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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11/11 21:03:51
Name 프로취미러
Subject [일반] 최경락 경위의 유서, 살아남은 자의 폭로
2년 전, 어쩌면 이 모든 진실이 조금 더 일찍 불거져나와 헌법의 권위를 그만큼 더 일찍 바로잡을 수 있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정윤회의 국정개입에 관한 문건 유출'

묘한 워딩 입니다. 문서에 기록된 명백한 불법인 정윤회의 국정개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문건이 유출되었다는데 방점이 찍힌 수사적 표현. 사건의 처리는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문건의 내용은 모두 허위라는 전제로 이 사건은 문건의 진위보다 '유출'에 집중하여 해결되는 모양새를 갖추고 유출에 관계된 몇몇이 소위 총대를 메는 것으로 씁쓸한 뒷맛을 남긴채 대충 매듭지어지는 듯 했습니다. 적어도 지난달 까지는.

이제는 더 커진 스케일로 만천하에 그 진실의 윤곽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문건유출에 관련되어 일신상의 이익, 불이익을 입었던 주요인물들에 대해 살펴보자면

1. 조응천;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이 사건으로 경질되었고 법정공방을 무사히 거치고 문재인 전대표의 영입으로 현재 민주당의 의원으로서 현 시국에서 딜을 넣는 포지션을 맡고 있습니다.

2. 박관천; 마찬가지로 청와대에서 공직기강비서실의 행정관으로 근무하다 이 사태의 쓰나미를 온몸으로 받았습니다. 우리에게 한동안 밈으로 쓰일 "권력서열이 어떻게 되는 줄 아느냐~1위2위3위의" 드립을 친 인물이기도 하죠. 박관천은 해당 사건의 조사를 받던 중 금고에서 금괴 11개가 발견되었습니다. 조사 결과 청와대에 오기 이전인, 과거 경찰청 근무시 유흥업소 운영자에게 받은것으로 추정되어 뇌물수수에 대해 수사받았죠. 이 사건에서 쟁점이 되었던  해당 문건이 대통령기록물로 판단되지 않아 조응천과 함께 문건 유출 혐의는 무죄를 받았으나 결국 뇌물로 받은 금괴 11개에 대해 징역 7년과 뇌물로 받은 골드바 5개 몰수, 추징금 434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이후 2심에서는 뇌물로 인정받은 금괴 갯수가 줄어들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되어 석방. 뇌물로 받은 금괴 개수가 6개에서 5개로 줄었습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11개의 금괴 중 5개만 뇌물. 나머지 6개는 직접 샀다고 보이네요. 금으로 재테크를 했나 봅니다.

3. 한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분실 경위입니다. 청와대에서 근무하다 이 사건에 휩쓸려 구속까지 당했죠. 공무원 신분에서도 파면.

http://v.media.daum.net/v/20161111191310297

침묵속에 있던 그가 오늘, 2년 만에 언론 앞에서 당시의 상황을 폭로했습니다. 살아있는 권력이, 그 동안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권력이 무너지고 있다는 부정할 수 없는 증거라고 보아도 무방한것 같습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문건유출 사건을 수사하면서 있었던 청와대의 회유와 협박, 타협을 거부하자 긴급체포 후 조사실에 자신의 부인까지 데려와 그를 압박한 사실, 당시 압수당한 USB에 담긴 자료가 최순실과 승마협회에 관한 조사였다는 점, 배후에 우병우가 있었음을 지목하며 그 사건 이후 개인회생절차를 거쳐 월세방에서 살고 있는 현실까지 담담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올 더 많은 내부자들의 증언, 그들이 가져올 증거의 신호탄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4. 故 최경락;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이었던 최경락 경위는 박관천 경정이 가져온 청와대 문건을 무단 복사하고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자택 압수수색에 구속 영장을 청구당했습니다. 자신은 유출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억울해 한 최경락 경위는 결국 고향집 부근 도로변에 세워둔 자신의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다. 차 안에는 번개탄이 피워져 있었고 손목에는 선명한 자해 흔적, 부검결과는 자살.

여기 그의 유서 전문을 링크합니다.

http://biztribune.co.kr/n_news/news/view.html?no=3281

그의 유서의 대부분은 가족과 지인들에게 남기는 말이었지만 마지막의 이 부분은 아마 세상에 하고 싶었던 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언론인들에게.
훌륭하신 분들이 국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생활하시죠.
저널리즘! 이것이 언론인들의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부디. 잃어버린 저널리즘을 찾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가 저승에서 지금의 언론을 보며 만족할지는 모르겠습니다.

5. 우병우; 당시 민정비서관이었던 그는 이 사건을 깔-끔하게 마무리지어 그 능력을 인정받아 민정수석으로 영전. 이 사건으로 이득을 본사람은 아마 그가 유일하지 않나 싶네요. 뭐 이제는 전 민정수석이지만. 앞으로는 수형자가 되었으면 좋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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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유심조
16/11/11 21:18
수정 아이콘
당시 정윤회를 무혐의 처분한 검찰과 법무부 장관 + 그것을 옹호했던 새누리당 국회의원등 관련자 모두 죄를 묻고 처벌 해야죠.
16/11/11 21:21
수정 아이콘
세계일보는 자꾸 타이밍 재면서 하나씩 들고 나오는데
뭘 어쩌고 싶은건지 모르겠네요.
정윤회 문건 보도후 당했던 후폭풍에 복수하면서
동시에 우병우 까지 날리자는것 같은데..
그럼 그 이상했던 독일인지 어디인지 모를곳에서 했던
최순실 과의 인터뷰는 뭔지..
프로취미러
16/11/11 21:25
수정 아이콘
이제 줄 새로서는 것 아닐까요... 대세가 기울었다고 판단한다면야 이해가 안가지는 않습니다.
Daniel Day Lewis
16/11/11 21:28
수정 아이콘
제 기억이 맞다면 당시 문건유출보도 관련된 기자3명과 사장은 사임한 걸로 알고있습니다. 전후 시간은 잘 기억안나지만
청와대의 세계일보에 대한 명예훼손고소도 취하되었구요. 세무조사도 들어간 걸로 알고있는데...
아마 지금 세계일보는 그때 얻어맞고 깨갱한거죠.
16/11/11 21:54
수정 아이콘
당시 사건 이후 보드진이 개편됐다는 글을 어디서 본거 같아요.
뭐로하지
16/11/11 21:27
수정 아이콘
사형제 아직 폐지 안했죠?
르웰린수습생
16/11/11 22:08
수정 아이콘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을 지켜보면서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랐는데, 악의 고리는 계속되는군요....

비선의 농단과 그를 감추려는 본질 호도, 권력의 조직적 은폐, 뒤늦게나마 용기내어 나타나는 휘슬 블로어까지.... 두 사건은 본질적으로 동일합니다.

설령 또 다시 이 사건이 묻힐지라도 두 사람은 꼭 기억하겠습니다.

장진수 전 주무관, 한일 전 경위.
내일은
16/11/11 22:23
수정 아이콘
몇 번이나 쓰는 댓글이지만
최순실이나 정윤회나, 김종이나 안종범이나 사리사욕에 눈먼 국정농단 범죄자지만 아무리 욕심에 눈먼 사람들이 있었다해도
국가 시스템 검찰과 정보기관의 생리를 알고 그들을 자기 이익에 맞게 춤추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없었다면 일찌감치 그들의 미숙함 때문에 드러나고 끝났을 일입니다. 하지만 우병우라는 진짜 머리좋은 악질이 그들이 사고친 걸 뒤에서 다 수습해주고 실제로 그런 사리사욕을 채울 권력의 실체를 만들어줬기 때문에 이런 거대한 범죄가 가능했던 겁니다. 대한민국 헌법이 한 인격체라면 그 인격체를 직접 살해하고 사체를 처리하고 조사를 무마시킨 핵심 범죄자죠.
최순실이니 정윤회니 차은택이니 제 곳간을 채운 범죄자들을 처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저지른 범죄의 결과물인 부는 환수 등으로 회수할 수 있는 피해의 영역이지만
권력의 시스템 자체를 오용하고 남용하고 타락시킨 우병우의 범죄는 무엇으로도 회복이 안되는 성질의 것입니다.
하늘하늘
16/11/11 23:06
수정 아이콘
우병우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대통령이 묵인 혹은 동조 혹은 지시 없이는 절대 일어날수 없는 일이죠.
둥굴레,율무,유자
16/11/11 22:43
수정 아이콘
송영길 의원이 어제 본회의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저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써 책임을 느끼지 않냐는 질문에 하는 답변이
그야말로 후안무치. 뻔뻔하기 그지 없이 말을 해서 내 안의 악마를 깨우는 느낌이더군요.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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