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우의 시호 문제는 삼국지 커뮤니티에서 뜨겁게 타오르는 주제이다.
(내용이 길어 요약이 불가하기에 링크로 남긴다. )
1. 장목후가 맞다라는 입장.
http://smh2829.blog.me/220747939745 (by 야매읹)
http://smh2829.blog.me/220747934958 ( by 子明)
즉, 선시라는 입장.
2. 장무후가 맞다라는 입장.
http://gall.dcinside.com/samgugji/362018
즉, 악시라는 입장.
1번의 입장을 따른다면,
壯자와 繆자는 둘다 시법에 있는데 왜 굳이 통가자를 썼을까란 의문이 든다.
2번의 입장을 따른다면, 아래와 같은 구절이 마음에 걸린다.
당초 선주(先主) 때에는 오직 법정(法正)만이 시호를 받았다. 후주(後主) 때에는 제갈량은 공덕이 세상을 덮고 장완(蔣琬), 비의(費禕)는국가의 중임을 떠맡았으니 또한 시호를 받았다. 진지(陳祗)는 총애를 받아 특별히 특별한 포장이 더해졌고 하후패(夏侯霸)는 멀리 와서 국가에 귀부했으므로 또한 시호를 받았다. 그러다 관우, 장비, 마초, 방통, 황충과 조운이 시호를 추증받았으니 시론(時論)에서는 이를 영예로운 일로 여겼다.
- 촉지 조운전 -
악시라면 당시의 시론에서 이를 영예로 여길수 있었을까? 그리고 당시 관씨와 장씨는 각기 국가의 중추를 맡았는데 악시를 받고 순순히 인정할수 있을까?
나는 그런 점에서 제 3의 다른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시법의 해석을 보자. 난, 문자향 출판, 시법, 이민홍 편역을 참고했다.
일단, 관우의 시호인 壯繆부터 보도록 한다.
壯
[시법] 적을 이겨서 난을 다스린 것을 '壯'이라 한다.
[시법] 용감하지만 이루지 못한 것을 '壯'이라 한다.
유희가 말하기를, "뜻은 절의를 보존하고 있으나 사세가 궁핍하고 급박하여 공을 이루지 못한 자이다. 춘추의 의리는 본의를 추구하므로 시호를 '壯'이라 하였다.
繆
[시법해] 명분과 실제가 어긋난 것을 '繆'라 한다.
장비의 시호를 보자. 장비의 시호는 환후桓侯이다.
桓
[시법] 아주 빠르게 공을 이룬 것을 '桓'이라 한다.
[시법해] 토지를 개척하고 먼 곳의 사람을 복종시킨 것을 '桓'이라 한다.
[시법해] 능히 공경함으로 백성을 동원한 것을 '桓'이라 한다.
[시법해] 토지를 개척하고 나라를 겸병한 것을 '桓'이라 한다.
<새로 고침> 옛 시법에 이르기를, "아주 빠르게 백성을 동원한 것을 '桓'이라 하고, 무력으로 사방을 안정시킨 것을 '桓'이라 한다"하였으니, '극극동민克亟動民'은 악행을 저지른 시호이고, '무정사방武定四方'은 선행을 행한 시호이다. 桓은 강하고 용맹함이 매우 빨라 해가 되지 않은 칭호이나, 악을 행하였다고 할 수도 없고 또 선으로 인정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합해서 "아주 빠르게 공을 이룬 것을 '桓'이라 한다"고 한 것이다. 제나라 환공은 관중의 형명술을 이용하여 천하의 패자가 되었는데, 시호를 桓이라 하였으니 그것은 아주 빠르게 공을 이루었기 때문일 것이다.
마초의 시호를 보자. 마초의 시호는 위후威侯이다.
威
[시법] 상을 주어 권면하고 형벌로써 성낸 것을 '威'라 한다.
[시법] 정벌로써 먼 지방을 복종시킨 것을 '威'라 한다.
[시법] 강하고 굳셈으로 바름을 지킨 것을 '威'라 한다.
[시법해] 사납게 하되 강직하고 과감한 것을 '威'라 한다.
- 사나우면 너그러움이 적다. 과果는 과감하게 행한다는 뜻이다.
[시법해] 사납게 하되 강건하고 과감한 것을 '威'라 한다.
- 강건하기가 강剛보다 심한 것이다.
[시법해] 의로움을 굳건히 하고 바름을 지킨 것을 '威'라 한다.
- 묻는 것이 바르고, 말에 간사함이 없는 것이다.
황충의 시호를 보자. 황충의 시호는 강후剛侯이다.
剛
[시법] 강하고 굳세면서 과감한 것을 '剛'이라 한다.
[시법해] 이전의 허물을 좇아서 고친 것을 '剛'이라 한다.
- 선행에 힘써서 허물을 고친 것이다.
조운의 시호를 보자. 조운의 시호는 순평후順平侯이다.
順
[시법] 자애롭고 온화한 것으로써 두루 감복시킨 것을 '順'이라 한다.
[시법] 이치에 화합하여 따른 것을 '順'이라 한다.
[시법해] 자애롭고 온화한 것으로써 두루 감복시킨 것을 '順'이라 한다.
- 사람들로 하여금 모두 그 자애롭고 온화함에 복종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平
[시법] 다스림에 허물이 없는 것을 '平'이라 한다.
생眚은 재앙이고 죄이다. 다스리는 데 큰 허물이 없는 것일 뿐, 잘 다스리는 것은 아니다. 이는 평정平正(공평무사함)의 平이 아니라, 평상平常의 平이다. 주周의 평왕, 진晉의 평공, 한漢의 평제는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모두 평정의 뜻을 취한 것이 아니니, 옛사람들은 平의 시호를 평상의 평으로 여겼을 뿐이다. 오직 안평중晏平仲만이 평정의 뜻을 취한 사람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마음에 또한 평정한 사람을 平이라는 시호로 삼으려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취하지 않은 것이다.
[시법해] 다스려져 재앙이 없는 것을 '平'이라 한다.
- 재앙과 죄가 없는 것이다.
[시법해] 일을 집행함에 제도를 따른 것을 '平'이라 한다.
- 마음대로 하지 않은 것이다.
[시법해] 기강을 펴고 다스린 것을 '平'이라 한다.
- 정사에 시행하는 것이다.
시법에 대한 설명
https://namu.wiki/w/%EC%8B%9C%EB%B2%95
시호에는 선시, 악시가 있는데 관우의 시호인 壯繆를 악시라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같이 시호를 받은 창업공신인 장비, 마초, 황충, 조운의 시호도 악시가 아니므로 용례나 예법상 관우의 시호만이 악시가 되긴 어렵다. 다만, 장비나 조운의 예를 보면 무조건 선시라고 보기도 애매한데, 시호를 선시/악시로도 분류하지만 상시/중시/하시로도 분류한다. 선시는 극찬의 뜻을 담은 시호이고 악시는 폄하를 하는 시호이다. 개인적으로 이들의 시호는 중시에 해당한다고 본다. 시호는 시법에 의해 황제/왕/제후/신하에게 추서하는데, 조운의 시호중 하나인 平의 설명을 본다면 사례에 따라 볼 여지가 크다.
사견으로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관우의 시호는 장무로 읽되, 악시는 아니라고 본다.
p.s 아마추어의 견해로 쓴 글이라 틀릴 여지는 많다고 본다. 추후에 전공자의 관련 서적이나 논문이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