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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5/06 17:27:01
Name Nerion
Subject 그들은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2007 시즌 프로리그, 게임리그 최초로 군 상무팀이 프로게임리그에 참여하였으며 단체전 리그에 그 선을 보이게 된 것이 어언 한달여가 지나는 시점에서...

그간 슈파랑 간간히 이벤트 매치에서 보였던 공군팀의 존재가 프로리그를 통해 이제는 여실히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5월 1일, 공군 ACE팀이 역사적인, 게임리그에서 군상무팀 최초로 그 첫 승리를 대 이스트로 전에서 승리를 따내며 그 첫승을 신고하였으며 다시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5월 6일, 다시 한번 전 시즌 챔피언 MBC GAME Hero 를 3:2 신승으로 격파, 그것도 2:0으로 밀린 상황에서 연거푸 3연승을 거두며 대역전극을 이끌어낸 점에서 게임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의미가 깊습니다.

강도경, 김선기 조합. 역전의 발판인 이 조합팀플레이는 강도경 선수가 공군팀에 입대하면서 사실 코치로 옮긴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그간 팀플레이의 인원 부족화로 계속 출전하였고 오늘 DMZ에서 SCV러쉬에 당황하지 않고 드론을 끝끝내 살려가고 결국 복구하면서 그 특유의 팀플 센스를 잃지 않았습니다.

이 3경기가 역전의 발판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4경기 최인규 선수, 사실 최인규 선수를 떠오르면 많은 기억이 저에게는 그다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손목부상과도 같은 악재를 그것도 몇년씩이나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그가 공군에 입대한 뒤 오늘의 승리는, 특히 현존하는 선수들중 가장 기세가 좋다는 김택용 선수를 상대로 고스트의 락다운과 드랍쉽의 적재적소 타격은 그야말로 빛이 발하였습니다.

특히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끝끝내 승기를 놓치지 않는 모습은 이 선수가 외려 군대에 가서 더욱 각성하고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5경기 임요환 선수, 임요환 선수가 출전하였을때 그의 상대가 다시 김택용 선수인 것을 보고 약간 불안한 심정도 들었습니다만....

결국 리버 견제를 효과적으로 마린과 터렛으로 아예 잡아버리고, 벌쳐 4기를 우회시켜서 드라군의 퇴로로 마인을 배치, 드라군에게 상당한 피해를 주고 조이기를 시도.

김택용 선수는 12시 멀티를 바탕으로 트리플 상황에서 조이기를 뚫으려 하였지만 끝끝내 뚫리지 않는 조이기와 시즈와 벌쳐의 게이트 주변 마인배치에 병력은 산화되고 게이트는 계속 파괴되고, 리버도 나왔지만 결국 폭사... GG



돌이켜 보면 말입니다, 공군팀의 환경은 다른 게임단에 비해 그 환경이 열악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연습시간은 말할것도 없거니와, 팀 전력의 핵심인 선수단의 구성규모도 다른 선수단에 비해 협소하죠, 또한 게임에만 매진할 수 있는 다른 게임단의 환경과 비교해 보아도 상당히 뒤쳐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오늘의 승리를 과연 누가 쉽사리 예측하고, 쉽사리 믿을 수 있을까요? 전 정말 이 승리가 대단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MBC게임의 상황을 보면 오늘 패배까지 하게 되면 4연패로 나가 떨어지는 시점에서 팀 전력화,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배치하여 2:0까지 상대를 코너에까지 몰았는데 3세트를 연달아 내주면서 역전패 당한다? 이건 마치 드라마로 시나리오를 일부러 쓰라고 해도 쉽게 못 쓸 시나리오를 오늘 공군팀이 쓴 것입니다.

단순한 1승이 아닌 그 이상의 가치가 오늘 경기에 있는 것이고 이 승리로 인해 더 이상 공군은 그 누구도 쉽사리 예측할 수 없게끔 확 달아오른 것입니다.

그 끝이 무엇이든간에 리그 종반으로 갈때까지 공군 팀 자신들도 장담할 수 없는 길에 치열하게 올라가 봅시다.

당신들의 길이 곧 앞으로의 게이머들의 길에 활로를 터는 것이고 언젠가는 그 길을 지금 당신들이 개척하는 길이, 후일 올라오는 게이머들도 선배들이 닦아놓은 개척의 길을 것이며 그 길의 개척의 역사를 당신들이 진행하고 직접 써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가능성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며 예측할 수 없기에 더욱 더 공군팀의 행보의 기록은 리그 종반이 될 때까지 어떤 식으로든 남길 것이기에 개척의 역사가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지, 저는 지켜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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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06 17:33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김택용 선수의 테란전은 ;; 대략 안습 ㅠ_ㅠ;; 조용호 선수가 생각나네요 ;; 그놈의 테란전만 아니면 조용호 선수 우승을 해도 몇번은 했을텐데 ;;
My name is J
07/05/06 17:34
수정 아이콘
산전수전 다 겪은 이바닥에 있어 최고참인 그들이었기에 지금 열악한 환경에서도 버틸수 있고 또 오늘 승리도 가능했을겁니다.
그래요 역사가 진행중입니다.
Boxer_win
07/05/06 17:34
수정 아이콘
전 요새 공군을 보면 동양오리온 초기 시절이 생각나더군요.

임요환 하나 믿고 만들어진듯했었던 팀. 팀이라고 하기엔 이것저것
여건도 안좋았고 새로 시작하는 느낌이였던 팀.

근데 초반에만 잠시 원맨팀 같아 보였을 뿐, 하나하나 개성있는 선수들이
그 자리를 채워가며 멋진 승리를 보여줬었던 그 시절..

공군도 더 분발해서 올드팬들에게 희망을!
07/05/06 17:42
수정 아이콘
어제 공군의 에이스, 임요환의 패배에서 바로 이어진 극적인 승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 큰 것 같습니다.
마재윤 급의 저그를 상대하는데 임요환은, 열약한 군인 신분의 게이머는 어떻게 해도 안될 것이다. 라는 느낌이 공군 에이스가 오늘 마재윤을 유일하게 압도한 선수인 김택용을 두번이나 잡아내고 승리하면서 곧바로 뒤집히고 마는군요.

오늘의 승리는 그들은 할 수 있다라는 것을 그들도 가능하다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지금까지 공군에 대한 제 응원은 사실 그들의 패배를 위로하기 위함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지금부터 공군을 응원하는 것은 단순히 그들의 승리를 함께 기뻐하고 축하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계란구름이 더
07/05/06 17:44
수정 아이콘
가슴이 너무 뭉클합니다
밖에 나갔다와서 티비를 켰더니 1경기를 엠비씨가 이기고 있어서
또 요환선수가 지는 모습을 보기싫어 한숨자고 일어나 다시 티비를 켰더니 공군에이스가 웃고있더군요
잠이 덜깨서 헛걸보는줄 알았습니다

815대첩처럼 요환선수를 믿고 기다렸으면 그감동을 라이브로 즐길수 있었을 텐데 그것만이 아깝네요
07/05/06 17:47
수정 아이콘
아.... 정말 아까 그 감동이 잊혀지질않네요... ㅠㅠ
냠냠^^*
07/05/06 17:51
수정 아이콘
그러고 보니... 마재윤 < 김택용 < 임요환 < 마재윤.. 이런 공식이 써내려지는건가요?
07/05/06 18:50
수정 아이콘
냠냠/ 임요환<마재윤<김택용<임요환 ....이공식이죠. ^^
박하사탕
07/05/06 21:28
수정 아이콘
돈과 관련한 문제로 흉흉했던 프로리그에 활기를 불어넣는 게, 어떤 면에서 돈과는 가장 거리가 먼(아마추어리즘이란 얘기는 아니구요..) 공군팀이 이렇게 활기를 불어넣는 상황.. 오늘 너무 너무 멋졌습니다.. 할일없이 오후 시간 보내던 공군 내무반 뒤집혔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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