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문화 중에 이건 참 괜찮다- 싶은게 몇 가지 있는데, 연설/축사에 유머를 곁들인다는 게 그 중 최상위에 속합니다.
그래서 시상식 오프닝이나, 수상 소감 같은 것들도 많이 찾아보는 편인데, 아무래도 준비 된 연설인 경우가 더 완성도가 좋죠.
해당 영상은 해마다 워싱턴DC의 케네디 센터에서 예술가들에게 훈장?(Honor)를 수여하는 행사의 일부입니다. 대통령이 동석하고는 하죠.
(그 중 특히 코미디언 분야는 마크 트웨인 상을 수여하는데, 이것에 관한 내용도 다음에 올리겠습니다.)
수상자의 모든 업적을 돌아보고, 축하공연을 하기도 하지만 보통 핵심은 수상자를 향한 헌사(Tribute)와 수상자의 수상소감(acceptance speech)입니다.
2009년에는 미국의 유명한 가수인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이 수상자였고, 그를 축하하기 위해 역시 유명한 코미디언이자 토크쇼 진행자인 존 스튜어트(Jon Stewart)가 축사를 합니다.
진지하고 멋진 자리에 걸맞는 멋진 연설이라 추천합니다.
아래는 편의를 위한 제 멋대로의 난잡한 번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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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음악 평론가도, 역사가도, 기록관도 아닙니다.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미국 음악 역사의 신전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 지 말할 능력이 없습니다.
그의 작품의 맥락이나 그 작품의 뿌리와 민중들, 위대한 미국의 구전 역사 전통을 조명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뉴저지 출신입니다.(브루스 스프링스틴도 뉴저지 출신)
그러므로 저는 제가 믿는 바를 여러분들께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제가 믿는 바에 따르면, 밥 딜런(미국의 전설적인 포크 송 라이터)과 제임스 브라운(흑인 음악의 대부)이 자식을 하나 낳았다는 겁니다.
네~. 하지만 그 시대에 인종 간 동성결혼이 갖는 어려움 때문에, 뉴저지 턴파이크 고속도로 8a와 9 IC 근처에 아기를 버렸습니다.
그 아기가 바로 브루스 스프링스틴입니다.
전 사실 제가 그를 동경하게 되기 전까지 꽤 오랫동안, 그의 음악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제 삶에 대해 스스로 질문해보기 전 까지는.
그리고 알게된 건 그의 음악이 그저 무대와 공연장의 즐거움에 관한 것이 아니라,
바뀔 수 있는(나아질 수 있는)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평범하게 알 법한 센트럴 뉴저지 1번도로 바깥의 바에서 일했습니다.
매일 밤, 바 문을 닫고 제 차에 올랐죠. 1976년형 물빠진 갈색 그렘린(주: 엄청 오래되고 낡은, 원래도 인기 없는 차)
그렘린은 2가지 목적으로 개발된 모델이죠. 젊은 남성의 피임과 포드 핀토가 스스로 너무 구리다고 생각하지 않게 하는 것.
하지만 제가 매일 제 차에 올라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음악을 틀 때마다, 모든게 바뀌었습니다.
더 이상 스스로를 낙오자(loser)로 느끼지 않았죠.
브루스의 음악을 들을 때면, 우리는 낙오자가 아닙니다.
우리는 서사시의 인물이 되죠. 낙오자에 관한 서사시.
그러나 그건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진정한 능력이 아닙니다.
제가 그를 볼 때마다, 무엇을 하던 그는 바닥까지 비워냅니다(남김없이 최선을 다합니다.)
그리고 이 인물의 아름다움은 바로 바닥까지 남김없이 가족을 위해, 예술을 위해, 관객을 위해, 그리고 이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던진다는 점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한때 잃어버렸던 생기를 되찾은 우리 자신을 선물로 받게 되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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