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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9/22 16:22:58
Name 토니토니쵸파
Link #1 http://vitaminjun.tistory.com/75
Subject [일반] 첨성대 때문에 공부한 삼국시대 석조건축물의 역사.
0.
최근 경주 지진으로 첨성대에 대한 기사가 많아 졌고 첨성대에 대해 궁금한게 생겼습니다.
역사알못, 건축알못이지만 첨성대에 대해 알려면 삼국시대 역사와 당시 석조건축역사를 찾아봐야 할 것 같았습니다.
첨성대가 완공되었던 시절을 중심으로 내용을 정리해보았습니다.
평어체로 쓴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잘못된 점이 있다면 첨언또한 부탁드립니다. 


1.
우리나라의 삼국시대 석조건축물은 탑파건축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탑을 만든 목적은 종교적 의미로 부처님의 사리나 다른 물건들(불경등)을 보관하기 위해서였는데 시작은 "나무"였다. 바로 "목탑"이다.
나무는 재료도 많고, 가공하기도 편해 이전부터 건축자재로 많이 쓰였다.
그러니 탑의 첫 시작이 목탑인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후 탑파건축양식은 [목탑]에서 "벽돌"로 만든 [전탑]으로 발전하였고 이후 "돌"로 만든 [석탑]으로 완성된다.



2.
서기 634년, 신라. 분황사 9층 모전석탑 완공.


[분황사 모전석탑]
사진출처 : 문화재청

[모전석탑]이란 구워만든 벽돌이 아닌 돌을 깎아 벽돌모양을 모방해(모전, 模塼) 만든 탑이라는 뜻이다.
분황사 모전석탑은 원래는 9층이나 현재는 3층만이 남아있다.
중국의 전탑양식과 재래의 목탑양식이 혼용되어 만들어졌는데 일단 모전 덩어리 하나가 크지 않다.
회흑색의 안산암을 벽돌모양으로 잘라서 쌓아 올린 것이다.
벽돌이 무너지지 않게 쌓아 올리는 것이 힘들기는 하지만
덩어리 자체가 크지 않아 기술적인 한계는 크지 않아 보인다.
어느정도 높이에 이르면 나무로 만든 비계를 사용해서 벽돌을 날랐을 것이다.

비계란 건설, 건축등에서 사람이나 장비, 자재등을 올려 작업할 수 있도록 임시로 설치한 가시설물등을 뜻한다.



3.
서기 639년, 백제. 미륵사지 9층 석탑 완공.

[미륵사지 석탑(서탑)]
현재 미륵사지 석탑(서탑)은 복원공사 중에 있다.
2017년 7월 완공예정.

[미륵사지 동탑]
1993년에 복원되었다.
유흥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이를 '허망과 허상의 복원탑'이라고 하였다.
사진출처 : 문화재청


석탑 비스무리하게 만든 신라에게 자극을 받아서였을까?
백제는 우리나라 최초의 석탑을 만들어 낸다.
이전까지 만들어왔던 것이 목조탑이었기에 그 양식대로 만든 9층짜리 석탑이었다.
궁금증이 생긴다.
9층석탑을 쌓기 위해서는 돌덩어리를 높게 올려야하는데 크고 무거운 돌덩어리를 어떻게 올렸을까?

해답은 [기중기]였다. 백제인들은 기중기를 만들어낸다.


미륵사지 서탑과 동탑의 남측에는 H자형 평면을 이루는 [석렬]과 구덩이가 발견되었다.
석렬의 크기는 남북 방향으로는 820cm의 길이였고 동서방향으로는 603cm 이었다.
그리고 더 남쪽으로 3개의 [목심]이 발견되었다.





이 H자형의 석렬이 기중기의 받침이었다.
이 받침에 목조구조물을 세워 지지대를 만들었고 추가적인 축을 만든다.
그리고 단단하고 긴 목재를 축에 연결하고 밧줄을 단다.
이 밧줄에 돌덩어리를 묶어 중앙 목심을 돌려 끌어올린뒤,
어느정도 높이가 되면 고정 시키고, 가측의 목심을 이용해 수평이동을 시킨다.

백제인들은 이런 방식으로 높은 석탑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 Reference ]
미륵사지 동서석탑 운반시설의 고찰 / 미륵사지 서탑 주변발굴조사 보고서, 2001




4.
서기 645년, 신라. 황룡사 9층 목탑 완공.


 
황룡사 9층 목탑 추측도.
사진출처 :[첨성대]다.
근데 첨성대의 돌은 2.의 분황사 모전석탑의 재료와 다르게 크고 무겁다.
나무나 모전은 쉽게 쌓아올릴 수 있겠지만(돌에 비해 상대적으로) 돌덩어리는 그렇게 하기 힘들다.
백제의 기중기 기술이 전파 됐을까?(산업스파이 아비지?)
아니면 신라 고유의 기중기 기술을 개발해냈을까?



신라 천문학자 : 하늘을 관측할 수 있는 건물을 지을꺼야. 
돌로 만들거고, 동글동글하게. 그것도 1년을 상징하게 362개만 쓰는거야.

신라 건축가 : 이야 멋진데? 근데 어떻게 쌓아올릴꺼야?

신라 천문학자 : 그건 니가 생각해내야지.


첨성대 시공방법에 대해 알려진건 많이 없으나 제시되는 이론 중에 [흙 비계]를 사용한 방법이 있다.
피라미드나 고인돌을 만들때처럼 흙을 쌓아 경사를 사용한 것이다.
거대왕릉은 수시로 만들어댔었으니 흙 쌓는건 별 문제 없었을 것이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한 단을 만들고, 단 내외부에 흙을 쏟아 넣는다.
그리고 단 외부에 만들어진 경사면을 사용해 돌을 옮겨 다시 두번째 단을 쌓는다.
이런식으로 반복하여 단을 쌓아 올리는 것이다.
끝날 때가 되면 거대한 흙무덤이 만들어졌을 텐데 이 흙을 치우는 것이 마무리 작업이 된다.
첨성대 안에 있는 흙도 파냈을 텐데 중간창 아래 부분은 흙이 그대로 남아있다.
어차피 꼭대기까지 올라갈 목적으로 만들었으니 아래의 흙들은 바닥으로 남겨둔 것이다.


[ Reference ]
첨성대 건립에 대한 시공방법론 -첨성대의 얼개를 통한 논증- , 2009



6.
첨성대 내부에 흙과 자갈이 들어가있고, 윗단으로 가면서 크기가 점점 줄어들어 안정성이 높아졌다.
덕분에 첨성대는 오랜 세월과 환경의 풍파속에서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지진때문에 이렇게 만든게 아닌 것 같다.
첨성대가 내진설계가 되어있다가 아니라 만들다 보니 튼튼한 형태로 만들 수 밖에 없었다가 맞는게 아닐까?
첨성대는 그 자체로 우수한 문화재임은 틀림없다.
허나 끼워맞추기식의 과도한 찬양은 조심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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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삼각형
16/09/22 16:39
수정 아이콘
그런데 첨성대로 어떻게 하늘을 관측했다는걸까요..

암튼 첨성대가 흔히 알려진 정면모습을 보면 튼튼하고 원형을 유지하고 있지만
뒷면을 보면 돌사이도 벌어지고 또 지반이 약해 기울고 있다고 하죠.
프로토스 너마저
16/09/22 17:21
수정 아이콘
관련 논문들을 파헤친게 작년이라 정확하진 않겠습니다만
요즘 트렌드는 일단 적어도 천문대 전용으로 기능했을 가능성은 별로 높게 안 쳐주는 편이었습니다.
16/09/22 16:47
수정 아이콘
어디선가 첨성대를 현대에 다시 분해하고 재조립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사실인지 모르겠네요.
Galvatron
16/09/22 16:53
수정 아이콘
그럴리가 있을까요?
16/09/22 17:04
수정 아이콘
석가탑 다보탑도 분해하고 재조립하는 마당에 첨성대라고 왜 안 될까.. 하는 생각이 저도 드는데,
첨성대를 한 번도 분해하지 않았던 이유가 이 재조립을 하는 것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라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있네요.
뭐 시멘트나 접착물질을 덕지덕지 발라서 조립하는 거야 쉽겠지만 그게아닌 원형을 유지하면서 전통방식으로 재조립하는 확실한 방법을 아직 모른다고 하더라고요.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Galvatron
16/09/22 17:05
수정 아이콘
분해해서 딱히 얻을게 없나보죠뭐.
소독용 에탄올
16/09/22 17:10
수정 아이콘
구조상 문제가 없으면 유적을 분해+재조립할 이유가 없어서 일겁니다.
(예산이 안나올 공산이...)
16/09/22 17:15
수정 아이콘
며칠전부터 궁금하던 게 있어서 질문드려봅니다. 첨성대는 그럼 신라시대에 만들어진 놈이 지금까지 계속 서있는 것인가요?
토니토니쵸파
16/09/22 17:33
수정 아이콘
네 계속 서있었습니다.
16/09/22 17:37
수정 아이콘
와... 좀 의외네요. 중간에 다시 만들었겠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수원감자
16/09/22 19:01
수정 아이콘
사실 뭐 미륵사지 석탑 정도 세우는데 대단한 기술이나 기중기가 필요할 지 의문입니다.
저것도 7세기 작품인데 동시대 지중해 세계와 비교하면.
동아시아 삼국의 석조 건축은 왜 이리 뒤쳐졌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네요.
아케르나르
16/09/22 19:58
수정 아이콘
지중해는 거의 문명의 중심이었고, 한반도와 왜는 주변부였으니 좀 다르겠죠.
최종병기캐리어
16/09/22 20:25
수정 아이콘
가공 및 운반적인 측면에서 목재가 더 유리한 건축소재인데, 지중해 인근은 목질이 치밀한 한대성 목재(소나무같은)를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벽돌이나 돌을 이용한 건축을 한 것이죠.
반면에 극동아시아는 양질의 목재를 쉽게 구할 수 있으니 목조건축이 발전할 수 밖에 없는것이구요.
토니토니쵸파
16/09/22 20:30
수정 아이콘
기본적인 돌 재질이 달라서 그런걸로 알고있습니다.
유럽은 대부분 석회석, 대리석으로 가공하기 쉬웠던 반면 우리나라쪽은 화강암이 대부분이라 가공하기 어려웠던거죠. 그래서 대형건축물들은 나무를 주로 쓸 수 밖에 없었던걸로 알고있습니다.
강남풍경
16/09/23 00:30
수정 아이콘
그리스나 로마, 인도 뿐만 아니라 캄보디아나 근래 인도네시아 정글에서 발굴되는 고대의 거대하고 화려한 석조건축물을 보면 죄다 무르고 부드러운 석회암질이죠.
천일염 크기의 결정들이 뭉쳐진 단단한 화강암으로 석굴암 같은 건축과 조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신라의 석조기술은 칭찬받을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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