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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8 11:34
[사실 멍석말이는 정말 재밌는 스포츠거든요] 이 구절이 참 정확하신 것 같습니다.
재밌는데, 해도되는거면 안해야될 이유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침착한 자세, 이거 유지한다고 누가 칭찬이라도 해주나요. 재미는 일단 내가 재밌기라도 하지.
21/03/28 12:04
그래서 간혹 인터넷에 현실과 동일한 수준의 도덕성을 부여하는 의견들이 보이는데.. 글쎄요 저는 전혀 다른 개념의 도덕성을 부여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같은 사람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세상이 아니에요. 전혀 다른 사람들이 살죠. 심지어 물리적인 육체가 같아도 전혀 다른 인격인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현실에서 “아 저정도는 너무하지 않나..” 싶은것들이 온라인에선 “이정도는 순한맛이지” 인 경우가 너무 많아서요
21/03/28 11:34
'야 우리까지 저렇게 해서 되겠냐'는 의견이 힘을 받던 시절도 있었죠
증오의 불길을 끄는 방법은 전부 태워 버려서 탈 것 조차 남지 않게 되는 것 뿐일 거에요
21/03/28 12:05
탈 것조차 남지 않는다면 태워서는 안될 것 조차 장작으로 지피겠죠. 그나마 “탈만한 것들”로 연료를 계속 지펴줘서 타지 말아야 할 것들이라도 지키는게 현실적인게 아닐까요.
21/03/28 12:13
당연히 최선은 소화기로 불을 끄는 거겠지만.. 요즘 분위기로 봐서는 그 어디에도 브레이크가 없어서 어렵지 않을까 싶네요
불 지르고 다니는 양쪽이 정의하는 '탈만한 것들'도 정반대라서요 안전지대 라는 게 존재할 수가 없죠
21/03/28 12:36
그 "화재"라는 것이 나쁜것이다, 재난이다 라는 인식을 바꾸는게 나을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불 지르는쪽, 끄려는 쪽 양쪽 다 불편함만 생기는 것 같네요. 누군가는 "그 불 꼭 꺼야해?" 라고 생각할지도요.
21/03/28 12:41
이전부터 생각은 했던건데.. 불탈만한 사안이 생기면 서로 한측에 베팅같은걸 하게 해서.. 결론 보고서 이긴쪽으로 몰아주기도 하고.. 이러면 누가 피카츄 배를 잘 만지는지 누가 혜안이 좋은지도 점수로 보여질거고 꽤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은 한적이 있습니다.
21/03/28 12:32
어찌보면 멍석말이의 진화형(?)이 프랑스의 단두대나 공산국가의 인민재판이겠죠. 그나마 물리적인 처벌을 가하진 않으니 인터넷 조리돌림이 낫다고 봐야하나...
21/03/28 12:36
그렇기야 합니다만, 멍석말이로도 죽은 사람은 꽤 있었고, 지금도 있습니다. 적어도 '직접' 물리적인 생을 빼앗지 않으니 진일보한것은 맞으려나요...
21/03/28 13:02
다 태워봐야겠죠. 이제까지 여자가 태우는 건 아이고 잘 태운다 이러다가 남자가 태우는 거부터 막으면 오히려 더 탈 걸 요? 그렇다고 그럼 남자는 좀 더 태우고 여자는 지금부터 멈추자고 하면 여자는 또 유리 천장이니 하면서 더 태우겠고요.
그냥 갈 때까지 가보는 수 밖에 별다른 방법을 모르겠네요.
21/03/28 14:03
그깟 공놀이보다 내장이 질질 흐르는 투기장 노예가 무릎꿇고 비는 게임이 더 재밌죠. 죄질이 나쁜 노예 하나 처단하면서 다같이 권력뽕을 맞보는게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아니겠습니까.
21/03/28 14:26
사실 이러한 멍석말이는 인터넷 초창기부터 있었습니다. 익명에 숨어서 다른 사람을 심판하는..그게 스마트폰의 보급과 인터넷 참여 인구가 늘면서 힘이 강해진거죠. 이러한 멍석말이는 한계도 명확합니다. 물리적 힘이 없으니 멘탈만 강하면 무시하면 되거든요. 그런데 대부분 사람은 견디지 못하는게 문제죠.
21/03/28 14:35
이익집단들의 힘싸움이 점점 심해질것 같은데 인터넷 멍석말이로 연습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즐거움 뿐 아니라 직접적 이득을 얻는 행위로 발전할것 같네요. 마녀사냥후 남은 재산을 분배하는 것처럼.
21/03/28 15:18
현실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아직은 참전하지 않아도 콩고물이 흘러내리지만, 글쎄요, 후에는 어떻게 될까요? 크크크. 참전자만 콩고물을 얻게 된다면? 그것이 꽤나 짭짤해진다면? 대전쟁의 구름 슬슬 피어오르는 것 같습니다.
21/03/28 15:01
정작 그 사이버 멍석말이를 왜 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글에 자세히 나와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인터넷 여론을 강하게 형성하는 것이 선비의 나라인 조선시대 멍석말이 형벌과 직접적으로 비교당한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하지 말아야 할 금기인 것은 아니지 않을까요? 저는 어떤 사건이 대중적 이슈로 타오르는 이유는 그만큼 그 사건이 사회적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오늘날 사회는 개개인의 의견을 자유롭게 피력할 자유가 분명하게 보장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사이버 멍석말이 현상이 일어났다고 생각하거든요. 오히려 약자들이 수면 아래에서 고립되어 강자에게 순순히 억울하게 피해를 당할 수밖에 없었던 과거에 비해 오늘날은 분명히 진일보된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약자들끼리 연대할 여지가 마련된 셈이니까요. 사이버 멍석말이로 약자들이 연대하여 강자에게 맞설 수 있게 된 덕분에 우리 사회는 더더욱 타인을 만만하게 여기는 일이 줄어들테고, 서로서로 예의를 지키는 바람직한 사회로 나아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오늘날의 사회를 나쁘게 보지 않습니다. 보다 다원주의적이고, 보다 민주주의적인 사회로 나아간 거라고 생각해요.
21/03/28 15:29
설명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만, 먼저 지금의 혐오대전쟁이 멍석말이 중독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느껴지는 것이고요.
또한 이런 식으로 사형(私刑)을 집행하는 것이 법치주의적으로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런 돌팔매질도 긍정적인 효능이 있을 수 있죠. 악인에 대해서 사회적 사형(死刑)을 확실하게 선고하고 집행하니까요. 다만 저는 사회적 사형이 전적으로 긍정적인 것인지는 의문스럽습니다. 또한 지적해주신 대로 약자들의 창구, 다원화된 목소리의 창구로서 역할할 수 있지만 멍석말이의 행태는 폭력에 가까우니 긍정적이지 않은 행위라고 봅니다.
21/03/28 15:41
사회적 사형이라는 표현보단 위에서 적었듯 피해자의 지위에 머무르기만 했던 약자들의 연대라는 표현이 더 옳다고 봅니다.
판사마냥 절대적 지위나 권력을 가지고 상대의 처우를 일방적으로 휘두르는 게 아니라, 팃 포 탯 전략처럼 피해자 입장에서 가해 행동을 한 가해자에게 되갚는 행동을 하는 거라고 봐요. 그동안 우리 사회는 가해자에게 관대한 경향이 많았잖아요? 사적 복수는 철저하게 금하면서요. 그래서 억울한 피해가 만연했던 게 아닐까요? 그러다 억울함을 견디다못해 '피해자는 피해자다워야 한다.'는 금기를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깨부수는 과정이 지금의 사회적 멍석말이이기도 하지 않나 싶습니다. 당했으니 갚는다. 그러니 보복당하기 싫다면 처음부터 가해행위를 하지 말라는 거지요. 이런 사회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그만큼 가해행위가 줄어들고 보다 평화로운 사회가 만들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21/03/28 15:50
법적으로, 가해자에 대한 관대가 사적 복수를 정당화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제게 보이는 가장 큰 멍석말이 판은 평소에 마음에 안들던 것 꼬투리잡아서 매질하는 것 위주로 보이거든요.
21/03/28 16:01
그렇다고 해서 사적 복수가 '순수한 가해행위'에 비해서 지나치게 억업받아야 할 이유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똑같은 폭력행위라면, 똑같이 취급하는 게 옳지 않을까요? 폭력적 성향에 의해 폭력행위를 하는 가해자는 그려러니 하면서 왜 이들에게 피해를 받은 사람들의 사적 복수행위만큼은 금기시해야 하는 겁니까? 또한 현 사이버 멍석말이는 나름의 근거를 판단해가며 진행하는 경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cctv나 블랙박스 같은 객관적 증거물로 자체적으로 검증까지 해가면서요. 특정 개인이 자기 감정대로 대중을 지배하는 형국이 아니라는 말이지요.
21/03/28 16:15
같은 폭력 행위라면 같은 법으로 처벌됩니다. 사적 복수 역시 폭력이 행사되면 법으로 처벌받는다는 원론적인 이야기입니다.
범죄는 부정적이지만 사적 제재도 부정적이라고 말하는 것이 가해자에 대한 옹호는 아니지요. 범죄에 대해서 합당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는 것이 올바르다는 이야기입니다. 처벌이 합당하지 않다고 여기면 관련법의 개정에 목소리내는 것이 더 좋은 방향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 연대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권장되는 좋은 일이죠. 그러나 [사적 제재를 위해 연대하는 것은 부정적인 면을 지닌다]는 말이 가해자 옹호라는 의견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21/03/28 16:26
말씀대로 순수 가해행위나 사적 복수나 같은 폭력행위라면 똑같이 법적으로 처벌하면 될 뿐입니다. 실제로 우리 사회는 사실 적시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유포법 같은 형벌도 존재하는 나라가 아닙니까.
인터넷 사회에서 부정적인 말들이 오간다면 이를 충분히 벌할 여건이 되는 상황이에요. 현재 대한민국 상황이 사적 복수에 대해 공식적으로 면죄부를 주는 상황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사적 제재에 대하여 순수 가해행위 이상의 우려를 표하는 행위는, 결국 최초 가해자에 대한 옹호의 의미를 포함하는 게 아니냐고 해석할 여지를 남긴다고 볼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관련법의 개정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이렇게 억울한 사건에 대해 여럿이서 모여서 한목소리로 가해자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행위 자체가 법을 개덩하는 데 충분한 보탬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네요. 피해자들이 모여서 무슨 테러행위를 하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사이버상에서 여론을 모은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인데 말이지요.
21/03/28 16:39
시각차로 인해서 계속 논쟁이 되는 것 같은데요, 제 글에서 [증오의 불길]이라고 표현된 것은 페미니스트-안티페미의 꼬투리 전쟁입니다. 이 전쟁에서는 서로 약자를 자창하지만 사실은 강대강의 구도죠. 그래서 저는 사적 '복수' 보다는 사적 '제재' 라는 단어를 사용하였구요.
1. 제 관점에서 페미-안티전쟁은 선제적인 순수 가해행위자가 없습니다. 2. 페미-전쟁에서 가해자를 때리는 사람들은 실제적인 피해자가 아닙니다. [이점에서 멍석말이로 비유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멍석말이는 '복수'가 [아니라] '제재', '처형'입니다. 3. 저는 여론을 모으는 행위를 부정적으로 몰아간 적이 없습니다. 여론을 모으는 행위와, 두들겨 패는 행위는 엄연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21/03/28 15:38
이러한 멍석말이가 세상을 바꾸긴 힘듭니다. 사회 시스템은 그대로인데 눈에 뛰는 사람만 잡는거거든요. 실제 타겟이 되는 사람들을 보세요. 대부분이 권력자가 아니라 평범한 시민입니다.
21/03/28 15:48
저는 사회현상은 결국 평범한 시민이 만드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위에 계시는 소수 권력자만 잡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는 사회 전체의 관행이나 문화나 다를 바 없는 상황이니까요. 아래부터 착실하게 '가해자는 x된다.'는 인식이 박힌다면, 그 영향이 위에까지 미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갑질에 대한 국민적 저항으로 공포심을 느낀 사람은 비단 평범한 시민만은 아니잖아요?
21/03/28 15:52
그래서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는 걸지도요.
결국 관계에 관한 일인 거겠지요. 서로 붙다가, 치고받고 싸우다가, 떨어지다가 하면서 차츰 서로간에 적합한 거리감을 알아가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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