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좀 다른 것으로 찾아뵙습니다.
(막장 전함 건함사는 정보 공급책 한사람과 연락이 안되서 약간 지연되고 있습니다;; 며칠 더 걸릴 것 같네요.)
1941년 3월 말에 있었던 이탈리아 해군의 결정적 패배인 마타판 해전(이탈리아 쪽에서는 가우도 해전이라 합니다)의 초기 전개를 찍은 사진입니다. 동년 6월 16일자 라이프(LIFE)지에 실렸던 사진들이며 영국 측 경순양함인 HMS 글로스터(Gloucester)에서 찍힌 사진들입니다.
원래대로라면 크레테 섬으로 가던 (수송함 외 경순양함 + 구축함 등으로만 구섣된) 영국 수송 함대에 대한 이탈리아 해군의 완벽한 기습이 되었어야 할 마타판 해전이었습니다만... 엘런 튜링이 수장으로 있는 브리즐리 파크 암호 해독팀에게 이탈리아군이 사용하던 암호가 전투 사흘 전 최초로 털리면서(...) 작전 개요가 밝혀지게 되었고, 영국 해군은 근처에 있던 경순양함 전력들 및 지중해 함대의 총본산인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항구에 대기중이었던 전함 3척, 항공모함 1척(+ 구축함들)을 급파하게 됩니다.
최초의 조우는 크레테 섬 근방 영국 본대 쪽으로 향하던 경순양함과 이탈리아 중순양함 간의 조우였습니다.
32,000야드(29,260m) 거리에서 이탈리아 중순양함들이 포격을 개시합니다.
대형을 갖추고 알렉산드리아에서 출발한 영국 지중해 함대 본대 쪽으로 후퇴하는 영국 경순양함들. 이탈리아 중순양함을 꾀어내서 잡으려는 작전이었습니다. 여기서 이탈리아 중순양함들이 상당히 많이 사격을 가했습니다만 거의 한계 사거리인데다가 거리가 좁혀지지 않아서(서로 31~32노트로 기동했으니...) 명중탄을 내는 데에는 실패.
그러나 여기서 이탈리아 중순양함이 더 이상 따라가지 않고 반전. 이번엔 영국 경순양함 부대들이 그 뒤를 따릅니다.
이쪽도 함정. 이번엔 이탈리아 중순양함들이 영국 경순양함들을 끌어당긴 것이었고 기다리고 있던 이탈리아의 전함 비토리오 베네토(Vittorio Veneto)가 이탈리아 중순양함 부대와 합류해 2만 5천 야드(23km) 거리에서 포탄을 퍼붓습니다.
급히 검은색 연막으로 은폐를 시도하는 영국 경순양함들.
당시 비토리오 베네토가 사격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
(이 사진은 라이프지에 실린 것이 아닌 현 이태리 해군 기록 보관소에 있는 사진입니다)
바로 옆까지 스쳐지나가는 15인치 포탄들. 이때 비토리오 베네토는 약 100발의 주포 포탄을 발사했으나 정말 재수에 옴이 붙었는지 명중탄을 하나도 내지 못하고(당시 기술로는 현대처럼 정확하게 명중탄을 내는 것이 불가능한 관계로 20km 바깥에서 명중탄을 내는 것은 운의 영역이라고들 합니다. 이탈리아 함선들의 주포 명중률 또한 썩 좋지 않은 편이었다고들도 하고요.) 지근탄만으로 영국 함대에 경미한 손상만을 입힙니다.
이 직후 영국 항공모함인 그러나 이 시점에 '스스로를 진수한 그녀'(
진수식 직전에 버팀목이 무너지면서 스스로 진수되었습니다) HMS 포미더블(Formidable)에서 날아온 항공 전력으로 인해 결국 영국 경순양함 전력 격침에 실패하게 되고 이로 인해 나비효과가 발생(이 경순양함 전력 중에는 레이더를 장비한 거의 최초의 함선인 HMS 오라이언이 있었고 이날 밤 오라이언의 레이더에 이탈리아 중순양함들이 포착되면서 영국 전함들이 이탈리아 중순양함들에 영거리까지 접근해 때려잡게 됩니다)하면서 이탈리아 해군은
지중해 전역 최악의 패배를 당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