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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2/10 19:30
국내 영화광들이 혹평했던 <부산행>, <아가씨>가 해외에선 평이 좋네요.
근데 아이러니한 점은 국내 평단의 반응은 그닥 나쁘지 않았다는 거... 요즘은 평단이 대중성을 더 신경쓰는 기분입니다. 되려 영화광들이 스노비즘에 빠진 게 아닌가 싶네요.
16/12/10 19:33
박찬욱 영화에 대한 기준치를 정해놓고, 생각했던 입맛에 안 맞으니까, 혹평하는 사람들도 많은거 같아요. 박찬욱이라는 이름을 지우고, 영화 자체로만 보면, 좋은 작품이죠.
16/12/10 19:36
저는 뭐 영화 자체로만 봐도 "필력 좋은 야설"이었습니다. 크크
근데 연말이 되어 1년을 돌아보니 곱씹을 거리가 있긴 있더라고요. 그래서 글을 적고는 있는데...
16/12/10 23:08
bbc 핑거스미스를 먼저 본 입장에서 저는 별로였습니다. 아직 확장판을 보진 않았는데 극장판만으로는 bbc가 더 좋았어요.
그렇다고 bbc 버전이 뛰어난 걸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 이야기를 억지로 따라가지 않으려는 '아가씨'의 노력 결과가 그렇게 박수쳐줄 만큼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호평 받았던 두 여주의 연기도 샐리 호킨스의 것보다 못해보였고요. 오히려 전작 스토커가 훨 재밌었어요. 확장판을 보면 생각이 또 달라지겠지만요.
16/12/11 07:09
원작의 이야기를 그대로 따라가지 않은 점 때문에 박수받은 영화는 아닙니다. 이야기만 보자면 박수받을만한 이야기도 아니고요.
하지만 영화는 문학이 아니거든요. 오락소설의 열화버전보다 못한 내러티브를 갖췄다 한들 그것은 영화의 일부이죠.(비율은 크지만요...) 수상한 부분도 외국어영화상과 "미술상"이네요.
16/12/11 09:34
네 그럼요. 그 '일부'가 마음에 들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댓글로 다 적지 못할 만큼 이상하게 저에게만 별로로 느껴지는 지점이 많았어요. 물론 그렇다고 못만든 영화라는 말은 아니고 미술 쪽을 비롯해 장점이 많은 영화라고 생각은 합니다.
16/12/11 13:34
사실 영화의 내러티브는 앞뒤 시퀀스의 개연성 정도만 따져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체적인 줄거리의 정합성보다는요.
트랜스포머는 그 시퀀스 간의 개연성조차 엉망이니 스토리 안 좋다고 욕먹는 거겠죠.
16/12/11 14:10
"(모든) 영화의 내러티브는 이래야 한다."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추리물, 미스터리 같은 경우에는 플롯간 유기성이 앞뒤 뿐만 아니라 작품 전체에 걸쳐 거미줄처럼 영향력을 미치니까요. 드라마 영화 중에는 전체 스토리가 중요한 경우가 많죠. <쇼생크 탈출>같은 경우 각각의 플롯은 분절적이나 전체 스토리를 이어주는 탈옥과 복수의 서사가 카타르시스를 부르거든요.
물론 내러티브도 좋으면서 특수효과 쩔고, 재미도 빵빵 터지고 이러면 좋겠지만, 그런 작품은 나오기 어렵죠;; 그런면에서 작품의 여러 면모를 고려하며 평가하면 좋으련만, 국내 평가는 다소 내러티브의 완성도에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16/12/11 14:23
동감합니다. 국내 평단은 다소 내러티브를 중심으로 보는 경향이 있죠.
그래서 한국 영화가 시각적인, 비디오 아트로서의 요소가 약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16/12/11 00:09
저는 둘다 좋게 봤지만 변명 아닌 변명...?을 하자면
아가씨의 경우에는 높아진 기대치가 문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박찬욱 감독은 몇 안되는 자기 맘대로 찍을 수 있는 감독인 동시에 가장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감독이라 일단 취향이 극단적으로 갈리고 감독 전작 중 박쥐가 노출과 극단적 표현으로 시끌했던데 비해 스토커는 꽤 조용히 개봉했던걸로 기억하거든요. 그래서 꽤 공백이 길었던 상황에서 캐스팅 과정에서 오디션 관련 기사가 나오면서 일종의 하이프가 형성되었던거 같아요. 그래서 그 기대치에 비해 여전한 '박찬욱 월드'가 간극의 이유가 아닐까.. 싶고 부산행은 우리나라에선 블록버스터지만 해외에선 저예산 영화라는 측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게다가 연상호 감독의 전작을 접하고 아니고의 차이도 있는거 같고요. 개인적으로 스티븐 킹이나 에드가 라이트의 호평은 그런 측면에서 호러/좀비 영화 팬으로서의 호평이 아닐까 싶어요. 근데 전 두 편다 괜찮았는데 이걸 왜 해명하고 있는걸까요.ㅡ.ㅡ 크크;
16/12/10 19:32
개봉 당시에 호불호가 좀 갈렸던걸로 기억합니다.
저도 재미없게 본건 아닌데 아주 재밌게 까진 아니었던거 같은데 해외 평가가 되게 좋네요. 흐흐
16/12/10 19:33
프랑스에서도 생각보다 반응이 좋더라구요 우리나라 영화라서 독립영화정도 비중일줄알았더니
우리나라 헐리웃영화처럼 그냥 평범한 흥행영화 취급해주던데요 크크 한국에 개봉했을땐 안봤는데 프랑스에서 아가씨 광고하는거보고 한국와서 찾아보게됨..
16/12/10 19:37
박찬욱 영화중 제일 망작이다. 별로다 하는 사람들도 많았죠. 올해 그 수많은 영화 시상식중 단 한번도 작품상이나 감독상으로 언급조차 된적이 없어요.
16/12/10 21:17
동감이요.. 누가 일부러 그 시기에 터뜨린건지 아니면 막다가 막다가 터진 건지 몰라도
좀 더 흥할 수 있던 시기에 스캔들 터진 게 관객수에선 데미지가 컸죠.
16/12/10 23:24
사실 최초 기사 자체는 개봉도 하기 전에 나왔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만 그 땐 당연히 실명이 안나왔는데 헤드라인데 굳이 "아가씨" 라는 표현이 들어가서 사람들이 설마 박찬욱 감독 이야기인가 하던 중 아가씨의 감독이 아니고 주연배우(김민희)이고 감독은 홍상수라고 어렵지않게 정보를 얻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 전 실제로 제대로 이름달고 터졌을 때 별로 안놀랐는데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있었더라고요 크크
16/12/10 19:43
밀정을 보낸게 이해가 안되는게, 국내 시상식에서도 철저히 외면했던게 밀정인데, 뜬금없이 밀정 보내는거 보고, 이해가 잘
차라리 국내 시상식 쓸었던 곡성을 보냈으면 이해가 갔을 겁니다.
16/12/10 19:52
나쁜 영화는 절대 아니었어요. 다만 박찬욱 하면 느껴지는 약간의 광기어린 서늘함은 온데간데 없고
아이스크림을 과하게 삼키면 찾아오는 서늘함 같은 기분이어서 영화보고 나서... 와 이거 뭐 이리 달달해... 이거 박찬욱 맞아? 이랬던 기억은 있네요. 레즈비언은 소재일뿐 잘 만들어진 야설동화. 이게 제 감상평이고요.
16/12/10 20:00
아름다운 페미니즘 영화 였네요,,
이보다 여성성에 대한 긍정적 예찬 영화를 본 기억이 없을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좋았습니다
16/12/10 21:46
공감합니다 개인적으로 올해 한국영화보면서 국뽕을 느꼈습니다. 영화시장이 커지면서 상업적 성공에 대한 압박이 계속 커지는데 뭐랄까 한국 영화판이 속된말로 곤조가 있어요. 곡성, 아가씨 둘 다 투자규모가 엄청난걸로 아는데 영화 소재나 내용은 상업성이랑 아~~주 멀거든요.(아니 뭔 배짱으로 동성애, 종교이야기를 다루는겁니까!)그걸 또 관객들은 돈내고 봐요. 이정도는 봐줘야지 하면서요 크크 부산행은 해외에서는 대부분 극찬인데 한국에서는 회초리든 관객들도 많았죠. 크크크 감독이나 관객이나 작품성에 대한 갈망이 엄청난거 같습니다. 취향이나 좋은 작품에 대한 기준등 스펙트럼도 대단히 넓구요. 하여튼 한국영화 최고입니다! 주모~
16/12/10 23:29
네. 언급하신 영화들 모두 좋았습니다. (그 중 가장 좋았던 건 춘몽이네요) 그런데 독립영화는 상업영화만큼 몇 년간 침체기였다고 생각하진 않아서요. 그냥 독립영화(혹은 다양성 영화)는 올해도 좋았다 느낌이라면 상업영화는 간만에 터진 거라
16/12/10 23:58
갠적으로 작년과 비교해서 상업-독립 영화 모두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작년 독립영화는 좀 이야기나 장르가 비슷한 느낌이었고
올해는 만듦새도 좋았을 뿐 아니라 주제의 다양성도 있어서 더 풍성하게 다가왔어요. 연출은 미흡했지만 말하고자하는 바가 명확했던 양치기들이나 스틸플라워, 철원기행 같은 작품도 좋았거든요.
16/12/11 00:07
그렇군요. 제가 독립영화를 상업영화만큼 많이 보지 않을 뿐더러 몇몇 작품만 골라서 보는 탓도 있을 것 같네요. 양치기들이나 스틸플라워는 못 봤지만 철원기행은 저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독립영화 중엔 연애담도 좋았구요. 확실히 다시 생각해보니 말씀하신대로 상업영화나 독립영화 둘 다 소재는 확실히 올해가 다양했던 것 같네요. 물론 어떠한 숙의도 없이 그저 '사이다'만 외치는 영화의 범람이나 시대극(일제강점기 즈음의 근현대) 같은 유행도 여전했구요.
16/12/11 00:19
소위 상업성만 노리는 영화들은 킹이바님 말씀대로 재미없는 측면이 있어요. 그리고 일제강점기 시대극은 암살 전까지만 해도 상업적 매력이 거의 없는 시기로 못박아둔 것과 다름없다가 생긴거라 저한텐 비교적 우호적 감정이 있는 유행이었어요.
어쨌든 올해는 말씀하신 연애담을 비롯해서 멜로의 향이 있는 웰메이드 영화가 많아서 반가웠어요. 저도 춘몽 정말 좋았어요. 비극적인 사랑스러움이 느껴지는 여운이었죠. 아 생각해보니 범죄의 여왕도 괜찮았네요.
16/12/10 20:54
박찬욱 감독이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만든다면 저런 느낌이겠구나 싶긴 했습니다. 이전 작품들과 괴리가 느껴져서 그렇지 영화는 재밌게 봤습니다.
16/12/10 21:10
재미 있더군요. 뒤에 약간 루즈해져서 좀 그랬지 최근 평이 좋던 신비한 동물농장 보고 짱 재미 없어서 분노했던 거보단 훨 나았습니다.
으으으 pgr 영화 평도 골라 들어야 합니다. 몇면 분이 좋다 그래도 내 맘에 안들 수 있죠
16/12/10 23:27
사...사전... 크크
다른 사람의 영화평은 지속적으로 평을 올려주시는 분들(pgr을 예로들면 충달님)의 평을 여러개 보는게 좋더라고요. 평론가들의 평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다보면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알아두게 되고 그게 많이 도움이 됩니다.
16/12/11 00:03
남자주인공 팬이다 or 그냥 귀여운 동물 보러간다 이 두 부류가 아닌 사람들은 굳이 갈 필요가 없는 영화이긴 하죠.근데 전 둘 다에 해당되서 재밌게 보고 왔습니다.
16/12/10 23:20
150억 들었더라고요 왜이렇게 많이 들었지 했는데 ㅡㅡ
어찌되었건 올해 최고의 영화 였습니다 김민희 뱀파이어역할 함 했으면
16/12/11 10:06
근엄한 말투와 표정을 짓고 있는 남자들의 찌질하기 그지 없는 속내 또는 본성을 '아가씨'만큼 드러낸 영화가 얼마나 있었을까 싶습니다. 야설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더더욱 두드러질 수 있었던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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