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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5/03 19:41:56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탐욕과 오만 ③ 남으로 가는 길
Dasque님과 노틸러스님이 이 글을 보신다면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뭐만 뿌직뿌직거리는 원딜러 데리고 노멀 데리고 다니시면서 속썩이시는 ... 거기다 30도 아닌 사람을 말이죠.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228년 3월 손권은 차남 손려를 건창후로 봉하고 산월토벌을 위해 단양군, 오군, 회계군에서 산월과 맞닿아 있던 지역을 합쳐 만들었던 동안군을 없애고 동안태수 전종의 직무를 해제합니다.  

이때 위의 남동전선을 책임지고 있던 대사마 조휴는 오의 파양태수로 있던 주방의 심복 동잠과 소남에게 주방이 보낸 일곱통의 편지를 받습니다. 주방은 영국현의 현장을 시작으로 회안현장을 거쳐 전당후의 상으로 있던 시기에 전당에서 모반을 꾸민 팽식과 그 일당들을 잡아 죽이고 단양서부도위가 되었고, 225년 12월 파양군의 호족 팽기가 반란을 일으키자 견책되었다가 위로 투항하려다 적발 처형된 파양태수 왕정을 대신해 파양태수가 되어 호종과 함께 팽기를 1년만에 토벌합니다.



첫번째 편지에서는 자신이 얼마나 조휴를 존경하고 의지하는지를 기술해 놓았고 두번째 편지에서는 자신이 위에 투항하는 이유를 적었고 세번째 편지에는 자신이 왜 오를 등지고 위에 투항하려는지를, 네번째 편지에서는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에 대한 기술을, 다섯번째 편지에는 오의 내부 사정을, 여섯번째 편지에서는 오군의 작전계획을 일곱번째 편지에서는 산월과 연계해 오를 공격하기 위해 위의 관직과 장군인을 요청하는 내용을 적어놓았습니다.

조휴는 이 소식을 듣고 황제인 조예에게 이 사실을 보고합니다. 228년 5월 위는 큰 가뭄으로 허덕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만일 주방과 산월이 오의 내부에서 내응해온다면 오를 육상전으로만 격파할수 있다고 판단해 조휴의 계획을 승인합니다. 먼저 조휴에게 여강군 심양현으로 진격하게 하고 형주를 관할하던 사마의에게 명을 내려 한수를 거슬러 내려가게 해 무창과 강하의 오군이 조휴를 저지하지 못하게 하는 동시에 강릉의 주연을 견제하도록 합니다. 예주자사로 있던 가규에게 명령을 내려 조휴의 후방을 지키도록하죠.

모든 작전이 잘 이루어지던 과정에서 누군가가 이 일에 태클을 걸어버립니다.  



네 그렇습니다. 여강과 합비, 그리고 오의 사정에 밝았던 장제였습니다.

조휴가 군사를 데리고 여강군으로 내려간다는 소식을 들은 장제는 조예에게 남정 계획을 철회하자고 제안합니다.

장제 : 대사마(조휴)가 적지로 깊이 들어가 손권의 정예군과 대치한다면 상류에 있는 주연과 반장 등이 조휴의 배후를 공격할 것입니다. 이 전쟁은 절대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습니다.

이 말을 들었음에도 조예는 남정계획을 중지하지 않았고, 조휴 역시도 계속 나아가 위와 오의 접경인 완성(남양군 완현이 아닌 여강군 완현)에 다다릅니다. 이를 본 오군은 형주의 접경지대인 안육현에 병력을 내보내죠. 이를 살핀 장제는 다시 조예에게 간합니다.

장제 : 지금 적은 서쪽에서 병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반드시 동쪽을 공격할 것입니다. 당장 조휴에게 구원병을 보내야합니다.

자 다시 조휴에게로 돌아가보죠. 조휴는 완성을 거쳐 환성에서 주방과 만나기로합니다. 조휴가 이끄는 군사는 보병과 기병을 합쳐 10만의 대군이었습니다. 조휴는 주방이 자신을 유인하는 계책을 세우지 않을까 싶어서 낭관을 보내 항상 사정을 살피고 주방을 몰아세웠고, 그때마다 주방은 머리를 풀어 헤치고 죄인의 행색을 하고 군문 아래로 가 손권에게 사죄합니다. 이러한 행색을 보고받은 조휴는 주방이 자신을 속이려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주방을 크게 신뢰하게되죠.

예주자사 가규 역시 조예에게 상소를 합니다. 예주는 형주 강하, 여강군과 맞닿은 지역이 많았고, 위가 오를 공격해도, 오가 위를 공격해도 회수와 면수를 통해 서로 공격했고, 예주의 주군병들은 항읍에 주둔하면서 여남과 익양군을 지켜야 했기 때문에 이 두군데를 항상 편하게 다닐수 있는 지역인 요구현으로 병력을 이동시키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입니다. 조예는 이 주장이 옳다 여겨 가규의 주장처럼 병력을 요구현으로 이동시킵니다.

228년 9월 조예는 가규와 전장군 만총, 동완태수 호질에게 유수구 인근의 동관을 공격하라는 군령을 내리고 조휴에게는 완현으로 들어가 환성을 거쳐 건업 공격을, 사마의에게는 강릉 공격령을 하달합니다. 엄연한 주공은 조휴가 이끄는 10만의 병력이었고 가규와 만총, 호질이 이끄는 군사들은 유수구 인근의 동관을 공격해 유수구의 오 수군이 조휴와 주방의 합류를 저지하지 못하도록 견제하라는 의미였고, 사마의의 강릉 공격령은 남군의 주연과 반장, 제갈근이 조휴군의 측면을 공격하거나 오히려 역으로 선박으로 동진해와 여강군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여강군 환성으로 진격해온 조휴는 크게 당황합니다. 만나기로 했던 주방대신 오군이 환성과 석정현에 주둔해 있었고 그곳에는 오의 대도독 육손이 이끄는 오군 주력이 있었습니다.



조휴 :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주방은 어디에 있고 저기에 있는 육손과 오군은 무엇이란 말인가!

조휴는 그때까지도 현실을 부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것은 손권과 육손, 주방이 꾸민 계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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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Rhapsody
13/05/03 20:00
수정 아이콘
글 잘봤습니다. 헌데 중간에 '그때마다 주방은 머리를 풀어 헤치고 죄인의 행색을 하고 군문 아래로 가 손권에게 사죄합니다.' 에서 손권이 아니라 조휴아닌가요?
후추통
13/05/03 20:07
수정 아이콘
주방이 조휴에게 사죄한게 아니고 "내가 손권을 배신한거니 손권에게 사죄하는 거임"이라는 겁니다. 적어도 오를 배반했지만 손권을 배반한건 아니라는 거죠.
WindRhapsody
13/05/03 20:19
수정 아이콘
아, 그런거군요. 조휴가 믿을만 했겠습니다.
데빌부스터
13/05/03 20:1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봤습니다. 이게 그 진삼국무쌍에 나오는 석정모략전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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