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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5/09 14:15:19
Name 히엔
Subject 박성준의 '선택과 집중'을 기대하며

그냥 키보드 가는 대로  소설을 써봤습니다. 타인의 상상력을 즐기고 싶지 않으신 분들은 조용히 뒤로 가기 버튼을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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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어째서 스타리그의 스폰서를 할까요. 맨날 적자라고 투정하면서 말입니다. 흥보를 위해서겠죠. 그럼 뭘 위해서 흥보는 할까. 이익을 위해서 합니다. 자기 기업의 이름을 알리고 그래서 물건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서.

그런데 엠비씨 게임이나 온게임넷이 파는 상품은 좀 특이합니다. 그들은 방송국이고 방송국은 시청률이란 상품을 팔죠. 그리고 시청률이란 상품을 팔기 위해서는 스타란 존재가 필요합니다. 박성준이나 임요환 등등의 스타가.

헌데 스타란 상품을 팔기 위해서 꼭 그들이 방송국 소속일 필요는 없습니다.

안 그렇겠습니까. 박성준 선수가 삼성에 속했건 이스트로에 속했건 엠비씨 게임에 나오기만 하면 시청률은 올라갑니다. 꼭 비싼 연봉을 주면서 데리고 있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무튼 텔레비전에 나오기만 하면 되니까.

스타가 텔레비전에 나오지 않겠다고 선언하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럴 걱정은 없어요. 텔레비전에 나오지 않겠다면 나오면 스타도 망합니다. 둘은 공생관계이기 때문이죠. 그러니 둘은 서로를 믿을수 있었습니다. '선택과 집중'을 한다든가 '이 스포츠에 대승적 발전'을 위해 개인리그 보이콧을 할거라고는 생각할수 없었습니다.

옛날에는 그랬다는 이야기죠.

방송국은 난리가 났습니다. 스타 없는 방송국 = 망함이니까. 비상사태거든요. 뭔가 보험이 필요합니다. 황급히 보험격으로 스타가 있는 팀을 방송국 아래에 묶어둡니다.

그리고 어찌 어찌 사태는 봉합되어서 파국은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아직 불씨는 남아있지만 최악의 상황은 면한거에요. 그런데 그런 상황이 오고 나니 이제 또 들어놓은 보험이 아까워집니다. 이게 또 한두푼 들어가는 것이 아니거든요.

거기다 이 보험으로 들어둔 친구들이 갑자기 폭발적으로 잘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더 감당하기 힘들어져 가는 겁니다. 그렇다고 '이제 너흰 필요없어' 혹은 '필요하긴 한데 꼭 내 돈주면서 데리고 있어야 할 필요는 없거든' 하면서 싹 잘라버리자니 보니 이목도 있고 협회가 앞으로 또 무슨 짓을 저지를지는 아무도 모르거든요. 그러니 아예 내치지는 않고 보험의 규모를 줄이기로 합니다.

엠비씨 게임 프론트와 감독은 누굴 잘라야 할까 물색합니다. 여러가지 사정을 종합해본 결과 박성준이 적격입니다.감독은 물론 가슴이 아프지만 - 어려웠던 시기에 사실상 자기를 먹여살린 존재니까 - 팀을 위해 과감히 결단을 내립니다.

"너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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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방송국 팀이란 것 자체가 이상한 발상이었죠. 엠비씨 게임이나 온게임넷은 사실 좀 기형적인 집단입니다. MBC ESPN에서 프로야구가 방송된다고 MBC ESPN 프로야구단을 만들지 않습니다. 그러나 온게임넷은 온게임넷 스파키즈가 엠비씨 게임은 엠비씨 히어로즈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제살 깍아먹기라 눈물나지만 보험을 안들어놓으면 앞으로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거든요.

써놓고 보니 만악의 근원은 협회라는 이야기로도 해석할수도 있겠네요. 사실 크게 틀린 말은 아닌 것도 같습니다. 이번 웨이버 공시 사태에는 협회의 내 멋대로 규정도 한몫하고 있죠.

소설 쓰는 김에 좀더 써보도록 하죠. 저는 박성준 선수가 sk텔레콤으로 갔으면 합니다. 그리고 '선택과 집중' 을 선언하는 거예요. '개인리그 두개와 프로리그 동시 뛰기 너무 힘들다. 그래서 엠비씨 게임 개인리그는 포기했다. 온게임넷 개인리그를 택한 이유는 첫째로 엠비씨 게임 4강 삼연속 진출해봤자 스타리그 16강 한번 해본것보다 못하기 때문이고 둘째로 황금마우스를 전당포에 잡혀서 안심 스테이크나 실컷 먹기 위해서다. 피오에스 시절 하루에 네번씩이나 출전하다보니 하도 고생해서 피골이 상접할 지경이다. 솔직히 그때 너무 힘들었다. 상금은 팀 운영에 다 쓰다보니 그 좋아하는 망고한번 먹을수 없었다. 이제 좀 쉬겠다. 남을 위해서 그렇게 열심히 뛸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스타리그 진출해서 3회 우승을 하면 멋있겠죠. 선수가 말한마디 맘편하게 할수 없는 이동네에서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날리 없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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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amed Heart
07/05/09 14:33
수정 아이콘
소설이긴 하지만 재밌겠네요. 저는 사실 악당을 좋아해서..
최연성,마재윤,전태규 선수 같이 거만한 캐릭터를 좋아하는데 이런 선수들이 좀 많아졌으면 재밌겠네요
07/05/09 15:12
수정 아이콘
소설이라곤 하셨지만 상당히 개연성있게 보이는군요. 저도 사실 글쓰신님과 같은 생각이긴 합니다.
가끔우연히
07/05/09 15:17
수정 아이콘
박성준선수 관련 글중에 가장 가슴 시원하게 해주는 글이네요..

눈팅만 하는 사람 글까지 남기게 하는..
07/05/09 15:53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너무 재밌는 글이구요
가즈키
07/05/09 15:58
수정 아이콘
방송국팀 있지 않았나요.. 야구에 mbc팀이나.. 농구에 sbs팀이나.. 은근히 있었다는..
07/05/09 16:05
수정 아이콘
(운영진 수정, 벌점)
sway with me
07/05/09 16:30
수정 아이콘
재미있네요.
하지만 방송국에서 팀을 만든 건 조금 다른 이유 때문이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박성준 선수 웨이버 공시까지 가게된 이유에 대한 설명은 어느 정도 개연성이 있습니다만...
여하튼...
박성준 선수가 하루 4번 출전에 피골이 상접했다는 표현에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信主NISSI
07/05/09 16:43
수정 아이콘
가즈키님//
그리고 없어졌죠.
07/05/09 16:58
수정 아이콘
재밌고 재밌고 꼭 저렇게 되었으면 해서 더 재밌네요 푸핫
카이레스
07/05/09 17:02
수정 아이콘
소설이지만
박성준 선수 온겜은 탈락하고 엠겜에만 진출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상금규모가 엠겜이 더 커져서
과거의 랭킹산정 방식도 바뀌지 않을까 싶네요^^
07/05/09 18:02
수정 아이콘
다신 까칠한 글 안남기려고 다짐했습니다만.
글을읽다보니 공감도가고 다시 욱해지네요..


박성준이 누굽니까?
pos 시절
그 배고팠던시절 개인리그 와 프로리그를 병행하며
프로리그에서 하루에 4경기 출전이라는 말도안되는 기록을새우며
팀을 먹여살린선수아닙니까?



그렇게 힘들게 해줬건만 이제 단물 다 빼먹은애가 시원찮아지니까
"너 솔직히 그정도 돈값어치 못하잖아?" 라는식으로 사람 울분터지게하고
결국에는 내쫓다니..

뭐라고 사람들이 변명을 하던 제겐 이렇게밖에 않보입니다.

mbc 겜선수들은 죽도록 열심히해야겠네요
뭐 과거야 어쨌뜬 성적못내면 바로바로 연봉내려가고 말이죠
끝에가면 짤릴수도있으니

비슷한상황이었던, 아니 pos 보단 훨씬 나은상황이었던 GO도 저러진않았을텐데말입니다.
(한선수에게 거의 팀전체의 생계를 부담시키는걸 말하는겁니다)
뭐 하긴 그러니 조규남감독이 cj 란 스폰을 잡은거기도하지만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기분이 더러워지고
참 세상이란게 다이런건지..
컴퓨터랑놀자
07/05/09 19:07
수정 아이콘
네 세상이란게 원래 그렇죠 ^^
물빛은어
07/05/09 19:44
수정 아이콘
남을 위해서 열심히 뛸 필요가 없다는 건 쫌..^^;;
설마라도 그런 생각하는 선수는 없지 않을까 싶어요. 무서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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