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고 계신가요? 아마 피지알에서도 많은 분들이 오늘 집회에 함께 해주셨을 것 같은데.. 그 자리에 있지 못해서 아쉽네요.
회의와 냉소에 사로잡힐 수도 있지만, 그래도 집회에서 같은 마음을 확인한 것 만으로도 우리에게 힘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인디가수는 '스웨덴세탁소' 입니다.
누구를 소개해드릴까 고민하다가, 마침 오늘 유스케에 스웨덴세탁소가 나왔길래 곡을 추려봤습니다.
스웨덴세탁소는 기타치는 왕세윤(리더, 팀내 미니 프로듀서, 주인장)과 건반치고 노래하는 최인영(멤버, 팀내 싱어송라이터, 정직원)으로 이루어진 2인조 여성 듀오 밴드입니다. 이제는 더 유명해져버린 '볼빨간사춘기'의 소속사 선배입니다(쇼파르 뮤직). 팀명은 찢기고 더러워진 옷을 깨끗하게 해주는 세탁소처럼, 지친 마음을 깨끗하게 해주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뜻이라네요. 그래서 이름처럼 노래가 과한 사운드가 없이, 편안합니다. 최인영의 보컬은 일전에 소개해드렸던 다른 보컬들과는 다르게, 좀 더 슬픔을 잔뜩 머금은 목소리입니다. 그래서 가끔 라이브 영상을 볼 때면 먹먹하게 떨리는 목소리가 곡의 감정을 더 확 와닿게 해줍니다.
하는 음악만 들으면 굉장히 조용하고 내향적일 것 같지만, 이들의 최대 강점은 독특한 멘트세계입니다. 예전에 안녕하신가영의 공연에 게스트로 온 적이 있었는데, 그 때도 유감없이 발휘하고 갔습니다. 이들의 멘트세계가 궁금하시다면, 유희열의 스케치북 150130과 오늘자를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럼 스웨덴세탁소의 음악 중에서 제가 좋아하는 몇곡을 소개하겠습니다.
스웨덴 세탁소의 곡 중에서 아마도 가장 유명할, '목소리'입니다. 1집 잠들 때까지 수록곡이고, 정기고가 함께 불렀습니다. 참고로 이 곡이 나올 때의 정기고는 아직 뜨기 전이었고, 이후에 썸으로 빵 떠버리는 바람에... 페스티벌에서는 자주 못보게 된 곡입니다. 가끔 같은 소속사의 레터플로우가 함께 부르기도 합니다.
[아직은 그 말 하지 말아줘
내게 조금만 시간을 줘
함께 걸어왔던 시간들이 날 헤치지 않게 도와줘
그런 눈빛으로 보지마 널 잡는 손길도 피하지마
우리 약속했던 시간 놓아버리지마]
1집 타이틀곡인 '답답한 새벽'입니다. 위에서 말씀 드렸던 최인영의 먹먹한 목소리가 잘 드러나는 곡입니다. 생각이 많아지는 답답한 새벽의 감성이 그대로 녹아있습니다.
[이젠 우연이라도 바래볼 수 밖에
널 바라보기만 해도 난 녹아버릴 것 같아
괜찮냐고 해줘 울지 말라고 해줘
내 손을 잡고 다 잘 될 거라고 말해줘]
2집 '마음' 수록곡 '기념일'입니다. 기념일을 함께 하지 못한 연인을 향한 가사입니다...만 사실 이 곡을 최인영이 쓸 때 기념일을 함께 하지 못한 왕세윤을 생각하면서 곡을 썼다고 합니다. 곡의 배경은 그렇다 하더라도, 연인 관계에 감정이입해서 들으면 이거만큼 슬픈 노래가 없습니다.
[스치는 모든 사람이 너인 것 같아
오늘 하루만, 오늘까지만 울게
오늘 날씨가 참 좋길 바랐었는데
기대하고 기다렸던 바로 그날인데
너와 오늘을 함께 했었다면 그랬다면
행복했을 텐데]
레터플로우와 함께 부른 '흩어진다' 입니다. 최인영의 보컬이 남성 발라드 보컬과 듀엣을 할 때 생각보다 잘 어울리곤 합니다.
최백호와 함께 부른 2집 수록곡인 '두 손, 너에게' 입니다. 네, 최백호입니다. 굉장히 생뚱맞게 느껴지지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곡입니다. 힘들어하는 손녀와 손녀를 다독이는 할아버지의 대화입니다. 최백호의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가사는, 정말로 저에게 힘을 주는 듯 위로가 됩니다.
[걱정 말아라
너의 세상은 아주 강하게
널 감싸 안고 있단다
나는 안단다
그대로인 것 같아도
아주 조금씩 넌
나아가고 있단다]
2집 타이틀곡 'foggy'입니다. '안개'가 끼인 것처럼 보이지 않는 관계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노래합니다.
[너의 손길 목소리 장난스런 표정도
더 이상 나를 향해있지 않아
어떻게도 할 줄을 몰라서
그냥 며칠을 아프고 있어]
누군가가 보기에는 다 비슷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가수마다, 또 노래마다 담긴 위로와 감정은 같은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모든 가수들에게 고맙습니다.
그럼 다음에 또 잉여로워지면 돌아오겠습니다. :)