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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10/20 16:42:09
Name 회전목마
Subject 오랫만에 스타를 '해'보았습니다.
2005년 당시 저는 갑자기 케이블 편성표에 추가된 온게임넷을 보며 좌절을 해야만 했던 고3이었습니다 ㅠ.ㅠ

한창 학구열에 불타올랐어야 할 때 였지만 주종이 프로토스였던 저는 그만 가을의 전설에 푹 빠져버리고 말았죠....

(뭐 후회는 없었습니다. 그저 덤덤했죠...)

수능이 끝나자마자 이번엔 MBC게임도 나오더군요....

그래서 뭐 재수생각 접었습니다 ㅡㅡ;;;

하지만 저의 스타실력은 방송을 보기 전이나 보고난 후나 '공방백정'수준을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상하리만큼 배틀넷만 들어가면 심장이 두근두근 뛰고 손을 지멋대로 떨리는 '배틀넷 울렁증'이 너무 심했습니다.

Join 버튼 앞에서 클릭할까 말까 고민만 하다가 그냥 싱글하기 일쑤였죠

스타를 처음한게 99년 초6때인데도 불구하고 배틀넷 1:1을 한게 채 열판도 안됬죠

2006년도 스타리그, 프로리그 가리지 않고 두루 섭렵하면서 게임을 보았지만

이상하게도 배틀넷 울렁증은 가시질 않았습니다.

각 선수의 주로 쓰는 전략과 맵의 대한 정보, 경기에 대한 정보 등

이론은 나름 빠삭했지만 어처구니 없는 실력으로 입스타 소리를 몇년 들어야 했죠

2007년도에 들어오면서 늘어난 경기들과 직업의 변화로 경기를 챙겨본다기 보다 그냥 틀다 나오는 경기를 볼 뿐이었습니다.

(프로토스가 나와도 시큰둥, 응원하는 선수가 나와도 그저 시큰둥...)

근데말이죠. 배틀넷 울렁증에 시달리던 제가 갑자기 스타가 '하'고 싶어졌습니다.

뭐 실력이야 예전과 같은 공방백정 수준이었지만 배틀넷 울렁증은 많이 사라지더군요

(뭐 그냥 질게 뻔하니까 체념한 상태에서 게임을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요)

로템에서 저그유저와 한판 해보았습니다

뭐 럴커에서 뮤탈로 넘어가는 유연한(나름 생각하기에) 체제전환에 저는 그냥 웃으며 GG를 칠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오랫만에 한판을 한뒤 이틀째인 오늘. 또 한판해 보았습니다.

역시 로템에서 이버엔 랜덤유저와 한판 했습니다.

저번판과 같은 위치에 나왔길래 그 방향으로 정찰을 나갔는데

한번에 정찰에 성공했습니다 상대는 저그였습니다

'음... 같은 자리에 같은 종족이라... 그럼 전략도 같겠지?' ←뭐 어처구니 없는 생각이지만  나름 그럴싸하죠?

투게이트에서 질럿+드라군 적절하게 뽑아서 어택한번 갔는데 역시나 럴커로 막 변태를 하더군요

다행히 로보틱스를 빨리 올려서 옵저버를 빨리 뽑고 냅다 재차 어택을 들어갔습니다

그런데.....제가 이겼습니다.... 나름 한방러쉬가 들어간 모양입니다

뭐 컨트롤이고 멀티고 아무생각 없이 드라군만 줄창 뽑다 이겼습니다 ^^

근데 이긴것보다 더 중요한건....

이제는 경기가 끝나니까 그동안 참았던 긴장이 풀려서인지 심장이 또 뛰기 시작합니다 걸음도 제대로 안걸어지더군요...

해서 이제 저의 전적은 2승 3패(예전에 팀플 몇경기 한거까지 포함해서입니다^^)

너무 기분이 좋아서 감히 PGR에 글을 남기네요^^

나중에 아시아 서버에서 'Krazi'라는 아이디를 보시면 반갑게 인사해 주세요^^



P.S 두판을 했는데 다행히 핵 쓰는분은 안 만났네요^^

P.S2 제발 '일기는 일기장에...'라는 리플은 달지 말아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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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0/20 16:48
수정 아이콘
제가 예전에 겪었던 경험을 똑같이 하시네요. 전 지금은 1:1이건 팀플이건 평온하게 게임을 하지만 팀플시 2:1상황이 되었거나 개인전시 불리함을 극복하고서 이길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때 심박수가 올라가곤 합니다. 그 짜릿한 맛에 스타를 못접는거겠지요.
07/10/20 16:49
수정 아이콘
이러한 사소한거에 설레임을 느끼고 가슴 두근거려 하는 걸 보니
정말.. 부럽(?)군요^^
지금 순간이 가장 스타가 재미있는 시기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열심히 게임 자체를 즐기시구.. 다음에 아시아에서 만나면 한판해요.!!
07/10/20 16:52
수정 아이콘
전 배틀넷에선 긴장이 안됩니다 (실력은 하수)
하지만 친구들이랑 겜방에서 1:1하면 무척이나 심장이 뛰더군요
펠릭스~
07/10/20 16:54
수정 아이콘
그 심장 뛰는 기분...최고죠...
엘케인
07/10/20 16:56
수정 아이콘
장가가고 첨으로 스타하면서 밤을 샐 뻔 했으나, 마눌님에게 붙잡혀서 3시에 피씨방에서 끌려나왔습니다. 오늘 새벽이네요.
개인전은 안하고, 팀플만 했는데(스타는 99년부터 했죠) 6시간 동안 딱 한 판 이겼습니다.
왜 이렇게 실력이 늘지 않는것인지....
시미래
07/10/20 17:05
수정 아이콘
전 수능후 대학 들어가기전, 그리고 대학 1학년 마치고 휴학한 뒤 스타를 정말 많이 했습니다.
그때는 배넷에서 1:1할 떄면 정말.. 두근두근하는 긴장감이 느껴지곤 했습니다.
지면 정말 아쉽고, 분하고..

그런데 이제는 뭐랄까.. 그런 열의?가 사라졌네요.
지금은 그저 심심풀이에 입스타만 즐기는 수준.
예전에 배넷에서 느꼈던 긴장감도 더이상 느껴지지 않네요...
07/10/20 17:42
수정 아이콘
2년전 저한테 스타를 가르쳐주던 룸메형을 처음으로 이기기 직전까지 갔을때 (비록 그형이 주종이 아니였지만 -_-) 진짜 심장이 터질듯한 경험을 했죠...크크

그 경기를 포함해서 딱 두번 이겨봤죠
낭만토스
07/10/20 18:35
수정 아이콘
저랑 나이가 같으시네요. 99년에 초 6이었는데
회전목마
07/10/20 18:40
수정 아이콘
WeaPhen님// 친구들이랑 할떄는 괜찮은데 졌을때 후폭풍이 후덜덜하죠 ㅡㅡ;;;
스타를 진정 즐기는법을 깨달은것 같아 요즘 기분이 너무 좋네요
07/10/20 19:32
수정 아이콘
빌드의 차이가 요즘 방송경기를 많이 보고 자주 하는 사람들은 최신빌드를 쓰지만 방송도 안보고 가끔 하신는 분들은 옛날 빌드를 쓰시는 분들이 종종 있어서 어뚱한데서 애먹는경우가..
07/10/20 21:28
수정 아이콘
글 너무 재밌어요~~ ^^ 저도 공방백정임. 함께해요~ (멍청하게도 포맷을 잘못해서 씨디키가 다 날아가 브레인 서버를 이용하고 있음)
07/10/20 21:28
수정 아이콘
휴... 저도 오랜만에 스타를 했습니다. 핵을 썼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10전 10패... 그 10패도 모두 10분 안에 끝났습니다. -_-;;;흑흑...
07/10/20 22:30
수정 아이콘
저도 공방천민 수준입니다. 어제 5개월만에 스타 들어갔는데(시디키를 잃어버러셔... 가물가물한 기억으로 노가다좀 했더니 짜잔)
후.. 힘들더군요
07/10/20 22:45
수정 아이콘
저는 스타를 자주 즐기고 있죠. 실력은 중간정도? (절대 자랑 아닙니다. pgr 식구분들 중에는 정말 잘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간간히 1:1 위주의 게임을 자주 하는데, 아쉽게 질때가 많네요. 친구들과 만나서 팀플을 하면 백전백패...
크... 그럴때 속에서 욱 하고 올라오는걸 보면 아직까지 스타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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