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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30 07:27
가족이란 무엇인가, 왜 가족이 되는가에 대한 고민이 깊게 배어있는 영화였습니다.
혈연관계는 아니지만 손녀의 기분을 그 누구보다도 잘 캐치하는 할머니, 팔 한쪽의 상처를 보고 함께 마음아파하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단편적으로나마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들을 주었다는 생각도 들구요. 안도 사쿠라의 마지막 심문씬은 대본 없이 진행되었다고 하더라구요. 감독이 그때그때 화이트보드에 질문을 써서 수사관 역할을 맡은 배우에게 대사를 전달하고, 어머니 역을 맡은 안도 사쿠라는 그에 맞게 그때그때 대답하는 방식으로요. 이 장면에서 안도 사쿠라가 했던 대답들이 이 영화의 핵심을 짚어낸다고 생각합니다. 감독 또한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아직 답을 냈다기보단 글쎄요, 가족은 무엇일까요 하는 고민을 관객들과 함께 하고 싶었던 거 같아요. 앞서 말한 장면부터, 너무나도 자연스런 섹스신, 한치의 고민없이 직장을 포기하고 아이를 선택하는 부모의 모습을 탁월하게 표현한 안도 사쿠라라는 명배우를 발굴한 좋은 영화였습니다. 한편으로는 충달님과 다른 해석을 하게 되는 부분들도 있습니다. 쥬리의 엄마가 옷을 사러가자고 하는 행위는 엄마의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는 자신에 대한 부채의식의 표현이지, 폭력을 위한 수단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영화 전체에서 그 누구도 절대 악이지도, 절대 선이지도 않다는 메시지를 보낸듯 해서요. 또 가족이 돈이라는 수단때문에 가족이 뭉쳤다고 영화 초기에 전제하지만, 사실 영화 내내 이들이 실은 돈 때문에 뭉친게 아니라는 표현들을 내보이죠. 아키의 부모님에게 받은 돈은 고스란히 모여져있었고, 다코야키정도는 돈 주고 사먹을 정도로 최소한의 여유는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감독 또한 이들이 행하는 도둑질이 생존을 위한 것이기보다 하나의 취미 내지 습관처럼 보이기를 바랐다고하더군요. 영화를 보는 내내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답을 찾고자했는데, 영화는 답을 주기보다는 같이 고민했던거 같아요. 질문은 던지는 영화는 좋은 영화라고 하니, 제게도 이 영화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18/07/30 09:08
그 영화에서 옷 살 때 "때릴 거야?"라고 묻는 거 보고 '옷 살때 마다 혹은 옷사러 가자고 하면서 때리는 구나'하고 생각했어요. 애가 다시 돌아왔는데 또 때릴 생각하는 걸 보고 정말 섬뜩하게 느껴지더라고요.
18/07/30 10:39
저도 그 부분은 충달님의 의견이랑 비슷하네요. 새옷 사자는 노부요의 말에 안 산다며 "안 때릴거야?" 물어보는 린의 대사, 다시 쥬리가 집으로 돌아간 뒤에 엄마가 쥬리에게 옷 사러 가자는 얘기를 하는 건, 쥬리가 "죄송합니다"를 하지 않았을 때니까요. 두 상황을 유추하면 옷 사러 가자며 꼬드겨서 폭력을 행한다고 볼 수 있죠. 그리고 또 한가지. 고레에다가 등장 인물들 모두 선악의 양면성을 그려낸 건 맞습니다만 쥬리의 엄마 아빠에 대해선 그러한 묘사를 던지지 않았죠.
18/08/03 21:29
옷 사러가자는건 맞을래?랑 같은 의미인 거라고 이미 쥬리가 이야기 했죠
그부분은 조심스럽지만 이견이 나올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 되요 심문씬이 애드립이였다는건 놀랍습니다 안도 사쿠라라는 배우에게 세번 놀라네요 오늘
18/07/30 08:02
많은 고민 끝에 만들어진 듯한 영화였고 보고 나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영화였습니다. 보면서 [플로리다 프로젝트] 생각도 났었네요
18/07/30 09:16
임신한 누나와 함께 대학로로 아무도 모른다를 보러 갔던게 생각나네요.
다 보고 오는 지하철에서 누나가 영화때문에 계속 울어서... 주변 사람들이 자꾸 이상하게 쳐다봐서 난감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누나 뱃속에 있던 조카놈이 벌써 중학생이 되었으니 시간이 꽤 지난 일이네요. 어느 가족도 봐야겠습니다.
18/07/30 23:03
저도 플로리다 프로젝트 생각 많이나더군요
동서양의 가족관 차이랄까.. 그런 생각도 많이나고 라이브톡으로 봤는데 이동진 평론가님이 질문할때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감독이 당황하던 모습은 참 귀여우시더군요
18/08/03 07:46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들, 인상깊은 장면들, 배우들의 연기까지
히로카즈 감독님이 만들어 오던 가족(?)영화를 집대성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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