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이걸로 엉뚱한데 쓴거 아니제?
"아 내가 뭐 아도 아이고 이 나이 묵고 그라겠나. 나가라 빨리 피곤하다 "
여기서 잠깐. 문돌이는 분명 어제 현배에게 가오를 잡기위해 술값을 지혼자 다 계산했다. 1차는 물론이고 2차까지.
가진거라곤 여자후배들한테 술사주면서 가오잡으려고 엄마 몰래 대출한 장학재단 생활비 대출 300만원 빚밖에 없는
문돌이가 어떻게 저리 당당 할수 있을까?
사실 이렇게 문돌이가 당당한건 이유가 있으니. 어제 밤늦게 들어오자 말자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몸으로 사뿐사뿐 거실에서 충전중인 아빠의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다행히 폰을 열자 문자 메세지 두통이 확인 안된 상태로 그대로 있다. 어제 술집에서 계산한 시간은 1차가 밤 10시 20분, 2차가 12시쯤. 그렇다 문돌이는 엄마 아빠가 다 잠들어 있을때 계산을 하였고 그 문자들을 몰래 지워버려 완전범죄를 노린것이다.
카드명세서가 날라오면 어쩌냐고? 문돌이는 그런 먼 미래까지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 미래를 내다 볼줄 알았으면 이렇게 살고 있을리가...
늦은 오후 아무도 없는 집에서 멍때리고 있는 문돌이.
자꾸 어제 만난 현배가 말했던 '공무원'이 머리속에 맴돈다. 토익 점수가 750점 이상 나오기 전에는 구직 활동을 하지 않을것이라고 마음먹은
문돌이지만 왠지 공무원도 괜찮은거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문돌이가 이제껏 보아온 공무원이라곤 동네 동사무소에 등본 떼러 갔을때 본 공무원들이 다 였고 볼때 마다 '저 인간들 진짜 편하게 돈버네'라고 느꼈기에 공무원의 편안하고 안정된 삶도 갑자기 괜찮아 보이기 시작한것이다.
물론 자존심 때문이라도 현배가 한다해서 그런건 절대 아니라고 속으로 강조한다.
또 다시 그의 백과사전 네이버에 들어가 공무원이 되기 위한 시험과 과목 등을 알아본다 .
"등본 떼주는 일 시킬꺼면서 바라는건 드럽게 많네"라며 나지막히 읊조린다.
공부 시작^^ 카톡 안함(급한일 있으면 전화나 문자)
현배를 만난지 일주일 뒤 문돌이의 카톡 남김말은 이렇게 바뀌었다....
카톡을 안하면 그냥 어플을 삭제하면 되지 하는 궁금증이 들지만 문돌이는 사람들에게 공부를 한다는 어필을 하고 싶었던거지
그들에게 잊혀지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