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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4/12 18:51:30
Name 아케이드
Subject [일반] [SF걸작선] 유년기의 끝 (수정됨)
SF애호가로서 SF소설을 하나씩 소개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글의 특성상 스포일러로 만재되어 있사오니, 아직 해당 소설을 읽지 못했지만, 읽을 예정이 있으신 분들은 스킵을 추천드립니다.
SF고전중 최고에 속하는 작품이니, SF애호가라면 일독 권장드립니다. (SF애호가가 아니신 분들에게는 따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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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기의 끝'(Childhood's End)은 1953년 아서 클라크(Arther C. Clarke)에 의해 씌여진 SF고전입니다.
참고로, 아서 클라크는 스탠릭 큐브릭 감독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원작 소설을 쓰기도 한 분입니다.

본 소설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몇개의 용어를 만들어낸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오버마인드'(overmind)와 '오버로드'(overlord)입니다.

상기 용어를 보시면 알수 있듯이,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한 수많은 SF기반 창작물들에 영향을 끼친 작품이고,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나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도 이에 해당합니다.

3부작 드라마로도 제작된 바 있으며, 소설을 각색해서 디테일에서 차이가 많지만, 기본 구조는 동일합니다.
다만, 원작 특성상 드라마로 표현하기 난해한 점이 많아서인지, 원작의 맛을 살리지 못했다는 평이 많습니다.

의미가 모호한 타이틀과 엔딩이 주는 충격이 상승효과를 일으켜 받게되는 감동이 크기 때문에
다시 한번, 본 서적을 읽으실 예정이 있으신 분은 아래 스토리는 스킵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이하 간략 스토리입니다.

미국과 소련이 상대보다 먼저 유인 우주선을 쏘아올리기 위해 경쟁하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구요.
우주선을 쏘아올리기 직전 전세계 주요 도시들의 상공에 거대한 외계 우주선들이 나타나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초광속 우주항행능력과 수천년의 수명을 가진 그들은 스스로를 '오버로드'라고 칭합니다.

오버로드는 인류에 대한 지배를 선포하고, 지구 문명에 개입해 과학문명을 전파해주며,
지구를 전쟁과 빈곤이 없는 유토피아에 가까운 세상으로 바꾸어 갑니다.

외계인 지배에 저항하는 세력들도 등장하지만, 압도적인 과학력으로 가볍게 진압해 버립니다.
동물학대를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에서 투우시합을 강행하자,
스페인 지역의 태양을 차단해 버림으로써 항복선언을 받아내는 식입니다.

저항도 잠시, 평화롭고 풍요로운 삶에 익숙해진 인간들은 전례없는 정신적 성숙과 내적 진화를 이루게 됩니다.
오버로드들은 갖가지 과학문명을 전해주면서도 왠일인지 우주과학은 전해주지 않고, 지구인의 독자적인 연구도 금지함으로써
인류의 우주진출을 봉쇄합니다.

우주를 동경하던 청년 로드릭스는 오버로드의 수송선에 몰래 탑승해 그들의 모행성까지 가게되고,
해당 행성에서 기묘한 존재를 목도하게 됩니다.

거대한 정신 에너지로 이루어진 초지성체 '오버마인드'입니다.
오버로드들은 오버마인드의 지시에 따라 우주 여기저기에 산재된 지성체들을 찾아내고,
'적절한 시기'에 그들에게 개입해 그들을 '내적 진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하수인 역할을 하는 존재였던 것입니다.

밀항이 적발된 로드릭스는 오버로드들에 의해 지구로 강제송환됩니다.
초광속 여행의 영향으로 80년 후의 지구에 도착한 그는 '내적 진화'가 완료된 지구인들을 목도하게 됩니다.

내적 진화후 태어난 어린이들은 정신적 각성을 통해 초능력에 가까운 정신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의 정신을 공유하고 교감할수 있는 능력을 지녔습니다.

그들의 정신은 조금씩 통합되어 하나의 정신체가 되고 결국은 지구마저 흡수하여 하나가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유년기'를 끝낸 인류는 오버마인드와 융합하기 위해 먼 우주를 향해 떠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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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자
18/04/12 18:53
수정 아이콘
투우를 금지시킨 방법이 참 인상깊었습니다.
좋은 소설 요약 감사합니다.
아케이드
18/04/12 19:00
수정 아이콘
저 역시 투우장면에서 오버로드가 어떻게 할까 궁금해하며 페이지를 넘겼던 기억이 납니다.
평화롭지만 강력한 한방으로 항복시켜 버리는 아이디어도 좋았구요.
미트파게티
18/04/12 18:56
수정 아이콘
데드스페이스도 여기서 모티브를 가져온거 유명하죠.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아케이드
18/04/12 19:01
수정 아이콘
데드스페이스 이름만 들어봤는데 SF게임이었군요.
공격적 수요
18/04/12 19:01
수정 아이콘
이 소설의 대략적인 개요만 알고 있다가, (아마도) 황금가지에서 나왔던 아서 클라크 단편집에서 비슷한 내용의 단편소설을 읽었었죠. 아마 그 단편소설을 제대로 각잡고 써내려간게 본 작품 유년기의 끝일텐데.
인상깊었던 장면은 오버로드의 생김새에 대한 묘사였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뿔달리고 날개달린 악마의 모습 그 자체. 현생인류(의 유년기)를 종결시키러 나타난 오버로드에 대한 공포가 악마로 형상화되어 인류의 정신에 뿌리깊게 박혀있다는 설정. 신화와 SF를 결합시키려는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했죠.

앞으로 써주실 글들 기대하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아케이드
18/04/12 19:04
수정 아이콘
본문 스토리에 녹여내기 애매해서 뺐습니다만, 확실히 해당 설정도 인상깊었습니다.
도르래
18/04/14 00:09
수정 아이콘
저도 유년기의 끝하면 이 장면이 제일 먼저 떠올라요. 오랜만에 다시 읽고 싶네요.
TheLasid
18/04/12 19:03
수정 아이콘
충분히 진보된 기술은 마법과 구분할 수 없다.
멋진 작품이었죠. 피지알에서 클라크 관련 글을 보게 될 줄은 몰랐네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
아케이드
18/04/12 19:05
수정 아이콘
고대 인류에게 현대의 과학기기들을 보여주면 마법이라고 하겠죠.
18/04/12 19:24
수정 아이콘
첫 소개 글이 제가 정말 좋아하는 SF소설이라 반갑습니다! 드라마로 나온 영상을 보니 십년 넘게 전에 처음으로 소설을 읽으면서 상상만으로 묘사하던 것들이 영상으로 나오게 되니 신기했습니다..
아케이드
18/04/12 19:25
수정 아이콘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라서 소개글을 쓰려고 생각했을때, 이 작품이 첫작품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뉴타입
18/04/12 19:29
수정 아이콘
유년기의 끝이나 아이작 아시모프의 최후의 질문 같은 작품을 보면 같은 인간인데 어쩜 저리 상상력과 그걸 작품으로 풀어나가는 능력이 대단할수 있는건지
하고 감탄하게 되더군요.1950년대에 저런 작품을 쓸수 있다는게 참...
아케이드
18/04/12 19:30
수정 아이콘
제가 그랬습니다.
소설을 읽고 놀라고, 이후 해당 소설이 1950년대 작품이라는 걸 알고는 한번 더 놀랐죠.
역시 천재들은 시대를 초월하는 모양입니다.
고란고란
18/04/12 19:30
수정 아이콘
TV드라마 'V'도 여기서 힌트를 얻은 거였군요. 영향받은 대중매체가 좀 되네요? 인디펜던스 데이도 그렇고
아케이드
18/04/12 19:31
수정 아이콘
그러고보니 'V'도 그렇네요.
여왕의심복
18/04/12 20:00
수정 아이콘
유년기의 끝이 아직 구할방법이 있나요? 저도 위키로만 보고 사보지는 못했네요.
아케이드
18/04/12 20:02
수정 아이콘
2016년 12월에 아서클라크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재판되었습니다.
http://www.yes24.com/24/goods/33730931?scode=032&OzSrank=1
여왕의심복
18/04/12 20:05
수정 아이콘
오옷 주문하러갑니다. 감사합니다.
이슈타르
18/04/12 20:08
수정 아이콘
(수정됨) 모처에서 정보에 의하면 ,,,고도로 발달이 된 외계문명이 지구로 내려와 우리를 간접적 지배 하게되어서 그들 가르침에 복종하고 따라가야 한다면 지구문명의 변화는 다음과 같담니다

1. 개별국가는 전부 해체하고 단일 지구 통합 정부가 출범
2, 개별국가 해체 영향으로 전쟁이 사라짐,, 고로 군대도 자동 해체됨
3. 육식의 금지,,채식만 허용...


전에 유년기의 종말, 을 읽고 난후 제 생각은 아서 클라크씨가 어느 경로를 통해서 외부 문명권 관련 이야기를 습득하고 이에 기반한 소설을 쓴거이가 본문 같은게 아닐가 하는 느낌을 받았거든요..그같은 아주 특별한 사람들이 우리 지구 사회내 일부에서 수십년전 부터 활동하고 했으며 특히..이른바 UFO피랍자들에서 많이 나오고 했습니다
아주 특수하게도 외계인 일부가 지구에 단기 체류 하거나 지구 인류종에 동화되서 살아간다는 정보도 존재 합니다
아케이드
18/04/12 20:13
수정 아이콘
고도의 과학문명을 가졌다면, 유기물 조합으로 어떤 음식이건 만들어 낼수 있으므로 굳이 육식금지 같은 룰은 필요없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Birdwall
18/04/12 22:36
수정 아이콘
앞의 두 개는 몰라도 육식 금지나 UFO 피랍자나 정체를 숨긴 외계인 어쩌고저쩌고는 그다지 설득력 없어 보이네요...
아서 클라크는 SF 작가인만큼 UFO나 외계인 관련 이야기를 모르지는 않았겠습니다만.(1950년대 기준으로)
VrynsProgidy
18/04/12 20:08
수정 아이콘
띵작
아케이드
18/04/12 20:13
수정 아이콘
띵작이죠~
18/04/12 22:43
수정 아이콘
정신적 통일이라고 거창하게 시작됬지만 결국 수 많은 개인들의 사심만이 얽혀서 허무한 물놀이쇼로 끝난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결말, 거대제국을 만들면서 정당성을 위해 최대한 거대하고 잔인한 방식으로 인신공양을 발전시키는 지배이념을 선택한 아즈텍들인이 스페인 모험가들의 납탄에 쓰러지고 천연두에 몰살당한 일, 1차 세계대전 출구전략과 적백내전을 거쳐서 바깥 자본주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으로 일국사회주의로 무력을 집중시켜 혁명을 수호할 것인지 영구혁명론으로 전세계에 폭력을 전파할 것인지 고민하고 서로를 죽이던 볼셰비키들, 당연히 자신들이 말성을 일으키는 이상한 사이비 종교니까 세상에서 조사좀 하는 것인데 피해망상을 기르면서 독가스 테러범 집단이 된 옴진리교...

생각과 의식이라는 것을 자신만 인식할 수 있고 타인은 보이지 않고 짐작만 하는 인간에게 정신체라는 것은 참 매력적인 개념입니다만, 동시에 별로 인간 같지는 않은 개념이라서 상상도 별로 안가고, 상상해보는 것이 의미가 있나 회의적이긴 합니다. 어릴 때 읽었는데 정말 묘한 매력을 가진 책이었지요. 오랜만에 봐서 재미있게 글 잘 읽었습니다.
아케이드
18/04/12 22:51
수정 아이콘
오버마인드와 같은 형태의 초지성체는 아니지만, 언젠가는 네트워크로 서로의 마음까지 공유할 수 있는 '집단지성'이 등장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공각기동대의 '네트'같은 형태가 될것이고, 그게 발전하며 오버마인드같은 초지성이 될수도 있겠지요.
물론, 인간적이지는 않다는데 동의합니다.
잠이온다
18/04/12 23:10
수정 아이콘
"인류의 정신적 통합" 이라는 개념이 처음 나온 소설로 알고있는데 이제는 너무나도 많은 작품에 쓰이다보니 이제 식상할정도가 되버렸죠. 긍정적으로 다룬 작품도 있고 부정적으로 다룬 작품도 있고...

이 작품이 나온지 70년이 가까워지고있는데 다음에는 어떤 새로운 개념이 충격을 줄지 궁금합니다. 과연 작가들이 어떤 상상으로 어떤 새로운 개념을 보여줄 것인가?

이전에 마법처럼 보였던 행위들이 기술의 범위로 들어오고있는데 다음 작가들이 어떤 마법을 상상할지 기대됩니다. 반대로 이제 나올만한 개념은 다 나온 것같기도 합니다. 물론 이건 제가 지식이 적어서 그렇겠지만..
아케이드
18/04/12 23:12
수정 아이콘
이 작품만큼 충격을 안겨중 작품은 흔치 않지만,
여러 SF소설들을 보다보면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끊이지 않는 듯 합니다.
18/04/13 00:17
수정 아이콘
저에겐 이 책을 세번이나 산 이색 경력이 있습니다. 나경문화 판은 이사하다 잃어버리고, 그 후엔 어느 출판사인지 "최후의 인간"이란 황당한 제목으로 출판되어 울며 겨자 먹기로 샀지만 빌려줬다가 다시 잃어버리고... 이 글을 읽고 마지막으로 구입한 판본을 찾아봤는데 시공사에서 나온 거네요.
아케이드
18/04/13 00:26
수정 아이콘
'최후의 인간'이라니;;; '유년기의 끝'이라는 그 제목 때문에 더 감동을 주는 작품인데 제목 뽑는 센스가 형편없네요
코우사카 호노카
18/04/13 00:31
수정 아이콘
이작품 처음 알게된게 나무위키에서 더블오 건담 항목에서 당작품이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해서 알게 되었는데,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어보니 영향 끼친 작품이 한둘이 아닌걸 알겠더군요. 다만 보통 그런 작품에선 외계 문화 만나서 충격받고 옴팡지게 싸운다음에 인류가 정신적으로 성장..이라기보단 다운그레이드인지 옆그레이드인지 모를 옆길로 새는게 문제지만...a

소설에 있었으면 정신 공동체 같은 네트워크에 들어가기엔 너무 썩어버렸으니.... 지구에 남아 멸종을 기다리는 입장이 될것 같은데 그런 시대에 한번 살아보고 싶더군요. 전쟁이나 다툼도 딱히 없고, 미래세대에 대한 불안도 없고, 그냥 느긋하게 하고싶은거 다 하고 죽을수 있을테니까요.. 오랜만에 재밌게 읽었던 작품 생각나네요. 잘 읽었습니다.
아케이드
18/04/13 00:33
수정 아이콘
저 역시 해당 소설을 읽으면서 그런 행복한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라는 상상을 한 적이 있습니다.
18/04/13 01:34
수정 아이콘
스페이스 오디세이 영화 보고 전율이 났고, 스페이스 오디세이 소설 보고도 부들부들 떨었고, 유년기의 끝 읽고서는 뭔가 좀 비슷한 것 같지만 그래도 엄청났고, 라마 보면서는 뭔가 많이 비슷한 것 같지만 재미있었고, 스페이스 오디세이 2 보면서는 응? 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이었고...

이 분이 천재인 것은 토달지 못하겠는데, 자기 복제가 좀 심하지 않나하는 생각은 약간 들어요.
아케이드
18/04/13 07:44
수정 아이콘
(수정됨) 거장 SF작가라는 분들이라고 해도 뭔가 유사해 보이는 작품들이 많기는 합니다.
아시모프 같은 분은 로봇 세계관을 공유하고, 필립 K.딕도 안드로이드 세계관을 공유하듯이요.
드라카
18/04/13 16:15
수정 아이콘
소개글인데 스포 만땅이라 소개하는 소설을 안 본 사람은 소개글을 볼 수가 없으니 아쉽군요ㅜㅜ
아케이드
18/04/13 16:17
수정 아이콘
그래서 스포일러 경고를 두번이나 넣었습니다.
스포일러가 읽어도 별 영향이 없는 소설도 있는데, 이 소설 만큼은 정말 스포일러 읽으면 재미가 반감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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