35
얼마간 나는 나의 게임에 대한 통찰력이 사라진것처럼 느껴졌었다. 그리고 나는 내가 회복할수 있을지 장담할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순간 나는 언제까지라도 플레이 할 수 있겠다고 느낀다. 올해 초, 나는 내가 정상에서 내려오고 있다는 공포를 느꼈다. 사람들이 다른 미드레이너들이 나를 넘어서고있다 말했을때, 아마도 그들이 그때는 맞았을지 모르겠다.
더이상은 아니다.
18/04/05 16:00
시즌중에도 몇번 밝혔지만 저는 지표충이라 페이커의 기량은 아직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기량을 게임에 풀어내는 스토리텔링이 약해졌다고 생각해요.
지금 메타에서 좋은 미드라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좋은 정글 파트너가 필요합니다. 블랭크를 팀적으로 도저히 신뢰 할 수 없다면 신뢰할 수 있는 정글러를 데려왔으면 합니다. 또한 현 메타에서 미드라이너는, 팀이 밀리는 와중에도 혼자 잘 커서 뭔가 해줄 수 있는 최후의 보루같은 역할을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씨에스고 뭐고 재기발랄하게 정글러랑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막 해보다가 잘 안되면 캐리는 원딜보고 알아서하라고 하면 되는 그런 포지션이죠. 좋은 글 잘 읽었고, 팀적으로 잘 보완해서 다음 시즌 페이커의 귀환을 기대해봅니다.
18/04/05 16:29
전 어떤 면에서는 팀적으로 블랭크를 지나치게 과신하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더군요. 제가 이번 시즌에 정말 극도로 부진한 블랭크임에도 별반 날선 비판을 안한 이유가, 지금 블랭크의 부진은 클래스의 부족이라기보다는 자기 스타일이나 역할에 걸맞지 않는 롤을 '버겁게' 해내고 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슼에서 라이너 시팅 흔히 커버형 정글이라고 하지만 노예형 정글이나 다름없어요. 이 전략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단, 전제조건이 붙죠. 라이너가 반드시 라인전이 강하고, 캐리력이 뛰어나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 정글은 철저하게 변수를 지우는 역할을 도맡아서 하면 되구요. 이게 그렇게 만만한 플레이롤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라인전에서의 약간의 우위도 최대한 굴려내면서 상대 정글러의 변수도 지우고 본인 성장+오브젝트 관리+교전에서의 이니시나 시야장악까지 다 해야 하는거거든요. 그야말로 모든 디테일의 얼개를 상당부분 정글에 의존하는 역할이고 과거 댄디-마타로 대표되던 역할을 벵기 혼자서 거의 70% 정도 한다고 느껴질 정도니까요. 그리고 그 여분만큼 울프는 교전과 합류 및 원딜 케어에 더 많은 역할을 부여받구요. 이런 정글스타일은 솔직히 말해서 전 벵기말고는 해낼 정글러가 거의 없다고 보고, 그 벵기도 그걸 시즌 내내 꾸준히 유지하기가 어려웠죠. 그런데 이런 전략을 고수했던건 그만큼 라이너 캐리력이 투자대비효율이 엄청날 정도로 좋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국 커리어 쌓을대로 쌓았으니 대성공인 셈이죠.
하지만 영원한 최강이 없듯이, 영원히 독보적인 원패턴도 없습니다. 과거 13 SKK가 본인들의 기량하락 외에도 미드 라인전 구도의 변화와 메타 변화, 그리고 와드갯수 제재 등 여러가지 변수에 대응을 못하면서 쓸려나갔듯이 패치와 폼의 변화로 인해서 원패턴 전략은 얼마든지 한두시즌만에 파훼되고 분쇄될 수 있는거거든요. 그걸 참 용케도 약간의 대응과 수정만으로 2시즌 반을 해먹은셈이니 롤판 최강의 원패턴이라고 해도 무방할지도 모릅니다. 슼은 그정도로 지금까지 노예+다재다능한 정글러와 라이너 캐리력을 극대화하는 조합을 짜왔고, 롤은 미드게임이자 딜러게임이라 이건 '옳은 방향'이었죠. 능력이 되는 선에서는. 2년간 보면서 느낀건데 분명 블랭크는 나쁜 재목이 아니에요. 포텐셜도 충분합니다. 포텐셜 없는 선수가 단순히 버스타서 롤챔스 우승하고 그러지 않아요. 멘탈 지적도 나오지만 돌골렘 처형같은건 그 벵기도 겪었던 일이고 벵기도 기복으로는 유명했습니다. 슼이 지향하는 대전략으로 인해 모든 슼의 정글러가 '벵기화'된다는 지적도 있지만, 사실 라이너 캐리력이 절대적인 팀에서는 그게 나쁜건 아니죠. 다만 한가지 간과한 것은, '전령'의 등장, '초록강타' 및 시야석 삭제와 같은 운영에 영향을 주는 면에서 커다란 변화가 있다는 점과 어느 순간부터 라이너들의 라인전을 등한시하고 지나치게 이론적으로 무장한 조합을 즐기면서부터 균열이 보이기 시작한거라고 생각합니다. 올 시즌 페이커보다 더하면 더했다고 보는 블랭크의 부진에 대해서 16 시즌과 비교하면 그닥 비판, 비난도 안하는 이유는 이건 팀적인 문제가 크고 블랭크의 클래스보다는 폼의 문제가 겹쳐 서로 악순환을 일으킨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사실 올시즌처럼 페이커가 라인전에서부터 전체적으로 불안정하고 판단과 시야가 좁아진 상태에서는 페이커의 롤을 최대한 줄이고 변수는 정글에게 돌리는게 맞죠. 그런데 슼은 어쨌든 그런식으로는 최강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항상 예전에 그래왔듯이 정면승부를 고집했고, 그래서 졌죠. 물론 영리하게 다른 방향으로 돌렸다고 결과가 달랐을거라 생각하진 않습니다. 어차피 끝은 같죠. 기량의 문제가 분명 있는거니까. 어떤 면에서 저는 17 SKT에게 정말 그런 롤판의 절대적인 명제를 부술 수 있을까? 라는 불안섞인 기대를 한바가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여러 변수가 있었다고는 해도 실패였죠. 그리고 그 가운데 다시 예전과 같은 문법을 그대로 써먹기에는 이미 낡았고, 그 중심축에 있는 미드가 지치고 매너리즘에 빠져있으며 예전보다 더 안좋은 환경속에서 벵기와 같은 임무를 부여받은 블랭크는 '고사'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시즌 경기 보는게 참 안타까웠어요. 그래도 와카전-준플옵까지 기대 이상으로 이만하면 치렀다고 보고, 나름 아쉬웠다곤 해도 3강인 상대를 몰아붙일 정도로 한수를 보여줬다는 점이 긍정적이었습니다. 적어도 준플옵에서는 미드-정글의 기량차이는 보였고 팀게임에서 약간 밀리긴 했어도 형편없는 운영이나 팀게임이 나오진 않았어요. 맥락은 다시 잡아가고 있다는거죠. 그래서 패배한 순간에는 아쉬웠어도, 서머시즌은 상당히 희망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탑, 정글의 영입이 그냥 무조건 필수라고 생각했었는데, 오히려 트할-블랭크/블라썸-페이커-뱅-울프/에포트로 계속해서 경기력을 끌어올려가는게 더 좋은 방향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요.
18/04/05 16:01
호날두도 시즌 절반을 날려먹었는데 어느새 발롱 유력후보죠.
페이커도 클래스가 있으니 섬머 혹은 다음시즌을 기대해 봅니다. 번외로 페이커 부진은 번아웃도 있지만 자기가 해야한다는 강박관념도 있는것 같습니다. 다른라인이 망해도 그것보다 내가 성장하고 내가 딜넣어서 캐리해야 한다는게 실수할때마다 느껴져요. 정신과 상담이라도 받으면서 좀 편해졌으면 하네요.
18/04/05 16:12
저도 그런 강박관념을 이번 시즌 내내 느껴서 항상 불판에서도, 별도로 겜게에 글을 썼을 때도 부담을 줄이고 자기가 뭔가 예전처럼 팀의 hero로서 해내야 한다는 생각을 떨쳐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죠. 이건 롤드컵 결승에서 보인 눈물 이후로 이미 앞서 다른 예시들이나 페이커 본인의 14 시즌 이후의 행보에서 겪었던 것이라 자연스레 나타날 문제라고 봤었습니다. 그게 말처럼 쉽진 않을거라고 생각해요. 어쨌든 탑정글이 불안한 상황에 신예들이 많은 팀게임에서 본인이 해내야 한다는 마음이 안생길리가 없죠.
저는 그런 마음가짐이 경색되고 굳어지게 되면 플레이 스타일에서 매너리즘이 나타나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결국 그 매너리즘이 시즌 내내 고쳐지질 않았고, 중요고비에서 큰 실수를 연달아 하게 되는 형태로 나타나게 되었죠. 한번쯤은 어떻게든 붙들고 있는 그 정점의 줄타기, 그 꽉쥔 손을 잠시 풀고 숨고르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진짜 제대로 재충전을 해왔으면 하네요. 심적으로 부담도 많이 덜고, 본인이 고수해온 게임 스타일과 팀차원에서의 대전략에 대한 변화도 필요한 시점입니다. 14 시즌 이후처럼, 지금이 그 분기점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이 시기를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제1기 SKT(13 SKK), 제2기 SKT(15 SKT-17 SKT)에 이은 제3기 SKT의 성패가 갈린다고 생각합니다. 14 시즌 이후에 그랬듯이 분명 팀차원에서의 대전략도 보완과 수정이 필요하다고 보거든요.
18/04/05 16:22
정말 좋은 글 잘 읽엇어요
부활할꺼라 생각하고 못하더라도 그는 이미 전설이라고 생각합니다.. 페이커와 비슷하게 잘하는 선수는 나올지라도 롤판에 상징 페이커같은 선수는 안나올꺼같아요 힘내시길
18/04/05 16:34
KT팬이지만 페이커는 부활하리라 봅니다... 저는 뱅도 다시 폼을 찾을거라 봤거든요.. (블랭크는 아닌게 블랭크가 폼을 찾는건 그냥 SKT 전라인이 잘하면 가능하다고 예상합니다)
지금 미드는 딜링적인 측면떄문에 대회에서 나오는 챔프가 굉장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데 이런 메타가 지나고 활용할 수 있는 챔피언이 조금 더 다양해지면 그때 페이커는 다시 부활할 수 있으리라 예상합니다
18/04/05 16:46
페이커는 1인분만 한다는 마인드로 했으면 좋겠어요
어제 스웨인잡고 끝까지 유체화 고집하는것을 보면서 이래서 탑이였구나 란 생각이 드는 동시에 그 고집이 지금 발목을 잡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8/04/05 16:54
그렇게 즐기던 갈리오를 텔도 안든 스웨인으로 대체해서 고집하는걸 보고 패배를 직감했습니다. 마침 트할 스웨인 컨디션도 좋아보였는데, 그냥 탑 보내고 본인이 갈리오나 혹은 카르마와 같은 서포팅 챔피언을 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은. 밴픽에서 딱 그점이 제일 아쉬워요.
18/04/05 16:54
14년 이후로 페이커한테는 이번이 아마 가장 오래 쉬는 휴식기가 아닐까 싶네요. 그동안 스프링-msi-썸머-(작년엔 리프트라이벌즈도)-롤드컵-올스타-쉴새도 없이 바로 또 스프링...이 스케쥴을 소화하면서 중간중간 계속 해외 행사도 다니고 했으니 배터리를 충전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썸머가 5월 중순~말 쯤 시작하니까 한달 넘게 쉴수 있는건데, 이 시간동안 재충전도 갖고 마음도 편하게 갖고 부담감좀 내려놓고 썸머엔 더 좋은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클라스 있는 선수니까 반드시 올라올거라고 믿습니다. 페이커 화이팅!
18/04/05 17:11
완전히 1 대 1 비유는 종목이 다르니 딱맞게 떨어질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종목내 최초의 세계구급 간판스타+플레이 스타일의 창의성과 화려함+소위 본좌 시절로 불릴정도로 시대를 지배한 선수 이 모든 것이 합쳐져서 하나의 그 종목의 아이콘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하고 그게 저는 스타1은 임요환, 워크3는 장재호, LOL은 페이커라고 봐요.
18/04/05 17:41
14년의 몰락을 딛고 15년에 일어섰고, 16 서머의 충격적인 패배(자기 지분은 없다시피 했지만)를 딛고 롤드컵을 우승했으며, 17 서머에서도 팀 전체가 흐트러진 가운데 롤드컵 결승으로 팀을 이끈 주역이었죠.
이 정도면 할 만큼 했다 싶기도 합니다. "다시 할 수 있다" "페이커는 돌아올거다" 라고 말하는 것도 어쩌면 페이커 선수에게는 부담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이제 쉬어도 된다. 그래도 너는 여전히 역대 최고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몇 명 정도는 있었으면 합니다. 페이커 선수 본인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몰라도.
18/04/05 17:58
맞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저도 기다리고는 있지만, 우선 롤드컵에 가는 것을 목표로 해줬으면 좋겠어요. 너무 큰 목표를 세워서 부담을 가지기 보다는 다시 한걸음씩 나아갔으면 합니다. 팀적으로 봐도 9위할 때와 비교하면 지금도 많이 나아진거니까, 페이커 본인부터가 좀더 내려놓고 시작했으면 합니다. 그렇게 한걸음씩 올라가다보면 다시 정상이 보일거예요.
18/04/05 18:08
클래스는 영원하니까, 어떻게든 다시 돌아오리라고 봅니다. 롱런하는 탑클래스 선수들, 앰비션, 스코어, 뱅, 프레이 모두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저점을 치고 올라왔으니까요.
사실 지금까지 안 지치고 버텨온게 더 대단하죠
18/04/05 18:16
저는 어디까지나 시즌단위로 구분해야하지않나 싶어서 사실 이런글도 시기상조라고 보는 편입니다.(정성은 지극히보이고 좋은 글입니다) 당장 이론상으로 패이커/SKT가 섬머 우승하거나 포인트 모아서 롤드컵 가서 우승하면 이불킥 감이죠.
다만 현 시점 기준으로 내용으로 볼때 와카전~현재까지 페이커가 이토록 단 한 경기도 '빛나지 않은' 건 데뷔 대회인 13스프링 이후로 최초인 것 같네요. 무언가의 시그널인가하는 생각은 드네요. 쉬라는것도 저는 공감 못하는게 프로게이머 수명 매우 짧고 사후보장도 불투명합니다. 계속 달려도 충분하지않나 싶고 그만한 열정, 야망 충분히 있어보이고요. 더군다나 롤계 레전드 원탑인 페이커라면 말이죠. 실력이 문제지 번아웃은 잘 모르겠어요. 번아웃 이야기하려면 빠른별 은퇴할 때예전에 말한것처럼 져도 아무렇지 않을때가 진정한 번아웃, 쉬어도 될때라고 봐요. 페이커가 아직 이 단계는 아니지 않나 싶네요
18/04/05 18:37
그러나 실제로 관계자들 말로도 우승 한번만 해도 엄청난 현자타임이 온다는 것을 감안하면 페이커처럼 쉴새없이 트로피를 쌓아가며 오랜시간 달려온게 오히려 이레귤러라고 생각합니다. 휴식을 말한다고 해서 치열한 경쟁의 궤도를 이탈해서 완전히 벗어나서 쉬라는 의미가 아니라, 본인 스스로도 깨닫지 못한 매너리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발짝 물러나있어야 하는 시기도 분명히 필요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롤판에서 프로게이머의 수명은 짧고 기회는 늘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물 들어올 때 열정적으로 노 저어야 한다는 마인드로 페이커는 데뷔 이후로 계속 달려왔습니다. 끊임없는 성공의 스케쥴 속에서 축적되는 불안요소들을 털어낼 시간도 거의 주어지지 않았죠. 사실 저는 그 정신적인 휴식이라는 것, 재충전의 기회라는 것도 의도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봐요. 이러한 재충전의 계기도 자의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분히 타의적으로 처해지는 '상황'이죠. 단지, 그 상황을 어떤식으로 받아들이고 또 활용하냐에 따라서 그 이후의 향배를 가른다고 봅니다. 이제부터는 좀 적당히 하자는 의미라기보단 이와 같은 난관에 봉착했을 때, 그것을 새로운 도약의 디딤돌이 되겠끔 회복의 기회로 삼자는 거죠. 그리고 빠른별의 예를 들어서 말씀하신 부분은 은퇴의 시그널이지 다시 충전가능한 의미의 번아웃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합니다.
18/04/05 18:43
사실 롤판에서는... 현자타임을 이야기하기엔 패이커가 우승을 거의 해먹어서 이외에는 적합한 예시들이 없는 상황에서 3연 롤드컵 결승을 해버린 페이커한테 현탐 이야기하는건 좀 아닌것같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빠른별 이야기도 결과가 은퇴인거지 감정의 출발점은 동일하다고 봐서 끌어왔고요. '지친다'는 감정 말이죠.
이번에 '탈락했으니' 재충전하자 가 맞지 일단 얘는 너무 달렸으니 재충전해야돼 라는 초반부터 시선은 이해가 안되서 적어보았어요. 우승하자마자 ogn인터뷰했을때 다음에 또 오고싶다고 한게 페이커에요
18/04/05 18:54
저는 그 번아웃이 오고 안 오고, 혹은 그런 상태가 되고 안되고가 모두 선수 본인의 의지 마음대로 되는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페이커의 멘탈과 의지는 정평이 나있을 정도니 두말할 필요가 없겠지만, 한명의 사람으로 볼 때 페이커에게 지치고 힘들다는 느낌이 없을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우승하는게 본전이 되어버린 팀과 최고가 되지 않으면 본전이라는 페이커 본인의 인터뷰처럼요. 그런 것들이 내부에 하나하나 쌓이면 항상 동일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해도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새로운 탐구보다는 보수적인 현상 유지에 더 신경을 쓰게 됩니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저만치 뒤떨어진 것을 발견하게 되는거구요.
사람은 기계가 아니고 항상 의지가 가득차 있다고 볼 수도 없죠. 그런 점에서 어느 순간 찾아오는 슬럼프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 어떤 스포츠 종목의 선수라도, 항상 자기 자신이 번아웃이 되었다고 그 순간에 말한적은 없어요. 지나고 나니 반추했을 때 그것을 인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물론 페이커는 항상 동일한 의지를 지니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초인적인 프로의식으로요. 그러나 한명의 젊은 청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그 위치에서 몇년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어찌보면 '비정상'이에요. 유행과 경기력이 빠르게 변화하는 롤판에서는 더욱 괴현상에 가깝죠. 지금까지 그래왔다고 해서 앞으로도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보진 않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앞서 페이커의 여러 인터뷰에서처럼 서서히 멘탈면에서도 누수되고 균열이 가는 상황에서 그걸 다시 보수하고 재건할 수 있는 시점이 지금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대로 '탈락'을 환경적으로 주어진 기회로 삼자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이런 시기가 한번은 필요하다는 것이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었고(앞으로 더 길게 하기 위해서라도), 그게 지금이 되길 바라는 것이죠. 재충전 필요하다고 해서 고의로 탈락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 않습니까? 크크.. 그러다보니 꼬박 3시즌을 쉼없는 스케줄을 소화했던 거구요.
18/04/05 19:07
저는 인간적인 시선보단 하나의 프로페셔널 플레이어로서 페이커가 기록 갱신하거나 레전드 탑 쌓는게 더 중점이라 그런가봅니다. '비정상'을 유지하는 재미랄까요. 저는 섬머때 갑자기 회복해서 탑 찍어도 이상하지않다고봐서요. 이건 페이터에 대한 믿음이라기보단 수년간 증명한 '사례'덕분에 이러는것 같고요. 실력만 다시 남을 뛰어넘는게 중요하다고봐서.. 뭐 반대로 남과 어깨를 나란히 힘들 수도 있고.. 그런가보다 할것 같아요. 과정이나 감정적인선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보는편이라. 섬머때까지는 보류해보심이..호호
18/04/05 19:22
당연히 제 바람도 서머때 바로 부활해서 탑을 찍었으면 좋겠죠. 이미 지금까지의 행보만으로도 충분히 신화적인 기록을 썼다고 생각하지만, 저 역시도 페이커가 아직 젊은 나이고 더 많은 커리어를 달성하길 바랍니다. 하지만 인생사라는게 마음처럼 되는게 아니고, 과거 어느 분야의 전설적인 인물들도 다 그랬듯이 지금이 끝은 아닐지라도 한 시대가 가는 그 고비는 반드시 찾아오죠. 그것도 한번이 아니라 여러번. 그걸 극복하고 또 극복해서 그 전설적인 인물들의 이야기가 지금까지 회자되는 것일테구요. 페이커의 휴식을 이야기하는 저나 많은 다른 분들 역시도 이렇게 다시 찾아온 고비를 훌륭하게 극복해내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정도 했으니 그만 쉴때도 되었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죠 크크...
사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원래 작년이나 올해 초에 이 글을 쓰기로 했었을 때보다는 상당히 희망적인 전망으로 글을 쓴겁니다. 원래는 정말 문자 그대로 페이커의 시대가 다시금 저물어가는 시기가 온 것에 대한 담담한 인정과 그동안 잘해준 페이커에 대한 고마움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했어요. 예전 벵기에 대한 글처럼요. 확실히 지금보다는 좀 더 팬으로서 많은 것을 내려놓으려고 했었죠. 하지만 리그 9위의 낭떠러지에서 다시 이만큼 회복한 것 만으로도 참 다행이다 싶고, 준플레이오프에서 여러 아쉬운 점들이 있었어도 희망적인 요인들도 많았어요. 좀 웃긴 이야기일진 몰라도 어제 페이커의 경기력도 사실 시즌 중에서 제일 괜찮았다고 봐도 되지 않나 싶습니다. 와카전이나 시즌 중에 기복을 보일 때는 아예 작년부터 이번 스프링은 잘 견디는 것을 목표로 하자고 생각했던 저마저도 정말 아찔했던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니까요. 급하게 올라오면 급하게 내려가고, 힘겹지만 내실을 다지면서 탄탄하게 올라오면 그만큼 오래 머무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끝을 말했다고 해서 그것이 정말 완전한 끝은 아니죠. 끝이 있으면 또 새로운 시작이 있을테니까요. 최고의 고비는 지나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선수들과 코칭스탭도 좀 더 부담을 벗어던지고 이제부터 시즌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임했으면 합니다. 서머 시즌부터 단숨에 회복해서 바로 치고 올라갈거라는 섣부른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롤드컵까지 반드시 되돌아올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좀 더 긴 호흡으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18/04/05 18:42
역시 가장 눈에 들어오던건 지든 이기든 예전처럼 "역시 페이커!"하는 장면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더군요. 이번 스프링들어 그나마 기억나는건 삼성 전에서 카시딘으로 후반 한타 때 멋지게 존야로 어그로 흡수하던 장면 정도네요.
15년 이후 가장 긴 휴식기(?)를 가지게 됐는데 차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폼을 가다듬었으면 좋겠습니다. ps. 팬아트에서 갈리오 앞에 있는건 누군가요?
18/04/05 18:56
전 나진 소드-구 락스-킹존 팬이라 아직도 페이커의 아지르 쓰로잉이 머리속에 생생합니다.. 근데 페이커나 슼이나 그 때 페이커가 미드 2차로 들어갈때 2대4를 질 거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을 겁니다 크크
18/04/05 19:46
역시 Vesta님. SKT 팬이자 페이커 선수의 팬이라서 저도 읽고 울컥했습니다.
제가 페이커 선수를 알게된 것도 13년 그 위대한 결승전에서였습니다. 당시에는 동생이 틀어놓고 저를 억지로 보여줘서 제드 미러전도 시큰둥하면서 봤지만요. 이후로 SKT와 함께 하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15MSI에서의 석패, 보란듯이 LCK의 위상을 전 세계에 떨친 15롤드컵 우승, 개인적으로 최고의 명경기(시리즈)라고 생각하는 16롤드컵 4강전과, 손 떨면서 보았던 더 정글 벵기의 16롤드컵 결승전. 멋진 경기들이었습니다. 17년 페이커의 눈물은 보는 저도 정말 힘들더군요. 18년 만신창이가 된 팀을 어떻게 해서든 이끌고 가던 그의 모습에서 '지쳤다' 라는 느낌이 확 오더군요. 어제 준플옵 경기를 보고 확신이 들었습니다. 잠깐이나마 쉬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그의 선수 생활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저는 전설의 행보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믿고 있습니다.
18/04/05 20:24
페이커는 부활할꺼라고 봅니다. 그 부활이 예전처럼 - 찍어누를 수 있는 기량+ 찍어누르는 플레이 - 는 아닐지라도 최상급 미드로서 돌아 올 수 있다고 봐요. 나이가들면서 피지컬이 떨어졌다고 보기에는 아직 동시대의 게이머인 쿠로, 폰, 스코어, 프레이, 뱅 등도 너무나 잘 하고 있어요. 다만 그동안 너무 쉼없이 달려왔기 때문에 휴식 및 플레이를 재조정할 시간이 없었을 겁니다. 이번 긴 휴식기간이 큰 약이 될 수 있을거에요.
18/04/06 00:02
페이커는 위대한선수죠
그러니 최상의컨디션으로 다시 돌아올겁니다 설령 이전의 압도적인모습을 다신보여주지 못한다해도 역대최고의선수임을 부정할사람은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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