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만 식품회사에서 근무중입니다.
종종 고객 클레임 전화를 받다보니 저도 진상 글쓰기에 동참하게 되었네요
1.흥분 타입
일단 흥분된 목소리로 파르르 떨며 전화합니다
내가 OO제품을 먹었는데 곰팡이가 있어요!!! 유통기한은 20XX년 몇월며칠인데!!
포장지에 써있는1339 여기 불량식품 신고하라는데 신고하면 되나요? 어쩌고 저쩌고~~
-고객님, 일단 제품에서 곰팡이가 나왔다니 정말 죄송합니다.
그런데 혹시 제품 개봉하신후 보관방법을 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실온에서 보관했죠
-저희 제품은 기본적으로 냉동보관해야하고 포장지에도 그렇게 적혀있습니다만..
-그런거 상관없고 빨리 보상해주세요!! 부들부들..
-그럼 저희 생산부서에 물어본 후 연락 드리겠습니다
-빨리 연락해주세요 1시간내에!!
뚝...
이런경우 간단히 제품 확인후, 일단 동일 제품으로 다시 댁까지 보내드리긴합니다..
저희로선 소비자 과실인데도 택배비에 제품비용이 나가고 그만큼 손해가 되죠
2.다먹었음 타입
이런 경우는 좀 차분한 편입니다. 개봉후 보관을 잘못하셔서 곰팡이가 발생했던,
제품이 정말 하자가 있던간에 100% 다 잡숫고 느지막히 연락을 하시죠(그걸 왜 잡수시냔...)
증거사진도 없고 확인도 안되니 언성이 그닥 높진 않습니다. 어쨌든 저희쪽에선
사죄를 드리고 제품 생산및 관리에 대한 설교를 대략 5분이상 들어드립니다
여기서도 나긋한 목소리로1339에 신고하겠단 분이 종종 나오시는데 그런경우 증거없이 같은 제품을
택배로 보내드리는 것으로 종료합니다
3.선물셋트 클레임
추석,구정등 선물셋트가 대량으로 주문발송되는 시기가 있습니다
그 후 한달이 되면 여러건의 클레임이 접수되기 시작합니다
보통은 첩첩이 쌓인 선물셋트를 베란다 등에 한달이상 방치해두고
그제서야 열어본 분들의 클레임입니다
장기보관시, 냉동보관이 기본인 식품을 그간 방치해두다
변색되었다느니 곰팡이가 피었다느니 하며 전화받은 직원을 몰아세웁니다
보관기간과 보관방법을 물어보면 역시나 한달이상 실온에 방치한 경우입니다
선물셋트는 그 시즌이 지나면 동일한 제품을 만들 수 없고 상당히 저렴한 단가로
책정되기에 여기에 택배비까지 더해지면 저희가 적자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고객님께 보관기간및 방법에 대해 짚어드리고 사무실직원선에서
해결안되면 생산부로 이관시킵니다. 생산대리-부장-이사까지 라인을 타고 가서
해결되거나 결국 다른 제품이라도 보내드려야 하는 상황으로 종료됩니다
대부분 클레임을 거시는 분들은 이 세가지 유형입니다
처음엔 당황해서 죄송하다고만 했는데 보관방법과 기간을 체크하면
걸러지더군요. 어떤 건은 생산이사님 라인까지 올라가서도 해결이 안되고
생산이사님이 우린 원칙대로 하겠다 배째라 식으로 하셔서 진짜 1339에 신고한 경우도 있는데
다행히 관계기관 담당자가 저희 회사와 여러번 업무를 보신 분이라 무난히 해결되었습니다
저희는 연매출이 얼마 안되는 소규모 식품회사입니다.
따로 상담센터없이 사무실 내근직 두명이 클레임 전화를 받다보면
정말 힘들때도 있네요 그래도 예전처럼 다짜고짜 야, 너 하면서 욕설퍼붓는 분은
없어져서 다행입니다. 반말 욕설형->설교형으로 점차 클레임 건이 변화되는 추세예요 크크
소비자들의 교양수준이 높아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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