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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16 23:00
좋은 글 감사합니다.
첫 뉴스에 인용하신 통계 블로그 글을 몇 년 전에 읽고 이런 저런 생각을 했었는데, 저 스스로도 그동안 나아진게 없어서 착잡하네요.
18/09/16 23:01
30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에 하던거 때려치우고 게임업계로 가보려고 하는 입장인데 저런걸 보면 이걸 해 말어 하지만 그러기엔 너무 늦어서 가야되는 상황 흑흑
18/09/16 23:37
30대 중반인 제 친구는 게임업체를 다니고 있습니다.
투자자 및 대주주의 독촉에 일정을 맞추기위해 친구의 회사는 빌드모드(크런치모드)라는걸 근 5개월 넘게 하고 있습니다. 제 친구는 결국 혈관속 염증으로 쓰러져 입원을 했고, 제수씨는 그 병상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제 친구는 위기를 넘겼지만, 크런치모드라는게 사람을 갈아서 게임을 만드는 업무행위를 말한다면 도대체 우리가 일하는 이유가 뭘까요. 목숨바쳐 게임을 만들기 위해? 사람목숨이 돈벌이보다 우선일 수가 없습니다. 절대적으로. 게임회사의 노조를 적극 지지하고, 모든 회사에서 노조가 인간을 인간답게 살수 있을 정도의 노동행위를 감시하는 기구로 작동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모두가 쓰러지기 전에.
18/09/17 02:30
학원에서 찍어내고 기술면접 통과 못하는 개발자가 넘쳐나는거죠.
프로그램 아키텍쳐 이해하고 알고리즘 구현 기타 다양한 최신 스킬 가지는 개발자야 구하기 힘들죠.
18/09/17 03:01
제가 게임업계 문외한이라 그런데,
그말은 결국 능력있는 경력직 구하기 힘들다랑 똑같은 말 아닌가요? 지금 한국 산업 모든 분야에서 어설프게 스펙 높은 신입(근데 경력은 없고 직무에 직결되는 능력은 없음)은 많고 경력직(능력있는)은 부족한데 회사는 신입 키울 생각 없고...
18/09/17 05:29
경력직이 필요하지만 신입 키울 생각 없는 게 나름 이해가 되더라고요.
회사에서는 당장 실무에 투입될 인력이 필요한데 그게 경력직이고, 신입은 기껏 실무투입 못하고 인내하며 일일이 가르쳐주면서 키워놓으면 몸값 점프시킬려고 이직해버리고.. 물론 그와중에 경력직 뽑을 돈이 없어서 보조업무 시킬 신입 한두명 뽑는 회사가 있긴하지만요.
18/09/17 09:49
저희회사같은 경우는 3개월간 아무것도 안시키고 교육만 이수 이후 또 3개월정도 보조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되어야 작은 일이라도 시킬 수 있게 되는데 보통 1년 에서 2년 사이에 이직해 버려요 IT업계야 이직해야 연봉오른다는 말이 있으니 어쩔 수 없다 생각 하지만서도.. 이렇게 몇명만 왔다갔다 해도 큰회사가 아닌 경우에야 타격이 좀 크죠 대표는 요즘에는 채움공제 같은걸로 최소 2년 ,3년은 보장 된다고 좋아하시더군요
18/09/17 10:03
그럼 결국 개발자들이 넘쳐나서 취업이 안되는게 아니라 실력을 못갖춘게 이유라고 보는게 맞겠네요.
경력은 너무 케바케니까 차치하고 신입 선발에서 뭐 얼마나 기준을 높게 잡나 싶기도 하고요.
18/09/17 00:07
전 일단 노조의 설립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해보는 건데, 노조란 결국 노동자끼리 뭉쳐서 서로의 이권을 보호하고 부당한 피해를 방지하는 구조인데 과연 그게 게임산업에서 잘 될지 모르겠어요. 더 노골적으로 이야기해서 저는 게임산업에서는 다른 산업에 비해 노조의 기반이 탄탄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프로젝트 단위로 일이 진행되는데 거기에 덧붙여 프로젝트가 흥하냐 망하냐에 따라 매출 차이가 매우 극심하다. 'A 프로젝트가 망했는데 이게 누구의 책임이냐?' 를 물을 때 상대적으로 그 책임 소지가 분산되는 타 산업과 달리 게임 쪽은 (실제로는 아닐지라도) '저 사람들 책임이다' 라며 손가락질하기가 매우 쉽다. 2. 내부 팀 간의 경쟁이 심하다. 모바일 A 팀이 개발비 50 억 단위 프로젝트를 연달아 세 개 실패한 뒤 개발비 100 억을 따내면, 개발비 20 억 짜리 프로젝트를 연달아 두 번 성공시킨 뒤 개발비 50 억을 따낸 모바일 B 팀은 분노하게 된다. 3. 기술직과 아티스트들이 몰려 있어 '일 잘하는 사람' 과 '일 못하는 사람'이 팀원 입장에서도 눈에 띄게 구분되며, 일 잘하는 사람 한 명이 끼치는 영향력과 일 못하는 사람 한 명이 끼치는 악영향이 너무 체감이 잘 된다. 4. 금전적인 대가 이외에 이 산업 자체에 매력을 느껴서 지원하는, 워너비가 많은 산업이다. 싼 값에 양질의 인력 재충원이 쉽다. (물론 숙련자의 대체는 어렵지만) 물론 노조의 설립에 부정적이거나 쓸데없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지금의 말도 안 되는 노동 조건을 개선하는데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고요. 다만 다른 산업의 노조에 비해 영향력에 한계가 있고 극적인 개선은 힘들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좀 있는 정도?
18/09/17 00:15
4번의경우 근데 신입은 씨가마르지않았나요...
에초에 게임잡봐도 신입구하는곳은 그 어느파트도 없는거 같은데 그리고 2번은 보통 인센으로 많이해결하지 않나요? 저 있던곳만 그런지 몰라도 인센받는곳은 회사의 수익이 나는 곳 나머지는 없었는데,
18/09/17 00:26
신입의 경우는 안 구해서 없는 거지 구하면 금방 구해지니까요. 그리고 2 번의 경우는 사실 인센이 문제라기보다도 개발 지원을 두고 다투는 팀 간의 경쟁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거라서요. 서로 사내의 한정된 개발 기회와 지원을 두고 경쟁하는 개발자들이 (내 생각에) 일 못하고 실적 못 내는 경쟁자와 연대할 수 있는 있을까, 그 점이 조금 의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뭐...저도 '이래서 노조는 안 돼!' 라고 이야기 하고 싶은 건 아니어서요. 노조가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또 스마일 게이트나 NC 같은 캐시 카우가 확고하면서도 개발도 규모있게 해서 프로젝트 실패의 영향력이 비교적 미미하고 또 책임 소재를 묻기도 불분명한 회사들...그런 회사들은 노조의 기반이 탄탄할 것 같습니다.
18/09/17 00:26
분야 불문히고 크런치 모드는 생산물의 질을 떨어뜨리죠
사실 간부들이 유능하다면 그런 상황 자체를 안 만들텐데 모든 업계가 덜 성숙한 상태에선 1 2 세대의 주먹구구식 일처리를 했던 사람들이 프로젝트를 이끄니까요
18/09/17 05:19
더 이상 게임 업계에서 일하진 않습니다만, 제 경험 상 상당수의 프로젝트는 구성원 사이에 비전에 대한 합의부터 부재하고, 그러다보니 중간관리자들은 어디에 우선 순위를 맞춰야 할지 갈팡질팡하고 실무자들 입장에서 뭘 해야 하는지 교통 정리가 전혀 안 되니 비효율은 극에 달하고... 많은 경우 게임만이 아닌 프로젝트 진행 역량 자체에서부터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현재 다니는 회사에도 단기적인 목표를 제한 시간 내에 달성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만 게임 회사처럼 분기 내내 크런치 모드로 일하는 경우는 거의 못 본 것 같네요. 사실 게임 회사의 일반적인 크런치 모드들은 자기 모순적이죠. 평상시부터 한계 이상으로 일을 해서 결과를 내고 있는 상황에 정말 긴급한 상황이 닥치면 대처가 가능할까요...
18/09/17 08:36
그래도 나름 6년 넘어 일하고있는 게임 프로그래머입니다.
일정에 쫓겨 크런치모드를 세달정도 하고나면 그 다음 분기는 거의 멍하니 출퇴하는 기계가 되더군요. 이것도 괜찮은 경우지, 매일같이 12시 넘어 택시타고 집에가는 3개월 후에는 일년도 회복이 안됩니다. 기분문제가 아니라 제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이었어요. 100-80 찍던 사람이 150-100이 나왔으니 말입니다. 일단 큰 회사에서 노조 설립이 되고 그게 좀 널리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18/09/17 08:38
크런치 모드는 전근대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그 기간이 연단위까지 길어진다면 그것은 하나의 '모드'가 아니라 일상일 뿐이네요. 저는 "지나친 잔업=죽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리적 죽음에도 가까이 가게 되지만, 가족 등과의 사회적 삶이나 본인을 위한 개인적 삶의 시간이 사라지는 것 자체도 죽음이 아닐까 싶어요. 부디 게임업계 노조의 활동과 정부의 정책이 시너지를 발휘하여 한국의 게임업계가 지속가능한 상태로 발전해갔으면 합니다.
18/09/17 09:26
디자인업 개인사업자(프리랜서)입니다. 올 상반기 매출이 시원치 않아서 만회를 위해 8~9월 동안 오더를 좀 무리해서 받았습니다. 진짜 주말, 퇴근도 없이 미친듯이 일했습니다. 집에서 하루를 온전히 쉬질 못했어요. 중간에 2박 3일 캠핑을 다녀오긴 했는데 돌아오는 날 오후에 출근해서 밤새 일하기도 했습니다. 봉급생활자분들과는 달리 버는 만큼 제꺼가 되는 거니 의욕도 충만했습니다. 그러면서 퀄리티도 신경 쓰자... 뭐 이런 계획이었지요.
하지만 나름 오랜 경력으로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 기간 동안 만든 결과물들 모두 하나하나 공 들여 만든 것들보다는 퀄리티가 떨어질 것이라는 걸요. 퀄리티도 신경 쓰자? 빨리빨리 하되 제대로 만들어 와 다른 말이 아니라는 걸요. 크런치 모드 초기(2~3일 정도?)에는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축적해 놓은 체력과 아이디어들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게 3일이 지나면 '이럴 바엔 집에서 쉬고 나와서 하는 게 더 나은' 상황이 됩니다. 하지만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오더들로 인해 마음이 불안해 퇴근해도 쉬는 게 아니게 되거든요. 그래서 일할 때 뭔가 마우스를 움직이고는 있는데 머리는 멍~한 상태가 지속됩니다. 예전 같았으면 10분이면 해결되는 작업이 30분이 걸리게 되고, 어찌어찌 쥐어짜서 완성본을 만들어도 다음날 확인해 보면 뭔가 굉장히 아쉬워요. 잘못 그린 부분도 예전보다 많이 보이고,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면 훨씬 괜찮아 보일 것 같은 부분도 보여요. 하지만 못해요. 지쳤거든요. 쳐다보기도 싫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일단 이거 넘기고 클라이언트로부터 이상한 소리 안나오면 다행이고, 나오면 그 때가서 생각하자로 퉁치고 빨리 다음으로 넘어가야 납기를 맞출 수 있거든요. 이 생활을 1달 정도 반복하니 성격도 예민해졌고, 돈이고 뭐고 다 떠나서 그냥 좀 아무 생각 없이 딴짓하고 싶습니다. 크크. 뭐, 게임업계에 계신 분들이 보시기엔 장난 수준이겠죠. (크런치 모드로 분기, 반기, 년 단위로 돌린다고요? 덜덜;;;) 그래도 게임업계에 계신 분들의 몸, 심리 상태가 어떨지 나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크런치 모드는 말 그대로 크런치 모드로 끝나야 합니다. 단기 쥐어짜기로 끝나야 해요. 그런데 그게 일상이 되면, 경영자분들이 좋아하시는 월급 대비 효용 역시 감소할 수 밖에 없어요. 본문의 링크처럼 제가 과학적인 통계자료를 내놓지는 못하겠지만 그건 분명해요. 그리고 이 사실은 다들 알고 있어요. 예를 들어 100만원짜리 이태리 코스 요리도 매일 삼시세끼 먹으면 처음 하루 이틀은 와~ 신난다~ 하면서 먹을 수 있겠죠. 그런데 계속 반복되면 결국 못 먹어요. 푸와그라용 거위도 아니고 강제로조차 먹을 수 없게 되는 지점이 와요. 요리도 이럴진데 일을 계속 시킨다? 결과야 뻔하지 않겠어요? 최소한 소화 시킬 시간은 줘야 되는 거잖아요. 하지만 (우리나라) 경영자분들 눈에는 직원들이 밤새도록 뭔가 마우스를 움직이고 있으니 일이 잘 돌아간다고 생각하시겠죠. 힘들다는 소리 나오면 과거 자신의 위용찬 과로사(史)를 읊으며 아무튼 요즘 애들은 야근 좀 한다고... 쯧쯧... 노오오력, 열정, 패기, 투지, 정신력, 너 없어도 할 사람 많아 레파토리가 :( 가끔은 궁금해요. 잦은, 지속적인 크런치 모드는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걸 정말 몰라서 그런 건가? 알긴 아는데 진짜 그렇게 하려니 뭔가 불안해서 그런가? 노예들(...)이 쉬는 걸 보면 고생했던 과거가 생각나 본전심리가 발동해서 그런가? 정확한 이유는, 뭐 복합적이겠죠. ... 정말 궁금한 건, 경영자들의 마인드가 바뀔 그 날은 올까?
18/09/17 12:00
넥슨 노조야 당연히 있을테지 생각했는데
스마일게이트요? 아직 로스트아크 오픈베타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무슨..하고 보니까 퍼블리슁 회사였네요
18/09/17 16:37
??? 스마일 게이트는 개발회사입니다.
CF, CF2, 로스트 아크 등등이요.. 출시작이 적으니 퍼블리싱 한게 많아보이긴 하다만(그것도 최근에야..) 올해는 아마 꽤나 많을겁니다
18/09/17 16:51
노조관련해서 화섬노조에 들어가는거 자체가 황당한 일이죠.
IT노조가 없어서, 정말 어떻게 이렇게 일이 다른것 같은 직업군의 노조로 설립되어야 하는건지.. -_-;; 언젠가 IT관련 노조가 정상적으로 만들어져 재편되는 날이 오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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