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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1/15 21:47
장르소설을 읽다보면 정말 끔찍할 정도입니다.
이젠 맞춤법 지적하는 것도 지겨워서 못할 지경입니다. 평소에도 자신들이 사용하는 그대로를 작품(?)에 쓰는 것인데 정말 엉망입니다. 물론 저도 제대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 심각합니다.
15/11/15 21:55
대개 맞춤법이 틀리면 비문 투성이의 문장이 많더라구요.
저도 맞춤법까지는 어느정도 귀엽게(?) 봐주는데 맞춤법 + 비문이 같이 나오기 시작하면 읽지 않습니다.
15/11/15 21:48
조아라 투베를 종종 훑어보는 입장에서 공감가는 글이네요.
내용은 참신한데 문장이 정말 알아보기 힘들어서 계속 읽지 못하고 내려놓는 글이 종종 있는데, 음... 그런 글이 출판된다는 공지가 올라올 때마다 설마 그 문장 그대로 출판하지는 않겠지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ㅠㅠ
15/11/15 21:53
그대로 출판됩니다.
장르 소설 시장에 이 문제가 심각한 것이 출판본이라도 어느 정도 검수가 이뤄져서 맞춤법, 비문 등이 수정되어야 하는데 그냥 출판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15/11/15 21:56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나름 브랜드 있는 출판사는 그래도 오타라도 잡는 시늉은 합니다. 당장 저만 하더라도 그런 토나올 듯한 비문을 수정하느라 고생중이니까요... 그대로 출판하는 경우는 대개 아주 작은...출판사라 이름 붙이기에도 민망한 인북 업체일 겁니다. 그런 곳은 교정 교열의 개념도 없고 작가에게 인세도 제대로 주지 않습니다. 어린 작가들은 대부분 그런 업체에 속아서(?) 계약하는 일도 많다고 하네요... 몇 만 원에서 몇 십 만 원에 작품을 넘기는 겁니다. 업체는 작가가 준 원고를 그대로 이북으로 만들고 유통하는 거고요... 이런 데랑 계약한 작가는 오래 못 갑니다.
15/11/15 22:02
어느 출판사에서 근무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장르 소설 시장에서 나름 이름있는 출판사들 대부분에서 검수가 제대로 이뤄지는 것을 보질 못했습니다. 예전 청어람같이 무협 소설을 주로 출판하던 곳은 그나마 그래도 검수작업이 만족스럽게 이뤄졌지만... 장르 소설 시장에 주류가 현대물, 판타지물로 바뀌면서부터는 제대로 된 것을 접하기 힘들었습니다. 뭐 유독 제가 읽었던 작품들이 검수가 제대로 된 것들이 아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시장도 판이 큰 것이 아니기에 지뢰작(?)을 피하기 위해선 출판사가 어느 곳인지 따져가면서 작품을 선택했기에 이런 생각을 가질 수 밖에 없네요.
15/11/15 22:06
저는 프리랜서로만 10년 일했습니다. 판, 무보다는 로맨스 쪽 일을 더 많이 했고요. 로맨스 쪽은 판,무에 비하면 문법이나 문장, 오탈자 등에 민감한 편입니다. 여성 독자들이 그런 것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거든요. 따라서 장르 소설이라고 해도 로맨스 쪽이 판무보다는 형편이 좀 더 나은 편입니다.
판무도 조금 해 보긴 했는데요, 출판사에서도 약간은 놓은 느낌(?) 다 고치려 하면 끝도 없으니 대충 큰 건더기만 잡아내는 쪽으로...좀 그런 분위기가 있기는 합니다. 그나마도 안 하는 곳도 있지만요. 아니, 정확히 말하면 판무는 최소한만 하는 게 더 많다고 보셔도 됩니다.
15/11/15 21:56
맙소사... 그건 진짜 충격이네요...
+아 그래도 괜찮은 곳은 교정해준다니 다행이네요! 그걸 그대로 출판하는 건 소비자뿐만 아니라 작가 자신에게도 별로 좋은 일이 아닐 것 같아요 ㅠㅠ... 돈주고 파는 흑역사라니
15/11/15 21:49
성급한 일반화가 아니라 사실입니다. 책도 안 읽고, 자연스레 글도 안 쓰고, 글을 쓰는 게 아니라 지어내고, 너무 어린 시절부터 컴퓨터로'만' 글쓰는 습관 탓에 글 자체에 대한 개념도 부족합니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생각을 글로 옮기지도 못하는 수준이에요. 그리고 희한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글을 써놓고 다시 읽어보지도 않더군요. 저도 가끔 그래서 민망하지만... 너무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15/11/15 22:47
하시고 싶은 말씀은 알겠지만 그런 작품을 출판하는 분이 그런 글을 파는게 문제라고 하는 건 이상해보입니다. 애들이 자비 출판 한게 아니죠. 그런 애들한테 어른들이 교정도 없이 출판하자며 매달리는 게 현실인데요.
15/11/15 22:55
음...약간 책임 회피처럼 여겨지실 수도 있는데요... 전 프리랜서라 출판사에서 주는 원고를 받는 입장입니다. 출판사에 어떤 목소리를 낼 입장이 아니라는 거죠. 만약 제가 출판사를 경영한다면 그런 작품 절대 컨택 안 합니다.
출판사는 돈이 될 글을 작가에게서 사오고 독자에게 파는 거죠. 여기서 가공을 해야 하는데 원칙적으로 수정은 작가가 해야 합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한 글자도 제 마음대로 고치지 말라더군요. 저는 가이드를 해 줄 뿐이고 수정은 작가가 해야 합니다. 그 수정 능력조차 없는 작가들이 허다한 게 문제죠. 전 작가뿐만 아니라 출판사에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정말 이런 작품을 출간할 거냐고 따진 적도 있고요.(프리랜서 입장에서 이런 말 하는 거 쉽지 않습니다.)
15/11/15 21:55
저도 요즘 사람이라 매번 글 쓸때마다 장황해져서 몇번씩 고쳐보고도 마음에 안들어 하는데, 하물며 작가하신다는 분들이 퇴고도 안하다니 허허...
15/11/15 21:56
실질문맹률은 꼴찌 수준에.. 성인문해력도 낮은 나라죠...
ppt위주의 학교 수업도 문제인것 같아요. 세줄 요약은 잘해도,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전달하는 능력은 현저히 떨어지더군요.
15/11/15 22:00
노년층보다 장년층이, 장년층보다 청년층이 압도적으로 텍스트 독해 능력이 좋습니다. 뒷받침할만 자료도 이미 축적되어 있고..
http://www.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528 OECD 국제학생평가프로그램(PISA)의 결과입니다. 한국의 고등학생들은 2012년 기준 전과목에 있어 최상위권이며, 읽기에 있어서는 3~5위라고 하네요. http://www.oecd.org/site/piaac/Skills%20volume%201%20%28eng%29--full%20v12--eBook%20%2804%2011%202013%29.pdf 2013년에 행해진 OECD의 문해력 테스트입니다, 한국은 성인 평균은 OECD 평균 수준, 노년층은 최하위권, 청년층은 OECD 최상위권을 기록했습니다. 사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 조부모님들 세대는 식민지-후진국 시기에 성장기를 보냈고, 부모님들 세대는 개발도상국 단계에서 성장기를 보냈고, 우리네들은 중진국 단계에서 성장기를 보냈고, 요즘 세대는 선진국 혹은 그에 준하는 단계에서 성장기를 보내니, 문해력이 좋으면 좋았지 나쁘기가 어렵지요. [쓰기]에 있어서는 다소 검토의 여지가 필요할 것 같기는 한데, 적어도 [읽기]에 있어서는 날이 갈수록 상향 평준화되고 있으며, 한국에서 부족함을 느낀다고 한들 여타 다른 나라들보다는 훨씬 사정이 낫다는 것은 꽤 명확하다고 생각합니다.
15/11/15 23:33
이해가 좀 안되는데 비문을 쓰는거랑 만화랑 무슨 상관이죠?
차라리 작화에 대한 고민이라곤 일절도 없어보이는 몇몇 인터넷만화를 예로 드는거면 모르겠지만 만화는 무지 힘든 분야라서요. 이런 대접을 받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되네요.
15/11/15 23:37
판협지 등 장르소설(물론 장르소설도 종류가 다양하긴 합니다만) 작가들이 주로 자신이 경험한 서브컬쳐들을 기반으로 글을 쓰다보니 문장의 완성도보다는 상상 속의 이미지를 '그려내는데' 치중한다는 얘기입니다. 만화라는 장르를 낮게 보고 한 얘기가 아니라.
15/11/15 23:46
그게 아니죠. 이미지를 그려내는데 그 그려내는 문장이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야기잖아요.
본문은 문장의 질을 개탄하는 내용이라고 봤고 좋아요님도 거기에 동의하는 댓글을 달았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잘 못 판단한건가요?
15/11/15 22:04
일본어 번역가는 오히려 상당히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처음 공부할 때부터 일본어 번역투라든가 맞춤법 같은 것에 민감해 질 수밖에 없어서요(물론 다 그렇지는 않겠습니다만).
반대로 저자가 글을 이상하게 써서 "일본 쪽 편집자들은 너무 터치를 안 해서 문제라니까!"라고 투덜대기도 합니다. 흐흐 그러고 보니 한참 전에 출판사에서 다른 번역가가 작업을 하던 것을 저한테 넘긴 적이 있었는데, 그 번역가가 번역한 부분은 살려 달라고 해서 검토하다가 대사를 "크크크(물론 초성체입니다)"라고 번역한 것을 보고 식겁했던 적이 있긴 하네요.;;;;
15/11/15 22:05
제가 쓴 글을 읽어봐도 이상한 경우가 많더군요.
뭐랄까, 머리속에서는 생각이 완성되었는데 글로 옮겨질 때 인코딩 오류(?)가 생기는 느낌이랄까요. 독해력이나 속독능력은 더 좋아졌다고 생각하는데도요.
15/11/15 22:23
머릿속에 있는 글을 '그대로' 옮기거나 말로 하면 좀 이상한 경우가 많죠. 더구나 글을 많이 안 써본 사람들은 더더욱요. 일기라도 매일 쓰는 사람들은 덜하지 않을까요
15/11/15 22:10
국어능력이 떨어졌다기보다는 작가지망생의 질적하락 때문이 아닐까 하네요..
예전과 달리 글밥먹고는 살기 힘들다보니 재능있는 인재들이 작가지망을 포기하는 것 같습니다.
15/11/15 22:26
반은 동의합니다. 요즘은 작가가 되는 게 굉장히 쉬워졌어요. 잘 쓰면 출판은 정말 쉽습니다. 아니 막말로 그런 X글도 출판되는 마당에 재능있고 잘쓰는 작가님들 글은 어딜 가나 대환영이죠. 출판사 사람들도 바보가 아닌데 그런 좋은 글을 들고 오는 작가 있으면 대 환영입니다.
장르판이 돈 번다고 하니까 여기저기서 뛰어드는 바람에 어느 출판사나 원고 구하느라 난리입니다. 잘 쓰시면 오히려 글만 써서도 먹고살 수 있습니다.로맨스 쪽에서는 연봉(좀 이상한 표현이긴 하지만)1억 넘는 작가들이 흔한 편입니다.
15/11/15 22:22
음. 본문에서 글쓴이 분이 말하고자 하는건 출판사 쪽에서 원고를 받았을때 이미 상태가 별로라고 하는 것 같은데, 이게 출판사 문제인가요? 출판된 단행본에서 이런 문제들이 발견된걸 지적한글이라면 출판사 잘못이라 보이지만, 원고에서 문장이 이상한건... 작가 선정이 잘못이라고 한다면 그럴 수 있겠네요.
15/11/15 22:28
출판사에게도 책임이 없지는 않습니다. 워낙 원고 구하는 게 어렵다 보니 조금만 인기 있으면 계약하자고 덤비거든요. 혹시 그런 쪽으로 말씀하신 거라면 맞는 말씀입니다. 다만 원고 자체에 관한 말씀이라면 맥락을 잘못 이해하신 거고요.
15/11/15 23:18
생각해보니 절름발이이리님이 쓰신 리플에 100% 동의하게 되네요. 예전에 그런 이상한 작가가 있다면 검수 단계까지 오지않고 컷되서 감수하는 분 손까지 올 경우가 없었을텐데 요즘은 출판사들이 돈벌기만 쫒다보니 그런 작가들하고 계약을하고, 그런 이상한 비문이 있는 글을 쓰는 작가도 출판을 해주는거죠. 그냥 인기만 쫒는 출판사의 문제가 아닐까 싶네요.
오래 전에도 5-6줄의 문장을 쓰는 사람은 분명히 있었을겁니다. 하지만 그 때는 그런 사람의 글을 출판해주는 출판사가 없었을테지만 요즘은 그런 글 써도 돈만 벌면 된다고 출판사들이 [즐겁게도] 출판해 주는거죠.
15/11/15 22:20
학원강사로서 보면,
사실 논술이나 작문이 중요한 이유가 사고력, 그리고 사고를 전달하는 점에 있어서 중요한데 말이죠. 우리나라의 경우 교육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기에 윗분들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여러 지표에서 다른 나라에 비하면 낫긴 합니다만, 자신의 생각을 글이나 말로 전달하는 능력은 그닥 뛰어나지 않다고 봅니다. 긴글을 요약해내는건 당장 대한민국 입시교육을 고스란히 받은 저도 기계처럼 해냅니다만 논술이나 작문은 사실 학교 교과에서 따로 배워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그리고 인터넷 사용이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면서, 양질의 글을 접할 기회가 적어지는 부분도 젊은 층의 문해력이나 작문력 등에도 영향을 많이 끼치는 듯 합니다. 그리고.. 어디서든 (특히 인터넷 언론이나 정부자료 등에서도) 비문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는거 보면 비단 젊은 사람들한테만 곡한되는 일은 아닌듯도 하네요;
15/11/15 22:32
자기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쓰는 능력이 떨어지는 건 사실인 듯합니다. 그게 현 시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말씀도 맞고요. 우연히 공문서를 봤는데 비문투성이더라고요.
15/11/15 22:23
국어뿐만 아니라 학력저하도 사실 심각하지요
수업을 들을려고 하는애들이 반에서 1/4밖에 안된다고 하더군요. 그 라인 벗어나면 평균점수도 10점이상 떨어지고요
15/11/15 22:33
우선 언어 능력이 떨어지니 다른 과목에 대한 이해도도 낮아지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수학 문제든 과학 문제든 우리말로 쓰여 있는데 그 문장을 이해하지 못하니 학력이 저하될 수밖에요.
15/11/15 22:23
제가 동종 업계 종사자가 아니라 그런 것도 있겠고, 원체 성격이 그러한 것도 있겠는데, 흔히 세태 문제로 귀결되는 것들에는 공감하기 힘들 때가 많더군요. 실제 그러한지 아닌지에 대한 것이 아니라 왜 문제가 되는지에 대한 측면에서요. (예외가 있다면, 각박해진 세상 얘기 같은 것이면 보통의 사람들보다 민감하게 문제의식을 느낄 것 같긴 합니다.) 저야 그냥 작가들이 글을 팔꿈치로 쓰든, 의미 없는 숫자들로 종이를 채우든 별 중요치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럼에도, 焰星緋帝님께서 안타깝게 생각하시는 것 같으니, 저도 부디 읽을 수 있을만한 양질의 글들이 많이 쓰이기를 바라겠습니다. :)
15/11/15 22:29
제가 중학생 때 귀여니(?) 소설이 유행했는데, 그 분 소설을 여자애들이 읽길래 한 번 봤는데 어린 나이에도 충격이었습니다.
무슨 친구랑 문자하는 것 같은 책이 있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어릴적부터 써왔던 문법이나 어휘가 성인이 된다고 달라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본인이 제대로 된 문법과 어휘를 구사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초등학생, 중학생 수준의 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혹자는 젊은 세대들이 사용하는 말은 그들의 문화이고, 실제 공식적인 자리나 격식있는 곳에서는 구분할 줄 안다고 한다는 말에도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제 대학 동기도 문자나 카톡할 때 띄어쓰기는 아예 안하고, 맞춤법도 간략함을 위해 틀리게 씁니다. 특히 겹받침은 무조건 홑받침으로 씁니다. 많이 -> 만이(마니) 이런식으로요. 얘가 레포트 쓸 때가 정말 가관입니다. 문자 쓸 때랑 똑같이 쓴 다음에 그냥 맞춤법 검사 돌려버립니다. 그러다보니 원래 의미랑 달라지는 경우도 있고요. 본인은 마음만 먹으면 잘 쓸 수 있다고 하는데, 제가 9년동안 단 한 번도 제대로 쓰는걸 본 적이 없습니다.
15/11/15 22:35
전 예전에 '에티우' 한 권 보고 그 쪽은 안 봅니다. 장르소설 전부가 '그 쪽' 은 아니지만... 그런 책들은 한 번 뒤적거려보면 알죠.
15/11/15 22:39
흠... 서서히 바뀌는게 아니라, 어느 순간, 즉 몇달사이에 갑자기 많아졌다는건 인터넷이 아니라 다른 것에 원인이 있다고 보입니다.
만약 인터넷이 원인이었으면, 전반적인 질 하락이 꾸준히 나타났어야죠. 몇달만에 나타났다는건 뭔가 이벤트가 있는거 아닌가, 싶군요. 그와 상관없기 국어 교육은... 국어 교육 자체보다는, 독서를 즐기는 문화가 되길 바랍니다. 그런데 독서를 즐기는 문화가 되기에는 여가 시간이 너무 부족해요. 뭐랄까. 보통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고급스러운' 문화는 시간과 투자가 필요한데, 그 시간과 투자는 여유에서 나오거든요.스타도 많이 즐겨야 프로게이머의 심리전이 보이고, 음식도 자주 즐겨야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다는걸 아는건데, 그렇게 즐길 꺼리를 안주다니. 제 주변에서 독서를 즐기는 사람들은 대부분 만화책 -> 무협지 -> 소설 -> 인문 or 철학 등등 이렇게 가벼운 것에서 시작해, 거기서 독해력이 늘어남에 따라 더 글의 느낌을 찾아 탐닉하는 식으로 바뀌는데, 그냥 그런거 없이 바로 고전 명작등을 읽으면서 즐기라고 하니, 이건 뭐 아직 이유식도 안땐 애기한테 푸아그라를 먹이면서 '맛있지?'하는 꼴이랄까.
15/11/15 22:48
서사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것은 순수문학쪽 작품입니다. 등단 제도를 거쳐서 나오는 작가들은 기본적으로 문장은 잘쓰죠. 문장이 안됐으면 아예 뽑질 않으니...
15/11/15 22:46
글을 '쓸' 필요가 적어졌기 때문이 아닐까요? 다들 손으로 쓰든 타자로 치든 쓰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졌더군요.
그리고 한자 교육의 문제도 영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한-중-일 언어의 근본은 한자거든요. 글을 쓰거나 읽을 때, 한자어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문장 이해가 쉽지 않은 것을 대학에서 공부하며 느꼈습니다. 미학이나 철학 관련은 한자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읽는 것 조차 힘들더군요.
15/11/15 23:05
막상 학술영역에선 한자 안씁니다. 문(국문)-사(동양/한국 지역사)-철(여기서도 동양/한국철학...) 정도만 예외적으로 쓰는형태죠.
이와 같은 예외적인 전공에서도 한문 굴리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학 학부수업에서 한자어 이해가 부족해서 문장이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셨다면 사실 교수양반이 잘못 지도한 것일 공산이 큽니다...
15/11/15 22:48
의사소통을 위한 수단이나 생각의 전달 도구라는 측면에서 보면 별 문제는 없는 것 같고요. 시대나 평균을 생각해 본다면 아무래도 컨텐츠 소비의 중심이 활자에서 영상미디어로 이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테니 구어가 아닌 문어적 표현에 대한 노출이 과거보다 적어졌을 것이라고 추측은 해볼 수 있겠네요. 하지만 그렇다고 특정 집단에서 일어난 질적 저하 현상을 일반화하기에는 조금 성급하지 않나 싶습니다.
15/11/15 23:22
위에도 리플 썼지만 이건 99% 출판사 문제네요. 그런 글이 감수하는 분 손에 올라오지 않았던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출판사 손에서 그런 비문, 억지 문장 쓰는 사람의 글은 컷 했겠죠. 하지만 지금 그런 글들이 감수하시는 분 손에 들어온다는건 출판사가 그런 [쓰레기] 같은 글을 쓰는 작가의 소설로도 돈을 벌기 위해 출판을 하고 있다는 얘기죠.
지금 작가라고 이름 붙여진 사람들의 문장력 및 표현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예전에는 작가라는 이름을 붙여주기도 힘든 사람들에게 출판 기회를 주는 출판사의 문제를 먼저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그런 비문을 쓰는 사람들도 왜 본인이 작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는지는 그 사람들에게 출판 제의를 하고, 그 사람들이 출판되어 있는 작품들의 비문을 보면서 용기를 얻어서가 아닐까요?
15/11/15 23:24
말씀하신 괴상한 문장이라는 게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이 든 교수들 원고도 '괴상한' 경우가 많습니다. 읽고 쓰는 일을 평생 업으로 삼아온 사람인데도요. 글쓰기는 그냥 타고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굳이 '요즘 젊은이들'의 문제라고 한다면, 작가보다는 독자의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좋은 글을 판별할 독자가 없는데 좋은 글이 담긴 책을 낼 이유가 없죠. 위에 이리님이 '출판사의 문제'라고 하셨는데, 반은 맞는 말입니다. 좋은 작가를 발굴하고 키우는 데는 비용이 들어가는데, 인풋만큼 아웃풋이 없으니(=공들여봐야 판매량에 차이가 없으니) 빨리빨리 대강 책 내고 다음 책 작업하는 게 이득이죠. 장르문학 이외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쪽에서는 잘나가는 저자들에게 선인세 퍼부어가면서 책 출간하고, 젊은 저자 발굴에는 인색하죠. 정말 성실하고 꼼꼼하게 잘 쓰는 신인 필자가 있다 쳐도, 독자들이 그 가치를 몰라주는데 어찌할 방도가 없어요. 독자 탓을 하는 게 아닙니다. 독자 입장에서도 월평균 1~2권 사보는데 검증된 작가 책 사는 게 합리적이죠. 애초에 독서량 자체가 이렇게 폭망하지 않았거나(유명저자 책 다섯 권 사볼때 신인저자 책 한 권 사볼 정도로는 책을 읽는다거나), 한국어 사용 인구라도 좀 많았으면(출판사가 소신있게 책 내면 뭐가됐든 1쇄는 털어줄 독자층이 있었다면) 달랐겠지만 둘 다 아니니까요.
15/11/15 23:25
이것은 사실 피네간의 깨어남에 버금가는 의식의 흐름....
은 개뿔 정말 한번쯤은 읽어보고 남이 보면 어떻게 읽을까 생각 좀 해봤으면 좋겠네요.
15/11/15 23:28
요즘 감수하시는 분에게 들어오는 글 중에 어린 사람이 쓴 이상한 문장으로 점철되어 있는 글들이 많다 - 젊은 애들이 국어 몰입 교육을 제대로 안 받아서 제대로 글을 못 쓴다 - 언어능력도 저하되었다.
이건 아니라고 봅니다. 인터넷 사이트에다 글을 쓰는 자격의 허들이 굉장히 낮아졌다 - 그런 글들을 읽는 독자들이 문장 구조 자체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재미만 좆는다 - 출판사는 인기 있다는 작품들은 문장 구조가 어떻던 신경 안 쓰고 출판을 해준다 가 맞다고 보이네요.
15/11/15 23:33
그런 거 걸러내라고 출판사가 있는건데 출판사가 자기 일을 안하니까 그런 글들이 무더기로 들어오는거죠.
말씀처럼 몇 달 동안에 집중적으로 그런 일이 생긴거면 젊은 층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라 소속된 출판사에 문제가 생긴겁니다.
15/11/15 23:54
이 문제를 집에서 한번 아버지하고 술마시며 토론한적 있는데 인문계출신 아버지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이게 니들이 싫어하는 귀족의식 엘리트의식 우월의식이 없어져서 생긴 폐단이다. 이런것들이 다 좋다는건 아닌데 이런게 있어서 예전의 글쟁이들은 글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외적요소 즉 글자체를 다듬고 다듬어서 쓰는게 문인들의 자존심이고 자부심이였다. 나는 평범한(까놓고 말하면 무식한 아무것도 모르는 )대중과는 궤다 다르다라는걸 보여주려고하는 그런 마인드가 요새는 많이 적어진것 같다. 좋은일이지만 부작용도 있는거다. 이러셨던걸로....
15/11/16 00:03
'제가 처음 이 업계에 들어오고, 대략 7~8년 정도까지는 내용이 재미 없는 경우는 있어도 문장이 '희한'한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어쩌면 이 또한 착각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80년대부터 문예잡지에 계시다가 지금은 출판사 차리신 선배가 계신데, 그 분은 편집일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이 문제가 더 심각해지는 걸 느껴왔다고 하시더군요. 우리 세대(7, 80년대생?)에게 문제 없어보이는 문장도 베테랑의 눈에는 비문과 오류 투성이로 보이는 모양이더라구요. 재밌는 건, 그 분이 여러 사람 모인 자리(문학 관련)에서 비문과 오류의 예를 들었을 때, 80년대생들은 대체로 '아 그러고보니 저거…'라는 식으로 반응했지만 90년대생들은 다들 '뭐가 문제라는 거지?'라는 식으로 반응했다는 점입니다. 특정 장르만의 문제는 아닐 거예요. 조금 일찍 두드러졌을 뿐 다른 장르도 비슷한 문제의식은 있습니다. 저만해도 상업광고나 공공적인 텍스트에서 엉터리 문장을 읽는 일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대부분의 텍스트가 글로 된 말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의사소통만 되면 그만이라는 분위기를 타고 열화가 더 심해지는 게 아닐까 싶네요. 개인적으로 한국어가 당대 한국인들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심히 유감스럽습니다.
15/11/16 06:24
문법보다 욕설로 대화하는것 좀 어떻게 했으면 합니다. 길거리에서 서로 욕하는거 듣고 있으면 진짜 정말 혐오스럽기 그지없더군요.
15/11/16 06:29
최소한 제 기준에서는 현재 청소년들이 제가 청소년일때보다 더 욕을 많이 합니다. 저는 물론이거니와 제가 다녔던 학교에서 지금처럼 아예 욕설로만 대화를 나누는 적은 전혀 없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욕설같은 건 입에 담지도 않았구요. 제가 다닌 중,고등학교가 뭐 특별한 학교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인문계였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15/11/16 07:15
말죽거리 잔혹사의 대사 절반 이상이 욕인 걸 보면 지금 청소년들이 유독 욕을 많이 한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냥 기성세대가 그렇게 생각하고 싶을 뿐이죠. 제가 다녔던 학교는 전국 레벨의 인문계였지만 욕하는 애들은 다 했습니다.
15/11/17 15:56
한글을 읽을 줄 안다면 제가 쓴 '근거' 를 분명히 읽을 수 있을 겁니다. 기성세대가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게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분명히 비교해서 '사실' 을 바탕으로 내린 결론이구요. 한글을 제대로 좀 읽고 씁시다 예?
15/11/16 06:24
제가 느낀 바로는 요새 생각하는 것 자체를 귀찮아하는 문화가 확산된듯 합니다. 어쩐 일인지 '생각없음' 이 수치가 아니라 자랑이 되는 괴상한 문화가 청소년들 중심으로 퍼진 것이 아닐까 생각중... 그러다보니 비문이건 뭐건간에 그런건 관심도 없고 그저 재미만 있으면 장땡.. 만약 대부분의 독자들이 글쓴분과 같았으면 말씀하신 글들은 살아남지 못했겠죠. 상당수의 독자가 외면하는 글이 팔릴리가 없으니 말이죠.
즉 '생각없는 대중' 이 점점 늘어나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 아닌가 합니다. 대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에 관해서는 연구가 필요하겠지만서도... 하여튼 '생각' 은 없고 '감정' 만 있으니 뭔가 가볍고 나쁘게 말하면 '천박한' 문화가 점점 판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15/11/17 15:55
.................................. 취향이라는 말을 쓸 곳이 있고 쓰지 않을 곳이 있습니다. 단지 '천박한 문화' 라는 말이 내 기분을 나쁘게 했다는 이유만으로 억지 주장을 해서는 안 되겠죠.
15/11/17 20:32
생각하는 것 자체를 귀찮아하는 문화나 재미만 있으면 장땡이다 라고 여기는 문화가 천박한 문화라는 말씀인가요? 여기에 취향을 쓸 수 없는 영역이라는 건가요? 결코 억지 주장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5/11/18 03:51
생각하는 것 자체를 귀찮아하는 문화나 재미만 있으면 장땡이다 라고 여기는 문화가 천박한 문화라는 말씀인가요?
하아........ 한글을 좀 제대로 읽었으면 합니다. '생각' 은 없고 '감정' 만 있는 문화에 대해서 말했습니다. 왜 이리도 한글을 제대로 못 읽는 사람이 많죠?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한글을 제대로 읽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드물 정도입니다.
15/11/16 09:16
왜 출판사가 컷하고 제대로 작품을 내지 않느냐에 대한 변명을 조금 해 보면,
교정교열 단가가 낮기 때문입니다. 나가는 외주비용 자체가 낮은 편이고, 일정은 언제나 타이트합니다. 외주자들만이 아니라 내부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임금 또한 대체로 평균미달이며, 한 권에 몰입할만한 시간을 주는 그런 출판사들이 적습니다. 오히려 주말에 늘 교정지를 싸들고 집에 가기 일쑤니.... 요즘 출판업계 경기가 정말 안좋은 것도 원인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하지만, 이쪽 노동조건은 경기 좋을 때도 정말 안좋았던지라. 좌파 계열 사장님이 많다던 출판업계에서 노조있는 회사는 열 손가락 안에 헤아릴 정도니 알만하죠.
15/11/16 09:23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추측이지만, 요새 아이들 독해력이 굉장히 떨어집니다. 비문학 과외하고있다보면 한숨만 나와요ㅠㅠ. 글이 조금만 길어지더라도 본인이 직접 읽기보다는 누가 요약해주길 바라고, 그마저도 이미지가 있으면 아예 글을 읽지를 않습니다.
15/11/17 15:58
사실 비문학이야말로 점수따기 가장 좋은 분야인데 말이죠. 1번부터 5번 보기까지 왜 답인지 왜 답이 아닌지 본문에 모두 분명하게 나와있기 때문에 말이죠. 덤으로 독해력도 분명히 좋아집니다. 사실 비문학 제대로 공부하면 인터넷에서 얼마나 사람들이 난독증이 심한지 알 수 있습니다. 99%가 난독증이 아닌가 싶을 정도...
15/11/17 17:22
지문만 제대로 독해하면 보기를 완전히 꼬아서 내지 않는 이상 틀릴 수가 없는 문제인데(사실 그런 문제들도 한 20문제당 한문제씩 있긴 합니다.) 말이죠ㅠㅠ 어렸을때부터 정독하는 습관이 들지 않아서 그런가싶습니다.
15/11/18 03:49
저도 사실 어렸을때 딱히 정독하는 습관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비문학을 풀면서 각 보기마다 '왜 답인지' '왜 답이 아닌지' 본문에서 찾아서 1번부터 5번까지 모든 보기에 대해서 본문에서 1:1로 근거를 대응시키다보니 어느 순간 갑자기 지문을 '정확하게' 읽는 능력이 생기더군요. 그 이후로는 문제집 한권당 한문제 틀릴까 말까 했던것 같습니다.
15/11/16 09:58
글쓴분의 전반적인 의견에는 동의합니다.
장르문학을 좋아하다보니 이것저것 찾아보는 편인데 정말 심각합니다. 비문 뿐만아니라 전반적인 글 수준 자체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 심심풀이로 쓰는 수준이고 실제로도 그러니까요. 다만 이게 7~8년 전에는 안그랬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오히려 7~8년 전이 더 심했을거에요.(근거는 없고 제 체감이 그럽니다) 장르문학도 정말 조금씩이기는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장르문학 내에서도 서로 경쟁하고 비교도 하고 그러면서요.
15/11/16 10:40
애초에 예전엔 문제가 없었고, 요즘엔 문제가 있다는걸 둘다 명백히 증명하기 전엔 '요즘 애들은 예전과 다르게 문제가 있다' 는 얘기는 그냥 아저씨들이 그냥 내 느낌피셜로 요즘 젊은 애들은... 하고 몽니부리는거랑 아무런 다를바가 없습니다. 그리고 10년 일하신분의 본인 느낌은 명백한 증명이 되기는 어렵구요. 컴퓨터로 글을 많이 쓰니까... 이미지가 중시되고 있어서... 같은것도 역시 보편적 인과 관계가 성립한다고 동의하기 어렵네요.
이미 성급한 일반화임을 안다고 하셨으니까, 성급한 일반화란 얘기는 한번 더 안하겠습니다. 근데 본인이 본인이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걸 알면서도 국어교육을 해야한다 요즘 애들은 글을 못 쓴다는 글을 일부러 올리신 이유가 뭔지는 궁금하긴 하네요.
15/11/16 12:26
근데 뭐, 세상에는 느낌피셜로 소통하는 게 많긴 하니깐요. 간혹 이게 무시되기도 십상이지만, 그 안에 얼마나 그럴듯한 경험들이 있는지, 다른 누군가도 느껴봤던 것들인지에 따라서 공감대가 형성되고 그게 사회 전반의 논리를 지배하는 경향도 흔하니 말이죠. 예를 들어, 프로토스가 컨트롤하기 수월하다는 것을 굳이 뇌과학적으로 증명하지 않아도 내 느낌피셜과 경험과 논리를 적절히 나열하면 알아서 공감해주는 것 처럼 말입니다. 그럼에도 말씀하신 것처럼 조금 접근하는 것에 여유를 둬야 한다고 생각하는 점은, 요즘 작가들의 실력이 근거 없이 폄하될 수 있는 문제이긴 하니깐요. (저는 아직 그 실력을 갖추기를 요구할 당위가 있는지도 의문이고, 비문의 문제를 따져보는 것과 동시에 다른 긍정적인 요소를 살펴볼 필요도 있다고 보긴 합니다만..) 그렇다보니 아무래도 이런 문제는 말씀하신 것처럼 증명을 요구하는 게 흔하긴 하죠.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은, 말씀대로 증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많은 그럴듯한 텍스트들처럼 흔히 사람들은 문제에 대한 글을 올리고 평가받아서 내용에 힘이 있는지 없는지를 파악하곤 하는데, 그렇게 글 올리는 게 뭐 큰 문제인가 싶어서 말이죠. 흐흐흐 뭐 그렇다고 실제 이런 비판들에 공감대 형성이 강력하게 이루어져도 직접적으로 요즘 작가 계층에게 힘을 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는 않습니다만('너 못해'라는 말에 긍정적으로 요동칠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겁니다.) 문제 인식과 그로 인한 여파 정도는 있을 수 있긴 하겠죠.
15/11/16 13:06
느낌피셜로 소통해도 되는 분야가 있고 안되는 분야가 있으며, 또 되는 분야여도 그 느낌피셜에만 의존한 얘기를 해도 되는 입장의 사람과 안되는 입장의 사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독자도 아니고 업계에서 10년을 일하신분이 느낌피셜로 '요즘 애들은 글 못쓴다' 에서 한결 더 나아가서 '문제는 안 풀어봤지만, 수능이 어려웠던게 아니라 애들이 국어를 못하는게 아닐까?' 라는 얘기까지 별 생각없이 던진 여파로 댓글에서 '요즘 애들 언어생활 자체가 문제다. 욕을 입에 달고 산다. 옛날엔 안 그랬는데' '생각 자체를 덜 하니까 능력이 떨어지는거 같다' 라는 다시 말하지만 아무런 제대로 된 근거가 없는 부정적인 폄하 발언이 계속 되고 있잖아요.
제가 큰이모 모시고 얼마전에 정육 식당에 갔는데 '국내산 고기가 아니라 호주산을 속여서 판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본인 느낌피셜로... 제가 거기서 큰이모님한테 '제대로 된 근거를 요구해라' 라고 한다면 제가 이상한놈이겠죠. 근데 음식 연구가 경력 10년인 사람이 기자앞에서 밥먹다가 '여기 이거 국산 아니고 호주산 고기 쓰는거 같은데? 내 느낌이 그래' 라고 말하면 당연히 제대로 된 근거를 요구하라는 말을 할 수 밖에 없고 그거 못하면 부적절한 발언으로 취급받는게 당연한거 같은데요. 본문에서 '국어 몰입 교육' 이나 '수능이 정말 어려웠을까?' 얘기까지 하신데다가 제목부터 '국어 능력' 의 저하인데, 그에 대해 구밀복검님이 댓글로 다신 '명확한 수치적 근거가 있는 반론'에 별다른 이야기 없이 [독해 능력은 어떤지 몰라도 쓰는 건 정말 엉망입니다.] 라고만 피드백 하셨길래 그냥 글을 쓴 목적이 순수하게 궁금할뿐입니다.
15/11/16 13:17
저도 말씀하신 근거가 필요함에 공감합니다. 말씀하신 예시에서 부적절한 발언으로 취급받는것도 공감하고요. [독해 능력은 어떤지 몰라도 쓰는 건 정말 엉망입니다.]라는 피드백에는 저도 처음봤을 때 의문이 들었었고요. 저도 [말씀대로 증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라고 말했던 것처럼 말이죠. 단지 [글을 일부러 올리신 이유가 뭔지는 궁금하긴 하네요.]라는 말씀이 글을 올리지 못하게 입막음 해야되는 문제라고 말하시는 것 처럼 들려서 댓댓글을 달았습니다. ^^; 이 글이 근거 부족으로 가열차게 까여도 저 또한 [근거 없이 폄하될 수 있는 문제]라고 인식하는 것처럼 일정 공감하고 지지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이런 글을 올리는 것 자체는 그리 부정적으로 생각되지는 않아서 말이죠. 음, 말씀하신 [부정적인 폄하 발언], 예시에서의 [부적절한 발언] 등의 온도에 대해서는 저도 비슷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15/11/16 11:31
저는 사실 이게 꼭 특별한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예를 들어 만화 쪽도 웹툰시장이 활성화되며 작가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아이디어만 괜찮으면 옛날보다 기초적인 그림실력을 덜 요구하게 되었습니다. (대신 아이디어의 중요성은 더 올라간 것 같기도 하구요) 이게 꼭 나쁜 일인가 하면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장르문학 쪽도, 이게 현재 젊은세대 전반의 문장력/문해력 하락을 입증하는 증거가 되지 않는다면, 꼭 문제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순수문학 쪽의 문장력이 전체적으로 떨어진다면 그건 좀 위기를 느낄 법 한데, 장르문학이라면... 그게 그냥 시장의 특징이 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15/11/16 13:30
다른 얘기지만 작가가 스무살 초중반이라면 문장은 차차 다듬어지지 않을까요? 대중작가는 플로팅에 재능이 있으면 일정 수준까지는 발전할 수 있다고 보는데... 여하간 확실히 과거에 비해서는 작가군의 출신이 다양해져서 편집일이 배로 힘들어지셨겠어요
15/11/16 16:24
과거였다고 별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는 게 한국 장르계에서 탑급으로 팔아치운 퇴마록만 해도 비문이 많습니다.
한글 맞춤법 검사기만 돌려도 잡히는 오탈자가 고스란히 인쇄되는 걸 보면 이쪽 시장에 검수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거기다 E북 시스템이 자리 잡아 허들은 낮아졌고 유통이나 광고는 혁신적인 수준으로 진화해서 작가로의 입문은 이전과 비교해서 너무도 쉬워졌죠. 함량 미달의 작품이 늘어 날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 유입된 작가들을 보고 한 세대를 평가하는게 가능할까요. 차라리 시대별 대표작을 통한 비교라면 모르겠습니다만... 공감가지 않는 내용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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