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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2/24 04:49:39
Name Alan_Baxter
Subject [일반] 박근혜 당선자가 여론조사에서 졌더라도,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 / 출구조사가 실제 결과와 달랐던 이유
1. 박근혜 당선자가 여론조사에서 졌더라도,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

최대 1년전부터 당일까지 수많은 여론조사가 진행되었습니다.
그 중 오마이뉴스와 리서치뷰가 진행하는 여론조사를 제외하고는
모든 여론조사가 "유권자 기준" 으로 산정되었습니다.

3day 총 1609명 샘플로 진행하는 갤럽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박근혜 46% 문재인 43%

19-29세 293 - 18.21% (19세+20대 유권자 비율 : 18.1%)
30-39세 326 - 20.26% (30대 유권자 비율 : 20.1%)
40-49세 352 - 21.88% (40대 유권자 비율 : 21.8%)
50-59세 306 - 19.02% (50대 유권자 비율 : 19.2%)
60세 이상 332 - 20.63% (60대 이상 유권자 비율 : 20.8%)

얼추봐도 결과 산정이 유권자 비율대로 나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세대별 투표율로 적용하면, 아무리 투표율이 높아져도 고 연령층에 유리한 결과가 나옵니다.
실제로 이 여론조사 결과를 18대 대선 세대별 투표율(방송3사 출구조사)에 대입하게 된다면,
박근혜 47.36% 대 문재인 41.92%으로 그 격차가 2배 가까이 늘어납니다.

실제로, 17일에 진행한 방송3사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말하는 "골든 크로스"가 이루어졌으나,
이러한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리서치뷰를 제외한 모든 여론조사에서 골든 크로스는 없다는 것으로 해석 가능합니다.

방송 3사의 결과를 "세대별 유권자 비율로 환산한다면"
박근혜 49.4%, 문재인 50.3%로 역전했음을 알수 있습니다.

결국 문재인 캠프가 이를 간과하고, 여론조사 수치상 나온 "골든 크로스"에 너무 들뜬게 아닐까...
세대별 투표율로 환산하면 질수 밖에 없다는 것은 본인들 스스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할 정도로 예측 가능한 부분인데,
너무 20,30 세대의 투표 독려에만 집중한게 아닐까 50대 이상을 처음부터 배제한 선거운동에 대해 아쉬움이 큽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선 밴드웨건 효과보다 언더독 효과가 더 통하는 것 같습니다.)

2. 출구조사가 실제 결과와 달랐던 이유

출구조사 결과 1.2% 초 박빙이었으나, 실제 결과는 3.6% 라는 다소 큰 격차로 박근혜 후보가 이기게 됩니다.
이 같은 결과가 산출될 때까지 단순히 집계한 것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세대별, 지역별, 연령대로 산출해내고, 무응답층의
투표행태도 반영시키고, 재외국민이나 부재자 표심도 반영하고, 결정적으로 새벽 6시부터 오후 5시까지의 합산을 토대로 한
결과를 내놓지만, 5시 부터 6시까지의 결과도 반영합니다. 실제로, 조사 자체는 6시까지 하지만 이 한시간은 사후 통계를 내고,
다음번 출구조사시에 반영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됩니다. 이번 출구조사는 이 한시간을 과도하게 반영한 측면이 강합니다.

두번째로는 무응답층입니다. 역대선거에 있어서 무응답층은 주로 50대 이상이 많았고, 이번 출구조사 실패의 원인도 50대 이상 계층의
무응답 때문에 나온 결과라고 하나, 오히려 50대 이상에서는 "야당투표 유권자"의 무응답이 많았을 거라 생각하고,
제 생각은 20대 무응답층 7%에서 여당투표 유권자의 무응답이 많았기에 생긴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대학생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해 보니까 (대면조사), 설문지에 기입하는 방식이라도 여권 지지를 대놓고 하기 힘든 것 같고, 실제로 여권 지지층이
평소에는 정치이야기를 잘 하지 않거나, 오히려 마음과는 반대로 말하는 경우가 적지 않더라고요.
반대로, 20대 야권지지층은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결국, 여론조사 상으로 20대의 박근혜 당선자의 지지율이 33% 밖에 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30% 후반대에 육박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PS. 출구조사 기법은 "사회조사분석론" 에서도 매우 어려운 부분에 속합니다. 출구조사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국회도서관 가시면, 출구조사 기법에 대한 두꺼운 논문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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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바라
12/12/24 08:25
수정 아이콘
투표 하루 전인가.. 피지알에도 골든크로스 관련 글이 올라왔는데..
저도 그때 말씀드렸죠. 이제 겨우 단순지지율이 앞선거라면
투표율을 감안하면 아직도 밀리고 있는거라고.. ㅠ_ㅠ
12/12/24 09:45
수정 아이콘
Alan_Baxter 님 덕에 여론 조사 관련된 여러가지 정보를 알게 됩니다. ^^
감사합니다.
무플방지위원회
12/12/24 09:59
수정 아이콘
그런데 50대의 90% 투표율과 75.8%라는 경이적인 투표율 등이 모두 이변인데 이런 이변 없이 노멀하게 진행되었다면 문쪽에 더 부가 있지 않았을까요?
OvertheTop
12/12/24 10:05
수정 아이콘
20대 여권 표가 숨고 있죠. 그들이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여지를 조금도 주지 않는 세태때문이라 보입니다.
야크모
12/12/26 14:50
수정 아이콘
인터넷의 발전과 더불어 그 현상은 점점 심화되겠죠.
앞으로도 소위 "인터넷 여론"은 점점 현실과 멀어져갈 것이고, 한쪽으로 편향되어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소한의 인신공격을 막아주는) 실명제도 아니면서 (신상털기 등으로 인해) 완전한 익명성도 보장받지 않는 현 인터넷 상황에서는, 정말 숨을 수 밖에 없습니다.
몽키.D.루피
12/12/24 13:49
수정 아이콘
이번 선거로 통계의 힘을 더 믿게 됐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통계들의 통계, 즉, 모든 통계치를 합해서 본 추세가 가장 정확함 거 같더라구요. 이런 점에서 여론조사 회사들이 난립해서 다양한 통계치를 내주는게 꼭 나쁘지만은 않은 거 같습니다.
설탕가루인형형
12/12/24 16:57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접전이었음에도 여론조사는 분명한 추세를 보여줬습니다.
그런점에서 후보 사퇴시점까지 양자대결에서 박근혜 후보를 끝까지 앞섰던 안철수 후보가 나왔으면 좀 달라졌을까? 궁금합니다.
12/12/24 17:55
수정 아이콘
설문지 조차도 자기 진짜 정치 성향을 잘 밝히지 않는다는 사실은 좀 새롭네요.
(누군가 본다는 전제하에 해서 그런걸까요? 하긴 일기장도 누가 본다는 전제하에 기록하는 시점이 많다고 하니...)

그러면 실제 20대의 여권 지지율을 어쩌면 출구조사보다 더 높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수치는 영원히 알 수 없겠지만..
야크모
12/12/26 14:45
수정 아이콘
정확히는 "누가 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죠.
주변에 밝혀졌을 때의 (주로 정신적 심리적인) 피해가 정말 크거든요.

저희 때만 해도 여당지지자라는 게 알려지면 술자리에 초대받기 힘들었습니다.
(주로 술안주로 사용되었죠.)
주변에 여당을 지지하는 친구들도 대부분 "회색분자" 행세를 해야했구요.

대학의 "주류"로서 늘 당당하게 야당지지를 표현해오신 분들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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