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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6/01 09:08
곡성에 대해서 제가 느꼈던 부분이랑 상당히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전 인터뷰 이전에 영화속의 결말부분에서도 나홍진 감독이 자신의 '정답'을 말하고있는 점이 참 아쉬웠습니다. 뒤집으면 다르게 보이는 정도를 넘어서 4방향 어디를 위로 해도 전부 다른 그림으로 보이도록 치밀하게 계산해서 잘 그린 그림을 2시간동안 관객들이 즐기면서 신기해 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고서는 마지막에 "사실 이 그림은 이 방향으로 놓고 보는게 맞아요." 라고 친절하게 알려준 것 같다고나 할까요. 게다가 본문에 말씀하신 것 처럼 인터뷰로 아예 명확하게 다시한번 말을 했고요.
16/06/01 09:10
그나마 결말에 나오는 악마라는 판타지 요소는 장르 속이기라는 분명한 성과가 있어서 봐줄만 한데, 인터뷰에서 여러 요소를 빼박처리 한 점은 정말 못내 아쉽습니다.
16/06/01 09:18
아 제가 말한 결말 부분은 일광이 자동차에서 사진상자를 떨어뜨린 부분을 말 한 것입니다. 완전한 스포라서 안썼었는데 본문에 이미 스포라고 쓰셨네요. 그 장면 하나가 수많은 갈래로 대단했던 굿 장면을 포함해서 다양한 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치밀하게 만들어진 여러 장면들의 "정답"을 그냥 쉬운 방향으로 드러내버렸다고 보거든요.
이과감성(?)으로 설명을 하자면 미지수 5개에 방정식 네 개 던져줘서 해답을 고민하게 만들다가 후반부 와서 마지막 방정식 하나를 더 던져준게 아니라 그냥 "사실 내가 의도한 답은 이거였어요. 재밌죠?" 하는 느낌을 받아서 말이죠... 오히려 악마 나오는 장면은 그 장면 역시 생각할 수 있는 부부이 많아서 괜찮았다고 생각해요. 뭐 이러나 저러나 제일 큰 문제는 인터뷰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6/06/01 09:22
아, 그 장면 함께 본 사람들 모두 "너무 노골적이었어..."라고 했었습니다. 방정식 하나 더 던져준 것도 저는 뭐 그럭저럭 괜찮은데 그 표현 방식이 너무 노골적이라 촌스러웠던 장면으로 기억합니다.
16/06/01 09:21
좋은 '리뷰' 입니다. 저도 줄거리 해석과 숨은 그림 찾기에 너무 집중해서 정작 영화 자체의 재미를 놓고 있었네요.
새삼 다시 생각해보면 저런 줄거리 해석 같은 걸 차치하고서라도 저에게는 정말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낚시도, 연출도. 그리고 줄거리 해석도 사실 이터니티님 글과 나홍진 감독 인터뷰 정도를 제외하면 많이 찾아보진 않았지만 감독 인터뷰가 답안지를 던져줘버렸다 라는 점에서 아쉽다는 부분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항상 충달님 글은 재밌게 그러면서 잘 읽혀지네요.
16/06/01 09:28
이터니티님 글이 2차 창작물로 손색없을 정도로 해석을 훌륭하게 하셔서, 좀 무서웠달까요? 읽는 순간 다른 가능성이 확 날아가 버리더라고요. 심지어 "어? 이건 좀 빈틈 아닌가?" 했던 것도 대댓글로 이야기 하면서 착착 맞아 떨어져 버려가지고... 그래서 이와 관련해서 토론도 많이 했었어요. 토론할 때는 그런 숨은그림찾기를 급이 낮다고 봤는데, 혼자 생각해보니 그렇게 보는 건 오만이 아닌가 싶었고, 이런 결론을 쓰게 되었습니다. 모든 원흉을 나홍진에게 돌리기로... 크크크
글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16/06/01 09:32
저는 나홍진 감독 속내가 궁금해요. 관객이 '떡밥 찾기'에 집중할 것이란 예상을 했는지 안 했는지가 참 궁금합니다. 인터뷰에서 보이는 성격은 그런 거 신경 안 쓰는 사람 같기는 한데, 또 그런 모습을 보면서 뒤에서 낄낄 거릴만한 사람 같기도 해서....
16/06/01 10:18
사실 감독이 정답을 말해도 사람들의 해석은 다양하게 되어도 상관없겠습니다만
(우리나라의 수많은 문학들이 대부분 생계에 의해 만들어진 경우이지만 그렇게 해석하는 사람은 없듯이 말이죠) 그냥 정답을 좋아하고 토론을 배척하는 정서가 지금의 분위기를 만든거 아닌가 싶습니다. 인터넷의 곡성 리뷰들만 봐도 대부분은 떡밥 번역본이 차지하고 있는걸 보면 말이죠.
16/06/01 11:01
처음에는 영화 자체도 좋았지만 떡밥거리를 씹고 즐기는 맛까지 있어서 더 좋았는데 말이죠.
그렇지만 지금은 영화에 대한 포커스가 온전히 그쪽으로 쏠린 것 같아서 아쉽긴 합니다. 거기에 나홍진 감독 책임이 없을 수 없어보이네요. 의도적으로 논란을 줄이려고 너무 디테일하게 설명한 것일 수도 있지만요. 에반게리온은 떡밥으로 예술이 된 작품이라고 봅니다. 저같이 설정 놀음 좋아하는 사람에겐 너무 좋은 작품이죠. 그리고 에바는 아스카 아닌가요? 크
16/06/01 11:07
<에바>와 <곡성>의 차이가 있다면, <에바>는 떡밥의 모호함을 명확하게 밝혀내는 게 주제와 연결된다면, <곡성>은 모호함 자체가 주제와 연결됩니다. 그래서 떡밥 놀이로 쏠리는 게 더 아쉬워요.
16/06/01 11:29
저는 결말의 선악구분은 별로 문제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도리어 장르로 뒤통수 치기를 제대로 구현한 게 명쾌한 결말의 역할이라 작품에 꼭 필요했다고 봅니다.
문제는 이를 끌어내기 위한 전개의 모호함마저 모두 해석하려 하는 것이죠.
16/06/01 11:28
평론가를 믿지마! 부X영화를 믿어! 가 생각나는 글이네요.
이 글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평론이나 리뷰나 줄거리 해석이나 음악의 장르처럼 결국 글쓴이 마음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감독도 이 영화는 코미디 가족영화에요 라고도 했지요. 그리고 이렇게 떡밥을 던져놓기만 하는 영화가 이외로 언급이 오래 되는걸 볼때 인터뷰에서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이야기 하는건 개개인의 속은 시원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별로 안좋을거 같단 생각이에요. 안노처럼 신비주의를 해야...
16/06/01 11:33
사실 나름 인지도 있는 평론가들은 줄거리 해석을 하진 않았습니다. 이름값에 걸맞게 작품의 가치를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죠. 기사등으로 나오는 리뷰나 각종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리뷰들이 줄거리 해석이 많았습니다. 이름 있는 평론가는 이름값을 하긴 하는 것 같아요.
16/06/01 17:33
크리스토퍼 놀란도 인셉션을 두고 결말을 못박아버리는 듯한 인터뷰를 한 걸로 기억합니다. 그 때도 좀 실망스럽고 아쉬웠는데 말이죠.. 인셉션은 열린 결말이었으면 진짜로 좋았을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16/06/02 08:43
닭이 세번 우는 것과 베드로는 정말 불필요한 확답이었습니다.
저만해도 기독교와 거리가 멀다보니 민담이 먼저 떠올랐는데요. 무명의 영화 속 이미지와도 더 맞는 거 같고요. 우리나라민담이 3번 좋아하잖아요? 가위바위보도 세번은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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