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탑건은 80년대에 10,20대였던 분들에게는 추억의 영화입니다
그 탑건의 후속편이 나온다는 기사가 떴을때 들었던 생각은 왜 하필 탑건이고, 왜 하필 지금 찍어? 였습니다
80년대나 90년대 초반이라면 모를까 왜 한참 시간이 지난 지금인가
영화의 두 주연이었던 톰 형님은 나이를 먹었고, 톰캣은 현역에서 퇴역했습니다
톰 형님이야 직접 몸으로 하는 액션 연기를 하시니 그렇다쳐도 톰캣은 어떻게 할건데?
과거 이란과 미국이 사이좋던 시절에 이란에 톰캣을 팔았다가 이란과 사이 안좋아진 지금
이란이 톰캣의 부품을 어떻게 가져갈수도 있다는 이유로 부품들까지 다 없애버렸는데...
그래도 만든다고 하니까 그러려니했습니다
전편보다 나은 속편이 거의 없기에 기대가 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전편의 감독인 토니 스콧의 사망소식에 그냥 계획에서 끝나겠구나 생각하고 탑건2는 머리에서 지웠습니다
그런데 진짜로 만들었습니다
티저 예고편을 보면서 기대했는데 역시나 본작은 기대에 부응했습니다
이 영화를 보기 전과 후에 영화에 대한 해설이나 평론을 담은 영상을 접했습니다
그중에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와닿은건 조승연과 이동진의 평론이었습니다
이들의 평론에서 공통적으로 겹치는 부분이 있는데 저는 이걸 이렇게 표현하겠습니다
Not today
기술의 발전은 파일럿 그것도 나이먹은 파일럿 아재의 영역이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하고, 더 나아가서는 필요없음을 의미합니다
이것에 대한 몸부림을 보여주는 것이 메버릭의 비행일것입니다
아직은 아니란 말이야를 몸으로 직접 보여주는겁니다
물론 현실은 냉엄합니다
모든 분야에서 인간의 영역을 줄어들고 있으며 인간이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 인간은 젊은 인간, 사회의 변화 앞에서 밀려납니다
나이먹을수록 그냥 필요없는 존재에서 아예 쓸모없는 존재가 되버리는게 현실입니다
영화 속이나 현실 속의 톰 크루즈는 여전히 존재가치가 있는 인간이지만 그건 톰 형님이니까 가능한겁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면서 생각난 영화와 애니가 있습니다
2. 머신, 파일럿, 드라이버
90년대 일본 애니 신세기 사이버 포뮬러 saga를 기억하는 아재들이 있을겁니다
영광의 레이서라고 티비에서 방영했던 애니
원작 제목이 사이버 포뮬러입니다
그 사이버 포뮬러 시리즈 중에서 saga는 이런걸 다룹니다
새로운 머신들이 등장하는 시대
레이스의 승리를 가져오는건 드라이버가 아닌 머신인가
이제 머신의 시대가 왔고 드라이버의 시대는 끝난 것인가
애니의 시작은 새로운 머신의 시대가 등장해서 드라이버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음을 암시합니다
물론 애니는 머신의 성능이 중요한건 맞지만 드라이버 역시 중요하다는 것으로 마무리 됩니다
아직은 드라이버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애니를 마무리하면서 주요 등장인물 인터뷰를 하는데 이런 대사들이 나옵니다
하이넬: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머신에 대해서...
우리는 언제나 모든 일을 근시안적으로 보게 된다
하지만 미래는 현재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그런 것을 오랜만에 생각해 봤다
부츠홀츠: 시대는 변했다, 그렇게 생각했지
신인이나 뉴 머신이 나올 때마다 생각하게 되지
자신의 위치 같은 것을...
하지만 한순간의 일이야 항상 나오는 대답도 같아
하이넬의 대사에서 미래는 현재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영화는 그것을 메버릭이라는 존재로 보여줍니다
지금 이런 머신이 나왔고 또 새로운 머신이 나오는 것은 현재 이런 파일럿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물론 이 파일럿들 역시 과거의 파일럿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이라는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아날로그입니다
그래서 신인에서 노장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부츠홀츠의 대사는 시간이 계속 이어지고 있기에 나의 위치라는 것은 세월에 밀려나면서 변하는 부분도 있지만 나라는 드라이버라는 존재는 변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메버릭도 학생, 젊은이의 위치였지만 세월에 밀려나면서 교관이 되었고 어른의 위치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메버릭이 파일럿이라는 존재라는건 변함없습니다
저는 영화에 열광하는 40대들이 많은 이유 중 하나로 메버릭처럼 나이먹으면서 위치가 변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나의 어떤 위치라는 것이 변함없음에 대한 동질감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 애니에서 주요 배역들에게 이런 질문이 나옵니다
당신에게 레이스 혹은 달린다는 것은?
구데리안: 생각해본 적도 없어, 하지만 당연한 걸 진지하게 생각하는 녀석은 없잖아?
란돌: 언젠가.. 달리는 걸 그만두고 몇 년 지나서 돌이켜 봤을 때 알 수 있겠지
하이넬: 아마 재미없는 인생이 되었을 거라 생각해
드라이버가 아니었다면...
부츠홀츠: 모르겠군, 어쨌든 이것밖에 해오지 않았으니까
신조: '전부' 라고 해야겠지
앞날은 어쨌거나 지금만큼은 말이야
카가: 글쎄...남들이 보고 어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난 좋아해
그래서 하고 있어...그것 뿐이야
이 대사들은 메버릭에게도 그대로 투영됩니다
그에게 전투기를 모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가 전투기를 모는 것을 좋아합니다
영화는 그것을 그가 머스탱을 개인적으로 보유한 것으로 보여줍니다
신조의 대사처럼 '전부'인겁니다
그런 메버릭이기에 상관과 갈등하며 사고를 치는게 가능했던 것이고, 대령에만 머무르면서 현역비행을 고집했던겁니다
전작에서 36년이 지났음에도 오늘만큼 아니라고 할수있고 오늘도 파일럿일수있는건 이런 이유지 않을까 하는 주장을 해봅니다
메버릭이 잠시나마 오랜만에 전작의 주연과 재회하고 같이 활약하는 장면
저는 이 영화가 생각났습니다
2012년 상영했던 영화 '배틀쉽'
이것도 밀리터리 영화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또한 아날로그 혹은 '옛 전우'의 도움을 받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미해군과 외계인의 전투
구축함 2대가 외계인에게 대항하지만 결국 구축함은 침몰
다들 이제 전투 불가능이라고 할때 주인공 하퍼는 퇴역해서 지금은 박물관 신세인 미주리호를 보면서 말합니다
"우리에게는 전함이 있어"
그러자 동료가 말합니다
"제 정신이야? 저건 박물관이야"
하퍼가 이에 답합니다
"Not today"
모두가 미주리호에 탑승하지만 아무도 아날로그 방식인 미주리호를 어떻게 사용하지는 모릅니다
이때 왕년에 미주리호와 함께 전장을 누빈 노병들이 이들을 도와주러 미주리호에 탑승하고 이들이 외계인과 마지막 전투를 벌입니다
박물관 신세가 되버릴 정도로 쓸모없어진 아날로그가 디지털을 도와주고 디지털과 함께 하는 장면입니다
또한 그 아날로그가 실력을 보여주면서 디지털과 화해 혹은 디지털에게 인정받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다르게 본다면 아날로그가 디지털의 배웅을 받으면서 퇴장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메버릭은 배틀쉽 영화처럼 아날로그를 상징하는 존재로 루스터는 디지털의 상징하는 존재와 함께 전투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그의 또 다른 치유를 가져오게 됩니다
2. 치유와 화해
전우라는 존재는 특별합니다
군필자들만이 이게 가능하다는게 특징이기에 이걸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동성애라고 바라보기도 합니다
서로가 서로의 목숨을 맡기면서 전장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한 동료는 그런 오해를 받을 정도로 특별합니다
또한 메버릭은 가족이라는 존재가 없이 살아왔기에 구스라는 전우는 전우+가족으로 다른 전우들과는 또 다른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그렇기에 1편에서 메버릭이 구스를 잃었을때 자신의 반쪽이 날라가버렸을 상처였기에 그가 흔들리는건 어찌보면 당연한거였습니다
물론 메버릭이 이를 딛고 일어나면서 메버릭은 홀로 설수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탑건 1편에서 무의식적으로 다루는 부분의 하나가 메버릭의 홀로서기라고 생각합니다
홀로서기에는 성공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직도 남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 존재가 메버릭에게는 루스터였던겁니다
계속 어색하기만 했던 두 사람이었지만 그들이 화해로 갈수있었던 것은 두 사람이 전장에서 만났기에 가능했습니다
만약에 두 사람이 전장에서 만나지 못했다면 두 사람은 끝까지 화해하지 못하고 끝났을겁니다
배틀쉽 영화처럼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가까이 하지 못하는 것처럼 두 사람 역시 그러했지만 전장에서 미주리호 안에서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함께 힘을 합치듯 두 사람도 힘을 합쳤기에 임무를 수행하고 화해로 갈수있었습니다
저는 이 두 사람의 화해를 메버릭의 가슴 한편에 아직도 남아있는 구스에 대한 미안함을 아들을 통해서 위로 받고 다시 한번 메버릭이 도약할수있게 되었다고 봅니다
두 사람과 마지막을 함께 장식한 '옛 전우'는 그런 매개체 혹은 공간이 되었고 어쩌면 목숨걸고 하는 화해의 의식 그 자체였을겁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메버릭 본인 스스로가 이제 내가 가족이라는 것을 가질수있게 되었음을 깨달았을 것이고 가족이 될수있는 존재들과 함께 할수있게 된 장면은 메버릭이 예전의 메버릭에서 아버지 메버릭이 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어떻게 보면 별거아닌 스토리를 제멋대로 과정해서 해석하기를 한번 해봤습니다
3. 저는 극장에서 생리작용으로 인해서 집중하는데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 일부러 식사를 하지 않았고 물을 마시지 않았습니다
또한 극장 입장 전에 최대한 몸 속의 수분을 배출하여 화장실 갈 일을 차단했습니다
그래서 탈수증상이 있는 갈증 상태에서 영화를 봤습니다
저한테는 그러면서라도 보고 싶은 영화였기에 그런 수고를 하면서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를 보고서 마신 물은 정말 시원했습니다
또한 영화를 보고서 먹은 식사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요구르트도 사마셨습니다
그렇게 영화를 감상하고서 싸는 똥은 다른 의미로 기분좋은 쾌변이었습니다
기분 좋게 영화보고
기분 좋게 밥을 먹고
기분 좋게 똥을 쌌습니다
똥을 미리 싸고 탑건을 보는 것도 좋지만
속을 미리 비워두고서 탑건 보시고 식사 하고 똥싸는 것도 괜찮습니다
선택은 자유입니다
똥싸고 영화 볼 것인가
영화 보고서 똥 쌀 것인가
똥에 있어서는 not today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반드시 today로 해결을 봐야합니다
영화는 not today
똥은 must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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