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피지알러 분들의 재미를 위해 약간 더러운 체험담을 올리고자하니 식사 중이신 분, 평소 비위가 약하신 분은 이 글에서 나가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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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실 평소에도 약한 괄약근과 만성 설사로 고통받고 있었습니다. 직업 특성 상 불규칙하게 식사를 하는 편인데다가 밤낮이 자주 바뀌다보니 고질병으로 위장이 좀 않좋은 편이지요.
하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잘 참아가며 실수를 피해왔는데, 중대한 사고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얼마 전 목동의 S사, 본사 부장님과 함께 시사를 하던 도중이었습니다. 영상 내용이 그리 좋지 않았던 관계로 바짝 긴장한 채 열심히 썰을 풀고 있었는데, 갑자기 장에서 '꾸르륵'거리는 소리와 함께 신호가 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빵빵한 에어컨 때문인지, 아니면 긴장했던 탓인지, 그것이 뿜어져나오고 만 것이었습니다.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질척한 무언가, 차마 그 것의 이름을 저는 말할 수 없습니다.
일단 지린 건 지린 것이라 치고, 더 심각한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건 제가 있는 장소의 문제였습니다.
방 한 칸의 좁디좁은 편집실, 바짝 붙어앉은 영 심기가 좋지 않은 부장님, 아직 20분이나 남은 영상 길이.
제가 이 장소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었고 잠시 뒤면 이 방안은 냄새로 가득찰 것이며 부장님의 뇌리에 제가 똥쟁이 피디로 낙인찍히는 것은 시간 문제였습니다.
티를 최대한 내지 않으려 애쓰며 아무렇지 않은 척 계속 썰을 풀고 있었지만 예정된 파멸은 한걸음, 한걸음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저의 운명이 끝장나려는 순간,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아, 갓사모님. 그 위대한 이름. 저는 비록 무교이지만 갓모님의 지복을 위해 앞으로 반 년에 한 번은 절에 가 기도하겠습니다. 갑자기 걸려온 전화를 받은 부장님은 잠깐 얘기를 나누더니 저에게 십 분만 쉬었다가 하자며 자리에서 일어나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부장님이 나가자마자 화장실로 달려가 휴지로 뒤처리를 한 후, 속옷을 쓰레기통에 투척한 채 노팬티로 돌아와 시사를 마쳤습니다.
일이 터졌을 때는 너무나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좀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니 역시 진정한 피지알러가 되기 위한 통과의례로서 당연히 겪어야 할 일인 것 같아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무더운 여름, 피지알러 여러분 모두 음식 조심하시고 항상 쾌변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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