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오늘 일은 아니고 추석 연휴 때인데,
저희 가족은 추석에는 늘 시골집을 갑니다.
(원래는 할머니가 사셨고 지금은 빈집이라 부모님이 한달~두달에 한번씩 다녀오시는)
굉장히 외진 산골인데... 여튼 부모님이 몇년전부터 집을 가꾸셔서
마당에 호두나무도 있고... 잔디도 다 깔아놨고... 여튼 그렇습니다.
늘 추석때는 호두를 따서 까야되는데...
이게 나무를 장대로 두드려서 호두를 딴 다음에,
그걸 주워서 커다란 대야에 모아서 그걸 씻어서 까야합니다.
참고로 사진이 호두가 다 익어서 과육이 열린 모습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호두껍질은 씨앗의 껍질 부분이고, 그 씨앗의 안쪽 부분을 먹는 거에요.
(커피를 생각하면 쉽습니다. 커피도 사실 열매는 체리과고, 우리는 그 씨앗을 볶아서 쓰는거죠.)
그래서 장대로 호두를 다 떨어뜨린 다음 호두를 주우려고 쪼그려 앉았는데...
주우우우우우우우욱 소리가 겁나 크게 났습니다.
저는 트레이닝바지가 찢어진 줄 알고 '큰일났다'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딱 한벌 가져간 긴 옷으로, 성묘하러 산 올라갈때 입어야 하는 옷이라...)
여튼 생각을 뒤로 하고 호두를 1차로 주운 다음에 집으로 들어와서 바지를 벗었는데...
바지가 안 찢어졌어....?
그리고 밑을 보는데......
하......... 딱 아래쪽 절반부분이 실밥따라 길게 찢어진 그 난감한 모습....
다행히 저는 자고올때는 속옷과 양말을 여유있게 챙겨다니는 성격이라
일단 팬티를 갈아입고 2차 호두를 따러 갔습니다.
그리고....
주우우우우우우우우우욱
하...............
물론 지마켓에서 3개묶음 싸게 산 거지만...
1년 넘게 입었긴 했지만... 이 타이밍에....ㅠㅠ
를 외치며 일단 찢어진 빤쓰를 입고 호두줍기를 마무리...
다행히 갈아입을 팬티는 있었어서 찢어진 빤스를 입고 올라오는 대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지금 지마켓에서 다시 팬티 시키면서 현타와서 쓰는 글이 맞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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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오래전에 시골집이 하나 생기고 거기 마당에 호두나무가 있어 호두가 열리면 한 가마니 나온다 하여 잔뜩 기대 했었는데, 막상 초가을로 들어가니 청솔모가 익기 직전의 호두를 다 따가더군요. 청솔모가 나무 밑에서 기어 올라가는 것이 아니고 나무가지를 타고 다른 나무에서 건너 왔었습니다.
그래서 호두 거의 못먹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